액받이가 된 운전기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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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이 한참 지난 화요일 오후 2시...
매일 걸려오는 스팸전화에 조그만한 원룸에서 숙면을 취하고 있던 한영훈은 잠에서 깼다
" 아 진짜 짜증나네. 맨날 스팸이야 시발.."
내가 처음부터 이렇게 잉여롭게 있었던건 아니다.. 번듯한 대학교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지방에서 유명한 대학교를 졸업후
여기저기 열심히 일하면서 나름 돈도 모았고 잘나갔다..
하지만 순탄하기만 한 삶은 언제나 지루했고 또다른 모험을 해보고자 사업을 시작했지만...결국 망했다..
이미 35을 넘긴 나이를 받아줄 회사도 마땅치 않고. 그렇게 어언 6개월을 잉여롭게 살고있었다.
" 하 시발..오늘은 뭐를 해야하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담배를 입에 문 찰나, 이번에도 전화가 왔다. 하지만 스팸은 아닌거 같았고 영훈은 전화를 받으면서 담배에 불을 붙혔다
" 여보세요 "
" 네, 안녕하세요 한영훈씨 되시나요? "
수화기 너머 들리는 중년아저씨 목소리..
" 네 그런데 누구시죠 "
" 네 몇일전에 입사지원했던 xx회사입니다 "
그러고보니 몇일 전, 사장 운전기사를 구한다는 글을 보고 나름 월급도 괜찮은거 같아서 지원을 했었다
" 아예 안녕하세요 "
" 네, 혹시 면접일짜를 조율할려고 하는데 언제가 괜찮을까요 "
어차피 하루하루 인터넷이랑 게임만 하는 인생 언제해도 상관없었던 영훈은 당당히 답변을 했다
" 전 아무때나 괜찮아요 오늘도 좋습니다 "
" 아 오늘 괜찮으세요? 아무래도 사장님 운전기사분이니 사장님이 직접 보고싶다고 하셔서요 "
" 네 괜찮습니다. 오늘 면접 볼까요? "
" 네 그럼 이따가 오후 4시 30분정도에 오실수 있으신가요? "
" 네 그때 뵙도록 하겠습니다 "
그렇게 전화를 끊고 라면 하나 끓여 먹은 뒤 샤워까지 마치니 얼추 시간이 되었다.
약속한 오후 4시 30분보다 빠른 4시 20분에 회사에 도착을 했고 아까 면접을 제의한 사람한테 전화를 했다
" 네 금방 회사앞으로 나가겠습니다. "
회사입구에서 바라본 회사의 전경은 생각보다 규모가 컸고, 깨끗해보였다
그렇게 회사를 기웃기웃 거릴때 40대로 보이는 중년남성이 나와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한영훈씨 되시죠? 저는 xx회사 팀장 이양대라고 합니다. 마침 사장님 회의가 끝났으니 올라가면서 얘기하시죠 "
그렇게 그 사람에게 이끌려 회사에 들어가면서 들은 내용은 꽤나 부러운 얘기가 많았다.
" 저희 사장님이 나이가 좀 어리세요..이제 20대 후반입니다. 할아버지가 꽤 유명한 그룹계열사 사장님인데 손자한테 사업한번 해보라고 여기 회사를
양도해준거예요"
그 얘기를 들은 영훈은 진짜 너무 부러웠다. 본인은 학자금 대출받아가면서 대학을 졸업하고 여기저기 욕먹으면서 경력이랍시고 쌓을때
여기 사장은 그냥 좋은 집안에 잘 태어나서 잘 자란 케이스가 아닌가..
하지만 속마음을 겉으로 표현할 만큼 멍청한 영훈은 아니였다
" 아하..그런가요.. "
" 네. 저희 사장님이 나이가 좀 어려서 아마 불편할수도 있을텐데 괜찮겠어요? "
" 네 괜찮습니다! "
실제로 다른 회사보다 급여나 복지는 월등히 좋았다. 돈만 많이 준다면야 무슨일이든 못하리..
그렇게 사장실 앞에 당도했고,
똑똑
" 사장님 이양대 팀장입니다. "
" 들어와요 "
역시 꽤나 젊은 목소리..
그렇게 이양대 팀장이랑 사장실에 들어갔는데 진짜 사장처럼 안보이고 연예인이나 할법한 사람이 앉아있었다.
남자에는 취미는 없었던 영훈이지만, 그런 영훈도 '남자가 봐도 너무 멋있다' 라고 느낄만큼 매력적인 사람이였다
" 안녕하세요 ! 한영훈이라고 합니다 "
" 네 이리 앉으세요 "
그렇게 자리에 않고 몇분이 지나자 비서로 보이는 여자가 커피를 들고 들어왔고 그때부터 본격적인 면접이 시작됐다
" 일단 이양대팀장님은 나가있어주세요 "
" 네 알겠습니다. 한영훈씨 사장님실 밖에 있을테니 면접이 끝나면 나오세요 "
" 네 "
그렇게 팀장이 나가고 단둘이 남은 영훈과 젊은 사장..
" 저는 여기 xx회사 사장 박기태라고 합니다. 올때 이양대 팀장한테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한영훈씨보다 어릴텐데..자존심 안상하시겠어요? "
보통은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본론으로 들어오는데 갑자기 저렇게 훅 들어오니 영훈은 당황하면서 말했다
" 네? 아...아 괜찮습니다! "
" 그래요? 다행이네요 혹시 외박같은건 가능한가요? "
" 네? 외박이요?;; "
" 네 지방에 있는 공장에 가끔 갈때가 있는데 시간이 늦으면 자고 와야해서요. 몇일 있을수도 있고 "
" 아..네 괜찮습니다 어차피 혼자 살아서 따로 눈치안봐도 됩니다 "
내 대답을 들은 사장님은 나를 한번 쓱 보더니 다시 말을 이어갔다
" 그런데 운전기사는 해본적이 있나요 "
따로 해본적은 없었지만, 드라마나 인터넷을 좀만 찾아봐도 무슨일을 하는지 알아서 대충은 알고 있었던 영훈은
" 실제로 해본적은 없지만, 운전은 정말 좋아하고 제가 잘할수 있을거 같아서 지원했습니다 "
솔직히 될지 몰랐지만...
" 뭐 다른거는 없어요 그냥 말그대로 운전만 잘해주시면 되구요. 그럼 언제부터 출근 가능하신가요 "
" 저는 내일부터라도 상관없습니다 "
" 네 알겠습니다. 그럼 이양대 팀장하고 얘기해본다음 내일중으로 연락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그렇게 면접이 끝나고 사장실을 나오니 이양대 팀장이 역시나 기다리고 있었고, 회사앞까지 마중을 해줬다
" 사장님하고는 얘기 잘하셨나요 "
" 네 팀장님하고 얘기해보고 내일까지 연락주기로 했습니다 "
" 아. 그렇군요..저기..."
이상하게 말끝을 흐리는 이양대팀장을 보고 영훈은 궁금했다
" 저기 진짜 괜찮으시겠어요 사장님이 나이가 어린데.."
영훈은 속으로 ' 난 또 뭐라고 훗 ' 하면서 자신있게 얘기했다
" 네 괜찮아요 ~ "
" 실은 저희 사장님이 다른 사람한테는 안그러는데 운전기사분한테만 좀 하대하는게 있거든요.."
" 네? 무슨 하대를...."
" 기분좋으면 나이를 떠나서 반말도 하고...가끔...무슨 동생인마냥 어깨랑 엉덩이도 툭툭 치구요...그래서 저번 운전기사분도 못버티고 나갔어요.."
그 말을 들은 영훈은 솔직히 좀 짜증이 났다....아무리 사장이지만..그래도 그렇지...
" 아......그러시구나...."
" 그래도 따로 돈은 많이 챙겨주시는 편이예요..잘생각해보시고 오늘까지 연락주시면 바로 출근날짜 잡을께요.."
" 네 알겠습니다 "
그렇게 집으로 오는 내내 영훈은 고민에 빠졌다.. 안그래도 돈은 궁한데 다른데를 찾아보자니 언제 취직될지도 모르겠고
무엇보다 고민에 빠지게 되는건 그 회사에 급여랑 중간중간 챙겨준다는 용돈이였다....
' 뭐..옛날에는 친구들끼리 고추도 만지고 놀았는데 그 정도야 뭐 괜찮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 영훈은 이양대 팀장에게 전화를 걸어 하겠다고 했고,
그렇게 xx회사 사장 박기태의 운전기사 한영훈은 남들이랑은 아주 많이 틀린...운전기사 생활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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