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와이프의 후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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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뵙겠습니다~'


평소보다 퇴근이 한참 늦은 어느 날, 사무실을 나서면서 만큼은 우렁차게 인사를 하고 나오는 재홍. 퉁퉁한 뱃살의 셔츠가 빠져나와 내려 앉은 바지 허리춤을 잡아 올리니, 앞섶이 뽈록 튀어나온다. 최근 며칠 간 일이 바빠서 정신이 없었다. 피곤한지 눈을 꿈뻑이며 엘레베이터를 기다리다가 도착한 엘레베이터에 탑승하는 재홍.


'아으으'


그새 머리가 좀 덥수룩해져선 구레나룻이 제멋대로 자라났다. 하관에 올라온 수염 자국이 더해져 오늘따라 더욱 거칠어 보이는 재홍의 인상. 재홍은 그렇게 피곤에 쩔은 자신의 얼굴을 거울로 한번 쳐다보고는 벽에 기대 선다. 절로 눈이 풀리며 몸이 느슨해지는 재홍. 엘레베이터에 몸을 맞긴 채 몸의 긴장을 조금 풀어내고 있다.


덜컥-


그 때, 엘레베이터의 문이 열리고, 재홍은 열린 문으로 들어오는 남자를 보고 놀란 듯 두 눈이 커진다.


'오'


'어? 이제 퇴근하세요?'


'태풍이'


태풍이다. 태풍을 마주치자 순식간에 죽어가던 몸에 생기가 도는 재홍. 태풍을 퇴근하다 마주칠 거라곤 생각도 못하고 있었어서 더욱 반갑다. 그리고 여전한 태풍의 정장 핏. 살집이 적당히 붙은 건장한 몸매에 육중한 태풍의 하반신에 다시금 눈에 가는 재홍. 태풍도 그런 재홍을 꽤 오래 한 번 훑고는 미소를 지은 채 엘레베이터 한 가운데로 선다.


툭-


'어.'


그 때, 태풍의 엉덩이를 손으로 한번 툭 치고 손을 빼는 재홍. 재홍 형님의 갑작스러운 스킨십에 태풍이 놀란 듯 뒤를 돌아보고, 재홍은 능글 맞은 표정을 지으며 말을 잇는다. 엉덩이도 참 탄탄하네.


'요즘 바쁜가봐?'


'아ㅎ 그렇게 안바뻐요'


헌데 태풍은 조금 무심하게 대답하고 무언가를 확인하는 듯 다시 휴대폰만 바라본다. 뭐야. 반가워서 평소 안하던 스킨십까지 하며 장난을 쳤는데 영 반응이 없는 태풍에 그저 머쓱해지는 재홍. 재홍은 애꿎은 손가락만 꼼지락댄다. 


지금 재홍은 태풍을 만나서 몹시나 반가운데, 태풍은 누구랑 그렇게 카톡을 하는 건지 휴대폰만 두드리고 있다. 항상 밝고 싹싹했던 태풍인데, 태풍은 벌써 내가 너무 편해졌나 싶기도 하다. 어쨌든 지금 재홍은 질투심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듯 하다. 결국 태풍의 휴대폰을 힐끔 훔쳐보며 말을 거는 재홍.


'여자친구냐?'


'제가 여자친구가 어딨어요ㅎㅎ 형님도 참'


재홍은 태풍이 유부남이라고 말했던 걸 기억을 못하는 듯 한다. 그렇게 1층에 도착하는 엘레베이터. 두 사람은 엘레베이터에서 내리며 말을 잇는다.


'지하철 타고 가시죠?'


'엉'


'역까지 같이 가실까요?'


'그럼 따로 갈라고 했냐'


'하하'


재홍의 토라진 목소리. 태풍은 그런 재홍 형님의 표정을 살피듯 한번 쳐다보고는 짧게 웃음을 짓는다. 그리고 그런 태풍의 미소에 조금은 마음이 풀리는 재홍. 


뭐, 어쨌든 태풍과 우연히 마주쳐서 함께 퇴근을 하니까 기분이 나쁘진 않다. 그렇게 재홍은 태풍을 향한 스킨십에 은근 집착하듯 태풍의 단단한 어깨에 손을 올리며 건물을 나온다.








지하철역으로 가는 길에 시끌벅적한 술집들이 즐비하게 들어서있다. 길거리에 서서 술을 먹다 나와 담배를 피고 있는 수 많은 인파 속에서, 유난히 돋보이게 훤칠한 태풍과 그런 태풍의 다소 넓은 보폭을 총총 거리며 따라 맞춰 걷는 재홍. 태풍이 주변을 돌아보며 혼잣말을 한다.


'평일인데도 술 먹는 사람 많네'


'술이 뭐가 그렇게 좋다고'


'술 좋은데요'


헌데 아까부터 재홍을 밀어내는 듯한 태풍의 말투. 재홍은 이미 태풍과 많이 친해졌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태풍이 보여주는 반응은 그 정도로 살갑진 않다. 재홍은 주변을 괜히 찡그린 얼굴로 둘러보며 대답한다.


'에이 술도 중독이지. 술은 가끔 먹어야 좋은 거야'


'어짜피 다 중독 아니겠습니까. 담배도 중독이고. 섹스도 중독이고.'


'뭐?'


그 때, 갑자기 섹스 이야기를 하는 태풍. 재홍은 오늘따라 좀 시니컬한 태풍이 갑작스러운 섹스를 언급하자 놀란 듯 되묻는다. 남자끼리 못할 이야기가 뭐가 있겠냐 싶겠지만, 둘이 아직 섹스 이야기를 하고 그 정도로 대화를 많이 나눈 사이는 아니긴 한데. 


'예?'


'ㅇ..어?'


'섹스요. 섹스 싫어하는 남자 있습니까?ㅎㅎ'


'갑자기 섹스 타령이냐'


'형님, 오늘 술 한잔 하실까요?'


그 때 갑자기 오늘 술을 먹자고 말하는 태풍. 방금까지는 자꾸 재홍을 밀어내는 듯 쳐다도 안보더니 섹스 타령을 하다가 두 눈을 반짝이며 술을 먹잔다. 재홍은 당황스럽다. 물론 절대 싫은 건 아니지만.


'갑자기 뭔 또 술이냐..?.. 엉?'


갑작스러운 제안에 당황해하면서도 곧바로 손목을 들어 시간을 확인하는 재홍. 다행히 이제 막 여덟시가 좀 넘은 시간이라 술 한잔 하는 건 큰 무리는 없을 것 같긴 하다.


'그러게요 갑자기 형님 보니까 술이 땡기네요'


'그건 또 무슨 말이냐? 오늘 좀 골 때린다 태풍아'


'형님이 좋아서 그래요'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순간 심장이 두근대는 재홍.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이다. 이런 감정을 남자에게 느껴도 되는 건진 모르겠지만. 눈을 마주치고 있는 태풍은 왜 이리도 매력적이게 생긴 건지. 남자가 봐도 멋있다는 말이 이런 건가 싶다.


'ㅋㅋ형님 술 안땡기시면 말구요'


'야 술 마시고 싶으면 마시는 거지 왜 내 핑계를 대냐? ㅎㅎㅎ그래 마셔. 뭐 있냐 마시면 되지'


재홍은 예측할 수 없는 태풍의 의미심장한 한 마디 한 마디에 기분이 들떠서는 미소를 짓는다. 내가 좋아서 시니컬해졌다고? 그저 왜 자꾸 내 핑계를 대냐 싶으면서도 기분이 째진다. 비록 몸은 피곤하지만 이미 재홍은 태풍의 제안을 거절할 생각이 없어보인다. 오히려 벌써 어디로 갈까 주변 술집을 돌아보고 있는 재홍. 그렇게 태풍은 그제서야 살짝 입꼬리를 올리고 두리번대고 있는 재홍을 의미심장하게 바라본다.












'감사합니다'


'그래.'


붉은 조명이 둘 사이를 은은하게 비춰주는 술집 테이블에 마주보고 앉아 있는 두 사람. 둘 다 참 듬직하게 한 덩치 한다. 저녁은 먹지 않았지만 별로 배가 안고프다는 재홍에 화로에 구워주는 꼬치 몇개를 주문한 태풍.


짠-



'크으. 시원하네.'


'좋네요.'


역시 퇴근 후에 마시는 소맥만큼 시원한 게 없다. 헌데 평소엔 활기차던 태풍이 오늘따라 계속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다. 마시자던 술까지 마시고 있는데도 기분이 안 풀리는 모습. 그렇게 재홍은 평소와 다른 태풍을 바라보며 말을 잇는다.


'근데 너 오늘 무슨 일 있냐?'


'아뇨. 아무 일 없슴다. 형님 봐서 좋아서 그렇다니까요'


'헛소리 하지 말고, 왤케 쳐졌어?'


'저 쳐졌어요? 아닌데. 기분 좋은데요.'


'ㅎㅎ장난하냐? 니 평소 텐션이 아니구먼'


쑤욱-


대놓고 아닌 게 아닌 태풍에게 웃기다고 말하며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는 재홍. 동시에 목에 두른 넥타이가 답답하다며 목의 단추를 풀러내고 있다.


그리고 두꺼운 팔뚝을 테이블에 받쳐서 팔짱을 낀 채 재홍을 가만히 바라보는 태풍. 살이 두툼한 짧은 목을 최대한 빼고 셔츠를 푸르는 재홍 형님의 귀여운 목살이 드러난다. 


태풍은 그렇게 가만히 재홍을 바라보며 테이블 아래로 다리를 달달달 떨어댄다. 


태풍의 눈빛. 재홍은 괜히 목을 스트레칭하면서 느껴지는 이 적극적인 시선을 밀어낸다.


'왜? 나 뭐 묻었냐?'


'아뇨.'


'뭐야 오늘따라 싱겁긴'


계속 뭐만 하면 아니란다. 그런 태풍에게 싱겁다고 말하는 재홍. 그 때, 태풍이 다시 재홍을 바라보던 눈에 힘을 바짝 주듯 강렬한 눈빛을 보낸다. 순간 느껴지는 압박감에 시선을 살짝 옆으로 돌렸다가 조금 짜증이 난 듯 목소리를 높이는 재홍.


'왜애 임마? 자꾸?'


'형님, 오늘따라 좀..'


'?'


그렇게 재홍이 성질이 난 목소리를 키우니 무언가를 말할 듯 입을 열며 맥주병을 드는 태풍. 태풍이 진중한 이야기를 꺼내는 듯 보인다. 그렇게 재홍은 태풍이 입을 열자 순간 다시 쿵쿵대는 마음을 숨긴 채 그저 인상을 찌푸리고 맥주 잔을 든다.


콸콸-


살짝 손으로 맥주병을 받치고 맥주를 따라주는 태풍. 재홍은 말을 멈춘 태풍을 살짝 노려보며 태풍을 보챈다. 분위기가 이상하다. 재홍은 남몰래 가슴이 자꾸만 두근댄다.


'오늘따라 뭐'


'오늘따라 좀 부어 보이십니다. 점심 많이 드셨나 보네'


'뭐?'


'푸훕'


잔뜩 긴장했구만 기껏 한다는 말이 살쪘다는 얘기일 줄이야. 재홍은 순간 눈을 부라리고 태풍은 당황한 형님의 반응에 웃음이 터져서 여유롭게 술잔을 들어 올린다.


짠-


엉겁결에 건배를 하는 재홍. 두 사람은 두 번째 잔까지 원샷을 하고는 잔을 내려놓는다. 재홍은 벌써 얼굴이 빨개지려한다. 태풍이 장난을 쳐서 분위기는 조금 나아졌는데, 오히려 이번엔 재홍이 그리 기분 좋아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재홍의 눈치를 살짝 보더니 장난이었고 진짜 고민은 따로 있다는 듯 깊게 한숨을 쉬며 앉은 채로 주머니에 두 손을 꽂고 말을 잇는 태풍. 이 와중에도 앉은 자세로 태풍의 어깨가 떡 벌어진다. 어느새 재홍은 또 귀를 쫑긋대고 있다.


'후우. 집에 들어가기가 싫네요 형님'


'왜? 집에 누구 있냐?'


재홍은 이어지는 대화에 태연하게 물으며 꼬치를 하나 들어 태풍에게 건네고, 태풍은 그런 형님과 눈을 마주치며 감사하다며 두 손으로 꼬치를 받아들며 말을 잇는다.


'누가 있긴요. 마누라 있죠'


'어어?'


마누라가 있다는 말에 놀라서 두 눈을 번쩍 뜨고 다시 태풍을 바라보는 재홍. 태풍은 뭘 그리 놀라냐는 듯 말을 잇는다.


'왜 그렇게 놀라세요'


'니 결혼했냐?'


'그 때 말씀 드렸잖아요? 저도 마흔이 넘었는데 장가갔죠'


'언제 말했는데.'


'아 형님 취하셨어가지고 또 기억 못하시네.'


오늘따라 태풍이 재홍을 제대로 들었다놨다 한다. 재홍은 왜 태풍이 결혼을 했다는 사실에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 건지, 자기도 유부남이면서. 그렇게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시선을 내리고 있다가 꼬치를 뜯어 먹으며 다시 질문을 잇는 재홍.


'으음. 근데, 왜? 마누라가 바가지 긁냐?'


'그런 건 아니고요. 그냥 이유 없이 스트레스 받아서요'


'ㅎ 나도 그거 뭔지 알지.'


아내가 싫은 것도 아니고, 딱히 뭐라하는 것도 아닌데 가끔은 집에 들어가면 내 집에서 편히 쉬는 게 아니라 구속받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형님은 그럴 때 어떻게 하십니까?'


'뭘 방법이 있나. 그냥 주차장 가서 차에서 라디오 틀고 있어 그럼 좀 나아'


'아이, 저도 이미 그러고 있죠.' 


'ㅎㅎ그르냐'


역시 유부남끼리는 통하는 게 있긴 하다. 헌데 태풍과 다시 말이 통하는 느낌이 드는데도 자꾸 가슴 한 켠에 아쉬운 감정이 들어오는 재홍. 


재홍은 사실 자기 자신이 남자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는 것조차 받아들이기 어려운 처지라서 태풍이 남자를 좋아할 거라곤 감히 기대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결국 순식간에 밀려오는 착잡한 마음에 먹던 꼬치를 한 입에 밀어 넣고는 엉덩이를 들며 일어나는 재홍. 


'쩝 쩝. 담배 좀 피고 올게'


'어, 같이 가시죠?'


'아니, 먹고 있어 나 전화 좀 하고 오게.'


따라 나온다는 태풍에게 굳이 나오지 말라고 하고는 혼자 밖으로 나가는 재홍. 생각 정리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나 혼자서 와이프의 남자 후배를 아쉬워 하며 개궁상을 떨고 있을 순 없으니까. 그렇게 나오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형님의 목소리에 태풍은 알겠다며 엉거주춤 일으킨 몸을 다시 앉힌다. 그리고 그제서야 태풍의 입꼬리가 장난스레 씰룩대기 시작한다.












'후우...'


재홍은 몹시나 심란한 표정으로 혼자 담배를 핀다. 허공을 바라보고 생각에 잠긴 눈을 꿈뻑대며 머릿 속을 정리하는 재홍. 유부남인 걸 떠나서, 같은 남자인 태풍에게 대체 자신이 무슨 상상을 하고 있었던 건지 모르겠다.


살면서 단 한 번도 자신이 남자와 스킨십을 한다거나 남자를 좋아해본 적이 없다고 생각하는 재홍.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온 태풍이 자꾸 신경 쓰인다. 


태풍의 말대로 섹스 안좋아하는 남자는 없다는데, 요즘은 몇년 간 살도 많이 찌고, 와이프와 관계도 갖지 않고 딸딸이만 치고 살았더니 남성 호르몬이 다 죽어서 이런 미친 생각을 하고 있나 싶어 온다.


'후우...'


쓰담쓰담-


그렇게 담배를 한 모금 더 빨면서 괜히 자신의 뱃살을 만지작대는 재홍. 태풍이 은근 자신을 잘 따르고 좋아하는 것 같긴 한데. 만약에 태풍이 남자를 좋아한다고 해도 이렇게 뱃살 나온 아저씨를 좋아할 리가 없다는 생각까지 들고 있다.


태풍은 딱봐도 열심히 운동을 한 몸인데, 오늘도 부어 보인다고 놀리는 걸 봐선, 나를 뚱보로 보겠지. 아내가 운동하라고 할 때 한번도 경각심을 가진 적이 없었는데, 꼭 사춘기 때 외모 신경 쓰듯 진작 좀 살 좀 뺄 걸 처음으로 스스로에 자책이 드는 재홍. 


결론은 뻔하다. 뭐 별 수 있나. 좋은 동생이니까 내가 미친 생각 안하고 정신 차려야지. 그렇게 재홍은 착잡한 마음 정리를 마쳤는지 담배 꽁초를 길바닥에 내다버리고는 다시 술집으로 들어선다.









'크흠.'


막연하게 느끼고 있었던 기대감이 모두 무너져버려서 기분이 별로 안좋아졌다. 별 말 없이 헛기침을 하며 자리에 앉는 재홍. 헌데 태풍이 다시 돌아온 형님을 힐끔 올려다보고는 기다렸다는듯 말을 잇는다.


'형님 남자끼리 뭐 좀 여쭤봐도 돼요?'


'뭘 또 이상한 얘기를 하려고'


재홍이 담배를 피고 온 사이 완전히 생기 있어진 태풍.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 재홍은 그새 마음을 다잡았던 다짐을 잊은 듯이 대답하며 태풍을 바라본다.


'섹스 자주 하십니까?'


'너는 가족끼리 섹스 하냐? 큰일날 소리 하네'


'푸핫. 저랑 와이프도 그냥 가족이죠'


겉보기에도 태풍은 정력적인 기운이 넘쳐서 성욕이 엄청 강할 것 같은 인상이다. 꽤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는 듯 소맥을 한 모금 마시고 다시 재홍과 눈을 마주치며 묻는 태풍.


꿀꺽-


'저는 요즘 엄청 하고 싶어서 미치겠습니다'


'나는 안한지 오래돼서 이젠 별 생각 없어'


'아 그러십니까'


'그리고 원래부터 그렇게 밝히지도 않았고'


끄덕 끄덕-


재홍도 신혼 때는 아내와 섹스를 습관처럼 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 때는 조금만 성욕이 올라오면 아내에게 올라타곤 했는데, 사실 뭐 그렇다고 엄청 황홀한 섹스를 해본 건 아니다. 그저 본능에 충실한 동물적인 피스톤질. 아내의 구멍에 꼬추를 박고 문질대면 느껴지는 조임에 자극을 받아 사정을 하는 그냥 그런 희미한 기억.


새삼 자신이 요즘 참 재미없게 살고 있구나 라고 느끼져 씁쓸한 표정을 짓는 재홍. 그나마 태풍과 친해지고 태풍에게 흥미를 느끼는 게 요즘 재홍의 삶의 즐거움이긴 하다. 그 때, 그런 재홍을 바라보다가 다시 말을 잇는 태풍.


'근데 좀 의외네요. 형님 남자다우셔서 꽤 성욕 강하실 거 같이 생기셨는데'


'그르냐? 내가 좀 남자답게 생겼다는 소리는 많이 듣긴 했지'


'예, 최고죠. 형님 거기도 좀 묵직하실 것 같고. 그쵸?'


'허엇. 별 걸 다 궁금해하네.'


갑자기 태풍이 칭찬을 해대자 금방 우쭐한 표정을 짓는 재홍. 태풍은 입 바른 소리에 입꼬리가 순식간에 올라가는 재홍을 보고는 피식 웃으며 계속해서 말을 이어간다.


'말 나온 김에 궁금하네요. 형님 거긴 몇 센치나 되십니까'


'너는 그걸 또 몇센치인지 재보냐? ㅎㅎ골때리네 이거'


'한 이 정도 되십니까?'


재홍이 노골적인 수위로 올라가는 대화에 민망한 듯 웃어 넘기려 하는데, 빠꾸 없이 질문을 계속 던지는 태풍. 태풍은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활짝 펼쳐 보여준다. 


솔직히 재홍도 목욕탕도 가보고 알 건 안다. 자기 꼬추가 절대 큰 편은 아니라는걸. 하지만 태풍의 짖궂은 장난에 다시 흥이 올랐는지 실실대며 허세를 부리는 재홍.


'야 그만하면 그게 자지냐?'


'와 이거 보다 크시면 한 18센치 되시는 건데요'


'뭐 그정도 되지 않겠냐?'


재홍은 18센치가 어느정돈지 전혀 감을 못잡나 보다. 이미 만취한 재홍을 벗겨서 알몸을 다 본 태풍인데, 그것도 모르고 또 아우 앞이라고 허풍을 떠는 재홍. 재홍은 그저 재밌다고 질문을 잇는다.


'너는 몇센친데'


'저는 형님보다 작습니다. 한 15~ 16 됩니다'


'에이 소박하네 이 꼬치만하겠네. 이거 니 꼬치냐'


'ㅋㅋㅋ'


그렇게 화로에 구워지는 작은 꼬치 하나를 집어서 태풍에게 건네는 재홍. 태풍은 그저 껄껄 웃으며 재홍이 주는 꼬치를 다시 받아든다. 


역시 태풍은 태풍이다. 매력 넘치는 태풍과의 대화가 너무 재밌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태풍을 힐끔 바라보는 재홍. 재홍의 두 볼이 술이 올라 시뻘개져있다.


'아무튼 형님은 듬직하셔서 참 멋있으십니다.'


'알겠으니까 자꾸 비행기 태우지 마라. 내가 계산할테니까'


'아 그렇습니까? 속 보였나요?'


'아으씨. 이 새끼'


훅!


끝까지 장난을 치는 태풍. 재홍은 날이 갈수록 친해지는 태풍이 그저 너무나 좋다. 이런 태풍에게 마음을 접기가 이제는 쉽지 않아졌다.


태풍을 한대 쥐어박을 듯 주먹을 들어올리면서도 올라간 입꼬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는 재홍. 태풍 역시도 그런 재홍을 바라보며 재홍의 남은 술병의 술을 잔에 따라내고 있다.















쏴아아-


'으하아..'


그렇게 태풍의 매력에 더 빨려들기만한 즐거운 술 자리를 정리하기 전에 먼저 일어나 화장실에 들른 재홍. 오는 길에 계산까지 했다. 얼마 나오지도 않은 거 사야지. 그렇게 재홍은 시원하게 오줌을 갈겨대며 시뻘건 얼굴을 들어올린다. 그 때, 문을 열고 들어오는 태풍.


덜컥-


'아 형님 계산하셨어요?'


'사달라며어 임마'


'형님이 사람을 없어보이게 만드시네'


'장난이지~'


역시 계속해서 말장난을 치는 두 사람. 재홍은 취해서 말이 꼬이는데, 태풍은 그저 멀쩡하게 거울을 바라보며 머리카락을 툭툭 다듬고 있다. 


뚜벅-


그러다가 주머니에 두 손을 꽂고 오줌을 싸고 있는 재홍에게 다가오는 태풍. 재홍은 눈을 흘겨 음흉한 표정으로 다가오는 태풍을 발견한다.


'뭐'


'아 말 나온 김에 한번 구경해봐도 됩니까?'


'아아잇ㅎㅎ미쳤냐.'


빼꼼 목을 빼고 소변기에 내놓은 재홍의 꼬추를 훔쳐보려하는 태풍. 재홍은 급히 엉덩이를 밀어넣으며 꼬추를 숨긴다. 그렇게 허풍을 떨었는데 축 쳐져서 풍성한 음모 사이로 빼꼼 고개를 내밀고 있는 귀여운 크기의 똘똘이를 들킬 순 없으니까. 


재홍은 이제는 진짜 절친한 사이가 된 듯한 태풍의 장난에 어이없다고 웃으며 바지 지퍼를 올린다. 술이 확 깨네. 그렇게 오줌을 다 싸고 몸을 돌려 태풍에게 들이대며 두툼한 뱃살로 태풍을 툭 치는 재홍. 


'넌 내 꼬추에 왜 이렇게 관심이냐?'


'아~ 형님 싸랑하니까요'


'나 싸랑하냐?'


'어으 당연하죠ㅎㅎㅎ'


그렇게 사나이들끼리 화장실에서 사랑 고백을 하고 있는 두 사람. 태풍은 또 장난을 치듯 재홍의 어깨를 껴안으며 두드린다. 태풍의 어깨에 쏙 들어가는 재홍의 키. 재홍은 순간 태풍에게서 느껴지는 특유의 체취에 심장이 쿵쿵댄다.


그러면서도 갑작스레 재홍이 손을 뻗어 장난질을 복수하듯 태풍의 앞섶을 쥐어잡는다. 어찌나 세게 잡았는지 태풍은 웃으면서도 악 소리를 내지르며 급히 엉덩이를 뒤로 뺀다.


꽈악-


'아악ㅎㅎ'


'오ㅇ..'


헌데, 재홍은 놀란 듯 눈이 휘둥그레 해진다. 느낌상으로는 뭔 굵직한 몽둥이 하나가 손에 잡힌 듯. 그렇게 손장난을 치고는 깜짝 놀라서 손을 빼는 재홍. 태풍은 순간적으로 재홍애게 불알까지 쥐어잡혀서 아랫배가 아려오는지 인상을 쓰면서도 실실대는 목소리로 재홍을 올려다본다.


'아아..흐. 내가 형님한테 너무 덤볐네요'


재홍은 그렇게 확실한 서열 정리를 했다는 듯 집에 가자며 태풍의 등에 손을 올린다. 점차 허리를 피며 화장실에서 걸어나오는 태풍. 재홍도 그런 태풍을 따라 화장실을 나온다. 


헌데 아직도 손에 선명하게 느껴지는 묵직한 그립감. 그렇게 재홍은 힐끔 힐끔 태풍을 바라보며 그저 손을 쥐락펴락하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 푹신푹식한 뱃살이 접힌 채로 알몸으로 화장실 변기 위에 앉아 있는 재홍. 은근 매끄러운 속살. 아직 잠에서 덜 깬 듯 얼굴이 퉁퉁 부어서 눈도 제대로 못뜨면서 앉은 채로 재홍은 무언가 분주하게 움직인다.


앉은 채로 살짝 허리를 들어올려 허벅지 사이로 불알을 들어올리는 재홍. 반쯤 발기된 힘이 들어간 꼬추가 탱탱한 불알을 받치고 우뚝 서고, 재홍은 귀두 아래로 포피가 쭈글하게 접힌 꼬추를 손가락으로 문질러대며 눈을 질끈 감는다.


'으으..'


퉁퉁한 손가락으로 야무지게 꼬추를 문질러대니 금방 발기가 되는 꼬추. 재홍은 발가락에 힘을 잔뜩 준 채로 계속해서 꼬추를 위아래로 잡아당긴다.


그렇게 눈을 뜨고 화장실 전등에 눈이 부셔 얼굴을 잔뜩 찡그린 채로 몸을 돌려 변기 뒤에 올려둔 자를 집는 재홍. 그리고는 발기가 된 자신의 꼬추를 한 손으로 받치고 자를 갖다대보는다. 궁금했나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처음으로 길이를 재보는 재홍. 최대한 꼬추 끝까지 자를 눌러댄다.


'으하아..'


하지만 예상대로 택도 없다. 12cm 겨우 넘는 크기. 대충 16cm 눈금을 보니 태풍의 꼬추는 이만한가 생각이 들어 정신이 아찔해져 오는 재홍이다. 그리고 오랜만에 아침부터 바짝 힘이 들어가니 흥분감이 올라온다.


'뭐해? 얼른 나와 아침 먹어요'


'어어'


그 때, 화장실 밖에서 들려오는 아내의 목소리. 남편이 화장실에 들어가서 한참을 안나오니 얼른 나오라고 잔소리를 한다. 그렇게 급히 자를 다시 내려놓고는 정액을 빼내려는 듯 꼬추를 흔들기 시작하는 재홍.  


아내의 목소리는 오히려 이 흥분감을 가라앉힌다. 그렇게 다시 눈을 감고 한 손에 쥐어잡힌 꼬추를 탈탈 털듯 힘있게 흔들어대는 재홍. 불알이 덜렁거린다. 


기억이 되살아난다. 어제 만져봤던 태풍의 묵직한 가랑이. 발기가 된 것도 아닐텐데, 지금 손에 쥐어잡은 자신의 꼬추보다도 훨씬 존재감이 확실한 크기였다. 태풍은 정말 크구나. 그런 태풍의 앞에서 허풍을 부렸으니 민망해서 죽겠다. 그렇게 아침부터 아내 몰래 탁탁거리며 자위를 하고 있는 재홍의 표정은 태풍을 생각하며 점점 야릇하게 일그러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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