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퍼니 로맨스(Company Romance) -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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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통근차에서 내려 체크기 앞을 통과하며 카드를 대고 탈의실로 향했다. 캐비닛 문을 열어 평상복을 작업복으로 갈아 입고 미팅 시간에 맞추어 잰 걸음으로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사무실에는 신병처럼 긴장한 석이가 의자에 앉아 있고, 나는 과장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제품 생산 계획과 지시사항을 들었다. 과장은 제품 생산에 대해 나와 간단하게 의견 조율이 있은 뒤 새로 입사한 석이를 소개했다.
"반장, 이번에 새로 들어온 사람이에요. 인사 나누세요."
"만나서 반가워요."
"예, 잘 부탁 드릴게요."
나는 석이에게 악수를 청하며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석이가 정중하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며 악수했다. 나는 석이와 함께 사무실을 나와 생산 라인을 둘러보며 작업이 정상으로 가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내가 부드러운 말투로 석이에게 일에 대하여 조언해 주었다.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은 없어요. 일하다 보면 차차 느니까 다치지 않도록 조심해요."
"예, 잘 알겠습니다."
나와 석이는 생산 라인을 돌아다녔다. 내가 석이에게 조립하는 부품을 설명하고 완제품이 나오는 과정을 설명했다. 석이는 내 뒤를 따라다니며 부품을 만져보고 조립 과정을 자세히 보았다. 나는 생산 라인 끝에 서서 석이에게 완제품 포장을 맡기고 사무실로 돌아갔다.
나는 구내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석이를 흡연실에서 만났다. 나는 담배를 피우다가 과장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석이에게 전해 주었다.
"오늘 일 끝나고 석이씨를 위해 회식한데요."
"정말요?"
"너무 좋아하지 말아요. 회식이래야 저녁 한끼 먹으며 소주 한잔 정도 하는 거니까요."
나는 석이의 반가운 얼굴 표정을 보고 실망하지 않도록 미리 선수를 쳤다. 석이는 회식을 순수하게 받아들이고 얼굴빛이 환했다.
퇴근 뒤에 나는 회사 동료들과 함께 식당 안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 석이는 회식 자리에서 선배들이 주는 술을 사양하지 않고 받아 먹더니 급기야 그 자리에 푹 쓰러졌다. 회사 동료들은 회식이 끝나고 마음 맞는 사람끼리 노래방이나 2차를 갔다. 그러나 나는 축 늘어진 석이를 부축해 한길에서 택시를 타고 집으로 왔다. 나는 석이를 힘겹게 침대에 눕히고 옷을 벗길까 망설이는데 갑자기 석이가 잠꼬대 하듯이 혀꼬부러진 소리했다.
"여기가 어디에요?"
"우리집에요."
석이가 안심하고 내차 잠을 자자 나는 석이의 바지를 조심스레 벗겼다. 그런데 팬티와 같이 벗겨지는 바람에 석이의 그 곳이 노출했다. 석이의 그 곳은 반은 포피로 덮여있고 귀두는 꼭지 부분 자두처럼 빠알간색이었다. 나는 발기하지 않은 석이의 그 곳을 보는 것 만으로도 흥분하고 속으로 참 신기하게 생각했다. 나는 옷을 벗고 석이와 같이 침대에 누워 이불을 덮었다. 그런데 호기심이 발동하여 석이의 그 곳을 살며시 잡아 보았다. 손끝으로 전해지는 촉감이 정말 좋아 흡족한 미소를 띠었다. 나는 석이의 그 곳을 만지다가 잠이 쏟아져 스르르 잠이 들었다.
"막내야. 일어나라."
나는 잠결에 아버지의 목소리를 듣고 출근 시간이 늦었다는 것을 알았다. 석이가 세상 모르고 잠을 자고 있어 그냥 놔둔 채 나는 출근 준비를 서둘렀다. 나는 어머니가 차려놓은 아침을 눈으로 한번 보고 집을 나서려고 하자 아버지는 석이를 걱정했다.
"니 방에 학생은 어떻게 하고?"
"그냥 자게 놔두세요."
나는 통근차 타는 곳으로 단숨에 뛰어갔다. 통근차가 미리와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통근차에 올라 인사하고 좌석에 앉았다. 통근차가 정하여진 길을 한 바퀴 돌아서 회사 정문에 멈추자 나는 체크기 앞을 통과하며 카드를 대고 탈의실로 향했다. 캐비닛 문을 열어 평상복을 작업복으로 갈아 입고 미팅 시간에 맞추어 과장과 마주 앉았다. 과장은 나와 제품 생산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과장과 이야기 도중에 석이의 결근을 밝히었다.
"어제 석이가 술을 많이 먹었나 오늘 출근하지 않았어요."
"어째 술을 많이 먹나 싶더니 입사하자마자 사고를 치는군."
나는 사무실을 나와 생산 라인으로 향하며 제품 불량 건에 대해 골똘히 생각했다. 생산 라인을 둘러보며 작업이 정상으로 가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그런데 석이가 겸연쩍은 얼굴로 내 앞에 나타나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피력했다.
"죄송해요, 지금부터 일할 게요."
"하루 푹 쉬어도 되는데 왜 나왔어요."
"전 괜찮아요. 참, 저를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석이가 생산 라인으로 가다 말고 뒤돌아서서 내 뒤퉁수에 대고 말했다. 나는 소리 없이 빙그레 미소지으며 손을 들어 답례했다. 나도 한창때에는 밤을 꼬박 새우고 회사에 출근해서 하루 일과를 거뜬히 보냈다. 지금은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돌아오는데만 며칠씩 걸리니 젊다는 게 얼마나 좋은지 석이를 통해 새삼스레 느꼈다.
석이는 같은 또래인 창아를 사귀더니 둘이 함께 어울리면서 맡은 일에 자신감을 가지고 회사생활에 적응해 나갔다. 나는 일과를 마치고 현장을 정리한 뒤 작업일지에 생산량과 불량률 등을 기재하고 과장에게 제출했다. 그리고 탈의실에 들어가 작업복을 평상복으로 갈아입었다. 나는 탈의실에서 나오다가 석이와 마주치자 선뜻 말을 붙였다.
"술 한 잔 할래요?"
"술 보다 밥이나 사 주세요."
"좋아요."
나와 석이는 회사를 나와서 아스팔트 포장 길을 나란히 걸었다. 농공 단지 정류장에서 시내버스가 오기를 기다리는 중에 나는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석이에게 권했다.
"담배 필래요?"
"예, 고맙습니다."
나와 석이가 담배를 반쯤 피웠을 때 시내버스가 이쪽으로 다가왔다. 우리는 담배불을 재빨리 끄고 시내버스에 올랐다.
시내버스는 사람의 기다림을 싣고 달려서 역전에 내려주었다. 나는 석이에게 바짝 붙어 걸으며 목적지를 종용했다.
"무작정 걷지 말고 뭐 먹을 건가 정하죠?"
"그럼 부담 없는 중식으로 가요."
중국집은 반은 홀로 만들고 반은 방으로 만들어져 있다. 내가 손가락으로 홀에 있는 식탁을 가리키며 석이의 의향을 물어 보았다.
"저기 앉을까요?"
석이는 대답 대신에 식탁으로 다가가 의자에 앉았다. 나는 의자에 앉자마자 석이에게 주문을 요구했다.
"뭐 먹을래요?"
"저한데 자꾸 묻지 말고 반장님이 사주고 싶은 거 먹어요. 그리고 말 놓아도 되니까 요자 좀 붙이지 마세요."
나는 석이의 뜻을 순순히 받아들이면서 그의 의중을 떠보았다.
"그럼 우리 마음을 터놓고 지내는 건 어때?"
"정말요?"
"그 대신 반장님이라는 말은 안하는 거다."
"좋아요."
나는 잡채밥을 주문하고 석이를 한번 쳐다본 뒤 텔레비전 쪽으로 눈길을 주었다. 석이의 눈길이 움직이지 않고 나를 바라보고 있어 물을 마시면서 궁금히 여겼다.
"왜 그렇게 쳐다 보니?"
"형을 자세히 보니까 잘 생겼어요."
"정말? 그 반대겠지!"
내 말에 석이는 손사래치며 부정의 뜻을 표했다. 주문한 잡채밥이 나오자 아무 말없이 먹은 뒤에 서둘러 중국집을 나왔다.
나와 석이는 화려한 네온등과 간판 등으로 환해진 시내를 걸었다. 내가 조금 앞질러 말없이 커피숍으로 들어가자 석이도 따라왔다. 출입문을 열고 들어서자 벽면으로 4인용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고 홀에는 원형탁자에 바퀴달린 소파가 있다. 우리는 답답하지 않은 홀에 앉았다. 나는 커피를 주문하고 석이와 눈을 맞추면서 궁금한 것을 물어 보았다.
"공고 졸업하고 바로 우리 회사에 왔는데 조금 있으면 군대도 가야 하잖아."
"저의 집안이 어려워서 계속 돈벌어야 해요."
"음, 회사 생활은 안 힘드니?"
"어디 가면 그냥 돈 주나요."
나는 석이의 어른스러운 대답을 듣고 방그레 웃어 보였다. 석이는 기분이 좋은 듯 커피값을 자진해서 내겠다고 하여 나는 못 이기는 척 내버려두었다. 커피숍을 나와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에 석이는 자기 생각을 망설이지 않았다.
"오늘 형네 집에서 자도 되요?"
"난 괜찮지만 기숙사는 어떻게 하고?"
석이는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편의점으로 들어 가더니 과자을 많이 샀다. 나는 석이와 함께 집으로 가는 길에 무슨 일인지 발걸음이 가볍다는 느낌을 받았다. 석이는 내 집에 들어오자마자 꾸벅 인사하고 과자가 담긴 비닐백을 아버지에게 건네주었다.
"먼저번에 빈손으로 와서 오늘은 과자를 사 왔어요."
"앞으로 이런 거 사오지 말고 언제라도 그냥 와요."
"예."
석이는 방문을 열고 들어와 자기 집인 양 스콜피온스의 노래를 작게 틀어 놓고 방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석이는 트레이닝복을 그대로 입고 침대에 누우며 나의 사생활을 물어 보았다.
"형이 막내에요?"
"응. 그러는 넌?"
"저도 이 남 일 녀 중에 막내에요."
석이 부모는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나이 차이가 나는 형과 누나는 결혼해서 도시에서 산다고 덧붙여 설명해 주었다. 석이의 말투나 행동 그리고 트레이닝복을 즐겨 입는 것을 보니 두메산골에 때묻지 않은 소년처럼 느껴졌다. 나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어디서 용기가 났는지 석이에게 어려운 부탁을 청했다.
"한 가지 부탁이 있는데 들어줄 수 있니?"
"뭔데요?"
"내가 말했는데 들어 주지 않으면 곤란한 거라 먼저 확실한 대답을 해줘."
"알았어요. 들어 줄 게요."
"추리닝 좀 벗고 자."
어두운 공간에서 지켜보던 수면의 신은 기다렸다는 듯이 나와 석이에게 수면 가루를 뿌려 잠들게 했다. 나는 깊은 잠을 자다 깨어 습관적으로 디지털 시계를 보니 두 시가 조금 넘은 시간었다. 석이가 깰세라 조심스레 침대에서 일어났다. 소변을 보고 다시 침대에 누으며 석이의 도드라진 부분에 손을 얹었다. 삼각 팬티의 부드러운 감촉 때문에 석이의 그 곳을 만지는 촉감이 좋았다. 삼각 팬티 속으로 손을 넣었는데 석이가 뒤척이는 바람에 깜짝 놀라서 얼른 손을 뺐다.
나는 디지탈 시계의 알람 소리에 잠이 깨어 침대에서 일어났다. 출근 준비를 서둘러 하고 큰길까지 걸어서 지나가는 택시를 탔다. 석이는 나의 행동을 궁금히 여기고 물어 보았다.
"통근차를 왜 안 타고 가요?"
"다른 동료들이 이상하게 볼까 봐."
"형과 함께 가는데 뭐가 이상해요?"
석이가 나를 대하는 동기가 순수하여 입가에 엷은 미소를 띠었다. 택시는 인적 없는 도로를 쌩쌩 달려 회사로 향했다.
토요일 저녁때에 석이가 사전에 연락하지 않고 나를 찾아왔다. 석이는 뜻하지 않은 현오가 나와 함께 있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나는 싫은 내색하지 않고 석이를 반가이 맞이했다.
"어서 와. 오늘 집에 안 갔니?"
"예, 기숙사에선 심심해서요."
"잘 왔어. 현오와 인사해."
현오가 환한 얼굴로 석이에게 손을 들어 인사했다. 석이는 처음 보는 현오에게 임의로이 대했다.
"안녕! 몇 살이니?"
"스물 둘요."
석이는 가슴이 뜨끔했는지 머뭇머뭇하다가 그만 입을 다물어 버렸다. 현오는 석이의 행동을 눈치채고 넌지시 마음을 떠보았다.
"우리 말 놓고 지내면 어때?"
"좋아! 형은 나와 통하는 데가 있다."
현오는 기분이 좋아서 컴퓨터 게임에 대하여 석이에게 물어 보았다.
"석이 게임할 줄 아니?"
"다른 건 못해도 그건 좀 하지."
"그럼 우리 게임해서 지는 사람이 게임 값 내기로 할래?"
현오의 생각과 석이의 생각이 일치하여 나는 그 의견에 동조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는 문을 열고 집 밖으로 뛰쳐나갔다.
나와 현오와 석이는 달음박질로 언덕을 내려와 피시 방 안으로 들어갔다. 현오가 피시 방 의자에 앉자마자 석이의 의중을 떠보았다.
"석이, 자신 있나 봐?"
"글쎄 해 봐야 알지."
피씨방에서의 게임은 석이가 이기고 기분이 좋아 야식집에 가서 밤찬을 먹자고 했다. 김밥과 어묵을 먹으며 토요일 밤이 무르익어 갔다. 현오와 석이는 대화가 통하는지 길을 걸으면서까지 서로 주고 받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가 집에 들어와서는 조용히 하라고 입술에 검지 손가락을 대자 현오와 석이는 금방 조용해졌다. 석이를 현오와 같이 자라고 방을 내주고 나오자 석이는 나를 붙잡았다.
"형은 어디서 자게요?"
"작은 방에서 잘테니까 둘이 자."
현오도 하룻밤 같이 자자며 나를 말렸다. 하지만 나는 현오와 석이의 만류를 뿌리치고 방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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