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스토리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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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 번째 이야기


I. 성장과 체모 

 

   나는 세월의 영향은 피할 수 없었다. 중학교 2학년 때 밋밋하던 자지의 주변에 썩 잘고 보드라운 털이 났다. 하루가 다르게 점점 거무스레하게 체모가 굵어졌다. 아버지는 평소처럼 목욕탕에 가려고 준비했다. 나는 죄지은 사람마냥 조마조마하여 위기를 어떻게 빠져나갈지 궁리했다.

"막내야, 목욕 가자."

"아버지 나중에 갈게."

아버지는 빙그레 웃으며 더 이상 나와 함께 가자는 말을 안 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아주 정상적인 성장 발달 과정이였는데 그 때는 왜, 창피하게 생각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갔다. 

 

나는 여름 방학에 친구들과 텐트를 가지고 냇가에 갔다. 친구들과 같이 텐트치기에 적당한 장소를 골라 완성하고, 준비한 어항으로 물고기를 잡으러 나섰다. 친구들은 스스러운 마음 없이 알몸으로 수영하며 어항을 설치했다. 짓궂은 친구가 의아한 눈으로 쳐다보며 삼각 팬티를 입고 있는 것을 지적했다.

"넌 팬티 안 벗어?"

"응, 내 맘여."

"키득키득- 너 거기에 털났지?"

 

II. 자위 행위 

 

   어머니가 위암으로 돌아가신 뒤 나는 아버지를 위해 한 방에서 잠을 잤다. 나는 윗목에 침대를 사용하고, 아버지는 침대가 불편하다고 아랫목에 요를 깔고 주무셨다. 나는 어둠이 모든 것을 감춰줄 것 같아 습관처럼 팬티 안에 손을 넣고 자지를 만졌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욕정은 조심스럽게 자위 행위를 시도했다. 나는 자지가 사정하려는 찰나 고환 밑에 있는 요도를 눌러 사정 하지 않은 채 절정의 쾌락을 온몸으로 느꼈다. 그리고 날연한 몸은 스르르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에 나는 아버지와 마주보고 아침을 먹었다. 아버지는 식사 도중에 조용히 말문을 열었다.

"막내야, 너도 이젠 장가 가야지?"

"‥‥."

나는 밥을 먹으며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간밤에 이불 속에서 한 자위 행위를 아버지는 감지했다. 나는 아버지와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더 이상 할말이 없어 입맛 없다는 핑계로 일어났다. 집을 나와 통근차가 정차하는 곳에서 이 생각 저 생각하며 아버지를 떠올렸다. 나는 통근차에 올라 촞점 없는 시선으로 허공을 바라보며 망연히 창 밖을 쳐다보았다. 나는 회사에 출근해서 행동은 주어진 일과를 하는데 생각은 아버지 말씀이 반복해서 환청처럼 들렸다. 사실 미칠 것 같아서 속내를 시원하게 털어놓았으면 했다. 남자를 좋아하는 원인을 알고 싶지 않다. 아버지를 생각하며 나 자신을 어떻게 해야될지 몰랐다. 아버지의 아들을 떠나서 남자 대 남자로서 말하고 싶었다.

'저는 결혼 할 여자 보다 남자를 원해요.'

 

III. 밭떼기

 

   ㄱ자로 된 한옥 옆으로 작은 텃밭이 있었다. 일요일 아침 나는 아버지와 함께 삽으로 밭을 일구었다. 보기에는 작아 보여도 막상 삽으로 일일히 갈려고 하니 힘들었다. 그래서 묘안을 생각한 게 밭때기 식으로 아버지와 반반씩 갈라서 하기로 했다. 아버지는 묵묵히 한 삽 한 삽 밭을 파서 갈았다. 나는 옆에서 해찰을 부리며 쓸데없는 장난으로 시간을 보냈다. 아버지는 어느새 밭을 다 갈고 옷을 툭툭 털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이제는 내가 맡은 밭을 하려고 삽을 들고 파기 시작했다. 한 줄 가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힘들었다. 내가 열을 내며 힘겹게 밭을 갈고 있자 아버지는 나를 보고 한마디 툭 던졌다.

"게으른 놈 석양에 바쁘다고 하더라. 내가 도와줄까?"

"됐어. 내가 다 할 거야."

나는 씩씩거리며 밭을 열심히 갈아도 진전이 없었다. 옆에서 지켜보던 아버지는 삽을 들고 나섰다. 나는 아버지가 도와주는 일을 못이기는 척 받아들였다.

 

IV. 나이와 지팡이

 

   나는 퇴근 후 집에 돌아와 보니 썰렁함이 엄습했다. 마루 한쪽 편에 지팡이가 덩그라니 놓여 있고 아버지의 신발은 보이지 않았다. 아버지가 집에 없으면 으례 작은 언덕에 있는 네모진 대리석에 앉아 있을 거라 생각했다. 나는 밖으로 나가 아버지가 움직임이 없이 석양을 보고 있는 것을 보는 순간 무슨 생각에 잠겼을까 궁금했다.

"아버지, 집에 가자."

"그래." 

아버지는 내가 보는 앞에서 작은 언덕을 뛰듯이 걸었다. 내가 어렸을 적 뒤쳐지는 걸음걸이에 보조를 맞춰 주었던 아버지였다. 그런데 지금의 아버지의 행동은 위험해 보였다.

"그러다 넘어지면 어쩌려고 그래."

"나이를 먹더니 지팡이를 잊고 와서 그래."

아버지는 지팡이를 위지해 몸의 중심을 잡았는데 집에 두고 나오셨다. 몸의 중심을 잃지 않기 위해 언덕을 급하게 내려갔다. 아버지의 위태로움을 감지하면서 얼른 잡지 않은 게 못내 마음 아팠다. 지금도 그 상황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져 '다시 온다면'이라는 말을 독백처럼 중얼거렸다. 

 

V. 연하 친구

 

   아침 일찍 대비로 마당 쓰는 소리가 났다. 석이는 세면을 마치고 막 나가려던 참이었는데 잠시 망설였다. 학교 갈 시간에 맞춰 나가려면 하는 수 없는듯 방문을 열고 나갔다. 마당을 쓸고 있는 아버지에게 석이의 인삿말이 들렸다. 나는 이불 속에 누워 아침 먹을 때 아버지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될지 생각했다. 잠자리에서 일어나 방문을 열고 마당을 보니 한쪽 편에 눈이 쌓였다. 나는 마당을 가로질러 아버지가 있는 안채로 들어갔다. 아니나다를까 아침 상을 두고 마주앉을 때 아버지는 조용히 물었다. 

"아침에 학생 누구니?"

"우리 집에 놀러 온 친구야."

"어려보이더라." 

아버지는 자기 아들보다 어리다는 뜻이다. 나는 출근을 핑계로 대답을 회피하고 일어났다. 고등학교 2학년 석이는 어제 퇴근 시간에 맞춰 집 앞에서 기다렸다. 나는 저녁을 집에서 먹지 않고 석이와 같이 읍내로 나가 먹고 온 뒤 초롱이가 낯선 사람을 보면 짖지 못하게 얼른 등을 쓰다듬었다. 그 틈을 이용해 석이가 바깥 채에 얼른 들어가 아버지는 모르게 했다. 간밤에 눈만 안 왔어도 들키지 않았을텐데‥‥. 석이는 공부하는 게 싫증나면 나를 찾아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함께 잠을 자곤 했다. 

 

   나는 석이가 중학교 2학년 때 만났다. 내가 출근하려고 잰걸음으로 학교 후문을 지나치면 석이와 마주쳤다. 나는 출근길에 석이를 만나지 않으면 궁금한 마음이 들 정도로 익숙한 만남이었다. 가을 어느 날 토요일 오전 근무를 마치고 곧장 집으로 가지 않고 읍내에서 내렸다. 여기저기 배회하다 우연치 않게 석이를 만났다. 나는 반가운 마음이 들어 석이에게 선뜻 말을 걸었다. 

"어, 어디 가니?"

"책 사러 나왔어요,"

"지금 괜찮으면 햄버거나 먹으러 갈래?"

"그럼 저야 좋죠!"

 

나는 석이와 함께 스낵점으로 들어가 햄버거와 콜라를 먹으며 통성명을 주고받았다. 나와 석이는 스낵점을 나와 책방에 들어갔다. 석이가 책을 고르는 동안 나는 시집을 하나 골라 선물로 주었다.  

"제일 싫은 게 시집인데."

"선물이니까 그냥 받어. 읽고 안 읽고는 니 맘이야."

"‥‥."

 

VI. 나 어렸을 적에

 

   나는 주말 저녁에 아버지 옆에서 텔레비전을 시청했다. 내가 드라마에 대한 내용을 말하다가 아버지와 시선이 마주쳤다. 아버지가 하나도 흐트러짐 없는 시선으로 나를 보는 순간 몸 둘 바를 몰랐다. 

"왜, 그렇게 쳐다봐?"

"너 어렸을 때 엄마랑 볼일이 있어 형에게 맡기고 갔는데‥‥."

 

나를 포대기에 싸서 형에게 업혔다. 형은 동네 친구들이 놀러 가자고 부르자 성가시게 군 나를 마루 기둥에 앉힌 채 포대기로 감싸고 나갔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볼일을 마치고 집에 왔을 때 나는 똥오줌을 싸서 이기고, 눈물과 콧물이 범벅된 채 울다 지쳐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그 때 홀딱 벗겨서 깨끗히 씻겨 줬는데 그런 녀석이 이렇게 컸어."

"정말! 내가 그랬단 말야?"

 

   아버지는 생선 구이가 밥상에 올라오면 살을 젓가락으로 발라 가지런히 접시 위에 놓았다. 나는 아무 것도 모르는 시절에는 밥 한 숟가락을 떠서 생선 살을 얹어 맛있게 먹었다. 어느날 문득 아버지의 입으로 들어갔던 젓가락으로 생선 가시를 발라 주는 게 비위생적이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 나도 발라 먹을 줄 알아."

"그러고 보니 우리 막내 다 컸네." 

아버지는 나의 진심을 모른 채 대견스러워 했다. 이 세상에 나 만큼 못된 자식이 있을까? 언제부턴가 아버지에게 존댓말하지 않았으며 때로는 동네 어른이 계시거나 손님이 오면 존댓말을 썼다. 나는 상황에 따라 존댓말을 쓰는 게 더 어색하게 느껴졌다.

 

VII. 기다림

 

   아버지가 곤히 자는 나를 다급하게 깨웠다. 나는 습관적으로 시계를 보고 출근 시간이 늦었다는 걸 알았다. 잠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속성으로 세면하고 아침 상은 눈으로 힐끔 쳐다보았다. 나는 집을 나서자마자 한걸음에 큰길로 나와 발을 동동 구르며 택시를 기다렸다. 통근차를 기다리고 있으면 자주 눈에 띄던 택시가 오늘따라 보이지 않았다. 나는 택시를 잡아 타더니 문득 아침을 먹지 않으면 아버지도 거를 거라는 생각이 났다. 차창으로 펼쳐진 날씨는 잔뜩 흐린 날이었고 내 마음도 그러했다. 나는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비를 맞으며 일하고 나서 정해진 시간에 퇴근하기 위해 통근차에 몸을 실었다. 나는 정류장에 멈춰 선 통근차에서 내려 집을 향해 막 뛰어가려고 할 때 뒤에서 빗소리에 실려 내 이름이 들렸다. 

"승태야!"

"어, 아버지!" 

아버지 왼손에 들고 있던 우산을 내가 건네받는 순간 가슴이 찡했다. 그 감정을 무엇이라고 표현할 길이 없어 반사적으로 표현했다. 

"언제 왔어?"

"지금 막." 

아버지의 바지 단이 흥건히 젖어 있는 것을 보면 오래 기다렸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건네받은 우산을 펴지 않고 아버지와 함께 쓰며 허리를 꽉 껴안았다. 그런데 우산이 내 쪽으로 더 기울어 아버지의 어깨가 젖었다. 나는 할 수 없이 따로 우산을 펴고 아버지와 나란히 걸었다. 이 순간 아버지와 영원히 함께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VIII. 여름 휴가

 

   나는 여름 휴가 때 아버지와 함께 대천 해수욕장을 찾았다. 대천 해수욕장은 피서 인파가 피크에 달해 사람들로 북적됐다. 나는 한가한 곳을 물색해 가장자리로 갔다. 아버지는 바다가 보이는 계단에 앉아 있고 나는 차 안에서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뒤 바다로 들어갔다. 나는 한참 수영을 즐기고 아버지를 쳐다보았다. 아버지는 한 곳을 멍하니 주시하는 모습이 쓸쓸해 보였다. 나는 수영을 그만두고 백사장을 건너 아버지에게 다가갔다. 

"아버지, 무슨 생각해?"

"나 아무 생각 안 했다." 

아버지는 속내를 쉽게 털어놓지 않고 수수께끼처럼 웃음을 띠었다. 나는 아버지의 성화에 일찍 대천 해수욕장을 떠났다. 아버지는 살아 생전에 여행다운 여행을 한번 못 하고 집게처럼 가정을 등에 지고 다녔다.

 

XI. 백 목련

 

   아버지는 장날에 나가 목련 나무 한 그루를 사왔다. 그리고 나와 함께 나무를 심으며 유언처럼 말했다.

"이 나무가 꽃 필 때까지 살래나?"

"‥‥."

 

   그 때는 아버지의 말씀이 어떤 의미를 두었는지 몰랐다. 아버지는 2 년 뒤 1월 빙판길에서 넘어졌다. 병원 검진 결과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판정이 나왔다. 그런데 검진 결과에 상관없이 한쪽 다리를 쓰지 못하자 방에 누워만 계셨다. 3월의 봄날 내가 점심을 먹으러 집으로 들어서자 아버지가 나지막히 부르는 소리가 방에서 났다. 

"막내야, 물좀 줘."

"물 갖다 달라고 하지 말고 얼른 일어나 먹어야지." 

아버지는 기어서 방을 나와 거실에 앉았다. 나는 얼른 물을 갖다 드리려고 하다가 아버지의 행동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아버지는 거실문을 열고 멍하니 허공을 쳐다보며 흘리는 말처럼 중얼거렸다. 

"우리집 마당이 넓다."

"그럼 걸어나가 봐."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바깥 세상을 본 뒤 스스로 곡기를 끊고 명을 재촉했다. 나는 아버지의 대소변을 요강을 이용해 받았다. 나는 오랜 시간 요강에 앉아 용쓰는 아버지에게 푸념했다. 

"그렇게 먹는 게 없으니까 나오는 게 없지. 먹어야 살 게 아냐?"

"‥‥." 

아버지는 내 말이 서운하게 들렸는지 대꾸조차 않았다. 나는 아버지가 얼른 회복해서 예전처럼 다녔으면 하는 바람으로 명을 재촉했다. 

"그럴거면 차라리 일찍 돌아가시는 게 나."

"‥‥." 

나는 아버지를 자극하기 위한 말이었는데 결국은 아들 가슴에 못을 박는 말이 되었다. 아버지는 아침에 깨어나지 않은 채 영원히 잠들었다. 가족들의 통곡을 들으며 아버지가 집을 떠나는 날 목련 나무는 서둘러서 몇 송이 꽃을 피웠다. 

'아버지, 당신의 유언에 백목련이 화답하네요.' 

4월의 봄날이었다. 모든 만물이 동면의 잠에서 깨어 기지개켤 때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X. 성난 바다

 

   나는 다음 해 여름 휴가철에 석이와 함께 대천 해수욕장에 갔다. 태풍의 영향을 받아 성난 모습으로 거센 파도를 만들어 육지를 삼킬듯이 밀려왔다. 안전 요원은 사람의 접근을 막고 섰다.  

"석아, 오늘은 모텔에서 쉬고 내일 다시 오자."

"맘대로 해." 

나는 들뜬 기분을 가라앉히고 보령시로 나갔다. 나와 석이는 빈 방이 있는 모텔에 들어가 여장을 풀었다. 저녁을 먹고 난 뒤 땀으로 범벅된 몸을 석이는 욕실에서 씻었다. 석이의 앞부분이 회색 삼각 팬티는 거추장스러운 듯 팽팽하게 윤곽이 드러났다. 나는 석이의 모습을 바라보고 픽 웃으며 한마디 던졌다. 

"꼴에 남자라고 튀어나왔네."

"보고싶어?" 

석이의 이쁘장한 손을 보는 순간 얼른 잡아 끌어다 팬티 안에 넣고 싶었다. 이쁘장한 손으로 만져 준다면 금방 사정할 것 같았다. 나와 석이는 모텔에서 하룻밤 자고 다음날 대천 해수욕장을 찾았다. 바다는 나와 석이를 받아 주지 않으려는 듯 지칠 줄 모르고 높은 파도를 만들었다. 어쩌면, 저 바다는 아버지와 함께 오지 않았다고 불효 자식을 들여놓을 생각이 없었나 보다.  

 

XI. 지키지 못한 약속

 

   아버지는 텔레비전을 항시 틀어놓고 있었다. 텔레비전을 보든 말든 한 채널을 고정하고 보다가 스르르 잠이 들면 애국가가 끝나고 노이즈가 나도 내버려두었다. 나는 잠을 자다 시끄러운 노이즈가 신경쓰이면 선잠 상태로 텔레비전을 껐다. 아버지는 유난히 권투 시합을 좋아해서 나는 농담을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이다음에 아버지 돌아가시면 산소에 티브이 한 대 설치해 줄게."

"말만 들어도 고맙다."

 

   아버지는 화려한 꽃장식이 달린 상여를 타고 집을 떠났다. 매장지에 도착하여 꽃상여에서 내리는 순간 이제는 두 번 다시 볼 수 없다는 생각하자 지난 일들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며 하염없는 눈물만 흘렸다. 나는 관을 광중에 내릴 때 대성 통곡하며 말렸다. 아버지를 그대로 묻을 수 없다며 텔레비전을 설치해야 한다고 아무리 못 하게 말려도 막무가내였다. 나는 끝내 아버지에게 약속한 텔레비전 설치는 지키지 못했다. 


나는 주어진 일상에 얽매이며 살다 문득문득 어버지가 생각났다. 그 때마다 못 다한 일들만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눈물짓게 했다. 아버지의 아들은 나이가 들면서 철이 들어갔다. 이제는 아버지를 위해 무엇인가 해드리고 싶은데 이미 돌아가신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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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글 감사히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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