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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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자 동네 어귀에 있는 오래된 느티나무 아래 평상을 찾았다. 아무도 없는 평상을 혼자 차지하고 누워 나뭇잎 사이로 햇빛이 비치는 정경에 빠져 있는데 발자국 소리가 났다. 나는 무의식적 행동으로 동네 어른인 줄로 알고 벌떡 일어나 보니 소년이 내 앞을 지나갔다. 

흰색 반소매 티셔츠와 칼 같은 주름을 세운 감색 반바지를 입은 소년은 누구라도 관심을 끌 만큼 얼굴이 잘생겼다. 초등학생답지 않게 키가 크고, 윤기가 흐르는 검은 머리카락을 나부끼며 길을 걸어가는 모습에 홀딱 반해 나도 모르는 결에 멍하게 소년만 바라보았다. 

소년은 길을 걷다가 문득 눈길을 내게로 돌렸다. 나는 소년과 눈길이 마주치자마자 얼른 눈을 들어 하늘을 보았다.

소년이 언덕 위에 새로 지은 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나는 평상에 다시 누워 나뭇잎 사이로 햇빛이 비치는 정경을 보면서 문득 투명인간이 되고 싶었다. 나는 어떻게 하면 투명인간이 될 수 있을까 골똘히 생각하다가 졸려서 눈이 스르르 감겼다. 


   나는 여기저기 벌여 놓은 일이 모두가 시원치 않아 심란하기만 했다. 그래서 기분을 전환하러 승용차를 살살 몰고 고복리 저수지로 나갔다. 민락정에 홀로 올라가 멀리 한눈에 보이는 경치를 살펴보고 저수지를 한 바퀴 돌고 나니 우울했던 기분이 풀렸다.

나는 집에 돌아오는 길에 새하얀 모시 적삼을 깔끔하게 입은 소년이 눈에 띄었다. 소년은 한여름의 무더운 날씨 속에 아스팔트 포장 도로를 뚜벅뚜벅 걸어갔다. 나는 소년과 함께 타고 올 속셈으로 승용차를 도로 가에 멈추었다. 내가 차창을 스르르 내리자 소년이 윗몸을 낮추어 나에게 눈길을 주었다. 나는 소년과 눈길이 마주치는 동시에 목적지를 물어 보았다.

"소년아, 어디 가니?"

"읍내에 볼일 보러 나가는데요."

"그럼 내가 나가는 길에 태워다 줄게."

"아녀요. 그냥 천천히 걸어 갈래요."

소년은 자기 의사를 나타내고 가던 걸음을 계속해서 걸었다. 나는 소년 옆을 조심스레 따라가며 승용차에 탈 것을 재차 권했다.

"소년아, 내 성의 뿌리치지 말고 차에 탈래?"

"예, 고맙습니다!"

소년은 나의 성의를 뿌리치지 않고 승용차에 얼른 탔다. 나는 승용차를 몰고, 소년은 차창 밖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나와 소년 사이에 침묵이 흐르는 가운데서도 승용차가 읍내 번화가에 도착했다.

"어디 쯤 내려 줄까?"

"저기 시장 입구에서 내려 주세요."

"응, 알았어."

소년이 승용차에서 내리기 전에 주머니에서 환(丸)을 두 알 꺼내 나에게 건네주며 약의 효과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이 약을 하나 먹을 때마다 한 시간가량 투명한 사람이 되는데요." 

"정말? 이걸 나한테 주는 거니?"

"예."

"근데 내 마음을 어떻게 알았니?"

"전 사람 마음을 읽어 낼 수 있는 특별한 재주가 있어요. 참, 약을 먹고 몇 분간은 엄청나게 고통스럽고, 약에서 깨어날 때도 마찬가지에요."

"그래?"

"예, 그걸 견디지 못하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으니까 각오하고 약을 드세요."

"알았어. 근데 나에 대해서 잘 아니?"

소년은 내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엷은 미소를 지으며 승용차에서 내렸다. 나는 소년이 종종걸음쳐서 전통 시장 인파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나는 승용차를 동네 어귀 넓은 공터에 주차하고 두 알의 환을 호기심에 찬 눈빛으로 관찰하며 의구심을 가졌다. 

"이 약을 먹으면 진짜로 투명인간이 될까?"

내가 승용차에서 내려 동네 어른에게 머리 숙여 인사하고 집을 향해 길을 걷는데 언덕 위에 사는 소년이 내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왔다. 소년이 동네 어른 앞을 지나가자 동네 어른은 소년을 소리쳐 불렀다.

"아가야, 이리 좀 와 봐라."

"왜요?"

"예끼 이놈아, 어른이 오라면 후딱 올 것이지 웬 말대꾸냐?"

소년이 동네 어른의 곁으로 한 걸음 다가서자마자 동네 어른은 소년의 자지를 만지려고 손을 내밀었다.

"고놈 참, 이쁘게 생겼는디 어디 고추 한번 만져 보자."

"할아버지 안 돼요!"

"어허, 고놈 도망 가기는‥‥."

동네 어른이 소년의 자지에 손을 대기도 전에 소년은 기겁하여 달아났다. 나는 말없이 동네 어른과 소년을 바라보며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그리고 나도 동네 어른처럼 소년의 자지를 임의로이 만져 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나는 가던 길을 걷는데 불현듯 모시 적삼을 입은 소년이 나에게 환을 준 것이 생각났다. 손을 주머니에 넣고 환을 만져 보며 상상의 날개를 마음껏 폈다.

'오늘 밤 이 환을 먹고 소년이 자는 방으로 들어가 사생활을 들여다봐야지.'

나는 자신의 특이한 성향에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투명인간이 되면 은행을 털거나 원초적인 성에 대한 욕구를 채우기 위해 남자라면 여탕을, 여자라면 남탕을 가 보고 싶어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오늘 밤에 소년의 사생활을 들여다보기로 결심했다.


   나는 야심한 시각에 환을 한 알 먹자마나 온몸이 분해되는 엄청난 고통이 동반되었다. 이를 윽물고 투명인간으로 변하는 과정을 참아 낸 뒤에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나는 투명인간이 사실인지 아닌지 제일 먼저 거울을 보고 내 모습을 확인해 보았다. 내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입었던 옷이 공중에 떠 있었다. 

나는 소년의 말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을 확인한 순간 옷을 벗어 던졌다.  그리고 시간을 끌지 않고 언덕 위에 사는 소년의 집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소년은 이불을 차 버리고 흰색 삼각팬티를 입은 채 곤하게 자고 있었다. 나는 소년이 자는 모습을 유심히 바라보고 속말했다.

'어깻죽지에 날개만 없지 마치 천사 같네.'

소년은 내 말을 알아들었는지 잠결에 손으로 등을 긁었다. 나는 소년의 사생활을 들여다보겠다고 잔뜩 벼르고 있었는데 소년이 자는 모습만 넋 놓고 구경했다. 

나는 자신의 몸이 점점 고통스러운 것을 느꼈다. 내가 환의 약효가 지속되는 시간에 쫓기듯 다급히 소년의 방을 빠져 나가려고 하는 찰나 다리가 이불에 걸려 넘어졌다.

"아이코, 아파라!"

"어디 다친 데는 없으세요?"

소년이 자다 말고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넘어진 나를 일으켜 세웠다. 나는 소년의 부축을 받으며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응, 다친 덴 없는데 투명한 나를 어떻게 알아보니?"

"전 당신의 어릴 적 모습이니까요."

"그럼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

나는 자신의 처지를 의아하게 생각하자 소년은 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듯 침착한 태도를 보였다. 내가 소년에게 질문을 더하려는데 갑자기 머리가 아프고 온 삭신이 쑤 셔 고통에 저항하기 위해 몸부림쳤다.

내가 투명인간의 고통에서 벗어나 다친 데 없이 온전하게 돌아왔을 때 소년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그러나 불안감이 나의 마음을 휩쌌다. 나는 양손으로 부끄러운 곳만 아슬아슬하게 가리고 소년의 집에서 재빨리 빠져 나와 집에 돌아왔다.


   다음날 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년 때문에 안달이 나서 견디지 못했다. 투명인간이 된 나를 알아보고, 소년 자신이 어렸을 적 나라고 밝힌 것을 보면 분명히 나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나는 갈피를 잡기 어려울 만큼 여러 가지가 얽혀 있는 소년을 골똘히 생각하다가 복잡하게 꼬인 의문점이 하나하나 나열되어 머리가 띵했다.

나는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많은 추리 끝에 결심했다. 아침나절에 언덕 위에 사는 소년을 만나러 집을 나섰다. 소년의 집 대문 앞에서 벨을 누르자 소년이 현관문을 열고 이쪽으로 왔다. 그렇지 않아도 한번 꼭 만나고 싶었는데 마침 잘 되었다. 나는 소년에게 눈길을 주고 궁금히 여긴 것을 소년에게 물어 보았다.

"지난밤에 나 본 적 있니?"

"아뇨. 전 첨 보는데요."

"그래? 내가 이불에 걸려 넘어졌을 때 다친 데 없냐고 물어 봤잖아."

"글쎄요, 전 잘 모르겠는데요. 저는 한번 잠들면 누가 업어 가도 모르거든요."

소년을 통해 수수께끼의 실마리가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직감으로 알았다. 그래서 마지막 한 알 남아 있는 환을 먹고 오늘 밤에 소년을 다시 만나기로 했다. 


   나는 야심한 시각에 환을 한 알 먹자마나 온몸이 분해되는 엄청난 고통이 동반되었다. 이를 윽물고 투명인간으로 변하는 과정을 참아 낸 뒤에 옷을 벗어 던졌다.

나는 언던 위에 사는 소년을 만나러 잰 걸음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내가 소년의 방 안으로 들어가 보니 소년은 내가 올 것을 알고 있었는지 침대에 앉아서 환한 얼굴로 맞아 주었다. 소년이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자마자 나는 대뜸 질문부터 했다.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 둘째라고 치더라도 도대체 소년은 누구니? 정체를 밝혀 봐라."

"어제 잠을 자고 있던 소년은 천상계(天上界)에서 당신의 어릴 적 모습입니다."

"그럼 내 앞에 있는 소년은 누구지?"

"저는 천상계에서 당신을 좋아했던 천사랍니다."


천사는 천상계에서 나를 좋아했었다. 나는 지상의 사람에게 반해 천사의 신분에 맞지 않는 행동하다가 천상계에서 쫒겨났다.  내가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는 바람에 천사와 헤어졌다. 나는 요즘도 가끔 어깻죽지가 아프고 가려운 것은 날개가 있던 자리의 후유증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사는 자신이 먹는 환을 나에게 주려고 고복리 저수지에서 승용차를 타고 나올 때 기회를 엿보았다. 천사는 하루에 한 번씩 환을 먹지만 사람은 한 알을 먹으면 한 시간가량 투명해질 수 있는 대신에 심한 고통이 동반되었다. 


천사는 자세한 설명을 한참이나 하더니 내가 13살 때 천사가 천상계에서 내려온 기억을 불러일으켰다.

"예전에 한 소년이 당신의 집 굴뚝 옆에 쪼그리고 앉아 있던 것을 기억하고 있나요?"

"응, 그건 기억하고 있지."

"그 소년이 바로 저랍니다."

"그럼 나를 일부러 만나려고 그랬단 말이지."

천사는 대답 대신에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여 몇 가지 더 이야기를 했다.


내가 천상계를 떠난 뒤에 천사는 아픈 마음을 달래려고 피눈물 나는 노력을 기울였다. 천사는 이별의 아픔을 참지 못해 천상계에서 내려왔을 때는 내가 태어난 지 12년이 흐른 뒤였다. 


나는 천사의 말을 믿을 수가 없어 그 사실을 분명하게 밝히라고 말했다.

"그걸 증명할 수 있니?"

"예, 천사는 육체적인 것보다 마음으로 관계를 가지는데 동성이든 이성이든 서로의 마음에 맞으면 맑은 분비액이 나옵니다."

"정말? 사실 내가 성적 충동을 느끼면 맑은 분비액이 나오거든."

"그것도 천사가 사람이 되면 성적 충동 시에 맑은 분비액이 나오지요. 그리고 천상계에서 쫓겨나 사람이 된 천사는 서로가 감이 옵니다."

나는 천사의 말을 듣고 보니 일리가 있는 것 같아 한 가지 궁금히 여긴 것을 천사에게 물어 보았다.

"그럼 앞으로의 계획을 말해 줄래?"

"예, 저도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습니다."

"사람으로 태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데?"

"그건 삼신 할머니가 점지해 줍니다."

내가 천사에게 질문을 더하려는데 갑자기 머리가 아프고 온 삭신이 쑤 셔 고통에 저항하기 위해 몸부림쳤다.

내가 투명인간의 고통에서 벗어나 다친 데 없이 온전하게 돌아왔을 때 천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그러나저러나 천사가 사람으로 태어나면 어디서 만나야 할지 난감했다.


   유수와 같은 세월이 흐르더니 어제의 청년이 어느덧 중년이 되었다. 나는 공허한 마음을 달래려고 높고 푸른 가을 하늘을 벗 삼아 승용차를 몰고 혼자 여행을 떠났다. 

내가 읍내에 다다랐을 때 초등학교에서 동요가 흘러나왔다. 운동장 위에 만국기가 펄럭이는 것을 보면 가을 운동회가 열렸다. 

나는 멀찍이 승용차를 주차하고 초등학교 안으로 들어갔는데 때마침 점심 시간을 가졌다. 많은 사람들이 플라타너스 나무 그늘에 옹기종기 모여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일찍 먹은 아이들은 군것질거리를 사려고 좌판대를 기웃거리고 있었다. 나는 주위를 두루 살펴보다가 우연히 한 소년과 눈길이 마주쳤다. 소년은 손에 커다란 솜사탕을 들고 나를 뚫어지게 보고 있었다. 나는 흰색 운동복을 입은 소년을 보는 순간 오래 전에 새하얀 모시 적삼을 입은 소년이 떠올랐다. 

"소년아, 내가 뭐 좀 물어 봐도 되겠니?"

"예, 물어 보세요."

"미안한데 생일날 좀 알려 줄래?"

"제 생일은 이천 년 유 월 이십팔 일인데요."

"오, 그래?"

천사가 사람으로 태어난다면 내 앞에 서 있는 소년의 생일과 일치하는 것 같아 가족 관계를 질문했다.

"부모님은 어디 계시니?"

"전 고아로 자라서 안 계시는데요."

"내가 괜한 걸 물어 봤구나. 소년아, 미안해!"

"괜찮아요."

소년은 감성적 의미가 있는 미소를 짓고 등을 돌렸다. 소년의 뒷모습은 어느새 인파에 묻혀 버렸다. 나는 운동장을 빠져 나와 승용차 쪽으로 걸어가는데 소년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나는 왔던 길을 다시 가 운동장을 누비고 다니며 소년을 찾아보았다. 그러나 소년은 감쪽같이 자취를 감추어 찾을 수가 없었다. 


   나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친구들과 어울려 놀다가 집으로 늦게 오고 있었다. 내가 나무 대문을 막 열려고 하는데 굴뚝 쪽에서 콜록콜록 기침 소리가 났다. 나는 굴뚝 쪽으로 다가가 소년을 발견하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소년은 선선한 가을 추위를 견디지 못해 굴뚝에 몸을 기대고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나는 집안으로 뛰어들어가 아버지를 소리쳐 불렀다.

"아버지! 밖에 웬 얘가 있어요."

아버지는 급한 걸음을 옮겨 소년을 번쩍 들어 품에 안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소년의 꾀죄죄한 옷을 벗기고 내 옷을 갈아입혔다.

"여보, 두 녀석 밥상 좀 차려 줘요."

어머니가 밥상을 차리는 동안 아버지는 나에게 단단히 일러 주었다.

"아들아, 오늘은 늦었으니까 얘하고 함께 자거라."

"예. 근데 이 얘는 벙어린가 말이 없어요."

"그런 거 함부로 말하는 거 아니다."


다음날 아침에 내가 눈을 뜨고 잠자리에서 일어나 보니 소년은 보이지 않고 이불과 요를 가지런하게 개어 놓았다. 나는 꽤 오랫동안 소년에 대해 궁금히 여기다가 세월의 흐름 속에서 잊어버렸다.


   나는 가을 운동회에서 만난 소년을 찾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었다. 소년을 만나기 위해 읍내를 샅샅히 뒤진 끝에 아동 보육원을 찾아냈다. 

내가 아동 보육원으로 들어서자 아이들이 공터에서 공을 차고 있었다. 나는 아이들이 축구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데 바로 그 때 소년의 얼굴을 알아보았다. 소년은 나와 눈길이 마주치자 방긋 웃었다. 나는 소년 쪽으로 다가가 몸을 낮추어 소년과 얼굴을 마주하고 속뜻을 밝혔다.

"소년아, 우리 가족이 돼 줄래?"

"하고많은 애들 중에 하필 왜 절 원하세요?"

"음, 소년이 이 세상에서 젤 착하게 생겼을 뿐만 아니라 샛별처럼 빛나는 눈을 보면 나를 끌어당기는 마력이 있어."

"씩- 정말요?"

"응, 내 질문에 대답해 줘야지."

"맘대로 하세요."

"정말? 내 착한 천사야 고맙다!"

나는 소년을 와락 껴안고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나와 소년 주위에 있는 아이들이 웅성거리는 소리를 듣고 난 뒤에야 비로소 나는 소년의 손을 꼭 잡았다. 해는 구름 한 점 없이 높고 푸른 가을 하늘의 한가운데서 나와 소년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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