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원지기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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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이는 여름 방학 보충 수업을 마치고 절친한 친구와 읍내 피시방에서 게임삼매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었다. 밤늦은 귀가를 지름길로 가기 위하여 조치원 역전을 가로질러 육교를 건넜다.
반이가 충령탑 후문을 지나고 과수원 길로 접어들자 오른쪽은 탱자나무 울타리를 치고, 왼쪽은 콩을 심었다. 콩밭 안쪽에는 복숭아나무보다 높은 원두막이 있었다.
반이는 과수원 길을 가는데 갑자기 귀신이 나타날 것 같아 무서움을 탔다. 그래서 과수원 길에서 벗어나고 싶어 빨리 달려서 갔다.
반이가 집으로 급히 달려가는 동안에 누군가 뒤에 바짝 따라오는 느낌이 들어 뒤돌아보아도 아무도 없다. 반이는 무서울 때 엉뚱한 생각하며 걷는 것이 낫다 싶어 이런저런 생각 끝에 지나온 일이 떠올랐다.
반이는 초등학교 6학년 겨울 방학 때 큰 은행나무가 있는 윗집에 놀러 나갔다. 대문을 열고 밖에 나가 담 모퉁이를 왼쪽으로 돌아 윗집으로 들어섰다. 반이는 불이 켜진 사랑채 문 앞에서 지훈이를 소리쳐 불렀다.
"형!"
"응, 들어와."
반이가 방문을 열고 들어오자 지훈이는 환한 얼굴로 맞아 주었다. 반이는 지훈에게 눈길을 주고 그의 의향을 떠보았다.
"나 여기서 형과 같이 잘래."
"그래, 그렇게 해."
"형은 방학 때 뭐할 거야?"
"지금 주유소 알바하고 있어."
반이는 지훈이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연스럽게 컴퓨터 게임 이야기를 꺼냈다. 반이가 잡다한 컴퓨터 게임들로 머리가 복잡할 어름에 접어들어 자꾸 하품이 나왔다. 지훈이는 반이를 향하여 빙긋 웃어 보이고 잠자리를 보았다.
"반이야 옷 벗고 자자."
"응."
지훈이가 잠자리에 들어 반이를 힘껏 껴안자 무심결에 지훈이의 자지 부분이 반이 손에 살짝 닿았다. 지훈이는 아무런 구애 없이 반이의 사각팬티 위에 손을 얹었다. 반이는 부끄러이 여기고 사각팬티에서 지훈이의 손을 잡아당겼다.
지훈이는 행동을 서두르지 않고 잠시 기다리다가 반이의 사각팬티 위에 다시 손을 얹어 자지를 주물럭거렸다. 이번에는 반이가 지훈이의 행동에 대하여 거부 반응을 보이기는커녕 가만히 누워 있었다.
지훈이는 반이의 심리를 파악하고 마음먹을 것을 대담하게 행동에 옮겼다. 지훈이가 사각팬티 소변구에 단추가 있는 것을 하나하나 끄르는 동안에 반이는 몸이 뜨겁게 달아올라 자지가 빳빳이 섰다.
반이는 지훈이가 자지를 빨리 만져 주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지훈이는 사각 팬티에서 빳빳이 선 반이의 자지를 꺼내 살살 만졌다.
반이가 지난 일을 돌이켜 보자 때를 기다린 듯 자지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꼿꼿이 섰다. 반이는 습관적으로 팬티 안에 손을 넣고 왕복 운동했다. 그래도 성에 차지 않아 걸음을 멈추고 바지 지퍼를 당겨 열었다.
반이가 소변구를 통하여 자지를 꺼내고 자위 행위를 행했다. 별빛도 없는 컴컴한 밤에 행하는 자위 행위는 별다른 쾌락을 선사하여 무서움을 잊어버렸다. 반이는 손놀림을 재게 놀려서 쾌감이 절정에 도달하여 막 사정하려는 순간 누군가 불쑥 나타났다.
"으악, 귀신이다!"
"학생! 책가방 가져가야지."
반이가 기절초풍하여 달아나는데 아저씨의 굵은 목소리가 들려 왔다. 반이는 전력을 다하여 달리다가 아저씨의 목소리를 듣고 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 진퇴양난에 빠져 다시 갈까 말까 멈칫거렸다.
아저씨는 멀찍이 서서 책가방을 들고 반이에게 빨리 오라고 손짓했다. 반이가 가까이 다가갈수록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아저씨의 모습이 또렷하게 보였다. 아저씨는 정녕 귀신은 아닐 텐데, 콩밭에서 무엇을 하다가 반이 앞에 불쑥 나타났는지 의구심을 가졌다.
반이는 바지 지퍼를 닫기 전에 우선 놀란가슴을 진정하고 매무시를 다시 했다. 그러나저러나 이제부터 책가방을 가져올 일이 난감했다. 반이는 한참을 주춤거리다가 마음을 다져 먹고 살금살금 아저씨 쪽으로 다가갔다.
아저씨는 책가방을 반이에게 건네주고 빙그레 미소지었다. 반이가 책가방을 재빠르게 채어 달아나면서 앙칼진 목소리로 톡 쏘아붙였다.
"아저씨 때문에 심장마비 일으킬 뻔 했잖아요."
"그래? 그놈의 모기만 아니였다면 니 행동을 더 지켜보았을 텐데 참 아쉽기만하다."
반이는 아저씨의 말을 흘려들으며 집을 향하여 뛰어갔다. 반이가 문을 열고 거실로 들어서자 어머니는 아들에게 딱딱하게 대했다.
"넌 어딜 그렇게 싸돌아다니다가 이제 들어오냐?"
"독서실에서 공부했어."
"그럼 자전거는 왜 안 타고 갔어?"
"그냥."
반이는 욕실 문을 열고 묻는 말에 건성으로 대답했다. 욕실 안으로 들어가 옷을 훌훌 벗어 버리고 샤워하는데 과수원 길에서 만난 아저씨이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반이는 샤워하기 전에 미리 새 사각팬티를 챙기지 않아 욕실 밖으로 얼굴을 배죽 내밀고 거실을 보았다. 거실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오른손으로 자지를 가리며 방으로 잽싸게 들어갔다.
반이는 사각팬티를 입고 침대에 벌렁 드러누워 손으로 자지를 자꾸 주물렀다. 손을 사각팬티 안에 넣고 과수원 길에서 하던 자위 행위를 마저 행하며 아저씨를 머릿속에 떠올렸다.
반이는 디지털 시계 소리에 잠이 깨어 침대에서 일어나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갔다. 제일 먼저 거실에 꽉 찬 된장찌개 냄새가 풍기고 어머니가 아침을 준비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반이는 어머니를 보기만 하여도 행복한 미소를 짓고 식탁에 앉았다. 어머니는 인기척이 들리자 뒤를 돌아다보고 아들에게 등교를 재촉했다.
"늦기 전에 얼른 씻고 밥 먹어."
"밥 먼저 먹고 씻을래."
"알았어. 어제 밤에 아들 고추 만진 손으로 밥 퍼 먹어."
"해해-"
반이는 해낙낙하여 까불거리고 웃으며 밥을 주걱으로 퍼서 식탁 위에 밥그릇을 놓았다. 그리고 아침을 먹자마자 양치와 세수하고 등교 준비를 서둘렀다.
반이는 안장을 후 불고 오른발을 높이 들어서 자전거를 탄 뒤에 힘차게 발걸이를 밟았다. 반이가 자전거를 타고 등교하는 날은 일찍이 귀가했다. 전에 아버지가 사 주었던 자전거는 피시방 입구에 두고 게임에 몰두했다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지금 타고 있는 자전거는 반이가 돈을 모아서 마지못해 구입했다.
아침의 눈부신 햇살이 제법 따끈한 것을 보니 찜통더위가 예상되었다. 반이는 평소에 자전거를 타고 등교할 때 아스팔트 포장 도로를 이용했다. 그러나 오늘은 일부러 아저씨의 정체를 알고 싶어 과수원 길을 택했다.
과수원 길은 완만한 비탈길이라 발걸이를 밟지 않아도 자건거가 적당한 속도로 달렸다. 반이가 자전거를 타고 과수원 길을 달리자 아저씨가 낫으로 과수원 숲 사이로 난 오솔길에 풀을 베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반이는 아저씨 옆을 지나갈 때 고개를 외로 돌리고 못 본 체했다. 아저씨는 낫으로 풀을 베다 말고 반이를 반갑게 대했다.
"학생! 일찍 학교 가네."
'흥, 날 깜깜한 밤에 보고도 귀신같이 알아보네.'
반이는 아저씨의 말에 응대하지 않은 채 속말했다. 그리고 자전거 발걸이를 밟아 아저씨 옆을 얼른 지나가 버렸다.
반이의 집은 학교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행정 구역 상에 신흥 2리로 되어 있지만 백관이라는 동네 이름으로 잘 알려졌다.
동네의 낮은 산 위를 기점으로 동쪽은 조치원읍이고 서쪽은 서면이 위치하고 있다. 반이가 다니는 고등학교는 동쪽 끝에 위치하고 있어 조치원읍의 끝에서 끝까지 등교하는 셈이 되었다.
반이는 과수원 길에서 벗어나 아스팔트 포장 도로로 접어들자 힘차게 발걸이를 밟아 쌩쌩 달렸다. 자전거가 학교에 다다랐을 때 길 양쪽에 플라타나스가 햇빛을 받아 땅 위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반이가 자전거에서 내려 교문을 지나가며 선배들에게 머리 숙여 인사했다. 자전거를 큰 느티나무 아래에 있는 보관소에 두고 자물쇠를 채웠다.
반이는 자전거에서 책가방을 챙겨 들고 종종걸음쳐서 교실로 들어갔다. 1교시 수업 전에 미리 책가방에서 교과서와 공책을 꺼내 책상 위에 놓고 멍하니 창 밖을 보고 있었다.
"차려, 경례!"
반장이 예의를 차리고 선생님을 맞이하자 1교시 수업이 시작되었다. 반이는 교과서에 코를 박고 수업을 건성으로 받더니 마침내 공책 여백에 줄을 그어 놓고 오목을 두었다.
반이는 수업에 열심인 것처럼 적당한 간격으로 번갈아 공책과 칠판을 쳐다보았다. 반이가 방과후에 꿍꿍이수작이 있기 때문에 수업 중에 유달리 안달이 나서 견디지 못했다.
시간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흐르는 가운데서도 반이는 보충 수업을 마쳤다. 반이는 친구의 유혹을 뿌리치고 교문 앞에서 헤어지는 인사하더니 힘차게 발걸이를 밟아 자전거를 탔다. 반이는 자전거가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동안에 보충 수업이 백지상태로 돌아갔다.
반이는 과수원 길부터는 오르막이라 힘이 들자 자전거에서 내려 천천히 걸어갔다. 아저씨는 푹푹 찌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복숭아를 손으로 똑 따다가 반이와 눈길이 마주쳤다. 반이는 일부러 고개를 외로 돌리고 눈길이 마주친 아저씨를 외면했다. 아저씨는 반이의 심리를 잘 파악하여 환한 얼굴로 말을 붙였다.
"학생! 복숭아 먹고 갈래?"
"정말요?"
"그럼, 내가 그렇게도 못 미덥냐?"
"아녀요. 전 복숭아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데 너무 좋아서 그래요."
반이는 콩밭을 스치며 과수원 숲 사이로 난 오솔길을 걸어갔다. 아저씨는 복숭아를 따다 말고 사다리에서 내려와 원두막 쪽으로 다가왔다.
반이는 원두막 앞에 서서 주위를 살펴보았다. 원두막 아래에는 구형 냉장고와 몇 가지 가재도구가 있고, 나무상자 위에 휴대용 가스버너가 놓여 있었다.
아저씨는 철사를 이용하여 둥근 테두리를 만들어 화학 비료 포대로 둘레를 감았다. 둥근 테두리에 반달 모양의 철사 손잡이를 달아 양동이를 만들었다. 아저씨는 이제 막 딴 복숭아를 양동이에 가득 담아 들고 있었다.
아저씨는 원두막 그늘 밑에 멍석을 깔고 복숭아를 모았다. 아저씨가 복숭아 중에서 먹음직한 것을 하나 고르더니 플라스틱 대야에 담긴 물로 복숭아를 씻어 반이에게 주었다.
"복숭아는 껍질째 먹어야 제 맛이지. 자, 어서 먹어!"
"그건 아저씨 드세요. 저는 벌레 먹은 걸로 먹을래요."
"고놈 참, 제법이네. 복숭아 뿐 아니라 모든 과일은 벌레 먹은 게 달지."
"그 얘긴 아빠한테 들어서 알고 있어요. 옛날 기생들은 벌레와 함께 복숭아를 먹으면 예뻐진다고 밤중에 불 끄고 먹었다고 말씀하셨어요."
"참 자상하신 아버님이시구나. 근데 학생 이름이 뭐니?"
"이반이요. 제 이름을 앞뒤로 읽어도 똑같아요."
"이반이! 그러고 보니 그러네."
반이는 플라스틱 대야에 담긴 물로 벌레 먹은 복숭아를 씻자마자 아삭아삭 베어먹었다. 그러나 설탕에 익숙한 탓으로 예전처럼 복숭아에서 단맛을 느낄 수 없었다. 반이 아버지와 어머니가 과수원을 할 때는 복숭아가 정말 꿀맛이었는데, 이제는 그 맛을 찾을 수가 없었다.
복숭아는 제때에 따지 않으면 저절로 물러지고, 딱딱한 것을 수확하여도 하루만 지나면 복숭아는 금세 물러졌다.
반이가 복숭아를 음미하면서 먹는데 아저씨가 소리 없이 빙그레 미소짓는 바람에 어제의 일이 머리를 스쳤다.
"아저씨!"
"응, 왜!"
"어제 밤에 콩밭에서 뭐하셨어요?"
"원두막에 있다가 인기척이 나길래 복숭아 서리하는 줄 알고 니 행동을 지켜보고 있었어."
"해해- 그래서요?"
"근데 갑자기 니가 하는 행동에 호기심이 생겼지. 그래, 기분 좋데?"
"몰라요, 아저씨 때문에 소스라치게 놀라서 하다 말았어요,"
"으하하- 나 원 참 살다 보니 길을 걸으며 그거 하는 놈은 너 밖에 없을 거다."
"한창때라면 다 그런 거 아닌가요?"
반이가 자신의 처지에 대하여 물음을 나타내자 아저씨는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대답했다.
"난 그걸 많이 하면 나쁘다는 소릴 듣고 왕성한 성욕을 이기기 위해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을 했어."
"그럼 성에 대한 욕구를 뿌리칠 수 있나요?"
"운동에 전념하다 보면 욕구불만을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전 끈기 없어서 마음먹은 걸 쉽게 단념하는 편이에요. 히- 근데 게임은 신기하게도 안 그렇거든요."
"사실 나이를 먹고 보니 모든 게 한철인 거 같어."
반이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저씨의 아랫도리 부분이 눈길을 끌었다. 아저씨는 속살이 훤히 비치는 얇은 바지를 입고 있어도 앞 부분이 밋밋했다.
반이는 여름 방학을 한 주일가량 남겨 두고 보충 수업이 끝났다. 푹푹 찌는 날씨 때문에 사각팬티와 러닝셔츠 차림으로 종일 집안에만 처박혀 있었다. 어머니는 아들의 행동이 비위에 거슬리자 잘못을 지적했다.
"다 큰 애가 팬티만 입고 덜렁거리고 다니냐?"
"어때? 엄만데."
"엄마도 여자다."
"해해- 엄만 아빠가 있잖아."
"호호- 울 아들 고추 얼마나 컸나 한번 볼까?"
"으악, 토끼자!
열대야 현상으로 저녁나절에도 숨이 턱턱 막혔다. 어머니는 너무 더워 저녁할 엄두가 나지 않자 수박을 대중없이 마구 썰고 복숭아도 작고 모나게 썰어서 큰 대야에 담았다. 그리고 사과술과 얼음을 넣고 화채를 만들었다. 반이는 어머니 옆에서 입맛을 다시고 침을 삼켰다.
"꿀꺽- 맛있겠다! 난 울 엄마가 만든 화채가 세상에서 젤 맛있어."
"엄마는 맛있게 먹는 울 아들이 최고야!"
"해해- 언제는 아빠가 최고라며? "
"호호- 울 아들 말대꾸에는 선수다."
"어머니, 죄송하옵나이다."
어머니는 방긋 웃으며 유리그릇에 화채를 담아 아들에게 건네주었다. 반이는 화채를 맛있게 먹는데 갑자기 아저씨가 번득 떠올랐다. 반이가 화채를 보온병에 챙겨 넣고 집을 막 나서려고 하는 찰나 어머니는 지레짐작을 알아맞혔다.
"아들, 원두막 아저씨한테 가려고 그러지?"
"어, 엄마가 그걸 어떻게 알지?"
"아들 낮잠 잘 때 복숭아 가지고 와서 원두막 아저씨가 줬다면 알거라고 했어."
"그럼 화채 만든 복숭아가 기구나."
반이는 대문을 박차고 나가 원두막을 단숨에 달려갔다. 칠흑 같이 어두운 밤에도 원두막을 쉽사리 찾아갈 수 있었다.
반이가 어릴 적에 어머니는 플라스틱 대야에 새참을 담아 과수원에서 일하는 아버지에게로 갔다. 어머니는 국수가 불어 맛이 없을까 봐 종종걸음쳐서 과수원으로 향했다.
반이는 과수원 길에서부터 어머니로부터 뒤처지기 시작하여 노량으로 걸음을 걸었다. 반이 혼자 힘으로 과수원까지 찾아오면 아버지는 대견하게 여기고 무른 복숭아 껍질을 손으로 벗겨 주었다.
"우리 아들 다 컸네. 혼자서도 여길 잘 찾아오고."
아버지가 아들을 칭찬해 주자, 반이는 해죽거리며 좋아서 어쩔 줄 몰랐다. 반이는 아버지로부터 복숭아를 건네받고 양손과 입가에 묻혀 가며 맛있게 먹었다.
반이가 어린 시절에는 무른 복숭아가 달짝지근하고 맛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복숭아 과육이 단단하고 양손으로 잡고 두 쪽으로 쪼갰을 때 쩍 갈라져 검붉은 씨앗이 있는 중백을 좋아했다.
반이가 원두막에 다다르자 백열전구가 원을 그리며 주위를 환하게 밝혔다. 아저씨는 원두막 모기장 안에서 텔레비전을 시청하다가 인기척이 들리는 쪽을 내다보았다.
"거 누구요?"
"저 반이에요."
"어서 이리 올라와."
"예."
반이가 사다리를 타고 오르기 위하여 보온병을 아저씨에게 건네주고 화채에 대하여 이야기를 했다.
"엄마가 화채를 만드셨는데 아저씨 생각이 나서 조금 가져왔어요."
"그래? 그러지 않아도 갈증을 느끼고 있었는데 잘됐다. 너도 같이 먹자."
"아녀요, 전 집에서 먹고 왔는걸요."
반이와 아저씨는 모기장 안에 들어가 정답게 마주 앉았다. 반이는 보온병 뚜껑을 열고 화채를 컵에 쏟아 아저씨에게 주었다.
"잘 먹을게. 내가 니 덕에 호강한다."
"저의 엄마가 복숭아 잘 먹었다고 아저씨 뵙고 인사 드리래요."
"뭘 그까짓 거 같고. 저녁 무렵에 까치가 까악까악 울더니 니가 오려고 그랬구나."
"근데 집은 어떻게 아셨어요?"
"동네에서 니네 집을 찾으러 돌아다니다가 반이 아버지를 만났는데, 전에 과수원 주인 소개로 알고 있었거든."
"아, 그랬군요."
"반이 아버님이 지금 과수원 주인한테 팔았다며."
"예."
아저씨는 화채를 먹다 말고 벌떡 일어나 원두막 선반에서 과자를 꺼내 반이에게 주었다. 반이는 과자를 아저씨로부터 건네받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고맙습다, 잘 먹을게요."
"응, 그래!"
반이는 과자를 먹으며 화채를 맛있게 먹는 아저씨에게 눈길을 주었다. 반이가 아저씨의 반바지 사이로 허벅살을 보는 순간 성적 충동을 느꼈다. 아저씨는 반이의 속내를 모르고 아까 하던 이야기를 계속했다.
"과수원 산 주인이 농사 짓지 않으면 벌금을 물게 된다고 반이 아버님께 복숭아를 부탁했는데 거절했다며."
"예, 엄마가 농사일 때문에 몸이 많이 편찮으셔서 아빠가 과수원을 팔았는데, 사람을 사서 인건비 주고 나면 남는 게 없데요."
"하긴 그 말이 맞아. 그 덕분에 내가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지."
"아저씨는 농사일 안 힘드세요?"
아저씨는 대답 대신에 빙그레 미소짓더니 어느새 화채를 다 먹었다. 아저씨와 반이 사이에 침묵이 흐르자 풀벌레 소리가 원두막 주변을 맴돌았다. 아저씨는 빈 컵을 바닥에 내려놓으며 반이에게 질문을 했다.
"반이 몇 학년이야?"
"고 이요."
"그럼 열여덟 살이네, 참 좋을 때다."
"뭐가요?"
아저씨는 반이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반이는 아저씨를 뚫어지게 보고 제 나름의 상상의 날개를 폈다.
아저씨는 반이 곁으로 가까이 갔다. 반이는 무의식적 행동으로 눈을 감은 채 양손을 등 뒤로 받치고 몸을 뒤로 기울였다. 아저씨는 양손으로 반이의 반소매 티셔츠를 벗기고 겨드랑이에서부터 골반까지 훑더듬었다. 아저씨는 농사일에 손마디가 거칠어져 반이의 부드러운 살갗을 자극했다.
"해해- 간지러워요."
아저씨의 입술이 반이의 오른쪽 젖꼭지에 닿자 반이는 얼굴을 붉혔다. 반이는 아저씨의 행동에 대하여 순순히 받아들이고 외마디 탄성을 올렸다.
"아아!"
아저씨는 손으로 반이의 몸을 어루만지다가 사각팬티 안으로 넣고 자지를 만져 보았다. 반이의 자지는 아저씨가 만지자마자 빳빳이 서서 딱딱해졌다.
아저씨는 반이의 배 부분을 혀로 핥는 동시에 반이의 반바지와 사각팬티를 벗겼다. 반이는 입에 고인 침을 꿀꺽 삼키고 아저씨를 부추켰다.
"맘대로 해줘요."
"괜찮겠어?"
반이는 대답 대신에 승낙의 표시로 고개를 끄덕거렸다. 아저씨는 행동을 주저하지 않고 반이의 자지를 입 안에 넣었다.
"아아- 좋아라."
"반이 너 무슨 생각하니?"
"네? 아무 생각 안 했어요."
"근데 거기가 왜 볼록하게 나왔지?"
"저 그만 집에 갈게요. 아저씨 안녕히 주무세요."
반이는 원두막에서 급히 뛰어내리다가 몸의 중심을 잃고 비틀거렸다. 그러나 몸의 균형을 잡은 끝에 겨우 달음박질쳤다.
"반이야 보온병 가지고 가야지."
"나중에 돌려주셔도 돼요."
"어두운데 잘 살펴서 가."
"예, 그건 걱정 마세요."
반이는 한달음에 뛰어 집에 돌아와 우당탕거리며 방으로 들어갔다. 겉옷을 훌훌 벗어 바구니에 담고 사각팬티를 챙겨 욕실로 들어가 샤워했다.
반이는 샤워를 끝내고 방으로 들어가 컴퓨터를 켜지 않고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그러나 선풍기마저 푹푹찌는 날씨를 감당하지 못하여 뜨거운 바람이 불었다. 반이는 이리 뒤척 저리 뒤척하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
반이는 아버지와 함께 원두막에서 잠을 자던 생각이 났다. 원두막은 사방이 확 트인 곳에 있어 한밤에도 모기장 안은 서늘했다. 반이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옷을 주섬주섬 입고 부모가 알아채지 못하게 가만히 집에서 나왔다.
과수원이 한눈에 들어오는 자리에 4개의 기둥을 세우고, 땅에서 2미터쯤 널빤지를 깔아 사각뿔 지붕을 만든 원두막이 오늘 따라 운치 있게 서 있었다. 반이는 풀벌레들이 잠에서 깰세라 발걸음을 조심조심 옮겨 원두막 쪽으로 다가가 아저씨를 조용한 목소리로 불렀다.
"아저씨! 주무세요?"
"아니, 보온병 가지러 왔니?."
"아뇨, 집은 더워서 잠을 잘 수가 없어 아저씨랑 같이 자려고 왔어요."
"잘 왔어. 이리 올라와"
'예."
반이는 원두막에 사다리를 타고 올라 아저씨와 나란히 누웠다. 모기장 너머로 원두막 꼭짓점이 어슴푸레하게 보이고 풀벌레 소리가 귀청을 울렸다. 아저씨는 잠이 오지 않자 반이를 나직이 불렀다.
"반이 자니?"
"아뇨. 아저씨도 잠이 안 오나 봐요?"
"응, 내가 지나온 얘기 해줄까?"
"예, 해주세요."
아저씨는 이야기를 꺼내 놓고 잠시 말을 멈추었다. 반이가 모로 누워 아저씨 얼굴을 바라본 뒤에야 비로소 지나온 일에 관하여 입을 열었다.
"나 사실은 반이만한 아들이 하나 있어."
"그럼 결혼하셨다는 얘기네요."
"응, 연애결혼해서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살았는데 내가 잠시 딴 맘먹고 이중생활하다가 아내한테 발각되는 바람에 갈라섰지."
"아저씨도 상심이 크셨겠지만 아주머니는 큰 타격을 받으셨겠어요."
"그거야 당연히 그랬겠지."
아저씨는 복받치는 울음이 터져 나올 듯 울먹이더니 말을 멈추었다. 반이는 아저씨의 괴로운 심정을 헤아리고 가만히 누워 있었다. 아저씨는 땅이 꺼지게 한숨을 쉬고 말을 이었다.
"후유, 근데 아들은 날 따르지 않고 지 엄마를 따라가더구나. 그래서 곤죽이 되도록 술을 마시고 차마 못 할 짓을 저지르고 말았어."
"그게 뭔데요?"
"홧김에 소변 보는 데를 잘라 버리고 구급차에 실려 간 적이 있었어."
"정말요? 맘을 독하게 먹지 않으면 도저히 할 수 없을 거 같은데, 으으- 생각만 해도 끔찍해요."
"그 때 당시는 눈에 뵈는 게 없어 아무 생각 없이 저질렀지. 병원서 거기를 치료 받으며 엄청나게 후회한 뒤로 이렇게 정처 없이 돌아다니고 있어."
"제가 아저씨께 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어요."
"반이한테 말만 들어도 고맙다!"
"그 때 안 아팠어요?"
"내 생이 끝장나는 줄만 알았은데 이렇게 살아있으니까 남자 구실도 못 하고 누가 내 걸 보면 어쩌나 신경 쓰여 혼자 소변 보는 습관이 붙었어."
반이는 아저씨의 기분도 아랑곳없이 웃음이 나오는 것을 억지로 참고 속말했다.
'아저씨 거 구워 먹으면 어떤 맛이 날까? 오줌을 눌 때 앉을까 설까? 목욕탕에 가면 여탕으로 들어갈까 남탕으로 들어갈까?'
반이는 여러모로 궁금증이 일었지만 아저씨에게 차마 질문할 수가 없었다. 지금의 솔직한 심정은 아저씨의 성기 부분을 한 번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어른에게 버릇없이 군다고 할까 봐 궁금증을 꾹 참았다. 아저씨는 반이의 속내를 알아채지 못하고 덧붙여 말했다.
"전부터 아는 사람을 통해 인천 석바위에 아내가 살고 있다는 얘길 듣고 아들 주려고 선물을 준비했지."
"선물이 뭐에요?"
"응, 대단한 거 아니지만 엠피 쓰리 하나 샀어. 조기 선반에 반짝거리는 포장지로 예쁘게 포장한 거 보이지?"
"예, 깜깜한 밤에도 잘 보여요."
반이는 아저씨와 함께 밤이 깊도록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자꾸 하품이 나왔다. 아저씨는 아들을 대신하여 반이를 품에 안고 잠을 청했다. 반이가 아저씨와는 가족처럼 스스럼없이 품에 안겨 스르르 잠이 들었다.
반이는 한기를 느끼고 선잠을 깨서 손으로 이불을 더듬어 배 위에 덮었다. 그런데 잠결에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 귀를 주고서야 비로소 아버지와 아저씨가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을 알았다. 반이는 부스스 일어나 말없이 원두막에 걸터앉았다.
"아들아, 아저씨 귀찮게 하지 말고 이제 그만 집에 가자."
"예, 아빠!"
반이가 아버지를 따라나서며 아저씨에게 꾸벅 인사했다. 반이는 아버지와 같이 과수원 길을 걸으며 아버지 얼굴을 한번 힐끗 보았다. 아버지는 아들의 잘못을 호되게 꾸짖을 줄 알았는데 뜻밖에 다정하게 대했다.
"아빠!"
"응, 왜!"
"제가 원두막에서 자는 거 어떻게 아셨어요?"
"엄마가 알려 줘서 알았는데, 아들 어렸을 때 덥다고 징징거리면 아빠가 원두막에 데리고 와서 재웠지."
"그거 아직도 생각나요. 제가 자다가 오줌마렵다고 하니까 아빠가 저를 꽉 잡고 원두막에서 누게 했어요."
"아들 동생이 왜 없는 줄 알어?"
"그건 왜요?"
"엄마 아빠가 아들 잠들길 바라는데 이놈의 아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칭얼대며 잠 잘 생각을 않는 거야."
"으하하- 그럼 어제 밤에는 저 없어서 좋았겠네요."
"아, 이놈아 집 나갈 때는 미리 말하고 나갔으면 얼마나 좋아겠냐?"
"히- 담부턴 그럴게요."
"그럼 또 외박한다는 얘기냐?"
"그러고 보니 말이 좀 이상하네요."
반이는 아버지와 아들을 떠나 남자 대 남자로서 이야기하며 은근슬쩍 아버지의 손을 꼭 잡고 나란히 걸었다. 이른 아침부터 반이의 행동을 지켜보던 해는 부자간의 이야기를 엿들으며 온 세상을 환히 비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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