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 방탕청년, 3화, 도적단과의 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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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로 길을 잡은 아리헨은 숲을 걷고 있다. 마법으로 확대 가능한, 미세하게 짜인 지도를 하나하나씩 길과 대조해가며 걷는 아리헨. 나침반도 함께 보고 있다.

'오래 된 지도여선지 실제와는 다른 부분도 있군. 그래도 대략적인 길은 알 수 있어.'

아리헨은 길을 걸으면서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되도록 도적단의 흔적을 보면서 걷자. 노잣돈을 벌면 좋으니.'

남부가 대륙에서 가장 치안이 좋기로 유명하다 해도, 북부나 동부에 가까운 숲이나 산에는 도적단이 으레 있곤 하다. 민간인이 거주하지 않는 지역이기도 하지만, 북부나 동부에서 밀려 온 실력자들이 도적단을 꾸리곤 해서 처치가 곤란해서이기도 하다.

'뭐.. 도적단이나 할 정도니까 그리 실력 있는 녀석들은 없을 거야. 나 정도라면 처치 가능하겠지.'

한참을 걷지만 의외로 도적단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곧 있으면 해가 질 거야. 여기에 자리를 펴자.'

아리헨은 마법을 써서 나뭇잎들을 모아 침대를 만들고 모닥불을 피운다.

'모닥불을 보고 아무라도 좀 낚이면 좋겠는데..'

도적단이 낚이기를 기대하는 아리헨. 몬스터는 없겠지만, 몬스터가 낚여도 상관 없다고 생각한다.

'오랜만에 몸을 풀면 좋으니까..'

기지개를 펴는 아리헨. 자리에 누워 눈을 감고 한참 인기척을 살피지만 아무도 걸려들지 않는다.

'그냥 잘까.. 어차피 누군가가 다가온다면 깰 테니까..'

잠을 청하는 아리헨. 그때, 누군가가 다가온다.

"어이, 이런 곳에 사람이 있다구."

거들먹거리는 음성. 하지만 움직임이 고요하다.

'고수다!'

아리헨이 주저 없이 눈을 떠 몸을 일으킨다. 남자 두 명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한 명은 40대 쯤 되어 보이는 검사, 다른 한 명은 20대로 보이는 마법사.

'둘 다 기랑 마력이 대단한걸..! 쉽게 못 볼 고수..!'

아리헨이 둘을 노려보며 기를 발산한다.

"그러지 마, 우린 그냥 네 정체가 궁금할 뿐이야."

"전 여행자입니다. 북부로 가고 있죠. 그러는 그쪽들은..?"

"나는 하윈, 그리고 이쪽은 에셀이야. 보다시피 검사와 마법사지. 우리는 그냥 이 근처에 살고 있어."

"근처에.. 살고 계시다..? 도적이신가요?"

단도직입적으로 묻는 아리헨.

"어어.. 그렇게 물으면 거짓말하기 힘든데.."

머리를 긁적이는 남자. 마법사 남자가 중년 남자를 쿡쿡 찌른다.

"바보같이.. 그렇게 말하면 어떡해요? 둘러댔어야지.."

마법사 남자가 자그마하게 한숨을 내쉰다.

"맞아요, 저희는 도적이에요. 하지만 그렇게 나쁜 사람들은 아니에요. 오히려 마을들로부터 보호비를 받을 정도로 이성적이라구요. 이 근처에 마물의 집결지가 몇 개 있거든요."

"마물의 집결지? 제 지도에 의하면 이 주변은 깨끗해요. 아무것도 없다구요. 동물 조금 말고는."

"그랬죠.. 하지만 최근에 생겼어요. 아시다시피 이곳은 북부와 인접해요. 언제 마물의 집결지가 생겨도 이상하지 않죠."

그들이 찬찬히 설명했음에도 아리헨은 기를 거두지 않는다.

"그 말을 제가 어떻게 믿죠? 당신들은 도적이에요. 지금 죽여두는 게 더 좋겠죠."

"죽인다..? 네가 어떻게?"

검사가 기를 발산한다.

'무지막지한 기다..!'

아리헨이 경계한다. 기와 더불어 마력을 함께 섞는다.

"마법검사시군요. 하지만 그 정도로는 하윈을 이기지 못해요."

마법사가 말한다.

"..그리고 저 하나도 이기지 못해요."

마법사가 마력을 발산한다.

'둘 다 수준급이야..! 특급 용병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글쎄요.. 그건 모르는 일이죠."

팍!

아리헨이 순간 사라진다.

캉! 카캉!

아리헨의 단도와 검사의 검이 맞부딪힌다.

'굉장한 실력이야.. 빠르기로는 어지간한 어쌔씬을 능가하는 나인데..'

아리헨이 속으로 생각한다.

파직!

순간, 아리헨이 있는 곳에 강렬한 전기가 흐른다. 아리헨은 능숙하게 피하고 둘에게서 떨어진다.

"확실히.. 당신들을 제가 이기긴 어렵겠군요. 알겠어요. 일단 당신들을 믿도록 하죠."

여전히 기와 마력을 거두지 않는 아리헨. 하지만 둘은 기와 마력을 거둔다.

"고마워. 그래도 너를 우리 도적단에 데려가긴 해야겠어. 너가 도시에 가서 우리들을 신고하면 골치 아프거든.."

"그래요. 그러셔야겠죠. 적의를 보인 제 실수죠. 적의를 보이지 않았어도 데려가셨을 수도 있지만.."

"그래? 그럼 가자구."

아리헨은 둘 사이에 껴서 걷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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