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 (6) - 민석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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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은 대답이 없다. 아까부터 신음을 참는 건지, 몸이 떨리는 걸 참는 건지, 암튼 뭔가를 참는 데 신경써서 그런
모양.
‘어느 쪽이든 반응은 확실하고… 좋아, 그럼
이 다음엔…’
민석은 이제 손님의 양쪽 무릎 바깥쪽 측면에 자신의 무릎을 두고 자리잡았다.
*
“아 그… 네 운전해서 올라왔어요. 마사지도
사실 그래서. ㅎㅎ”
신음을 애써 참고 반 박자 늦은 답변.. 본인은 신음이 안 들렸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다 들렸습니다… 귀엽다 귀여워.
“오 제가 맞췃네요 ㅎㅎ 전에 마사지 받아본 적 있으세요?”
이 질문은 원래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
떡도 먹어본 사람이 많이 먹는다고, 마사지도 대개 받아본 사람이 또 받는다.
전형적인 ‘그사세’랄까. 그만큼 마사지로서 성공하려면 내 지정손님을 만드는 게 중요하고,
또 마침 ‘이 바닥’ VIP의 지정손님이 되면
그게 또 그들만의 커뮤니티에서 소문이 퍼져서 소위 말하는 ‘S급 선수’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마사지사 입장에서는 고객이 얼마나 ‘고인물’인지
파악하면 그 날의 코스의 내용과 완급조절에 도움이 된다.
이미 산전수전 다 겪어본(?) 사람에게 1회차
느낌의 서비스를 제공하면 고객의 만족도가 낮으니 내 평판은 떨어지고,
반대로 뉴비한테 첫 경험에 너무 스킬의 정수(精髓)를
풀어버리면 2회차, 3회차 나를 찾지 않거나 찾았다가 실망할
테니.
회차를 거듭할수록 스킬은 조금씩 단계적으로 ‘해금’되어야
한다. 지금도 민석은 스킬을 반도 안 푼 상태.
이런 중요한 질문이지만, 조심스럽게 해야 하는 이유 역시 간단하다. 맥락 없이 대놓고 물어보면 손님은 불쾌할 수 있다.
마사지사가 자신의 프라이버시가 노출될까 봐 염려하는 것처럼,
아무리 이 바닥 큰 손이라도 그 사람도 자신에 대해서 누군가가 자세히 알게 되거나,
이미 이 바닥에서 본인이 유명하다는 걸 알아도, 오늘 처음 본 선수에게 ‘여러 번 해 봤다’고 자기 입으로 말하는 건 좀.
그렇기에 민석으로서는 ‘옳다꾸나’ 싶을
수밖에. 손님이 먼저 오늘 마사지를 찾게 된 연유를 운을 띄웠으니,
대화의 주제가 이렇게 된 이상 자연스럽게 이 핵심 질문을 넌지시 던질 수 있다.
“아… 아뇨 오늘이 처음이에요.”
“아아 그렇구나. 영광이네요 제가 처음이라니. ㅎㅎ”
반쯤 영업용 멘트긴 하지만, 또 반쯤은 진심이다.
이전에 받아본 마사지사와 나를 비교할 수 없으니 (비교 대상이 없으니) 나만 오롯이 잘 하면 내 단골로 만들 수 있으니까.
물론, 알 거 다 아는(?) 손님이 일부러 순진한
척 하려고 거짓말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
그건 사실 앞으로 조금만 더 공략해 보면 아니까 괜찮다. 입은 거짓말할 수 있어도 몸은
정직한 법이니까.
이제 민석은 재영의 두 엉덩이에 오일을 펴바른다. 주먹에 체중을 고르게 실어 압력을 가하고,
또 다른 남녀노소 불문의 성감대인 사타구니(고관절) 부분을
자극하기 위해
손가락을 슬쩍슬쩍 손님의 몸과 수건 사이로 넣는다.
여기서 또 막간 TMI. S급 선수들은 첫 영업에 상대방의 고유한 성감대를
파악해 그 부위를 집중 공략한다.
그걸 상대방이 부담스럽지 않게 빠르고 자연스럽게 캐치해서 만족감을 높이는 것이 잘 하는 선수의 능력이다.
그걸 파악하기 전까진 대개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성감대를 자극하는 게 일반적인 것.
민석의 이런 공략에 화답하듯 재영이 엉덩이를 살짝 든다. 그걸 본 민석의
물건이 이제 아플 정도로 단단해진다.
민석은 올이다. 체형이나 외모에 대한 식이 ‘올라운더’였던 것처럼, 포지션도 그렇다.
심지어 섭성향이 있는 상대에게도, 돔성향이 있는 상대에게도 모두 흥분된다.
반대로 말하면 본인이 섭도, 돔도 할 수 있다는 얘기. 말
그대로 손님들 취향에 모두 맞출 수 있는 것.
아무튼 지금 상황은 마치 섭이 주인님에게 자신의 엉덩이와 그 앞의 물건을 맡기는 것 같은 상황…
더구나 살짝 든 엉덩이와 타월 사이로 실처럼 흐른 쿠퍼액까지 보이니, 민석도 흥분하지 않을
수 없다.
민석으로서는 오히려 좋은 일이다. 억지로 ‘연기’하지 않고 자연스레 본인도 만족하면서 상대를 만족시킬 수 있으니.
사실 한 명 빼고 지금까지 모든 손님들이 이렇게 엉덩이를 들었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는 민석이
그 나름대로 앞으로의 코스 진행을 수월하게 만들기 위한 자기만의 루틴을 잘 갖춘 셈이라고도 하겠다.
민석은 흥분된 마음으로 손바닥을 깊이 넣어 손님의 사타구니를 간지럽힌다.
그 물건에는 닿을 듯 말 듯 닿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기억하자, 아직은 ‘은근함’이야.
60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게 ‘서서히’ 흥분의
레벨을 높이는 게 관건이다.
‘읏…’
아까 억지로 참(았지만 새어나와서 다 들렸)던 신음과 달리 이번엔 손님도 느꼈을 정도로 분명히 들렸다.
‘음… 여기가 특히 성감대이신가? 이따
앞에 자극할 때 확실히 확인하자.’
업무(?)에 충실한 민석.
이제 다음 단계. 민석은 손날로 손님의 엉덩이골을 자극하며 충분히 오일을
묻힌다.
이것은 이따가 진행할, 손님이 탑인지 바텀인지를 확인하기 위한 밑공사다. 자세한 건 잠시 후에 알아보자.
암튼 뒤 구멍 근처에도 신경세포 다발이 대거 분포해 있으므로,
민석의 이런저런 자극에 손님이 지금처럼 움찔대는 건 당연하다.
다만 신음과 움찔거림의 강도로 볼 때 아까 치골을 자극할 때만은 못한 걸 보니 여긴 손님에게 후순위 성감대.
꼼꼼히 검사(?)하는 민석.
이제 손님의 탑/바텀 여부를 확인할 차례다.
민석이 무릎을 떼지 않은 채 아까처럼 허리에서부터 척추기립근을 타고 오일을 미끄러지듯 재영의 등에 펴바른다.
그러면서 손님의 몸 위에 후배위처럼 포개지게끔 상체를 자연스럽게 숙인다.
이 동작의 포인트는 사실 하체에 있다.
민석의 귀두 끝이 손님의 뒤 구멍을 찌를 때 손님의 반응으로 손님의 탑/바텀 여부를 확인한다.
탑이면 은근슬쩍 엉덩이를 앞으로 뺄 것이고, 바텀이면 가만히 느끼거나 적극적인 경우는 조이는
시늉을 하거나.
그리고 이 반응은…
‘탑이시구나.’
사실, 탑도 바텀도 아니라 애널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그래도 상관없다.
‘애프터’에 있어서 민석의 철칙은 애널은 절대 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손님한테 명시적으로 ‘애널을 안 한다’고 한
적이 없으니 손님이 원한다면 어떻게 하냐고?
괜찮다. 나중에 알게 되겠지만, 거기에 넘어가지
않는 민석만의 방법이 있으니.
그러면 민석은 손님의 탑/바텀 여부를 왜 확인하는가?
탑/바텀은 1차로 애널 포지션을 기준으로 나눈
구분인 건 맞지만,
애널을 뺀 상황에서도 대략적인 그 사람의 ‘성향’을
암시하기도 하니까.
리드하는 타입이거나, 혹은 받는 타입이거나.
물론 이것도 ‘대략의 경향’이 그렇다는 것 뿐이니
주의는 필요하다. 드물지만 탑섭이나 텀돔도 존재는 하잖아?
‘그나저나 지금쯤은 샤워코롱 향을 느끼셨으려나. 쥐꼬리만한데 비싸기만 한 거
산 보람이 있어야 하는데.’
손님의 귓가에 제 신음소리를 흘려보내며 민석은 생각한다.
손님이 엎드려 있는 동안 모든 스킨십은, 시각이 차단되어 나머지 감각이 극대화된
만큼
가능한 최대의 ‘섹시한 무드’를 손님의 뇌리에
입력하는 데 집중되어야 한다.
‘야동’을 보면서 하는 것보다 오롯이 상상만으로 자위하는 것이 훨씬 강한 쾌감을 주는 것처럼,
다른 어떤 공략수단보다 강력한 무기인 ‘손님 자신만의 상상력’을 이용해 만족하게끔 하는 것.
제 상상력에 취하다가도 어느덧 그 욕구가 ‘아 이제는 좀 보고 싶다…’가 될 때쯤에,
‘31분. 오케이 이제 후반전.’
민석은 슬쩍 스마트폰 스탑워치를 확인한다. 글로 후루룩 읽으니 별로 시간이 흐르지 않은
것 같겠지만,
이는 민석이 이 모든 스킨십을 매우 천천히, 대신 그만큼 ‘은근함’이 충분히 전달되게끔 완급을 섬세히 조절한 결과다.
“앞으로 돌아 누우시겠어요?”
그 특유의 동굴 보이스로 민석은 손님의 귀에 주문을 불어넣는다.
예외 없이, 손님은 기다렸다는 듯 앞으로 몸을 뒤집는다.
살짝 타긴 했지만 본 바탕이 흰 피부라 그런지 붉게 상기된 볼.
볼에 드러난 설렘을 마찬가지로 대변하듯 질끈 감고 있는 눈. 아… 이 손님은 특히나 귀엽네.
몸이 솔직한 만큼 표정도 솔직하다. 아까 ‘오늘이
처음’이라고 한 말은 아무래도 사실인 걸로.
손님이 눈 감고 있는 사이, 민석은 손님의 몸을 눈에 담는다.
예상대로, 적당한 살집 밑에 숨어있는 근육이 느껴지는 ‘살반근반’의 적당한 아저씨 몸매.
가슴에 몇 줌 가슴털이 있네. 하긴 콧수염 기른 거 보니까 털이 전반적으로 많이 나는 편인
듯.
아까는 자세히 안 봤는데 지금 보니 다리털도 제법 덥수룩한 것 같고.
‘와… 얼굴은 완전 동안인데 몸은 따로 그루밍 안 하면 그대로 산적행(行)이라니 반전매력 쩐다.’
말했듯이 민석의 식의 폭은 넓다. 개중에 가장 오래 연애했던 이가 마침 연상의 순둥한 베어 타입이었고.
손님의 얼굴은 전 애인이랑 많이 다르지만. 암튼 손님만 즐거운 게 아니라 민석 자신도
찐으로 만족할 수 있는 교감이 될 듯.
그 다음 민석의 시선이 머문 곳은 당연하게도, 손님의 아랫도리.
무드등에 반짝이던 귀두 끝 이슬 같던 쿠퍼액이 흘러내려 손님의 배꽅 밑을 적신다.
지금 흘러내리는 액체 말고도 이미 많이 흘려서인지 반들거릴 대로 반들거리는 선홍빛의 귀두.
길이는 그렇게 길지는 않은 것 같다. 눈대중으로 14-5
정도, 중간 사이즈. 대신 굵기가 확연히 굵다.
흔히들 허세로 ‘휴지심 굵기’라고들 하는데, 이 정도면 휴지심에는 살짝 못 미쳐도 대충 그 언저리는 될 듯.
‘자포시구나. 흠… 몸이 너무 민감하셔서
바텀이거나 섭인 줄 알았는데… 뭐 하긴 탑도 얼마든지 몸이 민감할 수 있지.
그나저나 짐작대로 탑이 맞으시다면 저 굵기면… ㅎ’
데이터베이스(?)는 분명 손님을 상대할 때 도움이 되지만, 잘못 작동하면 선입견이 되는 법. 조심하자.
아, 그리고 머릿속으로 손님의 몸과 물건 평가나 망상은 여기까지만.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생각이라 그 자체를 막긴 어렵지만,
그렇다고 의식의 흐름대로 냅두면 그러다 손님 앞에서 말실수하는 거 한 순간이야.
특히나 이 바닥은 워낙 소문이 잘 퍼지니까 더더욱 조심.
이 바닥 말고도 서비스직 종사자들 중에 그런 식으로 평판 조진 사람 많이 봤다. 평소에
생각부터 조심하는 습관을, 꼭꼭.
감상(?)을 끝낸 민석은 손님의 가슴골을 중심으로 오일을 펴바른다.
큰 동작에서부터 작은 동작으로, 목표는 양 젖꼭지.
“크읏…”
아까보다 대담해진 신음소리.
그렇게 얼마간 손가락과 손톱으로 애무해 드리다, 이제 민석은 조심스레 혀를
갖다댄다.
‘이 맛(?)은… 아까 화장실에
있던 바디워시의 향에서 짐작되는 맛. 그 향 좋던데.’
마찬가지로, 크게 핥다가 점점 범위와 닿는 면적을 좁혀가며 핥는다.
“아아.”
그 자극을 못 이긴 재영의 몸이 이리저리 휘면서, 아까까지의 이빨 사이로 새어나오는 신음과
달리
입을 크게 벌린 채 장탄식 조의 신음이 터져 나온다.
이에 민석이 눈을 슬쩍 치켜뜨고 위를 보니, 손님은 아직 눈을 뜨지 않은
채 민석의 리드에 완전히 몸을 맡긴 채다.
이 정도면 지금까지는 일단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는 사인. 묵묵히 애무를 이어가는 민석.
대충 느꼈겠지만, 민석은 스몰토크를 딱 필요할 때만 하는 편이다.
지금처럼 손님이 트랜스(trance) 상태일 때 흥을 깨는 ‘기분 좋으세요?’ 같은 질 떨어지는 질문은 절대 금물.
어느덧 민석의 ‘60분 코스’는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
*
동일 상황을 두 시점으로 표현하다 보니 진도가 굉장히 느린데, 그만큼 비교해서 읽는 맛이 나면 좋겠네요 ㅠ ㅋㅋ
대신 '재영의 시선'을 써 놓으면 그걸 바탕으로 '민석의 시선'은 빨리 쓸 수 있어서 다음 편이 빨리빨리 나오는 편이니까 봐주셔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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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어서 끝이 가까와 올까봐 두렵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