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에 사는 근육남 마지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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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남은 스마트폰을 켰다. 화면에는 뚱뚱한 남자가 있었다.
"바로, 나야."
믿을 수 없었다. 뚱뚱할 때 모습과는 전혀 달라보였다.
"10년전에 모습이야."
근육남은 자신의 과거이야기를 해주었다.
(근워남의 1인칭 시점으로 바뀝니다.)
2011년 7월의 여름, 나는 20살에 남자를 좋아하게 되었다. 어릴적부터 여자에게 관심이 없었다. 그냥 교실에서 끼리끼리 대화하는 머리카락이 길고 치마를 입는 존재로 여겼다. 학교의 남자애들이 자신이 원하는 여자이상형을 이야기 할 때도 나는 존재만 알 뿐 호감도를 표현하지 않았다.
나는 그것이 아직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한 침묵의 시간이라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아니 사실은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저 학교에 오가던 시간에 무의미한 시간값을 지불하러 드르는 학생이었다. 나는 그저 시간의 흐름에 저항할 수 없는 사람이었지만, 일단 살고는 해야겠기에 취업을 핑계로 대학입학을 하며, 엉커벼린 미래에 대한 고민을 풀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1등은 아니지만 중산층 정도의 삶이라면, 나의 삶을 편하게 살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친척들과 사람들이 해온 이야기를 되짚어보면 알 수 있는 이야기고, 어쩔 수 없이 입을 다물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게 들을 때마다 머리속에 남아있는 가치관은 세상의 이치처럼 거듭나서 운명처럼 따르게 된다. 이런 방식의 삶은 주변에서도 엿볼수 있고, 꿈을 잊은채 살아왔다. 20살이 되어 꿈을 이루어보디 않았다. 아직 가보려보지도 않았고 이모저모 깊이 헤아려본 것은 아니어도, 요즘 어떻게 살고, 대부분 처지가 비슷했다. 따지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나는 그 부류에 속해 있었다.
그렇게 수동적으로 살면서, 자연스럽게 남자에게 호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채팅어플을 알게 되어 만남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두려웠다. 게이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어서 어떤 사람인줄 몰랐기 때문이다. 그러다 용기를 내어 나보다 어린 동생을 만났다. 서울에 살았으며, 통닭집에 일하는데 새벽에 마쳐서 그때 시간이 된다고 하였다. 그래서 기차를 타고 내려서 지하철을 타고 종로로 향했다.
일찍 도착하여 PC방에 게임을 하였다.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을 하였고, 아직 11시였기에 정액제인 5시간짜리를 선불로 지불하고 게임을 했다.
나의 티어는 브론즈였고, 다이아, 마스터는 어림도 없었다. 나에게 높게만 느껴진다. 마이스터 이라는 캐릭부터, 티모, 베인은 어마어마하게 쎄지만 내가 하면 딜이 잘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상대가 하면 아프고 짜증난다.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지 이유를 모르는 채 cs를 처지 또는 포탑을 파괴하여 얻은 돈으로 코어템을 구입하여 나름 딜을 넣어도 바로 역전이 된다. 강력한 한 방이 모자르다. 무언가 비장의 무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나는 단지 돈을 많이 모아 아이템을 사고 와드를 설치하여 시야확보만 할 줄 알뿐 다른 것은 모른다.
상대방의 아리는 매혹과 Q스킬의 연계로 3분의 2데미지를 입히는 것도 모자라 궁극기컨트롤로 우리팀의 공격을 피한다. 너무 약이 오르고 잡아 죽일 수 없다. 정말 구미호처럼 사람의 마음을 가지고 노는 사악한 마녀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5시간 동안 티모의 버섯을 밟아죽고, 샤코의 습격에 당하고, 피즈의 궁극기 등 만났는데 스킬커녕 근접공격 제대로 해보지 못 하고 죽는게 일상이 되었다.
빛나는 다이아는커녕 브론즈골짜기에서 흙탕물 튀기면서 허우적거리는데, 빠져나올 수 없는 늪처럼 깊고, 칠흑 같은 어둠처럼 하늘이 까맣게 느껴진다.
이제 2시 45분이다. 나는 컴퓨터를 끄고 약속장소로 향한다. 약속장소는 바로 옆이였고, 2층의 계단에 올라 가게문을 열자 여자가 있었다. 나는 인사를 하고 여기에 oo이 있냐고 물어보자 주방에서 만나기로 한 게이동생이 나타났다.
첫 만남이라서 어색했지만, 뭔가 착해보이고 부드러운 인상을 지녔다. 게이동생은 잠깐 기다리라고 했고 나는 창가 테이블에 앉아 기다렸다. 몇 분쯤 지났을까. 화장실이 가고 싶어졌다. 홀에서 청소를 하고 있던 게이동생에게 화장실이 어디냐고 물으니까 바로 맞은 편이라고 설명해주었다. 나는 곧장 걸어가 화장실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런데 뒤를 따라 게이동생도 들어온다. 화장실은 소변기와 대변기가 같이 있는 화장실로 칸막이가 없어서 둘이 동시에 들어오기 애매한 곳이였다.
너무 급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나는 소변기 앞에 서서 지퍼를 내린다. 그런데 게이동생이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더니 바지 아래로 시선을 옮겼다.
부담스러운 시선과 함께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리고 뽀뽀를 하려고 한다.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행동에 당황스러워서 사람들이 본다고 의식하며 거부하려허자 화장실이라서 안 본다고 다짜고짜 입을 맞추었다.
나는 당황스러워서 어쩔 줄 몰랐다. 소변을 다 보고 지퍼를 올리고 화장실을 나왔다. 그리고 그 만행은 계속 이어졌다. 자신의 자취방으로 데리고 갔다. 그곳에는 게이동생의 남동생이 있었고, 남동생은 일반이였다. 대눃고 나의 바지 지퍼를 내려서 성기를 빠는 것도 모자라 불 끄고 항문에 성기를 삽입했다. 그야말로 원치 않는 강간이였다.
나의 첫 경험은 강제적이였고 당황스러웠고, 게이세계의 한계를 보여주었다.
그 한계는 단순히 노력을 하여 뛰어넘는 의미 있는 성취감이 아니라 그저 이기적인 욕망으로 가득찬 어리석은 자들뿐 어떤 미사여구로 포장할 수 없는 사실을 일찍 깨닫지 못 했다.
수많은 프로필사진. 근육을 자랑하는 사진부터 수위가 높은 사진, 얼굴사진, 아무 사진이 없는 회원 등이 나뉘었고, 그 중에서 타입은 외형적으느 슬림, 스탠, 근육, 건장, 베어, 뚱으로 나뉘었고 그들만의 단어인 T, B, NPNC 등을 프로필에 써놓았다
특히 프로필에는 대부분 자신의 이상형을 적는게 눈에 띄였고, 딱딱한 자기소개 글이 아닌 자신의 진심 어린 글귀를 쓴 사람은 드물었다. 마치 초콜릿상자의 초코릿을 꺼내먹는 것 같은 행위와 쇼핑할 때 마음에 드는 것을 찜하는 것처럼 물건처럼 대하는 태도가 눈에 띄였다.
또한 번개를 하려는 문자가 자주 왔다. 특히 외국인과 중년에게 두드러졌다. 외국인은 대부분 공장에서 일하고 기숙사 또는 원룸에서 생활하는데, 무작정 한국인에게 문자를 하여 성기사진 또는 섹스를 요구한다. 99%가 그렇다. 중년 또한 마찬가지다. 외국인과는 다르지만 문자로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하다고 여기면서 막상 만나면 가랑이 사이로 그곳을 만지기 일쑤다. 거기다가 유부남인 경우가 드물게 있어서 엮이면 곤란한 관계를 겪기도 한다.
또한 근육남이나 비주얼이 좋지 않으면 만나기 어렵다. 사진을 보내면 바로 차단하거나, 겨우 만나도 오랜 시간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 그런 일상을 2년 정도 보내고, 나는 군대에 입대하였다.
훈련소에 들어가, 훈련 받고 자대를 배치 받아 이등병이 되었다. 내가 배치 받은 부대는 포병으로 무거운 포를 들어야했기에 힘이 필요했다. 빠르게 포를 설치하고, 미사일을 준비하고, 옮기는 작업 등 나의 힘은 5배 이상 강해져야 했다. 그러나 평소에 헬스장에서 운동을 해본적이 없기에 막막했다.
그러나 선임인 이훈 상병의 도움으로 체력을 키울 수 있게 되었다. 얼굴은 남자답게 생겼고, 피부는 태닝한 것처럼 갈색빛이 돌았다. 몸은 관리를 한 것처럼 늠름해보였다. 성격은 다정했다. 그야말로 정말 좋은 사람이였다.
내가 모를 때마다 이것저것 알려주고, 실수를 하여도 위로를 해주는 등
내가 찾고 있는 정말 괜찮은 사람이였다. 훈련할 때도, 밥을 같이 먹거나, PX에서 간식 사먹고, 야간경계근무를 설 때도 좋았다.
그러다 8개월이 지나고 내가 상병이 되었을 무렵, 이훈 상병은 전역을 하였고 나는 눈물을 흘렀다. 자대입구를 나가기 전 이훈 선임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해주었다.
"고맙다. 덕분에 좋은 후임 만나서 군대생활 즐겁게 하고 간다. 그리고 내 대신 후임들 잘 보살펴주고 알았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이훈 선임은 말을 계속 이었다.
"너는 다른 애들처럼 쓸데없이 군기 잡지 말고, 어려울 때 도와주고 진심 어린 마음으로 다가가면서 정을 베풀어주고 ㅎㅎㅎ 너는 착한 사람이니까 편애하지 않고 좋게 대해줄꺼니까 걱정은 없다."
이훈 선임은 그렇게 말하고 떠나갔다.
나는 이훈 선임의 말을 지키며, 열심히 남은 복무기간동안 운동을 했다. 그래서일까. 거울 속의 모습은 내가 아니게 되었다. 부모님도 깜짝 놀랐지만 게이들의 반응이 더욱 실감나게 해주었다.
띵동
스마트폰에 알람이 울려 확인해보니 전에 나에게 차갑게 대했던 사람이 문자를 보냈다
안녕하세요, 몸이 좋으시네요.
그는 내가 그때의 사람이라는 것을 모르는지 친절하게 대했다. 정말 기가 찼다. 내가 뚱뚱했을 때는 뚱은 안 만나요라는 메세지만 보내고 답장도 없더니 사뭇 다른 반응에 실망스러웠다. 이런 사람이랑 만나서 제대로 된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
그러나 대부분 비슷했다. 나의 몸에 관심이 있을 뿐 성격과 가치관은 전혀 기대 이하였다. 내가 근육남이니까 적극적으로 반응할 뿐이였다. 만약 내가 다쳐서 뚱뚱하고 얼굴이 달라져도 나를 사랑할 수 있을까. 그런 기대는 져버리는 것이 답이였다.
그렇게 자기계발과 운동 및 취업을 하며 보람있게 살다가 나는 헬스트레이너가 되었고, 운동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과 교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어쩌다 정말 괜찮은 게이사람을 만나 친구가 되어 운동을 같이 할 때도 있다.
그러나 마음이 맞는 사람은 찾기 어려웠다. 대부분 근육을 좋아할 뿐 나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였다.
(2021년의 현재시점으로 바뀝니다.)
근육남은 내게 쟈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서는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사과의 표시로 고개를 숙였다.
내가 잘못한 것이기에 나도 고개를 숙였고, 근육남은 나에게 운동을 가르쳐주기로 해주었다. 살을 빼는 방법을 잘 아니까 믿어달라면서 말이다.
나는 허락을 하였고 근육남이 다니는 헬스장에서 공짜로 PT를 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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