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X in the 의장대 -1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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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를 기다리며(2/8)
잡념 때문에 훈련에 집중을 못한 것이 티가나, 김보현 병장에게 얼차려를 받고 나서야 훈련이 마무리가 되었다. 오늘따라 집중을 하지 못하는 김보현 병장은 진현이 걱정이 되었다.
“김진현. 너 교육 첫날부터 왜이래?”
“아, 죄송합니다. 갑자기 생각이 많아져서”
“야 너 1등해야지.”
“네, 내일부터는 빡세게 하겠습니다”
“내일부터라니? 야간훈련할거야. 이따 밥먹고 생활관으로 갈 테니까 준비하고 있어”
“옛슴다”
‘정신차리자 김진현!’
마음을 다잡고 계단을 오르는데, 누군가 옆에서 자신의 발에 걸음을 맞춘다. 누군하고 옆을 돌아보니, 성희다.
“천성희 상병님. 훈련 잘 하셨습니까?”
“응, 난 잘했는데 넌 왜이리 집중을 못해. 원래 잘하는 애가”
“하하.. 휴가가 설레서”
설렌다는 말에 성희의 얼굴이 빨개진다. 그런 성희를 보니 귀엽기만하다. 그런데 이런 성희 사이에 중대장이 끼어야한다니…
다시 그날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냥 화장실에 몰래 들어가서 오랄이나 대딸만 해주고 끝냈을 것이다. 괜히 중대장에게 집으로 가자는 말은 안할것이다라고 마음을 먹지만, 뭐 이게 회귀물도 아니고…
“하아….”
“진현아 너 진짜 무슨 일 있어?”
“아, 아닙니다”
괜히 본인의 속에 있는 이야기를 했다가, 순수한 성희가 상처를 입을까봐 선뜻 말하지 못한다.
“충성!”
그 때, 성희가 경례를 한다. 둘이 같이 있을 때는 선임만 인사를 하면 됐기에, 애써 진현은 경례를 하지 않고 앞을 바라본다.
육군대장, 하준이었다.
“훈련 잘 받았어?”
“네. 그렇습니다”
“안그런 눈치인데? 무슨 일 있어?”
아직 둘 사이가 가족관계인지 모르는 성희는, 진현에게 먼저 올라가보겠다고 한 후 계단을 빠르게 올라간다.
하준은 한동안 꽤 오랫동안 본인의 동생을 못보고 지냈다 하더라도, 그 눈빛만 봐도 어느정도 안다. 진현은 본인이 상당히 포커페이스라 생각할지 몰라도, 거짓말을 못하고 얼굴에 감정이 그대로 드러나는지라 사실 가족이 아니어도 그 표정을 다 읽을 수 있을 정도다.
“아무일도 없습니다.”
세상 다 죽어가는 표정으로 아무일도 없다는 말을 하는데, 하준은 그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진현을 끌고 교육용 총기를 생활관에 두고 본인과 밥을 먹으러 가자고 한다.
“저 교육 동기들이랑 밥 먹어야하는데”
“아 내가 육군대 애한테 전달하라 할게. 빨리 가자”
하준은 진현을 데리고 아랫층으로 내려가며 육군대 행정반에 전화를 걸어 이 사실을 전한다.
“식당 가는거 아니십니까?”
“짬밥을 먹어야겠냐”
하준이 진현을 끌고 간 곳은 면회때만 갈 수 있는 민원실. 그 곳에는 치킨과 피자 스파게티 그리고 커피를 사먹을 수 있는 카페가 있다.
“우와”
“너 여기는 처음 와보지”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이는 진현. 그런 진현을 보니 하준은 옛날이 생각난다. 용돈을 모으고 모아서 같이 치킨도 시켜먹던 그 때.
피자를 좋아하는 진현을 위해 피자 한판과 스파게티를 주문하고 하준은 진현은 마주보고 앉는다.
잘생긴 외모를 보니, 가족이라는 사실이 더 원망스러울 뿐이다.
“무슨 일이야”
다시 현실로 돌아온 것을 느낀 진현은 깊은 한숨부터 내쉰다.
그 때, 하준이 진현의 입 속으로 손가락을 넣는다.
“으악 뭐하십니까”
“너, 또 한숨 쉬면 그땐 코딱지 파서 넣을거야”
“형은 잘생긴 얼굴로 그런 저급한 행동 좀 하지마”
그제서야 웃는 진현을 보고 하준은 조금 마음을 놓는다. 나머지는 음식이 나오면 이야기 하기로 하고, 지금은 그저 동생의 얼굴만 바라 볼 뿐이다.
지이이잉-
진동벨이 울리고, 일어서려는 진현을 앉힌 채, 하준이 음식을 들고 온다. 피자를 좋아하는 진현에게 이 곳은 천국이오, 이 음식을 사주는 하준은 천사다.
“형 진짜 최고다”
“형이랑 같은 부대에 있으니 좋지”
“응. 형 나 전역 전에 다른 곳 절대 가지마”
“가고 싶어도 못가”
치즈 토핑이 잔뜩 올라간 피자를 한입 베어무는 진현을 보고, 그제서야 하준은 다시 물어본다.
“무슨일인지 형한테 말해줘야 형이 도움을 줄 수 있어”
“하…. 형 그러니까. 솔직히 말해서…”
진현이 계속 망설이자 하준이 먼저 나서서 입을 뗀다.
“형 알아, 너 남자 좋아하는거. 그러니까 속 시원히 말해도 돼”
진현은 피자를 먹다가 깜짝 놀란 채 하준을 쳐다본다.
“형이 어떻게 알았어?”
“형이 너에 대해서 모르는게 어딨냐. 그래서 무슨 일인데. 그거하고 관련된 일이잖아”
“그래서 이거 큰누나나 엄마나 다 알아?”
“미쳤냐 형이 말하게. 나도 니네 누나는 무서워”
“그럼 진짜 형한테는 믿고 말해도 되는거지?”
“말하라니까”
“그럼 이거 한조각만 먹고”
하준은 귀여운 본인의 동생이 피자 한조각을 다 먹을때까지 군말없이 기다려준다.
“콜라도 좀 마셔. 목막힌다”
콜라까지 마신 진현은, 그제서야 하준에게 속내를 털어놓는다.
“하 그러니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번에 그 사람이랑 휴가를 같이 나가기로 했어. 근데 그 전에 내가 또 다른 사람이랑 셋이서… 같이 섹스를 했었는데, 그 사람이 자꾸 나랑 내가 좋아하는 사람 사이에 낄려고 해.”
진현은 혹시나 본인이 잘못 말을 해서 아웃팅이 될까 싶어 ‘그 사람’이란 호칭을 써가며 중대장과 성희를 숨겼다.
“한 사람은 누군지 모르겠고, 다른 한 사람은 공군 대장님이네”
“???? 형이 그걸 어떻게 알… 아니다 대장님 아냐”
“야 형도 다 알아. 니네 대장님이 너 좋아하는거. 와 근데 이 어린놈이 벌써 쓰리썸까지해?”
“대장님이 싫은 건 아닌데, 그래도 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랑만 있고 싶어. 이제 노선을 확실히 정했단 말이야.”
“좋아하는 마음 진짜야? 그냥 군대에 있는데 너한테 잘하고 제일 착하고 뭐 잘생기고 그런거 아니고?”
진현은 선뜻 답하지 못한다. 늘 남자들은 가볍게만 만나봐서 깊은 관계를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이게 정말 좋아하는게 맞나 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뭐 니가 좋아한다면 좋아하는 거겠지.”
고민에 빠진 진현을 간신히 꺼내놓는 하준. 뒤이어 하준은 본인의 생각을 내뱉는다.
“뭐 쉽네. 형이 도와줄게. 형도 어차피 금토일 쉬니까, 그때 같이 나가. 뭐 어디로 가는데”
“대장님 댁에서 뭐 고기먹자는데 뻔하지…”
“그럼 형도 갈게. 걱정마, 그리고 형이 눈치주면 둘이 나가서 놀아”
그 말을 들은 진현은 당장에는 하준이 도와준다길래 좋다 생각했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과연 공군대장이 그걸 받아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의문을 가진 표정을 짓자 걱정말라는 하준. 그를 믿고 한 번 휴가날을 기다려보기로 한다.
그래도 하준에게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 순간 마음이 편해져서 훈련에 제대로 임할 수 있게 되었다.
***
다음날 아침.
병사들은 모두 훈련중이라 생활관과 사무실이 한산하다.
생활관에 남아있어야할 이등병들도 모두 집체교육이라 조용하다.
똑똑똑-
육군대장 하준이 공군대장을 보러 중대장실 문을 두드린다.
“네”
“공군대장님, 잠시 시간 되십니까”
하준은 진현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다음날 바로 공군대장을 찾으러 왔다.
하지만, 그런 하준이 공군대장은 반갑지만은 않다.
“어떤일이십니까”
“아니 뭐, 지난날의 동지와 하고픈 말이 있어서요”
“동지요? 지나가던 개가 웃겠네요”
하준이 걸어갈때마다 딱딱한 워커소리가 바닥을 울린다. 이내 그 소리가 그치고, 하준은 공군대장의 집무 책상에 걸터 앉는다.
하준의 길고 잘 빠진 다리에 군복을 입히니, 군복마저도 그저 패션화보 속 의상 같이 느껴진다. 잘록한 허리에 넓은 어깨가 남성성을 더 드러내보인다.
하지만 지난 여름날의 뙤양볕도 그의 얼굴은 피해간건지, 뱀파이어처럼 새하얀 피부가 그의 남성적인 몸과는 대비를 이룬다.
“남의 책상에 뭐하시는 겁니까”
의자에 앉아서 하준을 노려보는 공군대장. 그에게 하준은 허리를 숙여 다가간다.
“공군대장님”
본인을 부르고 아무말도 하지 않는 하준을 보며 침을 꼴깍 삼키는 공군대장. 하얀 얼굴에 대비되는 빨간 입술을 보니, 정말 본인의 피를 노리를 뱀파이어 앞에 있는 한마리의 어린양처럼 느껴진다.
“다음주말에 저도 같이 놀죠. 대장님과 노는거 재밌겠네요”
“…”
아무말도 못하는 공군대장. 긍정인지 부정인지 알길은 없지만, 하준은 씨익 웃어보인다. 지금껏 본인에게 강한 어조로 말하던 사람이 아무말도 하지 못한다는 것은 긍정일것이다.
그리고 하준은 마침표의 의미로 공군대장의 입술에 입맞춤을 하고 일어선다.
“그리고 진현이 그만 괴롭히시죠. 이건 경고입니다.”
“뭐하는겁니까! 누가 누굴 괴롭혔다고!”
씨익 웃던 하준은 다시 정색하며 공군대장에게 말한다.
“뭐, 그 이후가 정 궁금하면 지금처럼 하시고”
그리곤 발걸음을 돌려 대장실을 걸어 나가는 하준. 하준이 중대장실을 나가자, 두 사람 모두 가슴쪽에 손을 가져다댄다.
“와…. 심장 쫄려 죽는줄 알았네…. 맞는건 아닌가 했는데”
사실 센척하며 공군대장에게 다가갔으나, 오는길에 청심환을 먹고 온 그였다. 이런 캐릭터는 본인에게 어울리지 않으나, 공군대장에게 대적하기 위해서라면, 어쩔수 없이 세게 나가야한다 생각했던 하준이었다.
“와, 순한 육군대장이 갑자기 왜저래…”
자신이 평소에 알던 육군대장의 모습이 아닌 180도 달라진 하준의 모습에 놀란 공군대장.
“와… 설레네”
그럼 모습에 설렘을 느낀다.
“아 설레다니 미친놈. 방금한 말 취소”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던 공군대장은, 이전에 본인이 하준에게 적대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진현을 두고 묘한 신경전이 있었던건데…
지금은 진현이와는 뭔가 잘 안이어질 것 같은 분위기면 굳이 하준과 적대적인 스탠스를 취할 필요는 없다는 결론을 내린다.
‘그래, 반반하니 먹어보고 맛있으면’
공군대장은 휴가날을 기대하며 인터넷으로 젤을 하나 더 주문한다. 그것도 대용량으로
***
진현은 다시 페이스를 찾았다. 본인보다 먼저 전입을 온 이병이 있든, 전통대가 원래 무술을 했든 그건 그냥 무시하기로 하고, 본인은 제 할일만 하기로 결심했다.
거기에 무조건 1등을해서 휴가를 더 따내야지 가족들하고도 시간을 보낼 뿐만 아니라 성희하고도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된다.
“이 새끼, 하루만에 뭔 일 있었던거야”
“마스터, 컨디션이란게 있지 않습니까”
어느새 김보현 병장을 마스터라 부르는 진현. 보현은 그런 호칭이 싫지만은 않다. 진현이 총도 곧 잘 돌리고, 목소리도 좋아 구령수를 맡고 있었기에 1등의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하지만 변수는 역시 전통대.
비등비등한 실력이라면, 1등을 돌아가면서 시키자는 주의인데, 최근 전통대에서 1등이 나온적이 없었기에 보현은 불안하기만 하다.
저렇게 1등의 열의를 가지고 열심히 하는 아이인데 2등이라도 하면 실망할게 뻔하기에…
“어이 하찮은 중생아. 너 2등해도 되냐?”
“상관은 없는데, 제가 2등할 실력입니까?”
“ㅈ만한 당돌한 새끼”
“제가 알기론 마스터 ㅈ 이렇게 안컸던걸로 기억하는데”
“아 이 개새;끼”
“뭐 오랜만에 좀 풀어드립니까?”
진현은 장난스레 보현에게 다가가 자위를 하는 시늉을 한다. 보현 병장은 하지 말라고는 했지만, 그의 손놀림을 보니 그때가 생각나며 온 몸에 전율이 오른다.
“어이 김진현”
“이병 김진현”
“오늘 같이 목욕탕 갈래?”
“옛슴다.”
보현은 다시 그때의 일은 재현하고 싶어, 진현에게 목욕탕을 가자고 제안한다.
훈련을 마치고 모두 생활관으로 복귀한 후 옷을 갈아입는다. 보현의 속옷이 흥건하다. 땀인지, 프리컴인지 모를 액체가 그의 속옷을 적셔놓았다.
보현은 진현이 있는 3생활관으로 달려가 세면도구를 챙기라 말하고 목욕탕으로 가자고 한다.
“마스터, 아직 저녁도 안드셨지 않습니까?”
“저녁먹고 가면 사람들 많아. 지금 가야 없어”
사람이 없어야 한다는 보현의 말에 그제서야 진현은 그 의중을 파악했다. 김보현 병장에게는 미안하지만, 이제 본인은 노선을 정했기에 성희를 두고 그런 짓을 할 수 없다고 마음을 먹었다.
“천성희 상병님도 아까 목욕하고 싶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가시겠습니까?”
“김보현 병장님, 저도 가도 됩니까?”
이 상황에서 안된다는 말은 할 수 없는 보현. 애써 웃으며 같이 가자 대답한다. 세면도구를 챙긴 성희와 셋이 나란히 목욕탕으로 걸어가는데,
진현에게서 나는 향기가 본인의 자지를 더욱 미치게 한다.
하아…. 물을 뺄 수 있나 싶었는데….
‘난 남자를 좋아하는게 아니라, 그냥 성욕만 해소 하고 싶을 뿐이야’
라고 생각을 하면서 진현이의 저 두툼한 손이 본인의 자지를 탐해줬으면 한다.
하지만 이런 보현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진현은 그저 성희와 웃으며 걸어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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