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사람의 사랑 방식 -2부 곽도혁 그의 시점-13-1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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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생활관으로 복귀한지도 며칠이 지났다. 하지만 이내 녀석은 눈치를 보며 무엇인가 말을 할듯 말듯한 모습을 보였다.

말을 걸고 싶었지만 그때 내가 했던 행동이 생각나면서 안좋은 생각이 들어 이내 다가가지못했다.


'하...미치겠다.'


속마음을 썩이며 내적갈등을 오랜기간 끝낸 후 나는 결심을 했다. 내가 먼저 사과하고 빨리 이 얼음길 같은 분위기를 풀어내리하고말이다.

녀석에게 말하려고 하는데 녀석이 보이지 않았다. 어디 갔는지 사람을 애타게 하는데 타고난 재능이 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곳곳을 찾아 다닌 끝에 혼자서 무언가 열심히 연습하는 듯한 녀석의 뒷모습이 보였다.

무엇을 하는지 궁금해져서 조용히 발소리를 죽이고 천천히 다가갔다. 그러곤 천천히 녀석을 지켜보았다.


"곽상병님!! 그때 정말 죄송했습니...아니지... 너무 오바했어..."


열심히 사과를 자리에 있지도 않은 나를 향해 하는 모습이 우스꽝스러움과 동시에 뭔가 사랑스러워 보였다.

목소리톤이나 발음 억양등을 신경쓰며 연습하는 녀석은 잘 되지않았는지 꽤나 힘겨워 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렇게 그윽하게 10분을 아무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본인도 웃겼는지 연습도중에 헛웃음을 내는 것이였다.


"사과하다가 그렇게 어이없다는 듯이 웃음소리 내면 참~기분 좋겠다?"


녀석과 눈이 마주치자 창피했던 것인지 녀석은 순간 얼굴이 붉어짐과 동시에 도망가려는 것이였다.


"에이씨!!" 


하지만 거의 반사적으로 녀석의 어깨를 붙잡고 가지 못하게 잡아놓았다.


"뭐? 씨? 지금 에이씨 라 그랬냐?"


아무말 없이 고개를 푹 숙인채 눈을 마주 하지않으려는 녀석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나왔다.


"아니? 너 사과할려고 했던거 아니였냐? 왜 날 보고 튀냐?"


나는 말이 끝남과 동시에 딱밤을 녀석의 머리에 한대 놓아주었다.

녀석만 보면 이상하게 괴롭히고 싶고 장난치고 싶고... 사람한테 이런 감정은 처음 느껴본다.

이내 맞은 이마가 쓰라렸던건지 마구 문지르기 시작하는 녀석이 보였다.


"아!!,,,하... 언제부터 계셨습니까?"


반응이...너무 신박하고 재미있었기에 나는 그만 딱밤을 한대 더 때려넣었다.

그러자 녀석이 화들짝 거리며 나를 노려 보고있었다. 따가운 시선을 뒤로 하고 나는 말했다.


"어이구 첨부터 다 보고 있었습니다 최한준 일병님~"


"아니?!?! 진짜 변태 아닙니까?! 그걸 왜 즐겨 보십니까?!"


아까보다 더 붉어진 얼굴을 나를 향해 들추어 비추니 심장이 터져 버릴 듯했다.


"어?! 이젠 그냥 선임한테 소리도 막지르네?!"


그럼에도 나는 녀석에게 향하는 손길을 멈출 수가 없었다.

손을 뻗어 녀석의 머리를 향했다. 녀석은 또 딱밤을 때리는줄 알고

눈을 이내 질끔 감아버렸다. 나는 천천히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부대 안에서 티안내기로 해놓고 너는 툭하면 얼굴이 붉어지냐..."


"그런 적! 없습니다!"


짦은 말한마디를 하는 녀석이지만 괜한 고집인지 뻘개진 얼굴을 감추려 달이 구름에 숨듯

고개를 푹 숙이며 말하는 녀석이였다.


"최한준...거짓말하지마. 내눈 봐봐 "


끝까지 시선을 마주하지못하고 고개를 들지못하는 녀석을 보았다

나는 억지로 힘으로 거의 눌러찍듯 녀석의 고개를 강제로 들어 눈을 마주했다.

부끄러워서 어쩔 줄 몰라하는 녀석을 향해 말했다.


"거짓말쟁이..."


"제가?! 무슨 거짓말을 합니까!!"


녀석의 오기에 나는 녀석을 그대로 잡아다가 억지로 거울에 얼굴을 마주 하게 했다.


"니눈엔 지금 얼굴이 안빨간거 같아? 너 색맹있어?!"


나에 장난기 어린 질문에 녀석은 이내 입을 꾹다물기 시작했다. 

뾰루퉁하게 나온 입술을 지금이라도 당장 물어 버리고 싶었지만 참았다.


"잠깐  앉아봐."


나는 밴치에 녀석을 앉혀놓고 잠시 혼란스러운 머리를 정리하고 말을 했다.


"그때 내 엄마에 대해서 물었지?"


녀석은 말없이 나를 보며 긍정의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엄마 돌아가셨어. 내가 13살때..."


좋지 못한 추억을 다시 꺼내려니 힘겹고 기분도 좋지 않았지만 

녀석에겐 꼭! 말해야할것 같은 기분이 강렬하게 들었다. 그렇게 힘겹게 나는 말을 이어나갔다.


"그리고...사실 나...아니...정확히 곽도희...내 쌍둥이 누나하고 나 사생아야... 그러니까 혼외자?라고도 하지.."


남에게 절대 말하고 다니지 않았던 사실을 녀석에게 난생처음으로 말해보았다.

그렇게 몇십년을 넘게 간직한 비밀을 누군가에게 털어놓는다는게 

쉬운 일은 아닌걸 지금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엄마는 나와 누나를 키우기 위해 모든 했었지..."


어렸을적 생각에 점점 내 눈시울은 붉어져가며 눈물이 왈칵 쏟아 질것 같았지만 참아가며

말을 끝가지 내뱉었다.


"그렇...흑...그렇게...흐흑.. 고생만 하시다가 결국 병원에서 증상이 심해지셔서 돌아가셨어...."


결국 나는 쏟아지는 울음을 참지못하였다. 말한마디 한마디 할때마다 너무 괴롭고 고통스러웟다.


"그 와중에도 우리 아버지라는 그 잘난 양반은 어머니 장례식에서 조차 안보였어..."


그때 그 장면을 생각하니 서서히 화도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와 누나는 고아원으로 보내졌는데 웃긴양반이 1년이 지난후에 우리를 찾아서 데려간거지..."


"...그날 이후...아직도 어머니가 돌아가던 순간이 악몽으로 나올때면 몇날 며칠을 시달리고 그렇게 시달리고 난뒤에는 열병이 나곤했어..."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소리를 죽여가며 나는 눈물을 쏟아 내었다. 

그러자 녀석은 그 작은 손과 팔로 나를 감싸안아 포옹을 해주며 달래주었다.


"괜찮습니다 아무도 안봅니다 마음껏 우십시오...."


녀석의 말에 나는 한참을 녀석은 품에 얼굴을 묻고 눈물을 적셔갔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자 진정이 된 나는 녀석을 보았다. 녀석도...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니가 울긴 왜우냐..."


나때문에....나를 위해서 우는 건가... 미안하기도하고...사랑스럽기도하고...온갖 복잡한 감정이 

뒤섞이는 순간이였다. 그대로 녀석은 뺨을 타고 내리는 눈물에 살며시 입술을 가져다 대어 입을 맞추었다.


"아니...어떻게 안웁니까.. 그런 이야기를 듣고 안슬프면 그게 사람입니까?"


녀석을 보니 무척이나 사랑스러워서 가슴이 아리기 시작했다.

나는 자연스레 녀석을 당겨서 내 품안에 넣었다. 얼굴이 붉은 기를 다시 띄는 녀석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그러니까...너는 나한테서 절대 떠나지마...만약에 떠나면 잡아다가 가둬버릴거야..."


나는 진심으로 녀석에게 말했다. 정말로...나를 떠나면 어디든지 끝까지 찾아내서 

끌고와서 다시는 도망가지못하게 가둬버리라는 걸 말이다... 미쳤다고 손가락질 해도 

괜찮다...녀석은 골똘히 생각하다 아차 싶은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더니 떨어 지려고 했다.

하지만 지금 내 품에서 녀석을 놓아주고 싶지않았다. 그냥...이대로...쭈욱 있고 싶었다.


"아...부대에서 안그러기로 했잖습니까? 빨리 놔주십시오.."


말을 그렇게 해도 녀석도 싫지는 않았는지 크게 반항을 하지않았다.


"너도 좋으면서...즐기면서...뭘 빼..."


내말에 녀석은 표정이 아리송하게 바뀌더니 알겠으니 그만 놔달라했다.

하지만 나는... 아직 확답을 듣지 못했기에 놔줄 수가 없었다. 약속을 하지않는한... 나를 놔두고

어디론가 멀리 날아가지않겠다고 약속을 하지않고는 지금 내품에 안겨있는 녀석이

언젠가 나를 버리고 멀리 날아가 버릴 것만 같은 불안감이 놓치를 못하고 있었다.


"대답부터해. 내말 알았어 몰랐어?"


나는 거의 반 강압적으로 녀석에세 대답을 하라 했다.


"하... 알겠습니다 빨리 놓으십시오"


"아! 그리고 한가지더... 너 내가 이야기 해주면 소원 하나 들어준다고 했었다?!"


녀석에게 약속까지 받아낸 나는 흔쾌히 놓아주었다. 그렇게 약속을 한 순간부터

녀석은....이제 정말로 나의 사람이고... 나의 것이였다. 오직 나만...사랑하고 나만 가질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평소랑 같은 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이따금 작업을 개판치거나 다른 분대 선임으로 부터 염장이 들어올때면

눈치것 녀석을 혼내는 척만하고 은근 봐주고 있었다. 다들 눈치 채지 못할 만큼


"화...난거...아니지...?


하지만 늘이렇게 하고 나면 나도 모르게 녀석의 눈치를 보게되었다.


"공적인 일 아닙니까? 괜찮습니다.."


말은 괜찮다고는 하지만 은근 섭섭함이 뭍어 나오는 말투에 나도 모르게 어깨가 축처지는 느낌이다..


"상병 곽도혁 중대장 실로 "


방송을 듣고 나서 중대장실에 들어가서 경례를 한후에 중대장을 마주했다.


"흠... 도혁이 중대장이 쭈욱 봣는데... 휴가...안나갈거니? 이제보니 일병 정기 휴가도.. 안나간거 같은데..."


중대장은 난처한듯한 얼굴로 나를 바라 보며 말하기 시작했다.


"죄송합니다...그냥 부대에 잔류하게 해주셨으면 합니다... 어차피 갈곳도... 없습니다...부탁드립니다."


어차피 내가 나가봐야 갈곳이 어디있겠는가... 휴가라는 걸 다른 놈들은 그렇게 기다리고 

고대하지만 나는 막상 나와서 갈곳도 목표도 없는 곳에서 그저 지나지 않는 날짜만 새다 오는

그 느낌이 정말 싫었다.


"어허...그러지 말고 집에 가봐라...집에서 연락 왔던데... 근데...도혁이...아버님이...되게 대단하신 분인던데..."


이망할 인간이 기어이 내가 있는 곳까지 마수를 뻗치고 만것 같았다. 

평소같으면 딱딱하게 꼰대 노릇을하던 중대장이 이리도 얌전하게 부드럽게 말하며 그 인간을 들먹이니 말이다.


"이번에도 안나가면 안되요...만약...이번에도 안나가면 중대장도 어쩔 수 없지.. 군생활 늘어나게 영창을..."


예전에는 영창이 별 대수인가 느껴졌지만 내게 소중한 무언가가 생긴뒤로는...

나를 치명적이라고 생각 되게 된 나는 마지못해 나가겠다 했다.

짜증을 얼굴에서 최대한 지워가며 나오려는 순간 중대장이 급하게 전화 통화를 하는 것을 엿듣게 되었다,



"네...네!! 하하하... 아닙니다... 네! 잘 보내 드리겠습니다!! 아이구... 감사합니다..."


통화하는 당사자가 누구인지는 뻔할 뻔자였다. 짜증이 쏟구치려는 순간 

눈이 마주한 행정실에 인사병놈이 눈을깔았다. 


"씨x뭘봐? 뒤질래? 오늘들은거 어디가서 쳐말하면 알지?"


괜시리 짜증을 이 놈한테 풀어버리고 입단속을 시킨뒤 지나가려는데

인사병 놈이 작성해놓은 출타자 명단을 스윽하고 보는 순간 무엇인가 

강렬하게 눈에 들어왔다.


'휴가 출타자 명단


상병 곽도혁 및 3명


일병 최한준

이병 김준희

상병 박대진


녀석의 이름을 보고 나도 모르게 몇번이나 확인하게 되었다.


"야! 내일 최한준도 휴가냐?"


"예! 그렇습니다..!"


인사병 놈에 말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거 잘하면...녀석과 휴가를 같이 보낼 수도 있다는 생각이 깊이 들었다.

나는 반강제로 녀석을 납치할 생각으로 신이 나기 시작했다.

그러곤 난생 처음 해보는 집에 안부 전화라는걸 하기 시작했다...


"여보세요~"


"목소리 쳐깔지마 이년아 누가 보면 희대의 요조 숙녀 인줄 알겠다."


곽도희의 폰에 전화를 하자 금세 짜증을 내기 시작하는 게 보였다.


"씨x...너는 반갑다는 인사부터 못하냐? 그나저나 우리 아우님이 이~ 누나 한테 왠일~"


"내일 휴가니까 좀 데리러와..."


"어머!!! 집에 올거야!!! 내가 당연히 픽업가지!!! 딱 기다려!!"


"어휴...이년아...너 또 과속하다가 딱지나 끊지말고..."


오랜만에 즐겁게 통화를 끝내고 난 뒤 녀석을 의미심장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물음표가 가득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 보는 녀석을 뒤로하고 빨리 잠에 들었다.

그렇게 다음날 출타자 신고를 끝내고 나갈 준비를 끝냈다. 

녀석은 출타자 버스를 기다리며 서있는걸 나는 녀석을 잡아 채서 끌고 갔다.


"어?! 지금 뭐하십니까?! 버스 오면 타고 빨리 나가야되는데..."


녀석은 지금 상황에 어리둥절하며 가지 않으려 했다. 


"암말말고...걍 따라와라..."


녀석을 반강제로 질질끌고 가자 기다렸던 곽도희가 손을 흔들며 반겨 주었다. 


"어이고! 우리 개X끼 도혁씨 나왔어?"


"미친x 상스럽게..."


내 옆에 질질 끌려온 녀석이 슬며시 눈치를 보며 서있자 곽도희 이년이 눈치를 보더니 급 고고한 척을 시작했다.


"어...어 그러니까 우리 강아지 도혁이..."


어색한 미소를 지으면 쳐다보는 모습이 흡사 마녀같았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소름끼치는... 그런 미소 말이다.. 사람을 한번 죽여봐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그러더니 옆에 녀석을 보고 물음표가 가득한 표정을 지어본다.


"내 후임 가는길에 좀 태워줘"


정확히는 '납치'를  도우라는 의도로 말한거지만 말이다...


"어머~ 니가? 와~ 내가 알던 그 개차반 게껍대기 곽도혁이? 남을 챙긴다고?미친 깔깔깔"


쌍스럽게 웃어대는 이년을 본 녀석의 표정이 아리송송하면서도 뭔가 납득한 듯 한 표정...

그래... 너도 이제 내가 왜 마녀라 했는지 알것이다... 이내 또 품위를 갖추더니

차에 탈것을 권유했다. 나는 녀석을 태우고 같이 뒷자리에 앉았다.

그간 여러 이야기를 나눠가며 나름 스무스 하게 대화가 이어졌다.


"이번에는 어디가서 지내게?"


"후...몰라... 그냥 어디 짱박혀 있다 가지뭐..."


사실 내속마음은 녀석을 데리고 어디든 가고 싶었다.


"...그러지말고 이번엔 집가지? 아버지도 너 기다리는데..."


그 말을 듣자 말자 심장이 쿵쾅 뛰며 온몸에서 아드레날린이 뿜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X 진짜 그걸말이라고해? 차세워!"


화가 쏟구친 나머지 나는 도희에게 소리를 지르며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그런 내 반응에 지지않고 맞대응을 하기 시작한 도희가 눈에 들어왔다.


"야이 미친 x아 여기서 어떻게 차를 세워? 그리고 이제 그만 할때도 됫잖아?!"



"그래? 씨x 안새운다 이말이지?"


나는 옆에 차문을 강제로 반쯤 열자 도희는 급당황해 하며 갓길에 급하게 차를 세웟다.


"아~이거 진자 개또x이 인가 야이 씨x놈아 그러다 다뒤지면 어케할려고 그러냐?!"


언성이 높아져서 내게 비명같은 호통을 치는 모습을 보고 녀석은 쭈글이가 되서 

내내 눈치만 보고 있었다.


"엠병 X까. 뭐? 그만할때도 되? 너나 실컷해 씨x"


온갖짜증을 내며 차에서 내린 나는 괜시리 녀석에게까지 화를 내고 말았다.


"야! 너 뭐해! 빨리 안내려!"


녀석은 쭈글이가 된 상태로 천천히 내려서 계속 해서 눈치를 보았다.

그러자 곽도희 이년은 쿨하게 내게 중지를 뻗어 욕을하며 차를 타고

멀리 가버렸다...화가 가라앉고 상황을 보니 산중턱 국도에 버려진 상황에 

당황 스러웠다. 녀석은 깊은 한숨을 쉬더니 폰으로 검색후에 방향을 가리켰다


"곽상병님... 이쪽으로 한...2시간? 정도 걸을면... 고속버스터미널 나옵니다..."


녀석의 깊은 한숨을 보니... 내가 녀석의 휴가를 망쳐 버린거 같아 

너무나도 미안했다..


"미안..."


녀석은 괜찮다며 나랑 강제로 행군을 하며 이내 고속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다.

그리곤 집에 가기 위해 차표를 끊으려는 녀석에게 차마 나는 입이 떨어 지지않았다.

나랑 같이 있어달라는 말을 할 상황이 안되버린 나는 머리가 아파 왔지만

곧 차표를 끊고 떠날 녀석을 보니 불안초조했다. 

그런 내 상태를 눈치라도 챈것인지 땀을 닦으며 내게 다가왔다.


"뭐 하 실 말씀 있습니까?"


말하고 싶다... 너랑 같이 휴가 보내고 싶다... 나랑 있자...

그렇게 수많은 언어가 스쳐 지나가던 와중에 좋은 생각이 났다.


"소원...빌게 너 소원 하나 들어줘야자나..."


녀석은 이내 잠시 생각을 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 휴가동안 너네 집에서 지내면 안되냐...아까 봤지만...내 상황이.."


"예?아니... 죄송합니다... 잘못 들었습니다?"



제발... 나는 초조했다. 이대로 녀석이 나를 버리고 갈까봐...

하지만 내가봐도 지금 상황은 녀석에게 말도안되는 상황에

더군다나...그렇게 기다리던 휴가를 내가 첫시작부터 망치기도 했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녀석과 떨어지기 싫어 간절히 쳐다 보았다...


"뭐...알겠습니다..."


녀석의 긍정의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나는 미친것 같이 기뻤다.

그렇게 차표 2장을 끊고 자리에 앉아  알 수 없는 떨림으로 기대를 하였다.

녀석은  폰을 만지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하는 게 보였다.

들어 볼 수없던 애교섞인 목소리로 말하는데 너무 질투가 나서 누구인지

신경쓰였지만 나는 짧은 시간내에 그 상황을 납득했다. 바로 녀석의 어머니한테 집에가는 중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전화를 끝낸 녀석이 뭐가 그리도 좋은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어머니랑 사이가 굉장히 좋구나..."


내말이 끝나자 녀석이 갑자기 눈치를 보더니 어쩔 줄 몰라하는게 보였다.


"내 눈치 볼거 없어. 그냥 너가 그렇게 좋아하니 보기좋네."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니 참을 수 없는 욕망을 겨우 짓누르고 녀석의 폰을 가져와

전화를 걸었다. 내 폰에 말이다 


"내 번호야... 꼭 저장해라 지켜본다?"


나는 그렇게 말하고 폰을 돌려주었다. 내심...나를 뭐라고 저장할지 기대가 되서 뚫어져라 쳐다 보았던 것 같다

녀석은 고민하면서 나를 힐끔힐끔 쳐다보기 시작했다. 맞아..부담주려고 쳐다보는거야... 뭐라적나...

결국 '곽도혁 상병님' 정말 사무적이고 딱딱하게 적어서 저장했다. 나는 표정관리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내가 녀석에게 끼친 피해를 생각해서 그냥 그렇게 아무말안하고 돌아 누웠다.

관리가안되는 표정 빼고는 다 괜찮은 듯했다. 2시간 정도 걸어 그런가 피곤해서 잠시 눈을 감았다.

잠시 후 눈을 떠보니 녀석이 계속 해서 창문에 머리를 부딪히며 비몽사몽 거리고 있었다.

나는 살며시 녀석의 고개를 내 쪽으로 기대어서 편하게 잘 수 있게 해주었다.

잠시 후 버스가 덜컹거리더니 녀석은 잠에서 깨어나고 나를 보더니 떨어지려고했다.


"아까 자는 도중에도 머리 계속 창에 박던데 그냥 이렇게 있어라."


녀석의 머리를 지긋이 누르며 그대로 있으라고 했다.  향취와 체온이 그대로 느껴져서 기분이 좋았다.


"저...곽도혁 상병님 정말 죄송합니다..."


"아~ 괜찮아... 그니까 그냥 이대로 있어.."


녀석은 미안했던건지...나에게 사과를 하기 시작했다.


"그게 아니라.... 저...군복에... 제 침이...."


나는 그 순간 팔쪽에 시선을 내리깔고 녀석의 침으로 도배된

처참한 내군복을 보았다.


"아?! 하... 진짜 무슨애냐? 무슨 콧물에 이어서 이번엔 침이냐 어휴..."


나는 딱밤을 만들어 녀석의 머리에 한대 놓아줬다. 생각보다 쓰라렸는지

머리를 비비며 나를 노려보는 녀석이 보였다.


"왜? 꼽냐?"


"...곽상병님.... 그냥 이대로 버리고 저 집갑니다?"


녀석의 협박에 나는 자동으로 깨갱모드가 되었다.


"미...미안... 제발..."


그렇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생각보다 빨리 도착해서 

버스에서 내린 후에도 티격태격거리며 녀석의 집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고향 동네에 와서 그런지 녀석은 무엇인가 들뜬거 같은 모습이 보였다.

그렇게 밝고 쾌활한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흐뭇하게 미소가 들었다.


"변태.."


녀석의 말이 나를 향해 왔다.


"뭐?! 뭐라는 거야... 갑자기..."


"또...이상한 생각 하셨지말입니다...?"


녀석은 자신의 옷을 잘 여미며 갑자기 거리를 벌리기 시작했다. 이번엔 억울했다.

나는 해명아닌 해명을 하며 녀석과 그렇게 길을 걸어서 한 아파트 정문에 도착했다.


"아이고!! 한준아!!"


"아니!? 엄마!!! 왜 나와있어?!"


녀석은 한 중년의 여성에게 달려가더니 와락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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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분량 조절 실패해서 너무 길어진 나머지

복붙했더니 짤리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두편으로 나눠 올렸으니 수고 스럽더라도

다음편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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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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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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