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야에서 만난 남자 -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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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균이의 문자에서 은호의 이름이 나오는 순간 그 찰나의 시간에 오만가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난 복잡한 마음을 가라앉히곤 차분하게 답장을 이어나갔다.
[어~ 은호가 왜?]
[아니 어젯밤 종로 번개 나가느라 술 한잔 하고 들어가는데 은호가 야외포차길에서 뒤집어지게 멋진 남자랑 술 한잔 하고 있길래 내가 또 이 두 눈을 부릅뜨고 봤잖니.]
[어젯밤 몇 시?]
[열 시 조금 넘어서?? 근데 분위기가 아주 묘했다니까~~~~ 둘이 살랑살랑 웃으면서 소주를 같이 마시는데 이건 둘이 단순히 술 마시는 분위기가 아니라 그냥 데이트 하는 연인 같은 그런 분위기 있잖아...아우. 말해 뭐해. 너 내 촉 알지. 이건 안 봐도 딱 이야 딱!]
[은호가 맞어? 너 제대로 본거 맞냐고.]
[이년이 날 뭘로 보고. 내가 은호 얼굴 모르는 것도 아니고. 글쎄 은호가 확실하다니까!!! 너 내 시력 양쪽 1.5인거 모르니?? 근데 내가 이걸 말해야되나 말아야되나. 괜히 말했다가 너네 둘 사이에 오해 생겨서 불똥만 튀게 만드는거 아닌가 어젯밤부터 하루 내내 고민 고민하다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 것 같아서 너한테 지금 이렇게 말하는거거든.]
그래. 술도 한 번 먹은 사람을, 게다가 내 남자친구라며 몇 번이나 사진으로 보여줬던 그 얼굴을 잘못 봤을리는 없겠지..
[그래..]
그래.. 라는 말 뒤에 더 이상 쓸 말이 없었다. 단념이라도 한 걸까.
[그러지 말고 은호랑 솔직하게 이야기부터 해봐. 같이 동거도 하면서 뭐 낌새 같은거 없었어?? 어찌됐든 바람은 절대로 안 되는거잖아...혹시나, 정말이지 내가 오해해서 별거 아닌 일 일수도 있으니까....]
태균의 문자에서 낌새라는 단어를 보는데 출장 오기 며칠 전, 화장실 변기 안 에서 본 콘돔이 떠올랐다.
[알았어.. 내가 은호랑 이야기 해볼게]
[그리고 너 조심해야겠더라. 상대편 그 남자. 걸치고 있는 것도 명품 옷이고. 게다가 생긴 것도 존잘에 딱 탑상이던데!? 너랑 할 땐 은호가 탑이겠지만, 그 때 올이라서 바텀도 한다 그랬잖아. 어우 말해뭐해. 나 같아도 애인있는데 눈 돌아가겠더라!]
[뭐래. 조심은 내가 아니라 니 입이 좀 조심해야 될 것 같은데. 넌 확실하지도 않으면서 기정 사실인 것처럼 꼭 말하는 버릇있더라...그거 진짜 안 좋은거거든.]
[아니. 니가 어젯밤 그 분위기를 눈으로 직접 못 봐서 그래..]
[...내 문젠 내가 알아서 할게. 아무튼 말해줘서 고마워.]
[고마우면 자기야. 올 때 동전파스 알지?? 선물 사오면 내가 우정박으로다가 함 대줄수도 있고]
[미친... 꺼져라...]
태균이와 문자를 나누곤 갑자기 뚝 하고 사라진 입맛에 이만 계산해달라며 점원을 불렀다.
초밥 집을 나와 멍한 상태로 길을 걷다 미팅시간까지는 아직 여유로워서 역 근처 카페로 들어와 커피 하나를 주문했다.
"오마타세이타시마시타. 고윳쿠리 도죠. (점원이 내 테이블 위에 커피를 내려놓으며)"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테이블 위에 커피가 놓여졌지만 마시지 않고 그대로 둔 채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고보니 은호랑 같이 말그대로 그냥 동거만 할 뿐 최근에 그 녀석과 잠자리를 가진지 꽤 오래됐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물론 잠자리가 전부는 아니겠지만..성욕이 사람의 본능인만큼 그것이 서로 충족되지 않으면 안되는 건데..
피곤하다는 이유로, 귀찮다는 이유로, 다음이라는 이유로 은호와 나 사이에 찾아온 권태기를 내 스스로 만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난 휴대폰을 열어 그동안 은호랑 찍은 사진들을 보려는데 최근 우리 사이를 증명이라도 해주는 것 처럼 은호랑 단 둘이 찍은 사진이 최근 사진목록에 보이지 않았다.
근데 태균이 말이 만약 사실이라면
정말 사실이라면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나 모르게 다른 남자를 만날 수가 있는건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장기 연애도 아닌 이제 2년인데.. 우리가 언제 이렇게 소원해 진거지..그렇게 휴대폰 사진함을 닫으려는데
하치코 동상에서 찍은 셀카에 승준이 형의 뒷모습이 찍힌 사진이 보였다.
"그나저나 그 형. 잃어버린 물건은 찾았으려나.. 빈 가방만 돌아온거 보면 아무래도 포기 하는게 빠르겠지.. (한숨을 쉬고는)"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다보니 어느새 미팅 시간인 4시가 가까워져 오고 있었다.
시간에 맞춰 후루타 회사에 도착 후 영업부장님과 따라서 나온 직원 두명과 함께 미팅시간을 가졌다.
이 회사와의 미팅 또한 순조로웠지만 이상하게 아까 태균이 녀석에게 들은 이야기 때문인지 도무지 집중이 되질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팅은 잘 마무리 되었고 부장님과 박대리님께 미팅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함께 보고 드린 후 시계를 보는데 시간은 왜 그리도 빨리만 흘러가는지 벌써 오후 7시를 향해가고 있었다.
일단 숙소 근처로 이동해야겠다 싶어서 신주쿠 행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내일 하루는 미팅이 없는 날이라 안 그래도 이자카야 같은데서 술 한잔 마시고 푹 자려고 했는데..지하철 안에서도 계속 은호에 대한 잡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했다.
'어젯밤 열시면 분명 어제 숙소 들어와서 은호랑 문자 주고 받고 있을 시간이였는데.'
'그럼 은호가 나한테 속이고 거짓말을 했다고!???'
'그것보다 도대체 누구랑 그 시간에 종로에서 술을 마신거지...'
'혹시 그 사람이랑 잔 건 아니겠지..'
이야기만 들은 상태에서 의혹과 불안감은 자꾸만 커져갔고
괜히 이 상황에 화가 나서 그런 건지 아니면 그냥 나도 모르게 찾아오는 본능처럼 정욕이 차올랐던 건지.
신주쿠 역 앞 벤치 앞에 앉아
게이들의 성지인 신주쿠 2쵸메 부근의 게이 사우나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다시 휴대폰을 내리고는
“에효..(한숨을 쉬며) 김준우 너까지 왜그러냐... 사우나는 무슨. 니가 지금 제정신이냐..”
그렇게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잠시 역 주변 풍경을 바라보는데
‘진짜 잘 생긴 놈들은 왜 이렇게 또 많은거야...’
퇴근 시간이라 그런지 정장을 갖춰입은 샐러리맨들이 북적북적 거렸다.
그렇게 고개를 좌우로 돌려가며 남자들을 한번 더 스캔하는데
어라!?
저기 서성거리는 저 남자.
뒷모습하며 입고 있는 옷이 왜 이렇게 낯이 익지.
그가 고개를 돌리는 순간 누군가 하고 한번 더 눈을 크게 뜨고 봤더니
어제 시부야에서 만난 승준이 형이
어제와 똑같은 옷차림으로 역 주변을 거닐고 있었다.
‘저 형이 신주쿠엔 무슨 일이지’
‘도쿄 아자부주반에 있는 주 일본 대한민국 대사관 이라도 다녀온걸까’
그런데 형이 음료수 자판기 앞에 잠시 멈춰서더니 바지 안에 있는 동전을 꺼내 자판기 안으로 동전을 넣으려 하다가 다시 뒤돌아 동전을 주머니로 넣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래도 아는 사람을 만났다는 사실에 반가운 마음에 멀리서 형을 불렀다.
“형!!!!!”
형이 듣지 못했는지 내가 있는 방향은 쳐다보지도 않고 자판기 앞에 그냥 서 있었다.
난 빠른걸음으로 그에게 다가가 5m 정도 거리내로 우리 사이가 가까워진 순간
“승준이형!!!!!”
형의 이름을 불렀다.
그런데 형이 화들짝 놀랐는지 날 보자마자 인사를 하기는커녕 고개를 돌려 나와 반대방향으로 빠르게 걸어가고 있는 것이었다.
난 뛰어가서 형을 다시 붙잡고는
“형!!!!!!!!!!!”
“(놀란 표정으로)....”
“아니... 형 저 봤으면서 왜 모른척 하세요!!!! 지금 어디 가시려는건데요..”
“아... 준우씨였구나. 정장을 입고 있어서 다른 사람인 줄 알았어요. 죄송해요...”
“혹시 대사관 다녀오시는 길 이에요?”
“아니요..”
“시간 있으면 한 번 가보시지. 분명 도움 받을 수 있는게 있을텐데.. 시부야 파출소에서 따로 연락온 건 없었구요?”
“네”
근데 그러고보니 지갑도 돈도 다 잃어버린 상황에 어제 헤어질 때 돈이라도 조금 챙겨줄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난 일단 형에게 음료수를 권하기로 했다.
“형 일단 우리 뭐 좀 마셔요.”
“아... 괜찮아요”
“아 저 지금 백엔짜리 동전 엄청 많아서...아 빨리 일로 와서 같이 마셔요 형!!(형을 자판기 앞으로 끌어당기는데)”
“(내 팔을 내치며) 아! 진짜 괜찮다구요!!!!!!!!!!!(갑자기 정색을 하며) 제가 괜찮다는데 도대체 왜 그러세요?”
“형;;(놀란 표정으로 형을 바라보며) 형이야 말로 갑자기 왜 그러세요;;”
“그 쪽한테는 어제일로 충분히 감사하고 있구요... 근데 이제 더 이상 그 쪽한테 폐 끼치기 싫으니까 그냥 가시라구요.”
저 형이 오늘따라 왜 이렇게 예민한거지.
어제 하루 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그런데 형을 계속 보고 있자니, 그 꼴이 꼭 밖에서 밤을 샌 사람 그것과도 같아보였다.
그렇게 형이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이곤 몸을 돌이켜 나에게서 멀어지는데
난 급히 뛰어가서 형 바로 1m 뒤에 멈춰서선 형의 등 뒤에 대고 소리쳤다.
“저한테 더 이상 폐 끼치기 싫으시다구요?? 그럼 어제 아예 처음부터 제 눈 앞에서 바보같이 소매치기나 당하지 마시던가요. 아니면 그냥 알아서 하겠다고, 저한테 일본어 못한다고 말이나 하지 마시던가요. 그리고 오늘, 또 다시 이런 모습으로 제 눈에 띄지나 마시던가요!!! (소리를 높이며) 그럼 제가 형을 도울 일도, 더 이상 신경 쓸 일도 없잖아요! 안 그래요??"
형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내게 뒷모습만을 보인 채, 그냥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순간, 너무 몰아붙였나 싶은 마음에) 사람이 어려울 땐 도움을 받을 수도 있는거고, 그리고 그까짓 거. 민폐 좀 끼치면 어때요. 그렇게 미안하면 나중에 한국 가서 다 갚으시면 되잖아요.
그리고 형 왜 저한테 거짓말 하셨어요. 어제 숙소 있다는 거 거짓말이였죠?
꼴이 이게 뭐에요? 그냥 밤에 아무 호텔이나 숙소에 묵으려고 나리타에서 바로 시부야로 넘어 온거 맞죠? 그죠..? (잠시 정적이 흐르곤)”
그렇게 계속 형에게 이야기를 하는데
아직도 형이 날 뒤돌아보지 않고 계속 앞만 보고 서 있었다.
근데 생각해보니 저 형 지금 돈도 없고 잘 데도 없는데
한국으로 돌아갈 때 까지 도대체 어떻게 할 생각이었던건지
안쓰러우면서도 조금은 답답한 감정이 차오르고 있었다.
그래도 형이 계속 아무 대답이 없자
“아~~~~~ 김준우. 지금 누구한테 이야기 하고 있는거냐~~~~. 그래요. 알겠으니까 이제 형 맘대로 하세요. 남이 돈을 잃어버리든, 잘 곳이 없든 괜찮다는데 내가 무슨 상관이야. 그리고 일본 경찰한테 물건 찾는 전화 오더라도 저한테 전화 같은 거 절대 하지 마시구요. 혹시나 다른 곳에서 또 마주치면 그때는 제가 먼저 모른 척 할게요. 그럼 안녕히 가세요!”
그렇게 형에게서 뒤돌아 호텔 방향으로 터벅터벅 걸어가는데
이번엔 반대로 뒤에서 누군가가 날 쫓아오는듯한 발걸음이 들리더니 순간 앞으로 가던 내 걸음을 멈춰세웠다.
“(숨을 헐떡이며) 주...준우씨”
난 고개를 돌려 형을 바라보았다.
아까 정색하던 표정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어젯밤 시부야 역 앞에서 헤어지기 전과 똑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모른척 해서 미안해요. 그리고 아까 화낸 것도.. 근데 정말이지 아무리 돈이 없어도 출장으로 바쁜 준우 씨한테 제가 더 이상 어떻게 폐를...”
“형!(형의 말을 끊고는)”
“네”
“저 오늘 안 그래도 오전부터 지금까지 두 곳이나 미팅하고 와서 엄청 피곤하구요. 그리고 목요일에도 미팅 두 곳에 그 날 밤에는 일본 거래처랑 회식까지 있어서...저 진짜 형 말대로 바쁜 거 맞거든요. 그리고 지금 제가 누구에게 신경 쓸 그럴 상황이 아니라서...(은호 생각에 잠시 울컥하며) 근데.. 그래도 지금 형 이렇게 보내면 오히려 제가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아서 그래요.
그리고 오늘은 형이 잘못했어요. 잘못한 이유는..... 음... 제 눈에 띈 죄!!”
형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 채 가만히 서 있었다.
“그리고 이제부터 미안하다 죄송하다 이런 말 하지 말기로 하죠. 제발 그만 고집부리시고 제 숙소 들러서 일단 좀 씻으시고 밥이나 같이 먹어요 형. 저 지금 무지 배고프단 말이에요..이렇게 까지 했는데도.. 싫으시면.. 진짜 이제는 저 안 붙잡습니다.”
그렇게 형에게 마지막으로 가자는 말을 건네곤 내가 있는 숙소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형의 생각이 드디어 바뀌었는지 나와 조금의 간격을 두고는 조용히 날 뒤따라오고 있었다.
호텔 안으로 들어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숙소 앞에 도착해서는
‘삐~~~~~~~’
카드를 대자 삐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그리고 내 숙소에 신승준, 그가 뒤따라 들어왔다.
“이곳이 제가 금요일 오전까지 묵는 곳이에요. 어차피 내일은 미팅도 없어서 쉬는 날이고 목요일에는 오전부터 저녁까지 미팅에 회식이라 하루 종일 거의 없을거라서... 불편하지 않으면 금요일 오전까지 여기서 지내세요. (한숨을 돌리곤) 일단... 좀 씻으시죠.
아 그러고보니 갈아입을 속옷이랑 옷 없으시죠.. 요 앞에 돈키호테나 편의점 가서 속옷 좀 사올게요. 그리고 옷은 (캐리어 앞으로 가서 뒤적이고는) 이거 외출복으로 여벌 갖고 온 거긴 한데 (형 몸 앞에 옷을 가져다 대곤) 오!! 이거 딱 맞겠다!! 이거 입으세요.(검은색 나이키 후드 티셔츠와 츄리닝 바지를 형에게 건네며)”
“저....”
“(형을 쳐다보며) 고맙다 감사하다 뭐 그런 말은 사양할게요.”
“아니..그게 아니라. 속옷은 굳이 안 사셔도 되는데...”
“안 사도 된다는게 무슨 말이에요?”
“아니 제 말은 그러니까 굳이 안 써도 될 돈을 왜 쓰냐는..”
“헐...그럼 설마 지금 입고 있는 속옷을 샤워 후에 또 다시 입는다는 소린 아니실테고....(생각을 하다가 흠칫 놀라고는) 아니 그럼 맨 몸으로. 게다가 그 쪽 물건 위에 제 바지를 그냥 입으시겠다구요? 노팬티로요???? 아 그건 진짜 아니죠 형!!! (내가 정색하며) 제가 싫거든요!!!!!!! 두 장 사올테니 그리 알아요. 제가 사는거니 색깔 요청은 거부합니다. 사이즈는..100이면 되죠? (자꾸 이어지는 속옷 이야기에 괜히 민망해서는)”
“(아무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아무튼 얼른 씻으세요. 전 나가서 속옷 좀 사올테니까. 그리고 옷 갈아입고 편하게 술이나 한 잔 하러 가요. 저 내일 쉬는 날이니까 부담 갖지 마시구요. (형이 계속 미안한 표정을 짓고 있는걸 보자) 그리고 부탁인데 미안한 표정 이제 그만 좀 지으면 안됩니까? 진짜 보는 내가 다 불편하네.. 어차피 여기 들어온 이상, 오늘부터 형이랑 같이 돈 쓰는거 모두 칼 같이 계산 한 다음에 한국가서 반반씩 모두 다 청구할테니 그리 아세요!!! 그럼 됐죠?? 형도 돈 내는거니까 불편해 하지 마시라구요.”
내가 형에게 웃긴 말을 했나.
아니면 반반씩 형에게 청구한다는 말이 웃긴걸까.
형이 갑자기 이전에 보이지 않던 미소를 입가에 드리우기 시작했다.
마치 수줍은 아이처럼.
“형 웃으니까 얼마나 좋아요!!! 그 표정 쭈욱~ 유지하시라구요!!!”
“넵!! 그럴게요. 전 그럼 씻으러~~”
“네~~~”
형이 욕실로 들어가 샤워기를 트는데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지
외국에서 출장 중에 처음 만난 한국 남자를 숙소에 들이질 않나 게다가 그것도 모자라서 그 남자의 속옷까지 사러 가는 내 모습이라니.
정말이지 하루하루가 스펙타클하고 너무나 버라이어티 해서 혹시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건가 싶기도 했다.
형이 씻는동안 밖에 나가서 속옷 두 개와 간단하게 간식할 수 있을만한 요깃거리를 사서 호텔 안으로 들어왔는데 빨리 다녀오겠다고 했지만서도 시간이 20분도 더 지났던터라
형은 이미 샤워를 다 마쳤는지 샤워가운을 몸에 두른 채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리며 앉아있었다.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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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요새 백일장도 그렇고 소설방에도 글이 잘 안올라오네요.
뭐 그렇다고 해서 저의 업로드 주기를 변경하겠다는 건 아니지만요..
최근 소설방에 올라오는 글들의 댓글들을 보면 간혹 무작정 안 좋은 이야기들을 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그럴수록 이 소설방에 올라오는 글들이 점점 줄어들지는 아닐까 조금 염려가 됩니다. 얼마 전, 정이누 님도 그런 사유로 떠나기도 하셨구요..그렇다고 무조건 좋은 댓글을 써달라거나 추천을 눌러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분명 추천이나 댓글을 달지 않아도 재미있게 읽어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실 테니 말이죠.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혹 소설이 맘에 안 드시면, 그 글을 안보면 그만입니다. 다만 소설을 읽고 작가분에게 이런 저런 제안을 할 순 있겠죠. 하지만 제안이 아닌 맹목적인 비판이 돼서는 안될 것입니다. 여기 올라오는 소설은 소설로만 받아들이시고, 다양한 장르의 이야기들을 읽고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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