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멩이 26화 (마지막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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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부족한 글 보아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그렇게 기다리다가 영민은 깜빡 잠이 들어버렸다. 잠결에 느낀 것이지만 누군가 영민의 그것을 입에 넣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제야 정신이 들어 눈을 떠 보니 붉은 실내 조명에 어느새 쉬리가 알몸으로 영민의 페니스를 애무하는 중이었다. 그와 눈이 마주쳤다.
그는 아래에서 영민을 빤히 보면서 물건을 정성스럽게 애무하고 있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것은 이미 성이 날 대로 나 있었다. 영민은 일어날 힘이 없었다. 그가 애무하는 대로 그저 편안히 느끼고 있는데 쉬리는 영민의 온몸을 침으로 목욕시켰다.
목에서 귓불로 시작해서 가슴과 젖꼭지, 그리고 배와 옆구리로... 중요한 부분은 그냥 일부러 통과하면서도 허벅지와 애널을 지나 무릎에 이르러서 더 이상 못 견디고 자지러질뻔했다. 그의 혀는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특별함이 있었다.
지금까지 여러 남자와 잠자리했었지만 이렇게 능수능란한 혀의 놀림은 오랜만이었다. 그는 멈추지 않고 계속 달렸다. 마치, 브레이크가 고장 난 기관차처럼... 무릎을 지나 종아리에서 다시 발가락 하나하나까지 그의 입을 거쳐야 했다. 영민은 온몸을 비틀며 머리를 이리저리 흔들었다. 자기 몸을 자신이 어떻게 주체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애무하면서 영민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는데, 영민이 좋아서 몸을 흔들며 반응을 보이면 놓치지 않고 더욱 집요하게 특정 부분을 파고들었다. 그러더니 쉬리는 자세를 고쳐 잡고 69자세를 취했다. 서로의 주요 부분을 쉽게 입에 넣게 하는 자세이기에 누구나 좋아하는 그런 자세였다.
69 자세는 영민이 가장 좋아하는 체위이기도 했다. 가까이서 보니 그의 허벅지는 제법 굵었다. 굵기만 한 게 아니라 부드러운 털이 단단한 허벅지를 감싸고 있었다. 영민은 쉬리의 허벅지에 머리를 묻었다. 그리고는 행복에 겨운 비명을 질렀다. 곧 사정할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의 오럴이 끝나자 그가 다시 새로운 자세를 취했다. 그 유명한 선녀 하강이었다. 영민은 반듯하게 누워 있고 상대가 위에서 자세를 취하는... (일반적으로 남녀가 많이 하는 자세다)
이반들은 그런 자세를 "선녀 하강"이라 부른다. 위에서 그가 율동할 때마다 영민은 숨이 넘어갔다. 묵직한 사내의 몸도 몸이지만 그의 애널은 쫄깃함 그 자체였다. 더군다나 은근히 꽉 죄며 아래위로 율동하니 미칠 것 같았다. 그러기를 얼마나 했을까? 영민은 더 참을 수가 없었다.
- 아,,, 아! 쌀 거 같아...!
- 아,,, 잠깐만! 잠깐만 요...! 내, 내 입에 싸줘요...!
그는 자기 입에 싸 달라고 애원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영민은 그를 중지 시켰다. 그리고 일어나려는 데 쉬리가 못 일어나게 영민을 눌렀다. 아니, 입에 싸 달라고 하면서 왜 못 일어나게 하나 했더니… 그가 말한 입은 아래에 있는 입(?)이었다. 영민은 그의 몸속 깊숙이 정액을 뿜어냈다.
쉬리는 마무리를 자기 손으로 했다. 그는 행복에 겨운 듯 영민의 페니스를 다시 입에 넣고 빨기 시작했다. 영민의 정액을 하나도 남김없이 다 먹으려는 듯이 핥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자위하기 시작했는데 영민의 물건을 입에 물고 흔들며 신음을 냈다.
정상을 한 번 정복한 영민은 그가 같이 정상에 오르기를 도와주고 싶었지만 달리 할 게 없어 발기만 힘껏 해 있었다. 그것을 입에 물고 쉬리는 결국 침대보에다 힘차게 두 번째 하얀 정액을 내 뿜었다. 영민은 그 정액을 손으로 묻혀서 그의 가슴과 배에 발랐다. 정액의 매끄러운 느낌이 참 좋았다.
하지만 처음에는 로션처럼 매끄럽던 정액이 이내 뻑뻑해지고 만다. 마치, 우리네 인간들의 관계와 같이 처음에는 매끄럽게 사이가 좋다가 시간이 지나면 뻑뻑해지며 트러블이 일어나는 그런 관계처럼 말이다...
또 한해가 지나고 11월의 초입으로 들어서자 하늘은 더 높아져 가고 있었다. 피부에 닿는 바람의 느낌이 이젠 시원한 게 아니라 서늘하기까지 했다. 아직 거리의 가로수는 갈색의 옷을 입고 있지만, 머지않아 잎을 하나둘 떨어뜨리며 긴 겨울을 준비할 것이다.
어제 종일 비가 내려서 인지 밤공기는 더욱 선선해졌다. 사실 좀 쌀쌀하기까지 했다. 서울 종로의 밤하늘에 어둠만이 머물 뿐 별 하나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하늘의 별들은 도시의 불빛보다도 못해 보였다.
최근 며칠 간은 너무나 바쁜 날이었다. 어제는 저녁도 제때 먹지 못하고 새벽녘에서야 간단히 먹을 수 있었는데 오늘도 어제의 연장이었다. 바빠서 좋긴 하지만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한편으로는 이런 자신이 서글프게 느껴졌다. 손님이 다 왔나 싶어 잠시 쉬려고 하는데 그때 손님이 또 왔다.
행색은 좀 누추해 보였으나 얼핏 보니 화장을 한 것으로 보였다. 체격은 좋아 보였는데 나이가 좀 있어 보였다. 맥주와 육포를 주문하기에 술을 먼저 몇 병을 가지고 나왔다. 가만히 보니 속 눈썹에다 손톱에는 매니큐어까지 바른 여장 남자였다. 영민은 그가 무안해하지 않게 하기 위해 말을 걸었다.
- 어디 공연을 마치고 오셨나 봐요...?
- 아...! 그렇게 보여? 사실, 난 여장 남자야...!
- 네...? 아, 네…^^ (초면에 그의 생김새로 봐서 이해되었다)
그렇게 솔직히 말하기가 쉽지 않았을 터인데...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나이는 제법 되었는지 주름이 이마에도 잡혀 있어 쉽게 그의 나이를 가늠할 수 있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육십이 넘었다고 했다. 안주를 내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그가 입을 열었다.
- 내가 자주 가는 곳이 있는데 이젠 그곳에 못 가겠어...!
- 아니, 왜요? 어딘데 못 가신다는 건가요...?
- 이젠 내가 갈 곳이 못 돼! 내 나이 육십이 넘다 보니… 다들 젊고 잘생긴 것들이 얼마나 예쁘게 화장하는 데 노인네가 가면 다들 좋아하나... (그러면서 짧은 한숨을 내 쉬었다)
- 아! 그곳에도 연령대가 다르면 불편하신 가 봐요? (영민은 그제야 이해가 되었다)
중년은 광주에서 왔다고 했다. 평일에 서울까지 오셨으니 가까운 곳이 아니다. 얼마나 화장하고 싶었으면 이렇게 멀리 까지 와서 육십이 넘는 나이에 이러고 있을까? 문득, 불쌍하면서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그는 일 때문에 서울에 왔는데 모텔을 잡고 혼자 화장했었지만 아무도 봐주는 사람이 없어 미칠 것 같았다고 했다.
그래서 이렇게 창피를 무릅쓰고 외출을 한 것이라 했다. 아직 늦가을이라지 만 그는 긴 롱코트를 입고 있었다. 챙이 있는 모자까지 쓰고 있으니 더운지 손으로 부채질했다. 그가 땀을 닦으려 모자를 벗자 전형적인 노년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의 쭈글쭈글한 눈에 긴 속눈썹이 어울리지 않게 어색한 모습으로 예쁘게 붙어 있었다.
그 눈이 예쁘게 보이는 게 더 서글퍼 보였다. 입술에는 빨간색의 립스틱을 발라 붉은 조명에 반짝이고 있었고 그의 손톱 역시 새빨간 색으로 꾸며져 있었다. 그런 손으로 들고 있는 맥주잔은 이상하리만치 묘한 분위기를 연출했는데 그런 중년이 제대로 입을 열었다. 그런데 충격적인 이야기였다. 소설이나 만화에서나 있을 법한 사실을 그가 털어놓았다.
- 나에게 장성한 아들이 하나 있는데... 근데, 그놈이… 그놈이... 나 같은 놈인 거야! 허허허... 어찌 알았냐고...? 내가 얼마 전에 시티에 글을 올려놓았었거든. 여장 남자인데, 관심 있으면 연락처를 올려놓으라고... 며칠 후에 전화번호 하나가 내 쪽지로 왔어. 근데, 그 번호가 왠지 낯이 익은 거야! 이상하다 싶어 가슴을 진정시키고 확인하니... 글쎄… 내 아들놈 핸드폰이 맞는 게야...! 내가 돌아 버릴뻔했지. 마누라에게 말도 못 하고 내가 미칠 지경이었어. 그런데 더 웃기는 건 내가 아직도 이 짓을 버리지 못하고 이러고 있다는 거야! 아들놈에게도 말도 못 하고… 어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내가 분명히 여장 남자에게 관심 있는 분만 연락처를 달라고 했는데, 그럼 이놈도 나와 같은 여장 남자 게이라는 거지... 그래서 내 가슴이 더 찢어지는 거야...! 아들놈에게 먼저 말을 하기도 그렇고…
- 아니, 어떻게?...? 전번이 같다고 아들이라고 확신하기에는 그렇잖아요…
- 그럼 내가 전화를 안 걸었을까? 허허허...! 일부러 공중전화로 걸어 보았지. 분명, 아들놈 목소리였어... 난, 아무 말도 못 하고 그냥 끊고 말았지. 그래서였나? 얼마 전에 사귀던 여자랑 헤어졌다고 집사람이 말을 하더군. 젊었을 때 누구나 만나고 헤어지는 게 다반사니 그러려니 했더니... 그게 아니었던 거야! 우리들처럼 집에 알리바이를 만들려고 일부러 그랬던 거 같아...!
중년은 잠시 고개를 떨구었다. 많이 지치고 힘들어 보였다. 그런 그가 새삼 안쓰럽기도 하고 측은해 보이기도 했다. 만약에 입장이 바뀌었다면, 나라면 정말 어떻게 했었을까...? 소설 속에서 있을 법한 일이 현실에도 있다니!!! 영민은 잠시 말 문을 열지 못했다. 무슨 말로 중년에게 위로의 말을 해야 할지 아무런 생각이 나질 않았었다.
중년은 한동안 맥주만 마시더니 이만 가야겠다며 일어섰다. 그런 그에게 어떻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어줄까 생각했지만, 끝내 영민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그냥 보내고 말았다. 새벽의 서늘한 바람이 꽉 막힌 가슴에 한줄기 신선한 공기를 순환시켰다…
그리고, 현재… 만나야 할 사람은 언젠가는 만난다 했나...?
12월은 어디나 그렇겠지만 특히, 종로는 더욱 시끌벅적해진다. 한 해를 마무리하기 위해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지인들을 만나기 위해 연말연시라는 핑계로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하려 한다. 그래서 12월에는 단체 예약도 제법 들어온다.
영민은 애인 상화와 이번 성탄절을 함께 보내기로 약속했었다. 몇 년째 사귀고 있었으나 상화는 특별한 날은 매번 가족들과 보냈었다. 영민은 상화가 기혼자라 당연하다 생각하며 그렇게 매번 양보했었다. 한데, 이번 성탄절은 가게로 놀러 오겠다고 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영민은 그날을 기다렸다.
그리고, 운명의 목요일이 다가왔다. 그날은 단골 산악 팀이 일찌감치 송년회를 한다며 가게를 예약했었다. 아직 12월 중순의 목요일이었다. 그런데 그 산악 팀의 일원이었던 누군가를 정말 기적처럼 재회하게 된다.
오십이 넘은 영민과 우연히 만나게 되는 추억 속의 그는 과연 누구일까...? (*)
* 그동안 부족한 글 (돌멩이)에 관심을 보내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드립니다.
기회가 되면 본격적으로 좀 더 나은 (돌멩이 2부)를 쓰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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