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스 게이즈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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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스 게이즈 출연진 소개]
박군 - 순박한 곰상 청년 / 33세 / B / 182cm 105kg
최군 - 인싸력 만렙 훈남 / 33세 / 성향 공개 전 / 177cm 82kg
강군 - 외유내강 돌직구남 / 35세 / 성향 공개 전 / 172cm 90kg
윤군 - 끼스러운 분위기 메이커 / 36세 / B / 170cm 58kg
김군 - 중후한 엘리트 의사 / 43세 / T / 180cm 86kg
장군 - 불도저 큰 형님 / 44세 / AT / 176cm 110kg
‘주무시려고 했는데 부른 거 아니에요?
‘아뇨. 괜찮습니다'
강군의 갑작스러운 부름에도 당황하지 않고 방을 나온 김군. 김군과 강군이 촬영지 주변을 밤 산책하듯 거닐며 대화를 시작한다. 다 함께 있을 때 미처 하지 못한 말이 있는 듯한 강군의 모습.
김군은 계속 원픽으로 뽑아왔던 강군을 귀엽다는 듯 미소를 짓고 따라준다. 모두가 술을 많이 먹은 날이어서 모두 술기운에 알딸딸한 상태. 과연 강군은 무슨 말을 하려하는 걸까.
‘안피곤하세요? 괜히 제가 불러서..’
‘강군님이 부르시면 당연히 나오는 거지 제가 피곤한 게 어딨겠습니까’
‘아하핫. 아.. 죄송하네요. 늦었으니 빨리 본론만 이야기할게요’
‘넵, 뭔데요?
‘음..’
빨리 이야기를 하겠다고 하면서도 뜸을 들이는 강군. 대체 무슨 이야기길래 이렇게 용기가 필요한 건지.
두리번-
그 때, 주변에 스태프가 있나 두리번 대는 강군. 김군은 끝내 말을 하기 어려워하는 강군을 금방 눈치 채고 주머니를 뒤적거리며 말을 잇는다.
‘그럼 제 차에 들어가서 대화 하실래요?’
쿵-
차 문을 닫고 들어오는 김군. 김군은 본인의 머리를 한번 매만지면서 강군을 보고 묻는다.
‘차에 들어오니까 좀 낫나요?’
‘아 네.. 별 건 아닌데. 제가 좀 눈치보였나봐요’
‘술은 좀 깼어요?’
‘술..취해있는 거 같아요 지금’
‘ㅎㅎ귀엽네'
불 꺼진 차 안에 시동도 걸지 않고선 어둠 속에 숨어서 앉아있는 두 사람. 달빛이 비치며 반짝이는 두 사람의 눈이 마주치고, 강군은 그제서야 김군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잇는다.
‘다른 건 아니고, 혹시 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가 궁금해서요’
훅 들어오는 강군의 질문. 오늘 데이트는 최군과 하긴 했지만, 확실히 오늘 하루동안 김군에게 더 마음이 커진 듯한 강군이다.
‘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질문인데요’
‘좀 갑작스럽고 그렇죠.. 말씀하시기 불편하면 말 안해주셔도 돼요’
‘아뇨, 불편하진 않아요. 강군님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강군님이 여기서 가장 귀엽다고 생각하고 있죠’
‘허억..’
김군의 이런 직설적인 대답을 예측하지 못했던 걸까, 강군은 순간적으로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듯 헉 소리를 내며 김군을 쳐다본다. 그런 강군에게 여유롭게 웃어보이는 김군.
‘제가 어떤 점에서 귀엽다는..’
‘일단 제가 생각하는 좋은 피부를 갖고 계시기도 하고, 외적으로나 성격이나 모두 다 귀여운데요?’
‘저 그렇게 귀여운 사람 아닌데..’
‘오, 그래요? 와 속살도 곱고 뽀얗네요.’
스윽-
‘어엇..’
그 때, 갑자기 훅 들어오는 김군의 손길. 어두운 차 안, 김군의 큼직한 손이 순식간에 강군의 허벅지 위로 올라간다. 놀라서 반바지 밖으로 드러나는 허벅지에 잔뜩 힘이 들어가는 강군. 강군은 놀란 눈을 땡그랗게 뜨고는 김군을 쳐다본다.
'만지면 싫어요?'
'아..아뇨'
그리고 남자다운 강렬한 두 눈빛을 강군에게 보내는 김군. 강군은 그저 입을 벌린 채 김군을 바라보고 있다. 언제나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는 김군의 본능적인 움직임. 그 치명적인 매력을 거부하기는 너무 어렵다. 강군의 허벅지를 가만히 내려다보곤 손가락으로 살을 집어내듯 만지작대며 묻는 김군.
‘강군님 성향이 어떻게 돼요?’
‘저..저.. 올바텀입니다’
‘그렇죠? 왠지 그런 느낌이 있으시더라. 마냥 바텀같지도 않은데, 바텀이 아닐래야 아닐 수가 없는.’
‘제가 그래요?’
‘아 기분 나쁜 건 아니죠? 그냥 저도 강군님에게 어떤 끌림을 느꼈다는 걸 전달드리고 싶었어요.’
‘아아..’
쑤욱-
'으아..'
그 때, 젠틀한 목소리와는 달리 다소 거칠고 과감하게 강군의 더 깊은 허벅지 안쪽으로 들어가는 김군의 손. 강군은 어떻게 할 줄을 몰라서 엉덩이를 뒤로 빼며 김군의 손목을 살짝 부여잡고, 김군은 계속해서 천천히 강군의 허벅지 안쪽을 주무르기 시작한다. 땀에 젖은 듯 다소 축축해진 팬티의 촉감이 느껴진다.
‘강군님은 성욕 강한 편이에요?’
‘적진 않아요..’
‘오, 그럼 더 저랑 잘맞는데요?’
거부할 수 없이 강렬한 김군의 스킨십에 결국 강군의 몸이 반응하는 듯하다. 김군의 스킨십을 대하는 박군과는 사뭇 다른 반응. 결국 이 모든 것들을 허용하는 듯한 강군의 반응에 어떠한 확신을 얻은 김군의 손길은 더욱 과감해진다.
김군은 결국 손을 움직여 강군의 앞섶을 살며시 움켜잡고, 강군은 이 예상치 못했던 황홀함을 주는 김군의 스킨십에 질끈 눈을 감고야 만다.
‘젖었는데?’
그 때, 강군의 불알을 만지다가 엄지 손가락을 펼쳐서 팬티 위로 라인이 드러나는 귀두 끝을 돌돌 돌려보는 김군. 흥분감에 결국 프리컴이 새어나온 강군의 앞섶이 촉촉히 젖어있다.
‘하아.. 너무 당황해서…’
‘귀엽네요’
결국 김군의 손목을 다소 애처롭게 붙잡고 있던 강군이 손을 놓아버리고, 그 신호에 맞춰서 순식간에 김군이 강군의 토실토실한 아랫배 아래 바지로 손을 집어넣어버린다.
‘어우웁’
그리고는 자연스럽게 강군의 의자를 젖히며 강군을 눕히는 김군. 김군을 운전석에 앉아있다가 벌떡 엉덩이를 일으키며 조수석에 눕혀진 강군에게 입맞춤을 한다. 어쩔 줄을 몰라하며 그저 눈을 질끈 감고 있는 강군. 바짓 속으로 쥐어잡히는 강군의 꼬추는 긴장감과 프리컴에 뒤덮힌 채로 이미 끈적끈적 젖어버렸다.
‘으움…. 흐아웁..’
거칠고 뜨거운 숨을 내쉬며 강군에게 입맞춤을 하는 김군. 강군은 다소 수동적으로 입을 벌린 채로 점점 턱을 들어올리며 김군의 리드에 따라 혀를 굴리기 시작한다. 강군의 바짓 속으로 들어간 김군의 손이 강군의 가랑이 사이 회음부로 내려가버린다.
저절로 허리가 들리며 엉덩이를 들어올리는 강군. 김군은 강군을 제압하여 두 손으로 감싸안아 들어올리는 듯한 자세로 계속해서 강군에게 입맞춤을 하고 있다.
눈을 힘겹게 뜨고 가까이 다가온 김군을 관찰하듯 쳐다보는 강군. 강군은 결국 허공을 떠돌던 두 손을 움직여 김군의 단단한 어깨와 팔뚝을 만져본다. 강군의 손길에 괜히 조금 몸에 힘을 주는 듯한 김군. 김군의 팔뚝이 더욱 불끈대고, 김군은 팔을 뻗어 강군의 뒷목을 감싸 안는다.
‘흐우움.. 우음’
그렇게 서로의 몸을 문지르며 입맞춤을 나누던 두 사람. 그 때, 김군이 강군의 목을 살짝 제끼고는 강군의 턱을 타고 내려온 혓바닥으로 강군의 목을 애무하기 시작한다. 거친 숨과 함께 느껴지는 강력한 혀 자극에 강군의 두 눈이 다시 감기고, 강군이 이 흥분되는 상황 속에 계속해서 예민한 부위를 자극 당해 사정감을 느끼는지 결국 급하게 김군을 멈춰세운다.
'으하아.. 하아아.. 아.. 잠시만요. 하아아..’
그런 강군의 다급한 모습에 피식 웃으며 강군을 기다려주듯 얼굴을 떼는 김군. 김군의 수위 높은 스킨십에 분위기가 순식간에 감당 안될 정도로 달아올랐다. 겨우 멈췄지만 이미 땀에 젖어버린 강군은 입을 벌리고는 어쩔 줄을 몰라하는 표정으로 김군과 두 눈을 마주친다.
‘너무 귀엽네요. 차 타고 몰래 나갔다 올래요?’
‘아..제작진 몰래 이러면 내일 조금 후회할 것 같아요.’
‘후회? 그런 게 어딨어요. 알아서 편집하겠지. 그럼 지금 물이라도 뺄래요? 빨아줄까요? 벗어봐요’
’아.. 괜찮.. 괜찮은데. 촬영 일정이 남아 있으니까 좀 자제해야될 거 같아요. 제가 겁이 좀 많아서요.’
‘그래요?’
끄덕끄덕-
‘알겠습니다.’
강군의 의사를 존중해주는 김군. 허나 김군 역시도 흥분감이 한참 차오르다가 갑자기 끊겼는지 목이 빨개져서는 어딘가 아쉬운 듯한 표정으로 다시 운전석에 몸을 돌려 앉는다. 그리고는 손가락에 묻은 끈적끈적한 강군의 정체 모를 체액을 입으로 빠는 김군. 강군은 거의 반은 벗겨진 반바지를 다시 들어올려 입고, 그런 강군을 힐끔 쳐다보다 김군이 말을 잇는다.
‘강군님이 저보다 절제력이 있으시네요. 멋있는데요.’
‘하아.. 아하아.. 너무 놀래가지고..’
‘놀랬어요? 미안해요. 강군님이 너무 이뻐서요. 흥분이 안가라앉네요.’
‘제가 뭘..’
‘강군님은 프리컴도 맛있네요. 흥분돼요 하아.'
올라가있는 김군의 입꼬리. 강군과의 잠깐의 스킨십이 매우 만족스러웠던 것 같이 보인다. 하지만 어딘가 이성의 끈이 풀린 듯한 김군의 두 눈. 강군과 김군 둘 다 쉽게 가라앉지 않는 흥분감에 잠시 숨을 헐떡이며 침을 꿀꺽 삼키고 있다.
[김군과 장군의 방]
잠시 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태연하게 문을 열고 들어오는 김군. 장군은 아직도 안자고 있었는지 바닥에 이불을 깔고 누워 한 쪽 두꺼운 장딴지를 무릎에 올리고 휴대폰을 하고 있다가는 들어오는 김군을 힐끔 바라보며 말한다.
‘이 밤중에 둘이서 뭔 얘기를 하고 왔대’
그런 장군을 그저 힐끔 바라보고는 침대에 그냥 바로 드러눕는 김군. 김군의 어딘가 영혼이 나간 듯한 표정을 처음 봐서 신기한 듯 장군은 목을 살짝 꺾어 침대 위를 바라보며 말을 잇는다.
‘아니, 사람이 물어봤으면 대답을 해야지?’
‘장군님’
‘왜요’
역시 묻는 말에 대답은 않고 차분한 목소리로 장군을 부르는 김군. 김군은 뭔가 고민이라도 있는 듯 한쪽 팔로 두 눈을 완전히 가린 채 천장을 바라보고 누워있다. 김군은 자신을 쳐다보는 장군의 시선을 느끼며 말을 잇는다.
‘장군님 바텀은 언제 하세요?’
‘뭔 바텀이야 씨.발 또’
‘왜 갑자기 욕을 해?’
자꾸 장군의 심기를 건드리는 김군. 장군은 순간 또 다시 바텀 이야기를 꺼내며 괜히 자존심을 긁는 김군에게 더 이상 못참겠다는 듯 살벌한 표정을 지으며 욕을 하고, 이 순간에도 절대 지지않는 김군의 반응에 장군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말을 잇는다.
‘반말 했냐 지금?’
허나 그제서야 두 눈을 가리던 팔을 내리고는 그저 아무 감정없는 표정으로 장군을 바라보는 김군. 장군은 벌떡 일어난 채 두 허리에 손을 대고는 씩씩대며 말을 잇는다.
‘니 원래 그렇게 예의가 없냐?’
‘나요?’
‘이 새.끼가 오냐오냐 참아주니까 사람을 병.신으로 보나, 사람 성깔 나오게 하네’
‘아니, 내가 무슨 말을 했다고 이렇게 화를 내십니까?’
‘아 이씨.. 어휴 이..씨 확’
장군 같은 사람 다루는 데에는 도가 튼 듯한 김군. 장군은 사람 할 말 없게 하는 김군을 이길 수가 없다. 사실 김군의 말대로 어떻게 보면 화낼 질문도 아니었단다. 그냥 올탑이라는 장군에게 바텀은 언제하냐고 물을 수도 있지.
장군은 괜히 사람 이상하게 만드는 재수 없는 김군을 어떻게 해야하나 열받은 듯 몸을 움찔댄다. 그 때, 다시 말을 잇는 김군.
‘내가 지금 좀 흥분해서 그래요’
‘뭐라고?’
‘강군이랑 얘기하고 와서 아직 흥분이 안가라앉아서 그렇다고’
‘그거랑 씨.발 니가 나한테 바텀 언제하냐고 짓껄이는 거랑 뭔 상관인데’
‘글쎄요, 뭔 상관이 있으니까 짓껄이겠지'
끝까지 장군과 눈을 마주치며 묻는 김군. 안그래도 성욕이 강한 사람이라는데 강군이 줄듯 안주고 빼니까 아직 흥분감의 강한 여운이 가라앉지 않았나보다.
김군의 의미심장한 눈빛. 장군은 순간 느껴지는 미묘한 분위기에 당황한 듯 두 눈동자를 굴리며 말을 잇는다.
‘뭐라는 거야? 니들 나가서 뭔 지.랄하고 왔냐?’
‘그건 알 바 아니시고, 내 눈엔 장군님도 야해서 물은 겁니다. 섹.끼 있어.’
‘큼.. 크흠.’
김군이 자신에게 성욕을 느끼고 있었을 줄은 상상도 못했나보다. 장군은 여태까지 모습 중 가장 당황한 듯이 괜히 등을 돌려 헛기침을 한다. 그리고 그런 장군의 드넓은 등판을 여전히 영혼 빠진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김군. 누워있는 김군의 앞섶이 조금 부풀어있는 듯 묵직하다.
탁-
‘술먹고 개돼서 말같지도 않은 소리 하지말고 취했으면 얌전히 쳐.자라. 괜한 사람 뚜껑 열리게 하지말고’
결국 이 상황을 마무리하려는 듯 방 불을 꺼버리고 자라고 말하는 장군. 김군도 이번엔 별 반응없이 순순히 두 눈을 감고 잠에 들려는 듯 고른 숨을 내쉰다.
그렇게 잠깐의 정적이 흐르는 방 안. 등 돌린 채 팔짱을 끼고 누워있던 장군이 어둠 속에서 두 눈을 꿈뻑이며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하다가 결국 김군에게 묻는다.
‘니 오늘 술 많이 쳐.먹었냐?’
‘그건 모르겠고, 너 따먹고 싶다고.’
‘이 개념 없는 새끼가..’
누가봐도 상남자고, 그러기를 자처하는 장군. 외형부터 성격 행동 모두 그렇다. 허나 그런 장군의 완고한 남성성 그 사의 미세한 균열을 자유자재로 파고드는 치명적인 김군의 돌파력. 장군은 이 묘한 감정에 일단은 기분이 불쾌한 듯 욕을 뱉으며 침대 위를 바라본다. 그리고 그런 장군을 힐끔 내려다보는 김군. 김군의 특유의 여유롭다 못해 오만한 목소리가 이어진다.
‘외롭지? 외로움 달래러 나왔는데, 하나도 안먹히는 상황도 서글프고’
‘니 지금 선 쎄게 넘는다, 그만해라’
결국 김군에게 누운 채로 경고하듯 삿대질을 하는 장군. 그런 장군에게 살짝 들이대는 듯 몸을 움직이는 김군. 그러자 장군이 놀라서 미세하게 움찔대고, 김군은 다시 그런 장군을 빤히 쳐다보면서도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말을 잇는다.
‘니도 참 변태같은 사람이네’
‘니만 할까, 고상한 척 걸.레 같은 새.끼가’
‘ㅋ 땡큐’
그렇게 서로를 살벌하게 쳐다보며 한마디씩 하면서도 그만하는 게 맞다는 듯 동시에 대화를 멈추는 두 큰 형님. 김군은 가볍게 장군의 악담을 받아치고는 입꼬리를 씰룩대고 등을 돌려 눕는다.
‘씨.발’
부스럭-
쾅!
그리고는 끌어오르는 혈압에 통 진정을 하기 어려운 듯 장군은 씩씩대며 누운 자리에서 일어나 방문을 걷어차고 방을 나가고야 만다.
[3일차 아침]
‘아..씨’
아침부터 거울 앞에서 한숨을 내쉬고 있는 강군. 이제 막 씻고 들어와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탈탈 털어내던 룸메이트 박군이 그런 강군을 보고 묻는다.
‘왜요? 무슨 일 있어요?’
‘아..’
잠깐 방 문을 닫으라는 듯 신호를 주는 강군. 박군은 영문을 모르는 표정으로 말리던 수건을 목에 걸고는 방 문을 닫는다.
‘이거 봐요’
그리고 그제서야 턱을 들어올리며 자신의 목을 들이대는 강군. 강군의 목에 시뻘건 흉터같은 키스마크 쪼가리가 새겨져있다. 박군은 놀라서 두눈이 휘둥그레 해지며 묻는다.
‘뭐에요? 벌레 물렸어요?’
‘아뇨 벌레겠어요?’
‘진짜?.. 그거에요? 누군데요?’
어딜가든 카메라가 따라다니는 이 곳에서 어떻게 그랬냐는 듯 놀라는 박군. 어젯 밤 방에 들어오자마자 뻗은 박군은 김군과 강군의 야심한 새벽 밀회를 모르고 있었나 보다.
‘김군님이요. 아 쪽팔려.. 단단히 미쳤나보다 내가’
‘아아.. 김군님요?'
박군은 강군의 목에 강하게도 남겨진 쪼가리를 다시 바라보며 씁쓸한 표정을 짓는다. 김군과 데이트를 했던 건 박군인데. 강군은 그저 쪼가리가 신경 쓰인다고 가방을 뒤지며 급하게 깃이 달린 티셔츠를 꺼내기 시작한다.
[인터뷰 - 강군]
인터뷰를 준비하며 힐끔힐끔 제작진들의 눈치를 보고 있는 강군. 이 와중에 토실토실한 몸매에 이쁜 색감의 스트라이프 럭비티를 입고 나타난 강군. 깃이 애매하게 세워져있다. 사뭇 심각해진 제작진들의 표정에 강군은 계속 입술만 깨물고, 방송에 담기기엔 불순한 자국이라고 농담을 하면서 달려들어서 강군의 목에 메이크업을 해주는 제작진들. 미처 다 가려지지 않은 쪼가리에 강군은 인터뷰가 시작되자 멋쩍게 웃으며 말을 시작한다.
‘하으…. 사실 잘 기억이 안나요. 술 취해서 미쳤지. 전국민들 다 보는 건데 민망해죽겠어요. 죄송하게 됐습니다’
개인 마이크도 모두 반납했던 늦은 밤이라 강군이 김군을 불러내는 순간까지만 촬영본에는 담겼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인 건가. 어젯밤의 실수 아닌 실수에 순식간에 텐션이 낮아진 강군. 강군의 어젯 밤 직감 대로 후회할 짓을 해버린 것 같다. 더 가지 않아서 천만다행인 걸까.
‘아까 피디님도 말씀해주셨잖아요, 실제 바깥에서는 서로 감정 생기는 과정에선 이보다 더한 일도 많으니까, 무슨 일이 벌어지든 다 자연스러운 거라고. 오히려 자극적인 예고편 뽑을 거 생겼다고 말씀은 해주시는데. 그렇게라도 피해가 안갔으면 다행이긴 하지만.. 아 모르겠어요. 박군님 눈치도 보이고, 최군님한테도 뭔가 죄송하고. 제 마음이 너무 앞서가서 벌어진 일이라 쪽팔리네요’
탁-
충분히 당황스러울 상황이긴 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심각해지며 자책하는 강군의 모습. 강군은 그저 이마를 때리며 다시 고개를 숙인다.
그 시각, 1층 공용 주방. 아침 일찍부터 씻지도 않고 일어나서는 주방에서 무언가를 만들고 있는 장군. 보글보글 끓는 소리에 윤군이 샤워를 마치고 나와서는 장군이 만드는 음식을 힐끔 바라보며 묻는다.
‘장군! 아침부터 뭐해요? 요리하는 거에요?’
‘이것도 요리인가?’
그리고 어딘가 풋풋한 미소를 지으며 두툼한 손으로 청양고추를 썰고 있는 장군. 윤군은 보글보글 끓는 냄비 뚜껑을 열어본다. 콩나물이 가득 들어간 해장 라면. 어제 장군이 벌주로 술을 많이 먹긴 했지.
‘장군님 술은 같이 먹고 혼자 해장하기 있어요? 내꺼도 끓여줘요’
‘나 먹을 거 아닌데’
‘엉?’
그리곤 썰어낸 청양고추를 모아 라면 위에 이쁘게 붓고는 젓가락으로 몇번 면을 휘젓는 장군. 장군은 분주하게 라면을 담을 그릇을 준비하며 물을 틀어 다시 한 번 손을 씻는다.
[인터뷰 - 장군]
‘별 건 아니고 그냥 콩나물하고 청양고추 넣어서 얼큰하게 끓인 라면. 박군님 드리려고 끓였어요. 가만 있으면 오늘도 혼자 숙소에 남아있을 거 같은데, 뭐라도 해야되지 않겠습니까?’
감정이 소용돌이 치는 이틀을 지나오면서도 여전히 첫인상 그대로 박군에게 직진하고 있는 장군. 장군이 계속 한 말 처럼 장군은 박군에게만 올인할 작정인가보다. 박군은 장군의 정성에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가 궁금해진다.
‘이걸로 점수를 땄는지는 모르겠는데, 다행히 먹기는 엄청 잘 먹던데요? 푸하핫. 울 가게에서도 내가 단골들 끓여주는 건데 맛은 자부하지’
끓여준 라면을 박군이 잘 먹어준 것만으로도 기분이 엄청 좋아진 듯 환하게 웃는 장군.
‘어제 오히려 데이트 못나가게 돼서 생각이 많았어요. 20대 때 만났던 그 친구와의 연애 이후로 이런 감정과 욕심이 생긴 것도 오랜만이라서. 오랜만에 찾아온 이 기회를 어떻게 잡아야하는지 나름대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똑똑똑-
[강군과 박군의 방]
정성을 다해 끓인 라면과 김치를 접시에 받쳐 들고는 박군의 방으로 찾온 장군. 강군이 인터뷰를 나가서 혼자 방 안에 있던 박군이 방 문을 열고는 장군의 등장에 놀란 듯 반응한다.
‘어, 장군님’
‘어제 술 먹었는데, 속은 좀 괜찮으신가 싶어서’
‘와 이거 직접 끓이신 거에요?’
‘흐흐흐 그럼 내가 직접 끓였죠’
들고온 라면에 관심을 보이는 박군 특유의 심성 고운 말투에 신나서 웃는 장군. 박군은 급히 장군이 들고 있던 접시를 받아들고 방 안에 들어가 앉는다.
‘저 주시려고 끓이신 거에요? 와 이거 감사해서 어떻게 먹죠’
‘고작 라면 한 봉지 끓인 건데 그렇게 계속 물어보니까 민망하네. 그만 묻고 그냥 먹어요’
‘같이 먹어요. 어떻게 혼자 먹어요’
‘아아니, 그냥 먹어봐요. 얼른’
어젯 밤 당장이라도 죽일 듯이 살벌하게 김군을 쳐다보던 눈빛과는 전혀 다른 장군의 눈빛. 마치 박군과 소소한 아침 데이트를 하게 된 듯한 기분이 드나보다. 험상궂은 얼굴에 두 눈이 다 사라지게 미소를 보이고는 얼른 먹으라고 젓가락을 박군의 손에 쥐어주는 장군. 박군은 그저 마음이 급한 장군의 모습에 피식 웃음이 터져서는 고개를 끄덕댄다.
‘그럼 한 번 먹어보겠습니다.. 저 해장엔 딱 두개 고집하거든요. 라면이나 햄버거’
‘그렇죠? 흐흐흐. 술먹고 해장에 라면 만한 게 없지. 햄버거도 맛있고’
후루룩-
‘웃!’
먼저 국물을 한입 떠먹어 보고는 귀엽게도 눈을 똥그랗게 뜨며 고개를 들어 장군을 쳐다보는 박군. 장군은 박군의 평가가 은근 긴장되는 지 입술을 모으고는 초조함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허나 역시 눈웃음을 지으며 엄지를 들어올리는 박군. 그제서야 마음을 놓은 듯한 장군의 경직된 어깨가 풀어진다.
‘진짜 맛있는데요? 팔아도 되겠는데요 이건?’
‘우리 가게에 파는 비밀메뉴 맞어요’
‘ㅋㅋㅋㅋㅋㅋ아 그러시겠네요. 와 진짜 맛있다’
후루룩-
이어서 탱글탱글하게 익은 면을 가득 집어서 맛있게도 먹는 박군. 장군은 팔짱을 끼고는 그저 귀여운 박군을 흐뭇하게 바라본다.
‘장군님도 드셔보세요. 이거. 아’
‘어? 어어. 아아’
혼자 먹기 미안했는지 숟가락에 받쳐서 라면을 한입 먹여주려는 박군. 장군은 그렇게 얼떨결에 박군에게 라면을 받아먹으며 자기가 먹어도 맛있다는 건지 고개를 열번은 끄덕이기 시작한다.
[인터뷰 - 박군]
‘장군님이 끓여주신 라면 근데 진짜 맛있었어요. 괜히 하는 말이 아니고 제가 먹어본 라면 중에 제일 맛있어서 리액션이 크게 나올 수 밖에 없었어요’
장군에게 여태까지 중 가장 큰 리액션을 해준 박군. 순전히 라면 맛이 좋아서였던 걸까? 어제까지도 김군이 원픽이었던 박군, 강군의 쪼가리 사건과 장군의 아침 라면까지 복잡해진 관계의 중심에 있는 박군의 마음은 누구를 향해 있을까.
‘으음… 지금 이 순간에 한 명 말하라고 하면 사실은 김군님이긴 하죠. 하루 데이트 나갔다 오긴 했지만, 아직은 대화가 더 필요한 것 같아서 호감이 더 커지지도 더 줄어들지도 않은 것 같아요. 여전히 멋있고 궁금한 분이에요. 근데…’
생각을 정리하는 듯 말을 망설이는 박군. 박군은 잠시 고민하더니 말을 잇는다.
‘당연히 그분과 강군님의 관계가 신경 쓰이는 것 같습니다. 분명 김군님께서 직접 성욕이 강하다고 말씀하시기도 했고, 그게 잘맞는 분들끼리 뭘 하든 본인들 자유는 맞는데요. 그래서 더 김군님과 제 사이에 아직 넘을 수 없는 어떤 산이 있다는 걸 느낀 순간인 것 같습니다..’
3일차의 프로그램을 시작하려 마당에 모인 여섯 남자들. 이제 3일차가 되니 패턴이 자연스러워진 듯 다들 자연스레 촬영 세팅을 대기하고 있다.
편한 복장을 하고 나오라는 제작진의 사전 공지에 사뭇 긴장감이 돌기도 한다. 힘과 체력은 자신 있다는 듯 장군은 아침 러닝할 때 입는 짧은 반바지 입고 나와서는 다소 오바스럽게 스트레칭을 하며 벌써 몸을 풀고 있다.
김군은 그런 장군을 힐끔 바라보고, 장군은 김군의 시선을 애써 신경도 안쓰겠다는 듯 꿋꿋하게 스트레칭만 잇고 있다.
박군 옆에 서선 애매하게 목을 가리고 있는 강군. 강군은 표정이 찡그려져서는 여전히 텐션이 낮아져있는 모습이다. 그렇게 잠깐의 대기 시간이 지나고 언제나처럼 전해지는 제작진의 메시지. 이번에는 장군이 자신만만하게 덥썩 메시지를 받아들고 읽기 시작한다
‘여섯 게이들은 오늘 격한 몸싸움으로 사랑을 쟁취합니다, 룸메이트끼리 2명씩 팀을 만들어 최종 승리한 팀은 데이트 선택을 받게 됩니다, 지금 룸메이트끼리 협의해 닭싸움에 출전할 순서를 결정해주세요. 종목은 닭싸움???! 입니다.’
‘닭싸움? 이게 뭔 끼야?’
갑자기 닭싸움을 한다니, 여기저기서 헛웃음이 터져나오고 윤군은 오히려 다행이라고 신나서 끼를 부린다. 장군은 은근 실망한 듯 하더니만 그래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결의를 다지는 듯 입을 꾹 다문 표정을 짓는다.
‘그럼 이겨도 데이트 선택 못받으면 데이트 못나가나요?’
그 때, 손을 들고 묻는 최군. 윤군도 그제서야 룰을 이해한 듯 다급하게 제작진을 쳐다본다.
‘한명한테 몰리면 그 사람 완전 의자왕 되는 거네’
‘설마 그러겠어?’
결국 승리해도 비참해질 수 있는 상황. 오히려 재밌다고 얼른 순서를 정하자고 룸메이트끼리 모이는 남자들. 윤군과 최군은 가위바위보를 한다. 역시 가위바위보 하나는 잘하는 윤군이 승리한다.
‘난 먼저 할래요’
‘그래요 ㅋㅋㅋ 상관없어요’
박군과 강군도 별 트러블 없이 이야기를 나누며 순서를 정하는데, 어색하게 마주보고 서서는 순서 하나 정하는데에도 삐그덕 대는 장군과 김군 큰형님들.
‘어떻게 정해요?’
‘김군님이 먼저 합니까?’
‘난 상관 없는데요’
‘아니 그러니까 먼저 하시냐고’
‘그러죠 뭐’
살벌한 두 형님의 대화에 오히려 고개를 돌려서 웃기다고 웃는 최군. 윤군은 자존심 싸움을 하는 두 남자의 모습이 극혐이라는 듯 장난스레 경멸하는 표정을 짓는다.
[닭싸움 1 라운드 - 윤군 vs 박군 vs 김군]
그렇게 결정된 순서. 첫번째 순서는 윤군과 박군, 그리고 김군이다.
‘아아 장군님 아니라서 그나마 다행이다. 나 뼈 부러져’
윤군이 장군이 없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하니 은근히 기분 좋은 듯 뿌듯한 미소를 짓는 장군. 세 남자는 제작진이 라인을 만들어놓은 마당 잔디밭 경기장에 동그랗게 마주보고 서서는 자세를 잡는다.
‘금 밟으면 아웃이고, 다리 풀려도 아웃이다’
장군은 마치 심판이라도 되는 듯 정가운데 서서는 한 마디를 거들고, 그런 장군의 말을 듣기는 하는 건지 막상하려니 긴장되는 듯 박군은 신난 표정을 지으며 김군을 쳐다본다.
‘김군님 살살 해요’
‘박군님 허벅지가 제일 굵고 위협적인데요’
‘나 이렇게 해도 돼? ㅇㅈㄹ’
그 때, 허벅지를 들어올리며 자세를 잡는 두 남자 앞에서 요염하게 허리를 꺾으며 등 뒤로 발목을 쥐어잡는 윤군. 그런 윤군의 자세에 박군이 빵 터져서는 눈웃음을 짓고, 김군 역시도 상관 없다는 듯 제작진을 쳐다본다. 그리고 최군 역시도 웃기다며 제작진에게 손을 들어 한 마디를 뱉는다.
‘저 분은 여성 참가자 분이라서 어드밴티지 주긴 해야 돼요’
‘뭐야 왜 저래 진짜’
정말 조금만 스치기만 해도 넘어질 것 같이 가냘픈 윤군의 몸매. 제작진도 웃기다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그렇게 첫번째 라운드의 시작을 알리는 호루라기 소리가 들려온다.
삐익-
‘흐읏!’
‘끼야악!’
그리고 경기 시작과 동시에 힘차게 나아가며 뛰는 박군. 윤군부터 죽이겠다는 전략인지 윤군에게 위협적으로 들이대고, 순박하게 웃다가는 경기 시작과 동시에 급 돌진을 하는 박군의 움직임에 놀라서 소리를 지르며 총총총 도망간다.
‘푸하하핫’
‘악 무서워. 오지마!!’
그 때, 가만히 서 있다가 자신이 있는 쪽으로 도망 오는 윤군의 엉덩이를 가볍게 툭 치는 김군. 그대로 윤군이 중심을 잃고 넘어져버린다.
‘푸하핫’
사람들을 웃기다고 배꼽을 잡고, 윤군은 넘어지는 순간까지 개그욕심을 내겠다고 새침하게 김군을 노려보고는 흩날리지도 않는 머리카락을 한번 털고는 경기장 밖으로 나온다.
그렇게 김군과 박군 둘이 남게 되자 갑자기 바뀌는 분위기. 서로 힘 싸움을 하기는 좀 민망한 관계인 듯 둘 다 망설이는 게 느껴진다. 그 때 들려오는 장군의 우렁찬 목소리.
‘박군 가자! 넘어뜨려!’
같은 팀은 김군인데 오히려 박군을 응원하는 장군의 모습에 김군을 싫어하는 속내가 느껴져서 웃기다고 낄낄대며 장군의 어깨를 부여잡는 최군. 장군 역시도 자신의 행동이 유치하다는 듯 머쓱하게 웃는다.
‘으읏! 차’
묵직한 박군의 공격과 비교적 방어적으로 움직이지만 날카로운 공격을 하는 김군. 서로의 무릎이 맞닿으며 꿀렁꿀렁 힘싸움을 하고 있다. 그 때, 몸에 힘이 바짝 들어간 박군의 갑작스러운 공격에 가볍게 몸을 틀어 공격을 피하는 김군. 그대로 박군이 힘 조절에 실패하고 앞으로 자빠져버린다.
‘으앗!!’
‘아.’
‘아니 장군님 팀이 이겼는데 ㅋㅋㅋㅋ왜 그래요 ㅋㅋㅋㅋ’
김군의 승리. 자기 팀이 이겼는데 박군의 패배가 안타깝다는 듯 표정이 굳어버리는 장군. 그리고 그런 장군의 리액션이 그저 웃겨 죽겠는지 최군은 다시 돌아온 윤군의 엉덩이를 털어주며 웃는다.
[닭싸움 2 라운드 - 최군 vs 강군 vs 장군]
그렇게 1라운드가 끝나고 2라운드 출전 선수들이 경기장으로 나온다. 여기서 장군이 이기게 되면 큰 형님 방이 최종 승리를 하게 되고, 다른 팀이 이기면 이긴 팀끼리 재대결이 펼쳐진단다.
자신만만한 장군과 그래도 전혀 만만해보이지 않는 최군. 강군은 여전히 텐션이 낮아서 살짝 시무룩해져 있는 듯 보인다.
‘강군님 퐈이팅! 이겨라!’
그리고 그런 강군을 응원해주는 박군. 장군은 자신이 아닌 강군을 응원하는 박군을 힐끔 바라보고, 강군은 그런 박군을 보고 기분이 좀 풀렸다고 끄덕대며 듬직하게 손을 흔든다.
삐익-
‘으아아악!’
털썩!
다시 시작된 호루라기 소리와 동시에 괴성을 내지르며 엄청난 무게감으로 뛰어오르는 장군. 순식간에 최군에게 달려들어서 허무하게 최군이 뒤로 자빠져 버리고야 만다. 예상은 했지만 움직일 때마다 힘이 느껴지는 장군의 풍채에 땅이 다 흔들리는 것 같다. 장군의 열정에 장난스러운 게임이 게임이 아닌 분위기가 됐다. 예상을 뛰어넘는 장군의 열정에 윤군과 박군이 서로 눈을 마주치며 못말린다는 듯 웃고, 김군도 팔짱을 낀 채 미소를 짓고 있다.
‘아오.. 아파..’
넘어진 최군을 뒤로하고 이어서 강군에게 돌진하는 장군. 마치 한마리의 야생 곰이 달려드는 느낌이 너무나 위협적이다. 강군은 겁 먹은 듯 경악하며 장군의 공격을 피하지만 재빨리 다시 몸을 돌려 그대로 강군을 넘어뜨리는 장군.
털썩!!
‘예쓰!!!’
어제 데이트를 가지 못해 한이 된 듯이 데이트권 획득을 확정짓고 포효하는 장군. 최종 결과는 김군, 장군 큰 형님 방의 승리다. 최군은 먼저 일어나서는 넘어진 강군을 일으켜 세워주고, 오랜만에 해보는 닭싸움이 막상 하니 재밌었다는 듯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복귀하는 큰형님 장군을 향해 엄지 손가락을 들어올려준다.
[인터뷰 - 최군]
‘저도 다리 근력이 그렇게 약하진 않은데, 장군님이랑 부딪히니까 저 무슨 트럭에 치인 줄 알았다니까요?ㅋㅋㅋ’
최군이 아직도 넘어진 꼬리뼈가 아프다며 허리를 부여잡으며 웃는다.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데이트권 획득에 실패한 최군. 어쩐지 최군도 아직은 식스 게이즈에서 운이 잘 안따라주는 듯한 느낌이다.
‘일단 장군님은 어제 아예 데이트 나가보지도 못하셨으니까 잘 된 일 같아요. 아닌 척 해도 엄청 우울하신 거 티 났거든요. 저는 오늘은 데이트 상대 보고 나가기보다는 같이 가는 사람들이 누구인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오늘은 한 명도 빠짐없이 데이트를 하러 나갈 수 있게 되어 숙소의 분위기가 밝다. 다 함께 시끌벅적 데이트 나갈 준비를 하고는 마당 주차장으로 나온 여섯 남자들. 데이트 선택을 받을 수 있는 특권이 있는 장군과 김군 두 큰 형님이 각자 본인의 차 앞으로 걸어가 선다. 제작진의 신호를 기다리다가 눈이 마주치는 두 사람. 역시나 아무 말 없이 팽팽한 눈싸움을 하다가는 각자 차에 탑승한다.
‘어떻게 하는 거래요?’
‘타고 싶은 사람 차로 타면 된대요’
‘와 대박 ㅋㅋㅋㅋㅋ아무도 안타면 어떡할라고’
제작진에게 미리 전달받은 내용을 서로 되물으며 대기하고 있는 네 남자들. 강군이 룰을 다시 묻자 윤군과 최군이 대답한다. 그리고 가만히 미소짓고 서서는 각자 차에 탑승하는 두 큰형님을 지켜보는 박군.
‘누구부터 갈래요?’
‘강군님 먼저 가실래요?’
그리고 제작진의 신호를 받고는 출발 순서를 묻는 윤군과 강군을 먼저 보내려하는 최군. 최군은 아무래도 강군을 따라가려는 것 같다. 그렇게 강군이 최군, 박군과 각각 눈을 마주치고는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차가 세워진 쪽으로 내려간다.
거침없이 걸어가는 강군과, 강군의 선택은 이미 정해져있는 것 같다며 고개를 끄덕이는 최군. 역시나 강군은 장군이 아닌 김군의 차에 탑승한다.
[김군의 차 안]
‘어서오세요’
‘안녕하세요~’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차에서 또 만나네요’
‘아.. 하하’
어젯밤과는 달리 뒷자석에 탑승한 강군. 김군은 룸미러로 그런 강군을 쳐다보면서 말을 잇는다.
‘속은 좀 괜찮아요?’
‘네 괜찮아요’
‘음 다행이네’
목을 살짝 숨기듯 감싼 채로 대답하는 강군. 김군은 잠시 밖의 상황을 살피듯 백미러를 살펴보다가는 아예 고개를 돌려 강군을 바라보고 묻는다.
‘그 목에 뭐에요?’
‘아… 어제 자국 남았던데요’
‘헉. 몰랐네요. 죄송해요.’
‘아니에요. 김군님이 죄송할 거 없죠’
김군이 미안해할까봐 괜찮다고 말하는 강군. 하지만 강군은 오늘 아침부터 이 쪼가리 자국 하나 때문에 컨디션이 말이 아니다. 그런 강군의 반응에 허허 웃으며 다시 돌아앉아 말을 잇는 최군.
‘그럼 저 완전 선전포고 한 거네요. 강군님 내꺼 찜이라고.’
‘아 ㅎㅎ..’
그리고 그런 최군의 말을 듣고는 어색하게 웃는 강군. 그 때, 또 다시 뒷자석의 문이 열리며 한 남자가 들어온다.
‘어서오세요. 최군님’
‘안녕하세요~ 저 사실 김군님에게 호감 있어서 왔습니다’
‘푸핫. 최군님 탑 아니에요?’
‘탑 맞죠. 성향이 뭐 그리 중요한가요?’
누가봐도 강군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김군을 선택한 최군의 익살스러운 멘트에 웃음이 터지는 남자들. 최군은 뒷자석에 탑승하며 은근히 강군과 달라 붙으며 앉는다. 살짝 고개를 숙인 채로 그런 최군을 바라보는 강군. 최군은 오늘 하루 잘 보내보자는 듯 눈을 마주친 강군에게 눈빛을 보낸다.
[장군의 차 안]
운전석 창문을 열고는 한 쪽 팔을 빼고 앉아있는 장군. 벌써부터 세명이 된 김군의 차 안에서 시끌벅적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신경 안쓰려는 듯 걸어둔 선글래스를 꺼내 쓰는 장군. 장군은 창문 밖으로 뺀 손을 정신없이 불안하게 까딱거리고 있다. 그 때, 장군의 조수석 창문에 누군가의 인기척이 느껴진다.
‘어?’
‘안녕하세요~ 잘 갔다 와요!’
'야 윤군 어디가'
'아 저는 외제차가 좋답니다~'
사람 놀리는 건지. 누군가 왔을까 흠칫 놀란 장군에게 손을 흔들고는 바로 등을 돌려 김군의 외제차에 탑승하는 윤군. 장군은 어이가 없다고 멍을 때리다가 다시 정면을 바라보며 괜히 백미러를 힐끔 바라본다.
저만치에서 혼자 걸어오고 있는 마지막 한 명. 박군. 사실 장군은 박군 한 명이면 된다. 벌써 세명이나 김군을 선택했는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박군 마저도 김군을 선택해버리면 오늘은 정말 혼자 남게 되는 장군.
‘휴우… 혼자 바다라도 보고 와야겠네’
사실 어제까지만 해도 김군을 직접 선택했던 박군이 김군을 두고 자신을 선택할 확률을 희박하다는 걸 알고 있는 듯 괜히 네비게이션을 두드리며 혼잣말을 하는 장군. 그러면서도 썬글라스를 낀 눈으로 힐끔힐끔 백미러를 바라본다. 헌데 백미러의 시야에서 사라진 박군. 장군은 은근히 기대하는 얼굴로 고개를 돌려 조수석 쪽을 바라본다.
덜컥-
‘헉’
그 때, 장군의 차에 탑승하는 박군. 장군은 얼어붙어 헉 소리를 내며 놀라 입을 벌리고, 박군은 여전히 순수한 눈웃음으로 꾸벅 장군에게 인사를 하며 문을 닫는다. 그리고 창 밖으로 느껴지는 김군의 시선. 김군은 차분하게 박군이 장군의 차에 탑승한 모습을 확인하고는 시동을 걸기 시작한다.
‘안녕하세요’
‘박군님 요기 맞어요?’
‘이거 장군님 차 아니에요?’
‘…’
기대를 안했다면 거짓말이지만 진짜로 박군이 올 줄은 몰랐다는 듯 그 어느 때보다도 당황한 듯한 장군의 반응. 그런 장군의 의외에 모습에 박군은 미소를 짓고, 잠시 박군을 빤히 바라보다간 정신을 차린 장군이 급 분주해지기 시작한다.
‘아니, 이거 내 차 맞죠. 잠깐 보자. 잠깐. 뭐부터. 일단 안전벨트 매시고, 갑시다.’
정신없이 미리 알아둔 위치로 네비를 설정하고, 시동을 거는 장군. 허겁지겁 정신이 없는 장군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는 박군. 딱 봐도 갑자기 찾아온 박군과 심지어 단 둘이 데이트를 나갈 수 있게 된 상황에 설레서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 장군은 이것저것 설정하다간 괜히 껌통을 들어올리며 묻는다.
‘박군 껌 먹을래요?’
‘푸하핫. 아뇨. 괜찮아요’
‘아 그래요? 네, 가시죠. 어 근데 뭐 하지?’
‘아무데나 가도 괜찮아요. 대화할 수 있는 곳이면’
‘아 대화? 대화 좋지. 알겠습니다. 좋은 곳으로 모시겠습니다! 내가 알아둔 곳이 있죠’
‘진정하세요 진정 휴우 휴우’
‘응? 아, 휴우 휴우우..’
그렇게 박군을 따라 심호흡을 하는 장군과 주차장을 빠져나오기 시작하는 장군의 차. 박군은 자신의 등장에 어쩔 줄을 몰라하는 장군의 모습이 의외로 귀여운 듯 계속 웃음을 짓고 있고, 장군은 여전히 넋이 나간 표정으로 이게 꿈이냐 생시냐 하는 표정으로 정면과 박군을 번갈아가면서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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