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스 게이즈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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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스 게이즈 출연진 소개]
박군 - 순박한 곰상 청년 / 33세 / B / 182cm 105kg
최군 - 인싸력 만렙 훈남 / 33세 / T / 177cm 82kg
강군 - 외유내강 돌직구남 / 35세 / AB / 172cm 90kg
윤군 - 끼스러운 분위기 메이커 / 36세 / B / 170cm 58kg
김군 - 중후한 엘리트 의사 / 43세 / T / 180cm 86kg
장군 - 불도저 큰 형님 / 44세 / AT / 176cm 110kg
최군과 기분 좋은 대화를 마치고 숙소로 함께 들어오는 강군. 쏟아지는 폭우에 바지가 다 젖은 두 사람이지만, 하루종일 울적해있던 강군은 마음의 짐이 덜어진 듯 상쾌한 표정을 짓고 있다.
‘아 우산 털다가 양말까지 다 젖었잖아요’
‘ㅋㅋㅋㅋㅋ그러게 왜 거기 서 있어요’
‘ㅋㅋㅋ 샤워해야겠다’
그리고 마침 거실 쇼파에 앉아 있던 김군이 장난을 치며 숙소로 돌아온 두 사람을 바라본다. 김군의 강압적인 스킨십이 불러온 사건에 충격을 받은 강군을 위로해주고 온 최군. 눈치가 빠른 김군은 이제 강군의 마음이 완전히 최군에게 돌아선 듯한 직감을 느끼는지 다소 심각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본다.
‘아.’
그리고 그제서야 김군을 발견한 강군은 표정이 굳어버린다. 최군 역시도 해맑게 웃다가는 김군을 발견하고 괜히 눈을 돌리며 강군을 이끌며 거실을 지나친다.
‘좀 이따 봐요'
‘네, 저도 올라가서 좀 씻고 쉬다가 내려올게요’
비에 젖어서 찝찝한지 두 사람도 씻고 다시 일층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한다. 방으로 들어가는 최군과 계단을 타고 올라가는 강군. 방금 전 마주친 김군의 눈빛에 다시 또 마음이 복잡해진 듯이 계단을 올라가며 힘겨운 표정을 짓는다.
‘오 강군님 남는 수건 어디 있는지 알아요?'
그 때, 마침 샤워를 마치고 나온 박군이 수건을 찾아다니는지 반바지만 입고는 미처 닦지 못한 웃통을 팔로 애매하게 가리고 계단을 내려오다가 강군에게 묻는다. 젖을까봐 미처 입지 못한 티셔츠를 들고 있는 박군. 탄탄한 근육질 몸매는 아니더라도 듬직하고 균형감 있는 박군의 속살. 벌어진 가슴과 팔뚝이 눈에 띄는 남성적인 몸매다.
‘화장실에 없었어요? 나도 씻어야 되는데’
‘두 분 수건이요? 제가 드릴게요'
수건이 없다는 말을 듣고 당황하는 강군과 그 둘의 대화가 거실까지 들렸던 건지 벌떡 일어나서 벽을 돌아 나타나는 김군. 계단에 마주보고 서 있던 웃통을 벗고 있는 박군과 강군이 동시에 김군을 쳐다본다.
속살을 드러내고 있는 박군을 빠르게 위 아래로 훑어보고는 성큼성큼 계단을 올라가는 김군.
‘잠시만’
그리고 좁은 계단에서 박군을 지나쳐 올라가면서 박군의 팔뚝을 살며시 만지는 김군. 강군은 마치 자신에게 강압적으로 스킨십을 하던 김군의 기억이 떠오르는지 다시 표정이 굳어버리고, 박군은 무척이나 당황한 듯 주춤대며 올라갈 자리를 내어준다.
‘우리 방에 여분이 있으니까. 일로 와봐요’
자신의 방에 수건이 더 있다며 두 사람을 부르는 김군. 박군과 강군 두 사람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난감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어느새 김군의 부름에 따라 다시 계단을 올라가고 있다.
[그 시각, 1층]
덜컥-
‘우웁’
혼자서 발을 걸어 현관문을 어렵게 열고는 장을 봐온 종이 박스를 한가득 들고 나타난 장군. 양 손이 가득 묶여 우산을 쓰지도 못해 비를 맞으며 주차장부터 걸어온 듯한 장군의 모습이 보인다.
장군은 거실에 누가 있나 확인하듯 두리번 대고는 아무도 없는 거실을 확인하고 총총총 부엌으로 걸어간다. 그렇게 팔뚝을 불끈대며 힘을 줘서 종이 박스를 식탁 위에 올려 놓고는 그제서야 한숨을 내쉬며 이마에 흐르는 빗물을 손등으로 닦아내는 장군. 뭘 하느라 이렇게 열정 가득 비를 다 맞으며 다니는지 모르겠다.
‘아흐으. 갑자기 비가 이렇게 많이 오냐. 다 젖었네 젠장할’
혼잣말을 하며 대충 싱크대 물을 틀고 키친 타올을 돌돌 말아 뜯어 땀인지 빗물인지 모를 얼굴의 물기를 닦아내는 장군. 얼굴이 문제가 아니라 온몸에서 빗물이 뚝뚝 떨어진다.
하지만 그저 한 번 가슴을 크게 벌리며 스트레칭을 하고는 장 봐온 내용물들을 냉장고에 정리하기 시작하는 장군. 비에 젖은 머리로 심각한 표정을 짓고 마치 화라도 난 듯이 과격한 움직임으로 장 봐온 물건들을 꺼내고 있지만, 장군의 손길에 열려있는 냉장고 안은 차곡차곡 가지런히도 깔끔하게 정리가 되기 시작한다.
[다시, 2층]
김군은 망설임도 없이 자신의 방 화장실 옆에 장군이 쓰려고 챙겨둔 듯한 두개의 수건을 집어서 강군과 박군에게 건넨다. 강군은 적어도 오늘은 더 이상 김군과 대화를 하고 싶지 않은지 수건을 받아서는 꾸벅 인사를 하고 샤워를 하겠다고 방으로 들어가버린다. 단 둘이 남는 김군과 박군.
‘박군님 속살은 처음 보네요. 멋있는 몸이네요.’
‘아.. 살덩어리라서요 민망하네요’
그리고 마찬가지로 김군에게 감사하다고 꾸벅 인사를 하고는 수건으로 미처 닦지 못한 몸의 물기를 닦아내는 박군. 박군이 팔을 움직일 때마다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박군의 겨드랑이에 시선이 집중되는 김군. 김군은 박군의 겨드랑이에 시선을 고정한 채 천천히 고개를 들어올리며 뜨거운 콧바람을 내쉰다. 느껴지는 김군의 낯뜨거운 시선에 어색하게 등을 돌리며 마저 젖은 몸과 머리를 닦는 박군. 박군이 자신도 방에 들어가겠다며 인사하는 듯 눈빛을 보낸다.
‘잠시만요’
그 때, 그런 박군의 손목을 잡아채는 김군. 박군은 놀라서 김군과 눈을 마주친다. 평소와는 사뭇 다른 김군의 표정. 김군은 능글맞은 표정을 지으며 놀란 박군에게 묻는다.
‘박군님 저 기대하고 있어도 되는 건가요?’
‘네..? ㅁ..뭐를요?’
‘박군님의 선택이요.’
박군은 대화가 길어지는 듯 하자 일단 티셔츠를 입겠다고 김군의 손목을 가볍게 뿌리치고는 티셔츠를 입는다. 그 때, 티셔츠를 입으며 헝클어지는 박군의 머리를 정리해주려 손을 뻗는 김군. 박군은 몸이 살짝 경직돼서는 조금 당황한 표정으로 자신의 머리를 매만지는 김군의 손을 향해 시선을 올린다. 그 때, 쉴틈 없이 이어지는 김군의 목소리.
‘저는 오늘 데이트 갔다 와서 비로소 알게 됐네요.’
박군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듯 정리해주고는 박군의 어깨에 손을 올리는 김군. 박군은 김군이 손에 힘을 주며 어깨를 쥐어잡자 살짝 오묘해진 기분에 의미를 알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김군과 눈을 마주친다. 처음 본 순간부터 눈에 들어왔던 이상형의 남자. 흔히 말하는 완벽한 식남이 내뱉게 될 다음 한 마디에 집중하는 듯한 박군의 눈빛.
‘어..떤 걸..?’
‘저는 박군님이 좋습니다. 박군님 없는 데이트가 너무 아쉬웠어요. 너무 늦지 않게 이런 제 마음 전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아.. 아. 감사합니다.’
김군의 돌직구에 무척이나 당황한 듯한 박군. 하지만 순식간에 박군의 심장이 요동치듯 뛴다. 그런 박군의 반응에 미소를 지으며 든든한 미소를 지어보이는 김군.
내 이상형이 나를 좋아한다고, 늦지 않게 그 마음을 전해주고 싶다고 말해주면, 과연 어떤 기분일까. 박군은 결국 잠시 생각에 잠긴 듯 시선을 내리다가는 기분 좋게 입꼬리가 살며시 올라간다.
‘오늘 데이트는 재밌었어요?’
그 때, 장군과의 데이트를 의식하듯 묻는 김군. 박군은 다시 고개를 들어 김군과 눈을 마주치며 대답한다.
‘네.. 재밌었어요.’
‘아 그래요? 다행이네요. 저는 박군님 안계셔서 조금 재미없더라고요.’
‘아아ㅎㅎ 그런 게 어딨어요.’
‘데이트가 즐거우셨다면, 장군님과 서로 같은 마음 주고 받고, 잘 나아가고 계신 건가요?’
그 때, 그 어느 때보다 확실한 대답을 원한다는 듯 눈에 살짝 힘을 주고 묻는 김군. 박군은 구체적이면서도 난감한 질문에 표정이 얼어버린다. 그리고 그런 박군의 당황하는 모습을 보고 귀엽다는 듯 피식 웃으며 말을 잇는 김군.
‘아 지금 제가 마음이 너무 급한가 봅니다. 대답하기 곤란하시면 안ㅎ..’
‘아뇨. 장군님과 아직 그 정도로 진전된 건 아니에요.’
하지만 대답하기 어려우면 하지 않아도 된다는 김군의 배려 아닌 배려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 정도는 아니라는 듯 장군과의 선을 긋는 박군. 김군은 이해했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들어가보라는 듯 박군의 어깨를 토닥토닥 두들긴다. 그렇게 김군에게 다시 꾸벅 인사를 하고는 등을 돌려 방문을 쥐어잡는 박군. 그 때, 김군이 미처 하지 못한 말이 있다는 듯 뒤돌아 있는 박군에게 한 마디를 더한다.
‘제가 내일 데이트 신청 드리겠습니다. 두 번째 데이트는 저번보다 더 잘해보고 싶어요.’
애매한 감정과 관계로만 남아있던 김군의 진솔하고 적극적인 대시에 놀란 표정을 짓는 박군. 허나 금새 표정이 환해지며 다시 뒤돌아보는 박군도 대답을 잇는다.
‘네 저도 좋아요’
‘……’
그리고 그 시각, 계단을 오르려다가 가만히 멈춰 있는 한 남자. 비에 홀딱 젖어서 빗물이 뚝뚝 떨어지는데 장군은 미처 계단을 올라가지 못하고 온 몸이 굳어 있다. 혹시나 들릴까 거칠게 숨을 내쉬지도 못하고 조용하게 숨을 헐떡이며 허공을 바라보고 잇는 장군. 듣고 싶어서 들은 건 아니지만, 계단을 오르다 김군과 박군의 대화를 모두 들어버린 장군은 박군을 향한 적극적인 김군의 대시에 어떠한 위기감을 느끼는 듯 눈 한 번 깜빡이지 않으며 숨을 헐떡대고 있다.
[최군과 윤군의 방]
침대에 엎드려있는 윤군. 최군은 침대를 등받이 삼아 바닥에 앉아서 휴대폰을 보고 있다.
‘윤군~~’
그 와중에 윤군의 기분을 풀어주려고 윤군을 부르는 최군. 허나 윤군은 꿈쩍도 안하고 우울감에 빠져버린 듯 가만히 엎드려있다. 그런 윤군을 힐끔 돌아보는 최군. 최군은 윤군의 등에 손을 올리며 말을 잇는다.
‘같이 거실 나가서 먼저 술이라도 먹을래요?’
‘거실이 아니고 집에나 가고싶어.’
윤군은 기분을 풀어주려는 듯한 최군의 노력에 그제서야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며 퉁퉁 부은 얼굴을 들어올린다. 아무에게도 관심을 받지 못하는 이 상황에 더욱 자괴감에 빠져버린 윤군. 최군은 그런 윤군의 무릎을 괜히 만지작대며 대화를 잇는다.
‘이틀만 견디면 끝나요. 이번 주에 이태원 갈래요?’
‘무슨 이태원이야. 나 이제 탈반할 거야. 팔리지도 않는데.’
‘ㅋㅋㅋㅋㅋㅋ올 해 들은 이야기 중에 제일 웃겼다’
탈반을 할 거라는 윤군의 한 마디에 빵터져서는 윤군의 무릎을 가볍게 치는 최군. 그런 최군의 반응에 윤군도 스스로가 어이가 없는지 피식 웃음이 터진다.
‘너는 나도 분위기 좀 잡아보겠다는데ㅋㅋㅋ 이걸 또 방해하니?’
‘이미 분위기는 많이 잡으셨어요. 나랑 이태원 가요. 내 친구 중에 딱 윤군님 취향인 애 있어’
‘탑?’
‘그럼 내가 언니한테 바텀 소개시켜줘서 서로한테 좋을 게 뭐있다고?’
최군이 친구를 소개시켜주겠다고 하니까, 바로 관심을 가지며 얼굴에 생기가 도는 윤군. 최군은 그런 반응을 예상하기라도 했다는 듯 뿌듯하게 웃고 말을 잇는다.
‘암튼 이거 방송 타기 전에 많이 나가서 놀아두자고요. 방송 타고나면 고개 못들고 다닐 지 몰라’
‘내가 왜? 김군 저 새끼나 그러겠지’
‘에이, 그런 말 하지마요 빌런돼’
최군은 방 안에 설치된 카메라를 가리키면서 다 녹화되고 있다고 장난스레 말한다. 윤군도 그제서야 좀 자중하겠다는 듯 언짢은 표정을 지으며 입을 다문다.
‘그리고 윤군님은 백퍼 방송 나오면 연락 많이 올 거야’
‘엎드려 절받기식 위로는 됐네요’
‘아니 진짜 그렇잖아요. 윤군님 매력을 이제 전국 사람들 다 알게 되는 건데, 연락 당연히 오지.’
‘어머 그런 건가’
긍정적인 최군의 마인드에 홀린 듯이 눈이 초롱초롱해지는 윤군. 최군은 위로가 아니라 너무나 당연한 소리라고 윤군을 향해 오히려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인터뷰 - 윤군]
‘맞아요. 오늘 제가 지난 트라우마들이 떠올라서 찌질대긴 했는데, 그건 피디 오빠가 편집 좀 잘 해주세요. 아으 괜히 방송국놈들 떡밥만 만들어줬네’
최군과의 대화 이후로 다시 제 텐션을 찾아가는 듯한 윤군. 윤군은 인터뷰를 하며 평소대로 장난끼 가득한 표정으로 제작진들과 거의 수다 떨듯이 인터뷰를 이어나간다.
‘그런 걸 느꼈어요. 우리가 쓰는 만남 어플에서는 유료 결제해도 별 기능 없잖아요. 그런다고 내 매력이 더 잘 전달되는 것도 아니고, 사진 몇 장으로 서류 통과 해야 만날 기회라도 생기고. 솔직히 저는 사진 몇 장으로 제 매력 다 전달할 수 없거든요. 근데 최군이 그러는 거에요. 식스 게이즈 출연한 것은 4박 5일 동안 살아움직이는 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고, 전국에 심지어 전 세계에서도 볼 수 있으니까 웬만한 어플 유료 결제 수준이 아니라고. 아, 그 말을 듣고 내가 이곳에 오기로 결심한 이유가 다시 떠오른 거에요.’
그리고 다시 씩씩하게 허리를 피고 앉으며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며 춤을 추듯 포즈를 취하는 윤군. 윤군은 그렇게 카메라를 잡아먹을 듯한 치명적인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을 잇는다.
‘저 우매한 다섯 남자들은 저를 놓쳤지만, 진짜 귀중한 게 뭔지 아는 분은 제 진가를 알아보시는 법. 지금 지켜보고 계시다면, 연락 주세요. 미모의 여성 윤군 대기중. 하지만 바텀은 연락 금지, 밑줄 쫙 별표 땡땡 푸하핫’
그렇게 갑자기 누가 시키지도 않은 자기 PR을 확실히 하는 윤군. 빵 터지는 제작진을 따라 윤군도 연기톤에서 벗어나 웃음이 터지고, 다시 한 번 씩씩하게 미소를 짓고는 기분 좋게 인터뷰를 마무리한다.
[장군과 김군의 방]
저벅저벅-
강군과의 관계가 틀어지자 마자, 떠나가는 듯 했던 박군을 바로 되돌려 세워버린 김군. 참 영리한 판단인데 이 모습도 누군가에겐 정말 미운 모습이겠다. 박군과의 대화를 마치고 들어와 콧노래를 부르고 누워있는 김군. 이어서 장군이 물에 젖은 발자국 소리를 내며 방에 들어오고 김군은 비에 홀딱 젖은 장군을 힐끔 바라보며 말을 건다.
‘우산 없으셨나?’
찌릿-
장군은 그저 아무 말 없이 김군을 한 번 험악하게 노려보고는 쪼그려 앉아 주섬주섬 짐 가방을 뒤지기 시작한다. 정말 혼심의 힘을 다해 최선을 다했던 오늘 낮의 박군과의 데이트.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지만 전 애인 이야기를 하며 혹시나 실수를 한 건 아닐까 걱정을 하던 찰나에 김군과 박군의 대화를 들어버렸다. 마음이 복잡하고 초조하다.
박군이 직접 인정한 박군의 마음 속 2등 장군은, 조금만 따라잡으려 해도 저만치 격차를 벌리고 달아나 버리는 1등 김군을 넘어서기가 너무나 어렵다. 일단 몸이 젖은 상태로 너무 오래있어서 더 상태가 안좋아지기 전에 샤워를 하려는 듯 옷가지를 챙겨서 다시 벌떡 일어나는 장군. 김군이 핸드폰을 보다가 다시 장군을 힐끔 바라보며 묻는다.
‘박군님하고 데이트는 잘 하셨어요?’
‘예 즐겁게 하고 왔습니다~’
대충 가볍게 넘기려는 듯 대답하고 옷을 벗고 들어가려고 웃통을 벗어던지는 장군. 장군의 퉁퉁한 근육질 몸매가 드러난다. 육덕진 장군의 살집. 김군은 뒤돌아선 채 옷을 벗는 장군의 등판을 한 번 바라보고는 말을 잇는다.
‘근데 내일은 저도 양보 안합니다’
이어서 바지를 벗는 장군. 트렁크 팬티 차림이 되며 바지에서 굵은 다리를 빼내던 장군이 김군의 선전포고에 잠시 움직임을 멈춘다.
결국 팬티 차림이 되어서는 김군을 향해 뒤돌아서는 장군. 김군은 육덕진 장군의 몸매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듯 대놓고 장군의 몸을 훑어본다. 쳐지지 않게 자리잡힌 가슴과 빵빵한 뱃살이 주는 부피감이 엄청나다.
‘양보 안한다니?’
‘오늘은 장군님이 데이트 갔다 오셨으니까, 내일 마지막으로는 내가 박군님과 시간 보내려고요'
‘박군님이 그러겠답니까?’
평소보다는 더 진지하고 차분한 텐션으로 맞받아치는 장군. 김군 앞에서 팬티차림이 되어서 속살을 드러내고 서있는 상황은 안중에도 없는 듯이 심각하게 김군을 쳐다보고 있다.
김군은 그런 장군과 눈을 마주치다가 다시 시선을 내려서 두 허벅지가 굵직하게 들어찬 불룩 튀어나온 장군의 트렁크 팬티 앞섶에 시선을 고정하고 대답을 잇는다.
‘그건 나도 모르죠. 내일의 박군이 결정하겠지’
언제나처럼 자신감이 넘치는 김군의 목소리. 장군도 알고 있다. 이 분위기대로 흘러가면 내일 분명 박군은 자신이 아닌 김군을 선택할 것이라는 걸.
오늘 데이트에서 자신이 자꾸만 전 애인 이야기를 하며 실수를 했다고 생각하는 장군. 자신에게 주어졌던 오늘 하루의 기회를 완벽하게 활용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장군은 박군의 마음을 얻어낼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던 게 분명히 아니기에 더욱 자책감과 무력감이 들어온다.
그렇게 너무나도 강한 적수인 김군 앞에서 쉽게 대답을 잇지 못하고, 그저 입을 꾹 다문 채로 김군을 뚫어져라 쳐다보기만 하고 있는 장군.
‘왜 그렇게 사람 죽일 듯이 쳐다보시죠. 무서워라.’
‘내가 언제 죽일 듯이 ㅊ..'
‘그래서 할 말 더 있으면 하시고, 아니면 들어가서 씻으시고. 장군님이 팬티 쪼가리만 하나 걸치고 서있으니까 꼴리잖습니까'
‘……’
다시 한 번 김군이 자신에게 성적 흥분을 느낀다는 말을 들으니까 안그래도 과부하된 뇌가 굳어버린 듯 정신이 더 아찔해져 오는 장군.
장군은 마치 박군이 예상치도 못하게 자신의 차량에 탑승했을 때 멍해졌던 그 표정을 하고는 가만히 서 있다. 그저 늘 단순하게 감정을 표현하고 솔직하게 행동하며 살아온 장군에게, 매 초 단위로 똑똑한 머리를 굴리는 듯한 김군이라는 사람은 감당하기 너무나도 어려운 상대다.
‘뭐요? 멀뚱히 서있는 거 보면 할 말이 있는 거 같은데 하시라고요'
‘할 말 보다는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
그리고 그런 장군에게 일부러 더 보채듯 괴롭히는 김군. 김군은 몇초 간 가만히 서서 아무말도 하지 못하는 장군을 보고 뭐하냐는 듯 입꼬리를 올리고 웃는다. 그리고 그런 김군의 앞에 서선 결국 입을 떼는 장군. 김군은 그저 여유롭게 대답한다.
‘뭘 물어보시려고'
‘김군님이 박군을 포기할 마음은 없는 거고?'
'제가 왜 박군님을 포기합니까?'
장군은 결국 자존심을 조금은 내려놓은 듯 질문을 건네고, 김군은 오히려 더 얼굴에 웃음기를 띄고 대답한다.
장군은 지금 자신이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저 어떻게든 김군을 넘어서고 박군의 선택을 받아내고야 싶다. 장군에게 박군은 지금 단순히 호감으로 서로를 알아가고 있는 상대, 그 정도의 존재가 아닌 게 되어버린 듯 하다. 그 때, 역시나 한 마디를 덧붙이는 김군.
‘지금 나랑 맞붙어서는 이길 자신이 없다는 거죠? 그래서 나보고 비켜달라고 부탁하시는 거고. 천하의 장군님에게 별 소리를 다 듣네요'
‘내가 자신이 없다고? 그럴 리가. 내가 그렇게 끈기 없는 놈은 아니야'
‘그래요? 그럼 나도 비켜줄 이유가 더 없겠네'
결국 다시 자존심을 굽히지 않는 장군에 아쉬울 거 없다는 듯 반응하는 김군. 김군은 대화를 마무리하려는 듯 다시 휴대폰을 들어올리며 바라본다.
허나 그저 이 폭풍전야의 순간에서 어떤 결판이라도 내야만 할 것 같은 장군. 어떻게든 오늘 밤 김군을 멈춰 세우지 못하고 내일이 되면 박군을 뺏기고야 말 것 같다.
‘하아..’
결국 장군은 대화에 미련이 남은 듯 대화를 마무리 짓지는 못하고, 고개를 들어 허공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쉰다.
박군을 어떻게든 쟁취하고 싶지만, 장군도 지켜야만 하는 자존심이 있다. 거의 모든 걸 내려놓지 않으면 김군이 양보를 해줄 리가 없다. 애초의 사랑을 쟁취하는 이 순간에 누군가의 양보를 바라는 것도 웃기는 상황이긴 하지만. 김군은 적어도 자신이 포기해야하는 이유라도 생각해보는 로봇같은 사람이니 장군은 더 애가 탄다.
장군이 이런 엄청난 갈등 속에서 힘겹게 한 손으로 얼굴을 문지르고, 김군은 힐끔 시선을 돌려 그런 장군을 다시 한 번 훑어본다. 비에 젖어 있음에도 그저 우람한 장군의 풍채에 자꾸만 시선을 뺏기는 김군. 안그래도 성욕이 강한데 눈 앞의 엄청난 자극에 취한듯 김군은 다시 입을 연다.
‘내가 장군님 편의를 봐줘야 하면, 나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야죠.'
‘그래, 김군님은 지금 어떤 이유면 되겠는데?'
‘글쎄요. 나는 지금 강군하고도 끝난 것 같아서 박군에게 집중하려 하는데, 박군마저 포기해야 하면 무슨 즐거움으로 돌아가야 하나 싶네요'
‘그래서 원하는 게 뭐냐고’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했다는 듯이 눈을 부라리며 묻는 장군. 김군은 그제서야 장군의 몸에 시선을 집중하던 눈동자를 올리며 장군과 두 눈을 마주친다.
'...'
이 순간 잔뜩 긴장한 장군을 보면서도 시간을 끌며 입을 열지 않는 김군. 장군을 바라보는 김군의 두 눈빛이 점점 차갑게 변하고, 긴장감이 극한에 달한 장군의 표정 변화를 즐기는 듯 김군은 한참동안 장군과 눈을 마주치다가 입을 연다.
‘장군님이 나한테 줄 수 있는 즐거움이 뭐가 있을까?'
‘뭐?’
그 때, 대놓고 시선을 내려 장군의 팬티 입은 앞섶을 내려다보는 김군. 장군은 순간 뭐에 맞은 듯이 정신이 번쩍 들어서는 성질을 내며 대답한다. 홧김에 움찔대는 장군의 몸. 김군은 이 반응을 예상하기라도 했다는 듯이 오히려 차분하게 침대에 걸터 앉으며 말을 잇는다.
‘나는 이미 힌트 많이 줬어요. 장군님도 알겠지.'
‘미친.놈.. 말을 말자.’
장군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며 샤워를 하러 화장실로 들어가버린다. 이런 장군과의 대화가 그저 즐겁다고 실실 쪼개며 다시 침대에 눕는 김군. 이어서 딸깍하고 장군이 화장실 문을 잠그는 소리가 들려온다.
촤아악-
복잡한 마음을 정리하며 뜨거운 물로 비에 젖은 몸을 씻어내는 장군. 빵빵하고 큰 엉덩이에 나무 기둥 같은 굵은 허벅지. 안그래도 근육질 몸매에 살이 많이 붙어서 화장실이 비좁을 정도로 우람한 장군의 몸매가 대단하다.
'흐으..'
헌데 샤워를 하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던 건지 굵직한 허벅지 사이로 살짝 힘이 들어간 채 발기가 된 장군의 꼬추가 보인다. 길이는 짧은 편이지만 장군의 몸매처럼 굵직한 기둥이 눈에 띈다. 장군은 잠시 생각에 잠긴 듯 가만히 물줄기를 맞으며 서 있다가는 괜히 꼬추를 한번 뒤집어 올리며 닦고는 샤워기 물을 끈다.
뚝-
그렇게 샤워를 마무리하고는 자연스럽게 수건 걸이에 손을 뻗는 장군. 허나 정신 없이 샤워를 하러 들어와서 수건을 미처 챙기질 못했다.
'아이씨..'
문 밖에 수건을 챙겨뒀었는데, 김군이 박군과 강군에게 자신의 수건을 모두 갖다준 줄도 모르는 장군. 장군은 고개를 숙이고 불알을 쥐어잡아 올리며 아직 힘이 덜 풀린 꼬추를 내려다본다.
'후우..'
뜨거운 숨을 한 번 내쉬고는 몸이 보이지 않게 벽 쪽으로 달라붙는 장군. 문 바로 밖에 김군이 있을테니 더 그렇다. 결국 김군에게 수건을 넣어달라고 부탁하기도 싫은지 살짝 화장실 문을 열고 직접 팔을 뻗는 장군.
덜컥-
그렇게 팔만 빼고는 허공을 휘젓는 장군. 김군은 가만히 침대에 누워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가 끝내 입을 연다.
'거기 수건 없는데요?'
'어디갔어. 내가 챙겨뒀는데'
'글쎄요. 안에 수건 없어요? 그럼 없을텐데. 비와서 빨래 말리던 거 다 젖었답니다'
'에라이'
결국 다시 문을 닫고는 젖은 몸으로 팬티라도 갈아입는 장군. 장군은 온몸이 젖은 채로 대충 물기를 털어내고 벗은 팬티를 챙기는데, 그 때 화장실 문 밖에서 김군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제 개인 수건이라도 드립니까?'
덜컥-
'뭐?'
'그냥 나오셨네 제 수건으로 닦고 나오시지'
김군의 말을 무시하고 그냥 문을 열고 나오는 장군. 그새 발기가 좀 풀려서 티가 안나서 다행이다. 장군은 그렇게 김군을 다시 한번 험악하게 쳐다보고는 말을 잇는다.
'이래라저래라 굴지 맙시다'
'ㅎ'
그렇게 장군은 김군에게 다시 자존심을 챙기려는 듯 단호하게 말하고는 팬티 차림으로 성큼성큼 방을 나가기 시작한다.
똑똑-
그렇게 박군과 강군의 방 문 앞에 서서 노크를 하는 장군. 이윽고 문이 열리고 박군이 나타난다.
끼익-
'엇'
'이거 참 흉한 꼴로 죄송합니다. 수건 좀 빌릴 수 있나 싶어서'
팬티만 입고 있는 장군을 보고 깜짝 놀라는 박군. 장군은 죄송하다고 말하면서도 자신만만하게 가슴을 내밀고는 박군에게 수건을 빌린다.
'저희도 수건이 없어서, 김군님이 빌려주셨는데.. 아 이거 쓰던 거 밖에 없는데 어쩌죠'
'아 그거라도 좋습니다'
'네, 그럼 여기요'
'고마워요 박군님'
장군은 그렇게 기분이 안좋은 와중에도 최대한 상냥한 말투로 감사를 표현하고는 이미 젖은 수건을 받아 몸을 닦으며 방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그런 야성미가 넘치는 장군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박군. 장군이 의도한 것 같지는 않지만 박군에게 장군의 몸매는 섹스어필이 되었을까. 박군은 잠시 놀란 표정으로 서있다가는 다시 문을 닫고 들어간다.
[강군과 박군의 방]
'장군님이에요? 수건?'
'네, 근데 팬티만 입고 오셨어 ㅋㅋ'
'진짜? ㅋㅋ 커요?'
'ㅋㅋㅋ아니 트렁크 팬티였어요'
강군과 박군은 문을 닫고는 방바닥에 앉아서 은밀한 대화를 하고 있는 중이었나 보다. 감자칩 하나를 펼쳐두고 앉아있는 강군. 박군은 방금 본 장군의 몸매가 꽤나 인상 깊었는지 입꼬리를 올리고 다시 자리에 앉으며 말한다.
'근데 벗은 몸이 더 대박이신데요.. 가슴 장딴지 이만해 와'
'그래요? 그럼 이제 김군보다 장군이에요?'
'아 진짜 모르겠어요... 나 왜 이러지'
'나 거의 추행당한 썰 다 듣고도 김군이 좋아요?'
'당사자인 강군님도 오락가락 하고 그랬다면서요 ㅋㅋㅋ'
'맞아요 나 솔직히 말하면 지금도 오락가락 하긴해'
박군과 강군은 룸메이트끼리의 이 은밀한 대화가 꽤 익숙한 듯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군의 마성이 엄청나긴 하다. 둘 다 자기 좋다는 최군과 장군이 있고, 각자도 호감이 있는 상태인데도 김군의 늪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가만히 생각을 하며 감자칩을 하나를 주워먹는 강군. 박군은 방금 본 장군의 야성적인 몸매가 임팩트가 꽤나 컸는지 머리를 쥐어잡고 벽에 기대 앉아있다. 그 때, 생각을 마친 듯 조용한 목소리로 입을 다시 여는 강군.
'근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저랑 김군님은 이제 끝났고'
'끝이에요? 왜요?'
'아니, 이렇게 계속 질질 끌려가면 안돼요. 나만 손해야. 최군님한테도 예의가 아니고. 끝났어요'
최군을 생각하며 다시 굳은 다짐을 하는 강군. 박군은 오히려 혼란을 정리하고 끝내 마음을 결정한 강군을 부럽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다가 대답한다.
'저는 솔직히 두분 다 괜찮은 것 같은데, 아직 이렇다할 확신을 갖지를 못하겠어서'
'그럼 마지막 날에 둘 다 선택 안할 수도 있겠네'
감자칩을 좋아하나 보다. 계속 주워먹으면서 물어보는 강군. 강군 특유의 무심하면서도 귀여운 말투. 박군은 강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다시 머리를 쥐어잡으며 말을 잇는다.
'근데 확신을 준 분은 아직 없긴 한데, 일단 김군님은 너무 제 완식이시고. 장군님은 이상하게 알게 모르게 자꾸 마음이 가요'
'세기의 대결이네. 심지어 김군님은 16센치 그 이상의 사나이고, 장군님은 트렁크 팬티 입고 나타난 호기심 유발자고'
'ㅋㅋㅋ아 그것도 그렇네요. 암튼 제가 오히려 확실히 행동 해야할 거 같은데'
'근데 박군님이 말하는 확신은 뭔데요? 어떻게 하면 그걸 받을 것 같은데요?'
그렇게 이어지는 강군의 질문. 박군은 쉽게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잠시 고민을 하다가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그 의미를 모르겠다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다시 박군을 쳐다보는 강군. 결국 박군의 무기력한 대답이 이어지고, 그 대답에 머리를 같이 쥐어잡는 강군이다.
'그걸 저도 모르겠어요..'
'아이고 미쳐버려. 우리 다 바보된 거 같아 지금'
[잠시 후 거실]
'한 잔 마시죠'
하루를 마무리 하는 시간. 씻고 다시 모인 여섯 명이 거실에서 간단히 술을 한 잔씩 하고 있다. 어느덧 찾아온 셋째날 밤. 이제 내일 밤만 지나면 식스 게이즈의 일정도 끝이나고 서로의 최종 선택이 이루어진다.
'장군님은요? 왜 안마셔요?'
'아니, 컨디션이 안좋아. 물 먹을게요'
'오늘 너무 무리하신 거 아니에요?'
오늘따라 이상하게 술을 안먹으려 하는 장군. 윤군이 장군에게 왜 안먹냐고 묻자 모두의 시선이 장군에게로 집중된다. 그 와중에 비를 맞아서 그런가 얼굴이 조금 붉어져있는 듯한 장군을 걱정하듯 묻는 박군.
'뭘했길래 무리를 하셨대 둘이?'
'ㅋㅋㅋㅋ역시 윤군'
그 틈을 안놓치고 농담을 던지는 역시나 텐션이 돌아온 윤군. 강군이 웃기다고 윤군을 띄워주고, 순간 장군도 어이가 없다고 피식 웃으며 술 대신 물을 한 잔 마신다.
그리고 그런 장군을 지켜보고 있던 김군. 김군은 가볍게 웃으며 소주 한 잔을 털어놓고는 입을 연다.
'이제 장군님도 체력이 한계가 오는 거죠'
'앗? 에이 김군님이랑 한 살 차이신데'
'그러니까요 저도 힘들어요 마흔 넘으니까. 아으. 은근히 4박 5일 촬영도 힘드네요'
훅 들어오는 김군의 나이 공격에 역시나 언짢은 듯 쳐다보는 장군과 괜히 더 놀라는 최군. 윤군과 강군은 이미 김군에게서 마음이 떴는지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질 않는다.
그러면서도 술을 한 잔 더 자작하는 김군. 그 많고 많은 자존심 중에 체력까지 건드리니까 장군은 점점 속이 끓어오르는지 잔에다가 갖다댄 손을 꼼지락대고 있다.
'뭐, 잔을 만지시는데, 한 잔 채워드려요?'
그 때, 귀신 같이도 그 모습을 캐치해서는 장군을 향해 소주병을 들이미는 김군. 또 다시 시작된 형님들의 기싸움에 분위기가 조용해진다.
'안드시고 싶으시면 안드시는 게 낫죠.'
결국 중재하는 듯 김군의 팔을 내리려하는 최군. 허나 김군은 자신의 목표는 역시나 최군이 아닌 장군이라는 듯 장군만을 쳐다보며 자신의 팔을 건드리는 최군을 신경도 안쓴다.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술을 안먹으려다가 결국 계속해서 자극을 하는 김군에게 넘어가는 듯한 장군. 김군은 잔을 들까말까 망설이는 듯한 장군을 향해 마지막 한 방을 던진다.
'아. 장군님도 역시 이젠 체력이..'
'내 체력이 뭐? 한 잔 먹지 뭐, 그럼'
결국, 김군의 자극에 넘어가버린 장군. 장군은 앞에 놓여져있던 소주 잔도 아니고 종이컵을 쥐어잡고, 김군은 고개를 끄덕대며 종이컵 가득 소주를 채워준다.
짠-
벌컥벌컥-
그렇게 김군과 형식적으로 짠을 하고 소주를 바로 원샷해버리는 장군. 장군은 어딘가 평소와는 사뭇 다른 얼어있는 표정을 한 채로 아예 작정하고 술을 먹기 시작하려는 듯 잔을 정리한다.
그리고 두 형님의 기싸움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 박군. 박군은 살짝 표정을 찡그린 채 소주를 마시는 장군을 바라보다가 강군과 눈을 맞춘다. 두 형님의 자존심 싸움이 버겁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강군. 그렇게 박군의 시선은 김군과 장군을 번갈아가며 이리저리 움직이기 시작한다.
두시간 후, 피곤하다고 자러 들어간 강군과 최군, 그리고 윤군. 거실에 남아 있는 김군, 장군, 박군 세 사람은 계속해서 술을 먹고 있다.
하필이면 이렇게 셋이 남았다. 사실 첫째날부터 이어져온 큰 형님들의 기싸움 분위기가 이제 절정에 다다른 듯해서 다들 은근히 자리를 피하며 도망친 듯 보인다.
'으음'
얼굴이 빨개진 상태에서도 계속 술을 먹고 있는 장군. 김군 역시도 술에 취한 듯 하면서도 계속 술을 먹는 장군의 잔에 소주를 채워준다. 이어서 박군에게 잔을 채워주려하는 김군과 두 손으로 잔을 받다가는 잔을 내려놓는 박군.
'아, 근데 저는 이것만 먹고 그만 마셔야 될 것 같아요'
'그래요? 그러시죠. 장군님은 더 마실 거에요?'
'나는, 상관 없지'
'그럽시다.'
결국 두 형님의 이 날이 선 상황에서 자신도 책임이 있다고 느끼는 건지 가운데 껴서는 계속 술을 받아먹고 있던 박군. 박군도 이 시간을 통해 두 사람을 계속 알아보고 싶은 것 같다. 허나 취기가 너무 올라왔는지 술을 그만 먹겠다고 하는 박군. 그 때, 장군이 박군이 내려놓은 잔을 들며 말을 잇는다.
'그만 먹어요 박군님은. 엄청 많이 드셨어. 내일 힘드시니까 억지로 먹지 말고'
꿀꺽-
그리고는 딱 봐도 더 이상 술을 더 못먹을 것 같은 박군 대신 흑기사로 박군의 잔을 들어 마시는 장군. 박군은 그런 장군의 모습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장군을 힐끔 바라본다. 그 때, 역시나 눈 돌아갈 틈새를 주지 않고 들어오는 김군.
'내일 뭐 하고 싶은 거 있어요?'
'아.. 뭐 할까요? 내일 데이트 나갈 수 있는 거에요?'
'네, 내일은 자유래요. 박군님 요즘 나온 영화 다 봤어요? 영화관 가실래요?'
'오 영화 재밌겠다. 저 보고 싶은 거 있긴 했거든요'
푹-
다시 시작된 박군을 향한 김군의 능숙하고도 적극적인 대시. 장군이 그렇게 노력을 했는데도 마치 본인의 존재는 부정되는 듯한 이 상황에 고개를 숙이는 장군. 김군의 자신감은 윤군과 최군을 넘어서 식스 게이즈의 엄청난 존재감 장군까지도 투명인간으로 만들어버린다. 박군은 술이 올라온 건지 고개를 숙이고 있는 장군의 눈치를 보며 대답을 하고, 박군이 눈치를 보자 장군을 힐끔 보고 말을 건네는 김군.
'장군님 자요?'
'안 자는데'
'근데 왜 고개를 숙이고 있어요'
휙-
'쯧...'
'?'
'하으...'
결국 다시 고개를 들고 김군을 향해 그저 가만히 표정을 찡그리는 장군. 장군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장군은 씁쓸한 표정으로 한숨을 쉬고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들어가시게요?'
그런 장군을 올려다보며 묻는 박군. 장군은 박군을 돌아보며 김군을 쳐다보던 표정과는 사뭇 다른 웃는 얼굴로 대답한다.
'네에. 이제 자야죠. 박군님도 어서 주무시고. 내일도 좋은 하루 보내려면 얼른 쉬세요'
어딘가 잔뜩 미련이 담겨있지만 박군에게만 보여주는 최대한 상냥한 장군의 말투. 제발 김군과 이야기 좀 그만하고 박군이 들어가 잤으면 좋겠다 싶은가보다.
'그럼 저도 자야겠네요'
'어어 갑자기 이렇게 취침모드인가'
그 때, 장군이 자러 들어가려 하자 박군도 기회를 보고 있었던 건지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렇게 마무리 되는 세 사람의 술 자리. 세 사람이 일어난 자리에는 비어있는 소주만 열병이 넘게 쌓여있다.
[장군과 김군의 방]
방에 들어와 불을 끄고 누워있는 두 사람. 장군은 바닥에 김군은 침대에 누워있다. 바로 잠에 들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술을 마신 두 사람이지만 두 사람 다 깨어있는 듯 보인다.
'흐으음'
그 때, 역시나 깨어있는 장군의 숨소리가 들린다. 각자 생각에 잠긴 듯한 두 큰 형님. 그러다가 장군이 먼저 입을 연다.
'내일 박군이랑 데이트 나갈 건가?'
'아마도?'
장군이 대화를 시작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대답을 하는 김군. 장군은 술은 너무 많이 마셔서 내쉬는 콧바람마저 뜨거워진 듯 거칠게 호흡하며 질문을 잇는다.
'몇시에 돌아온 건데'
'모르지. 나가 봐야 알겠지'
'나도 박군이랑 데이트 해야겠는데'
'뭐 각자 능력껏 하죠'
'아흐..'
능력. 김군의 뼈 있는 한 마디에 다시 한숨을 쉬며 등을 돌리고 돌아 눕는 장군. 장군이 이토록 괴로워하는 이유는 지금 이 상황에서 장군이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는 무력감 때문이다. 김군이 대놓고 자신의 앞에서 박군과의 데이트 약속을 잡아도, 장군은 자신이 박군을 불러세울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것 같다. 아니, 능력이 없으면 패기로 밀어붙이며 살아온 장군이지만 이상하게 결정적인 순간에 김군 상대로는 꼼짝을 못하는 장군.
'박군 포기할 생각은 없고?'
미련한 질문이지만 다시 한 번 묻는 장군. 김군은 대답할 가치도 없다는 듯이 말을 멈춘다. 그 때, 장군의 등 뒤로 느껴지는 인기척. 흠칫 놀란 장군이 누운 채로 뒤를 돌아보자 침대에서 내려와 앉은 김군의 모습이 보인다.
'어이씨 깜짝이야'
'장군님이야 말로 내가 박군 포기하게 만들 생각이 없어 보이네'
김군의 눈빛이 주는 특유의 분위기가 점점 감싸오자, 술에 취한 장군은 숨을 들이마시며 고개를 함께 들어올린다. 조금만 손을 뻗어도 서로의 얼굴이 닿을 듯한 거리. 술 취한 밤 불꺼진 방 안에서 이렇게나 가까이에 김군과 마주보고 있기는 처음이다. 결국 누워있던 장군은 고개를 여전히 들어올린 채 순간 나약해진 마음으로 대답을 잇는다.
'뭘 나보고 어떡하라고'
'ㅎ.. 내 생각보다도 더 겁쟁이네 이 사람'
툭-
그 때, 김군이 누워있는 장군의 볼을 툭 건드린다. 놀라서 흠칫하며 눈을 부라리는 장군. 갑작스러운 김군의 스킨십에 놀란 듯이 급히 몸을 일으키며 앉는다.
'니 뭐하냐?'
'말만 쎈척하지. 왜 본인 능력으로 원하는 걸 얻어낼 생각은 못하고, 자꾸 요행을 바라는 거야?'
이어서 김군이 트렁크 팬티만 입고 있는 장군의 허벅지에 손을 아슬아슬하게 올린다. 곧바로 손에 살짝 힘을 주며 장군의 안쪽 허벅지를 간지럽히듯 매만지는 김군. 장군은 몸을 움찔대며 그런 김군의 손을 거칠게 치워낸다.
'아이씨! 아..'
장군의 격한 거부 반응에도 그저 말 없이 장군과 눈을 마주치는 김군. 장군이 이래서 오늘 밤 술을 먹지 않으려 했던 것 같다. 감정이 극한에 다다른 3번째 새벽, 마주한 김군의 두 눈에서 느껴지는 거부하기 힘든 오묘한 기분. 여러면에서 자신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듯한 김군이라는 존재가 불러일으키는 열등감. 장군의 마음 솦 깊은 곳에 짓눌려 잠재워져있던 어떤 굴복감에 대한 심리적 방어막을 건드리고 있다. 이어지는 김군의 목소리.
'알잖아. 나는 박군을 위해서가 아니고 장군님 본인 좋으라고 이러는 건데. 나도 박군과 별개로 나 좋으려고 이러는 거고. 우리 둘이 해결할 감정이에요'
'뭔 씨..발'
박군 때문에 이러는 게 아니고 순전히 장군과 본인 두 사람이 해결해야할 감정이라고 말라는 김군. 장군은 순간 욱하며 욕을 하지만, 역시나 거친 장군의 목소리보다 더욱 거친 손길로 다시 스킨십을 시도하는 김군.
이번에는 더 과감하게 허벅지 안쪽부터 시작해서 닿을 듯 말 듯 장군의 트렁크 팬티 사이로 손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순간적으로 몸이 굳어버린 장군. 그리고 점점 벌어지는 장군의 입. 장군의 본능은 아슬아슬한 김군의 손길을 바라고 있던 것만 같다.
하지만 어떻게든 이 엄청난 혼란을 밀어내려하는 장군. 트렁크 팬티 사이로 벌어진 틈으로 들어가는 김군의 손이 자신의 꼬추에 맞닿는 촉감을 느끼기가 무섭게 김군의 손목을 세게 쥐어잡는 비트는 장군.
'아악!'
'시..발 사람을 뭐로 보고.. 장난 치나 이게.. '
'아으으윽'
결국 너무나도 무례한 스킨십을 하는 김군의 손목을 꺾어버리는 장군. 김군이 악소리를 내며 몸을 비틀고, 장군은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이를 악물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한다.
'니랑 나랑 뭐가 있는데? 헛소리 하지말고 쳐자라. 비오는 날 개처럼 쳐맞기 싫으면. 내가 사람 안패지만 봐주는데도 한계가 있다'
쾅-
그리고는 화장실로 들어가 문을 부술 듯이 닫아버리는 장군. 김군은 결정적인 순간에 장군에게 힘으로는 제압당해서는 얼얼한 손목을 부여잡고 어이없다고 썩소를 짓고 있다가 조용히 혼잣말을 뱉는다.
'아깝네ㅋ'
그리곤 자신의 손가락 끝에 묻은 축축한 물기를 바라보는 김군. 김군은 그렇게 자신의 손가락을 한 번 입으로 빨아내고 아쉽다고 미소를 지으며 혼잣말을 잇는다.
'이 새끼 섭끼있는 건 확실한데'
[화장실 안]
'......으움.'
세면대를 틀어놓고는 소리가 새어나갈까 입을 꾹 다물고있는 장군. 장군은 변기에 앉은 채로 입고 있던 팬티를 다리 아래로 내린 모습이다.
튕겨져 나온 빳빳하게 발기가 된, 프리컴이 질질 흐르고 있는 장군의 꼬추. 장군의 이성과 본능을 넘나들며 장군을 유혹한 김군. 하마터면 장군도 이성을 잃고 김군의 손에 쥐어잡힐 뻔 했다.
용케도 김군의 유혹을 뿌리친 장군. 본능을 이겨낸 장군의 의지가 정말 대단하다. 장군은 투박한 손으로 발기된 꼬추를 쥐어잡아 소리가 나지 않게 천천히 위아래로 문지르기 시작한다. 짧고 굵은 기둥이 부드럽게 문질러지며 붉게 달아오른 이미 흥건히 젖은 귀두 끝에서는 얼마 못가 장군의 정액이 뿜어지듯 터져나온다.
움찔-
장군은 그렇게 참고 참아온 정액을 힘있게 사정을 하며 몸을 움찔댄다. 그리고 그제서야 몸에 올랐던 열이 가라앉으며 아슬아슬했던 감정을 다잡는 장군.
절대 되살리고는 싶지 않은 성향을 다시 잠재우는 장군. 김군에게 하마터면 넘어갈 뻔 했다. 장군은 물을 묻혀 프리컴에 젖은 꼬추를 닦아내기 시작하며 굳게 다짐한다. 방황하던 시절의 장군은 수 많은 남자와 다양한 경험을 했다. 그 경험 중 일부는 지금 후유증처럼 장군에게 남아있지만, 분명한 것은 장군이 만들어가고 싶은 삶은 그런 모습이 아니다. 장군은 예전의 삶을 되찾기 위해 이곳에 왔고, 그러기 위해서 장군은 어떻게든 박군과 함께 이곳을 나가고 싶다.
몇시간 후, 새벽 6시.
이른 아침부터 눈을 뜨는 장군. 장군은 벌떡 누운 자리에서 일어난다. 술을 많이 먹어서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오지만 장군은 휴대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한다. 그렇게 아직 자고 있는 김군을 한 번 힐끔 바라보고는 방 문을 열고 나오는 장군. 장군에게 주어진 하루의 시간. 장군은 급하게 일층으로 내려간다.
그리고 그런 장군의 인기척에 눈을 번쩍 뜨는 김군. 김군 역시도 시간을 확인하고 이른 아침부터 몸을 일으킨다. 크게 스트레칭을 하며, 장군의 이부자리까지 정리를 하는 김군. 김군은 곧바로 무언가를 준비하는 듯 휴대폰을 두드리며 웃통을 까고 근육질 몸매를 드러내며 화장실로 들어가기 시작한다.
식스 게이즈 9, 10(엔딩)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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