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귀야행 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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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화


그가 눈을 감겨주고 자라고 했지만 어째서 인지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계속 쿵쿵거리는 심장부터 붉어진 얼굴...떨리는 손까지...정말로 그가 무섭고 두려워서 그런건가..

아니...그보다는 다른 느낌인듯한거 같았다. 


"...눈만 꼬옥 감는다고 잠이오냐?? 말도 오지게 안들어 쳐먹네...잘먹고 잘자야지 좋은 양질의 피가 만들어지지... 어휴...니 피맛이 아주 좋긴했나보다..내가 무슨 금이야 옥이야 아주 정성이다..그치?"


잠을 자보려고 최선을 다해보아도 도저히 잠이 오지 아니했다. 그런 내상태를 아주 잘아는 그는 나를 불렀다.


"야...눈떠봐... 할 말있으니까.."


눈을 살며시 뜨자 아주 가까운 거리에...숨결이 닿을 정도의 거리에서 그의 얼굴이 보였다. 짙은 눈썹에 묘한 느낌이 드는 눈동자와 눈매...붉은듯 촉촉해보이는 입술등등이 한눈에 들어왔다.

다시한번 드는 생각이지만 흡혈귀들은 매력적인 외관으로 상대방을 현혹 시킨다더니 이것도 사실인듯했다. 그렇게 얼빠지게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자 그는 말했다.


"뭘 그렇게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야려봐?? 확!!"


매력적인 외관과는 다르게 매우 폭력적이고 질나쁜 성격이 어찌보면 어울리지 않는듯 하면서도 어울리는것 같았다.


"하...하..하실...마..마..말이...있으시..시다...다고.."


"그전에...왜 그렇게 사람을 야려봤는데??"


"아...그...그..저.."


"하...또시작이다.. 아..그..그..저..저.. 너 그것도 이제 하지마...알았어?"


"네.."


"자 그래서 왜 야려봣어??"


"그...그니까...자...자..잘생겨서...머...머..멋져서..."


"...나도 알아... 그게 끝이야? "


"네.."


"...싱거운새끼...어휴...너 그거 알아?? 너는 존나 못생기고 존나 찌질해보이고...보기만해도 짜증이 나는거 알아?"


그의 말이 비수가 되어 날라오는듯 했다. 가슴이 아팠다. 나도 안다...내가 못생기고 찌질해보이고 잘나지 못한 인간이라는건...

아는 사실이지만 다시금 그의 입을 통해 내 상황을 다시금 인지 하자 기분이 좋지못했다.


"근데...왜 자꾸 너만 보면 짜증이 막 날까...그래서 처음엔 죽여버리면 괜찮겠지 싶었어...근데...이상해...죽여버려서 내 기분이 나아지는건 아닌 그런 요상한 짜증남이야.."


"네...네? 그..그..그러면..저...저는..어..어..어떻게...하..하며...면..."


"생각중이야...그러니까 그동안은 너 안죽여...뭐..가끔 피나 빨아먹겠지..그러니까...긴장하지말고 얼른 자..."


"가..가..가슴이..자...자꾸...뛰...뛰어서..모...모..못자..게..게..겠어요.."


그는 다시한번 내말에 짜증반 의문이 반 섞인 표정으로 쳐다보기 시작했다.


"짜증나게...하지말고 얼른자...안죽인다자나...그런데도 불안해?? 왜??"


"아....아..아뇨...그..그..런 부..부..불안 아..아니..고.."


"...아..."


"저..저..저..도...자..자..잘...모..모..모르겠..어..어요..."


"야..."


"네..네?"


그는 더욱 바짝 다가와 한손으로 내 앞머리를 쓸어넘기며 말했다.


"...잘들어...난 니가 어떤 새끼인지 잘몰라...그래서 하는 말인데.. 너 ..나 좋아하냐?"


그말을 듣자 정말 내가 그를 좋아하기라도 하는 것일까...의문이 들었다. 무서운 감정을 사랑의 감정으로 착각하는건 아닌가... 그 짧은 찰나의 순간에 수많은 생각이 들었다.


"새끼야...농담이야...아무리 변태새끼라고 해도 그렇지...지를 죽이네 마네하고...가축취급하는 놈한테 그런 감정 가지는게 이상하지... 근데..."


"네..네?"


"혹여나 하는 말인데... 나 좋아하지마라...나 아주 개.새.끼인거 너도 잘알잖아?? 생각해봐라...주인한테 몸도 마음도 다준 개가 나중에 잡혀먹을때 무슨 생각을 하겠냐?? 너도..."


그는 말을 하다가 이내 끊고 더 이상 말을 하지않았다. 그의 눈을 보자 몽환적인 느낌이 들었다. 정신을 차릴 수도 없이 빠져들것만같은 그런 느낌말이다.


"...푹자라..내가 딴데 가서 잘테니까.. 내가 자꾸 옆에 있으니까..니가 긴장해서 잠을 못자는듯 하다.."


그는 이내 일어나서 다른곳으로 가기 시작했다. 그가 떠나자 심장은 다시 얌전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의 남은 체온이 어찌나 아련하게 하던지

그 체온이 남은 자리를 매만지며 아까 전에 그의 말을 떠올렸다.


'너...나 좋아하냐??'


'좋아하지마라..나 아주 개새.끼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앞머리를 쓸어넘기며 매만지던 그의 손길 체온을 생각하며 서서히 잠에 빠져 들었다.

눈을 떠보았을땐 주변이 어두운것이 해가진 저녁쯤 되보였다. 집안이 고요한것이 아무도 없는듯했다. 집안곳곳을 돌아다녀보니

그 역시도 잠시 외출이라도 한듯 인기척이 전혀 느껴지지않았다. 그 순간 여러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지금이라도 도망쳐서...구조 요청을 한다면 어떨까?? 그러면 살 수 있지않을까? 그런 생각에 몸을 서둘러 현관쪽으로 옮겼다.

밖으로 나갈려는 순간 도망치다 재신 그에게 걸려서 창고방에서 거꾸로 매달린채 경동맥에 구멍이 난채로 조금씩 피를 흘리다 죽은 그남자의 모습이 떠올랐다.


"여...여..역시...무..무..리야...자...자..잡힐게 뻐....뻐...뻔해.."


몸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하면서 다리가 움직이지 않았다. 


'주인한테 몸도 마음도 다준 개가 나중에 잡혀먹을때 무슨 생각을 하겠냐?? '


어제 그가 내가 해준말이 떠올랐다. 당장 죽는 신세보다 괜찮겠지만..어찌보면 가축신세도 죽는건 마찬가지 일거라는 생각이 들어 

다시한번 침을 꼴깍삼키며 문밖을 나서려고 했지만 이번엔 어째서인지 그와 마주보며 이야기하던 때와 밥먹던 때...그리고 어제 그의 망할만큼 따듯한 손길이 느껴지며 다시한번 나가기를 주저했다.

눈물이 떨어졌다. 그렇게 한참을 씨름을 이어나가던 때였다. 밖에 그의 차가 주차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해서 소파에 다시 가서 누워서 자는 척을 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문이 열리고 그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그 혼자만 온것 같진 않았다. 다른 남자의 목소리도 들렸다. 

그러더니 둘은 끈적한 애정행각을 하는 듯 하더니 웃고 떠들며 내가 누워있는 소파 까지 물고빨고 하며 오고 있었다.

기분이 묘하게 착잡했다. 어째서 그가 다른 이와 애정행각과 끈적한 스킨쉽을 하는것에 왜 내가 기분이 이토록 나쁜지 알 수 없었다.


"하아...잠시만..."


재신 그는 끈적한 스킨쉽을 하다 말고 이내 나한테 다가오더니 귓속말로 말하기 시작했다.


"야...안자는거 다 알아.. 잠깐...일어나봐..."


빌어먹을...어차피 자는 척 따위 통하지 않을걸 알았지만 이 민망한 상황에 일어나라는 말에 어쩔 수 없이 일어났다.

내가 조심스럽게 일어나자 같이 끈적한 스킨쉽을 하던 남자는 살짝쿵 놀라면서 나를 바라보았다.


"아우..놀래라...뭐야...혼자산다면서??? 뭐...누구야???가족인가??"


"자기야~ 나랑 닮아보여?? 전혀 아니잖아... 이 존나 못생기고 보기만 해도 짜증나는 얼굴봐도 모르겠어?"


"으음..아닌데??? 귀엽게 생겼네... 가족이 아니면...뭐야??"


"응..내가 키우는 가축이야~"


"뭐?? 가축?? 뭐야..자기 그런 취미 있었어??? 잘됐다~ 그럼 우리 셋이할래? 쓰리섬도 괜찮겠네...귀엽게 생겼는데..."


그 남자가 내 손몸을 잡자 재신 그는 즐기기라도 하는듯 나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남자가 내 몸에 손을 대기 시작하더니 옷을 벗기려는 듯 했다.


"아..아..시..시..싫어...하..하..하지..마..마..요..."


손길을 거절하며 그 남자를 밀어내자 그남자는 오기가 생겼는지 힘으로 잡아 끌어 내옷을 벗겨내려 했다.


"무슨...가축이라면서?? 그럼 갈때까지간 걸.레 겠구만? 무슨....씨.발 가만히 있어봐...나도 맛좀봐보자..."


밀어내려해도 막무가내로 밀고들어오면서 옷을 벗기려는 그 손길이 매우 역겹고 짜증이 났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에 절망스러웟다.

동앗줄이라도 잡는 신경으로 재신 그를 애처롭게 쳐다보자 그는 뭐 그리 좋기라도 하는지 가볍게 미소 지으며 그상황을 즐기기라도 하는듯 

계속 쳐다만 볼뿐이였다.


"재..재..재신...씨..제..제..제발..흐..흐..흑..."


그러자 고개를 숙이고 웃던 재신 그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기야...싫다 잖아?"


"아!! 왜...가축으로 키울정도면 얼마나 맛이 훌륭하길레?? 나도 한번 먹어보자...억!!!"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재신 그는 그 남자의 머리채를 잡아 던져 버리기 시작했다. 당황한듯한 그 남자는 일어나자 말자 재신은 그의 팔목을 장난감 가지고 놀듯 꺽어버렷다.


"아아아아악!!! 아파...아파!!! 지..지금!! 뭐하는 거야?!!!! 아!!"


"자기야...짜증나지?? 그치?? 싫다는데 억지로 하면 얼마나 짜증나는지 잘 알면서 왜 그랬어??"


"이...이..미친새끼야!! 너 정신병자지? 씨.발 놔...집에 갈꺼니까..."


"자기야...왜이렇게 주둥이가 거칠어?? 그리고 말하는 싸가지는 왜이렇게 없어?? 야...성재...이리와봐.."


그가 내 이름을 불르며 오라고 한걸 들은것 같았다. 처음으로 나를 이름으로 불른것 같아 잠시 멍하게 있었다.


"야!! 씨.발 오라고!!"


그의 고함에 가까이 다가가자 그는 자신이 붙들고 있는 남자를 만지고 그의 행적을 읽어보라 했다. 당황해서 벌벌떨면서 그 남자와 재신 그의 눈을 번갈아 바라보자 재신 그가 다시한번 고함을 쳤다.

벌벌떨며 그 남자를 만지고 그 남자의 과거 기억을 읽어내기 시작했다. 내가 본걸 전부 읇어주자 재신그는 만족한듯 말했다.


"인간관계는 파탄에...번번한 직장도 없이 알바 전전하네?? 거기다 부모랑도 의절하고.. 뭐...너같은거 하나 그냥 사라져도 아무도 신경 안쓰겟지? 에라이 벌레같은 새끼야.."


재신 그에게 팔한쪽을 꺾여 잡힌채로 고통에 겨워하면서도 그는 끝까지 화를 내며 말햇다.


"씨..이씨익!! 어..어쩌라고이...정신..병자새끼야...너 내가 고소할꺼야...내가 씨.발 너 깜방에 쳐보낼거야...."


"하...요즘 애들은 씨.발 진짜 왜이렇게 버릇이 없냐...진짜.."


그러더니 재신은 그의 양쪽팔을 간단하게 꺾어 부러트리뒤 두다리 마져 부러트려 완전한 불구로 만들었다.


"아악!!! 아파!! 아파!! 아!!씨.발 아!!!"


고통에 몸부림 치며 온몸을 뭍으로 올라온 물고기마냥 펄럭펄럭 거리는 그의 입을 묶어 소리를 막으며 재신은 머리칼을 넘겨주며 말했다.


"자기야..쉿...아무리 좋아도 그렇게 소리지르면 시끄럽잖아...그치??"


이내 한손으로 그 남자를 번쩍 들어 창고방으로 던져 놓았다. 잠시후 창고방에서 나와 주저앉아서 벌벌떠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그는 나의 손을 잡고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그러곤 이어폰을 귀에 꽃아 넣기 시작한뒤 음량을 아주 크게 틀었다. 그는 무언가 말을 하는듯 했지만 소리가 커서 들을 수 없었다.

그렇기에 그의 입모양을 집중해서 보았다.


'내가 올때까지..나오지마 알았어? 그리고...소리 줄이지도 말고...알아먹었으면 고개 한번 끄덕여.."


그의 말에 벌벌 떨리는 고개를 한번 끄덕이자 그는 만족한듯 미소를 짓더니 방문을 닫고 나갔다. 

공포에 덜덜떨며 앞으로 그가 벌일 일들이 머리속으로 그려지기 시작했다. 최대한 생각하지 않기로 하고 

그렇게 한참을 지났을때였다. 재신그는 방문을 열고 나왔다.  씻고 나왔지만 피비린내가 진동하는걸 보아선... 그남자를 아마도..흡혈해서 죽인게 아닌가 싶었다.

공포에 질린 얼굴로 벌벌 떨며 재신을 쳐다보자 그는 무표정으로 다가오더니 이어폰을 빼내었다. 


"...미안..많이 놀랐지..?"


그는 부드럽게 손을 올려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공포때문에 제어가 되지 않던 몸이 마음대로 재신의 손 에 비쳐진 기억을 읽어버렸다.

그 남자가 아주 끔직하게 살해 되는 모습을 말이다. 


"흐..흐..으으윽!!...하...하..."


갑작스러운 나의 발작에 가까운 놀람을 본 재신 그도 적잖게 당황했는지 메마른 무표정이 잠시 변화가 있었다.


"이..씹!! 야..너 앞으로 내 허락없이 내기억 ...읽지마..알아먹었어?!"


"흐...으...하....흐..."


"이...씹!! 대답해!!"


"네...네...그..그...그..럴게요...."


재신은 다시 나의손을 잡아 거실로 데려왔다. 소파에 앉아서 어색하게 아무런 말도 없이 있을 뿐이였다.  공포때문에 제어가 되지 않는 나는 주변에 닿는 물건 마다 족족 기억이 읽히기 시작했다.

와중 방금 살해 당한 남자의 폰이 몸부림 치다가 가구 밑으로 들어간 기억이 보였다. 


"저..저..저..."


"...왜..."


"오..오..옷장...미..미..밑에..."


그는 귀찮은듯 일어나서 옷장을 번쩍 들어올리자 방금전 살해당한 남자의 폰이보이자 주운뒤 한손으로 그대로 부셔버렸다.


"...어?...뭐야...이 변태새끼가... 몰래 섹.스하는거 찍을려고 했나...녹화 되고 있었잖아... 하마터면 큰일 날뻔했네... 야......잘했어.."


그는 조용히 나를 내려다 보더니 이마에 가볍게 쪽하고 입술을 부딪혔다. 

방금 사람이 죽었다. 어째서 일까...사람이 죽었는데도 덜덜떨리고 두려움보단 그가 잘했다고 해주는 칭찬가 그의 가벼운 입맞춤이 더 나의 가슴을 뛰게했다.

괴물과 같이 살다보니 나 또한 괴물이 되기라도 한건가...그의 칭찬에 더욱 목이 말랐다. 더 듣고 싶고 더 인정받고 싶어서 미치기라도 한것 마냥

방금 창고방에서 살해당한 그남자를 만져 재신그가 실수 한부분을 전부 말해주어 완전범죄로 만들어주고 싶어졌다. 

그리고 나는 나도모르게 행동이 먼저 앞서기 시작했다. 창고 방문을 열고 들어가려는 순간이였다.


"야!! 뭐해!!"


재신 그는 급히 내게 다가와 창고방에서 떨어 트렸다.


"그..그..그남자..마..마..만져서..흐..흐..흔적이나...노...노..놓친거...마..마..말씀..드..드..드릴..려..려고요..."


"..."


"제..제...제가..하..하..할 수..이..이..있는..게...이..이..거..뿌...뿐이니...까...까요.."


"야.."


"네..네.."


"그런거 앞으로 하지마... 알아먹었어? 너...그냥 창고방 근처에도 아예 오지마..청소도 하지마...그냥 이 근방 아예 오지마...알았어?"


"그..그...그치만..."


"야!! 내가 하지말라잖아?! 죽을래?어?!"


"네..네..."


그는 티는 안내려고 했지만 어째서 당황해하는 건지 몰랐다. 마치 큰비밀을 엄마에게 들킨것 마냥 몹시다 당황하는 모습이였다.

그의 그런 인간적인 모습은 이곳에 와서 처음보는 듯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그는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평소 처럼 지냈다.

게임을 하다가 화를 내기도 하고 TV를 보면서도 웃고 그랬다. 청소를 끝내고 멀리서 TV를 힐끔힐끔 보고 있자 그는 말했다.


"뭘 그렇게 힐끔힐끔 훔쳐보고 있어..? 너도 와서 보던가..."


"그...그...그치만...저..저..저번에..어..어..어딜..가..가..축..주...주..주제에..라..라고..."


"...두번말하게 하네? 그리고 말대꾸?"


"아..아..죄..."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만 더 나와봐..."


그렇게 얌전히 그의 소파 옆자리에 조심스럼게 앉았다.


"...앞으로도...종종...그럴일 있을건데...너도 적응하는게 좋을거야..."


그는 조근조근하게 말했다. 그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어찌나 감미롭던지 이해 하면 안되는 상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내모습에 혐오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나저나..어제 그새끼...피..맛없드라...니..피맛본 뒤로...어떤 피를 마셔도....다 맛없어...그냥 배고프니까 먹는 음식 같아..."


표정하나 변하지않고 자신의 흡혈사실을 술술 말하는 그였다.


"그래서 말인데...니 피좀 좀만 먹으면 안될까?"


"네..네?..?"


"못들은거야? 아니면 그런척 컨셉 잡는거야??.."


"..."


"씨.발 그동안 좋은거 먹이고 했으면 좀 줄때도 되지않았냐?? 그리고 하..가축 주제에 내가 너한테 물어야되냐??어?!"


"그..그..그니까..아...주...조..조..금만.."


"그래?? 그럼 니가 허락한거다??


정신이 나가기라도 한건가...어째서 나는 스스로 죽을지도 모르는 길을 택한걸까... 어째서 그를 조금이라도 기쁘게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걸까..

나의 말에 그는 침을 꼴깍 삼키더니 잠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그...그러면...아...주...아주..조금만...혹시...내가 중간에 안멈추면...자 여기..."


그는 내손에 칼을 쥐어 주기 시작했다. 


"이...이..이게..."


"뭐긴 뭐야..내가 안멈추면 그냥 내 입에 칼 찔러넣으라고... 그정도 맞고 안죽으니까..걱정말고..알았어??"


"저...저...저 그...그..그런거..모..못해요.."


"막상 니가 죽게 되면 하게 될걸?? 자...그럼...."


그는 눈이 붉어지더니 이내 부드럽게 나를 눕혀 목덜미를 살살 깨물기 시작했다. 그의 날카로운 이빨리 나의 목덜미를 파고 드는 순간에도

아프지만 어째서인지 그의 숨결...손길...그리고 목에 느껴지는 감촉이 너무 좋았다. 따뜻한 이느낌.. 이대로 죽어도 괜찮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쪽쪽 거리며 조금씩 내 피를 빨아 먹던 그는 이내 강하게 피를 빨아 먹기시작했다.


"저..저..저기..이...이..이..제 그...그만..."


그를 밀어내려해도 그는 떨어지지 않고 계속 빨아먹기 시작했다. 그의 말대로 칼로 그를 찌르려고 했으나 어째서인지 도무지 찌를 수가 없었다.

그렇게 점점 몸에 힘이 빠지며 정신이 몽롱해져갔다. 이대로 죽는건가...그래도 꽤 괜찮은것 같았다...그렇게 나는 정신을 잃었다.


"나...일어나..새끼야...눈좀 떠봐...!! 야!!!"


시끄러운 목소리에 눈을 살며시 떠보니 입에 피칠갑이 되어 있는 그가 좋지 못한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으..으..음..?!"


"하...새끼..안죽었네...하...."


그는 어째서인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얼굴을 내 가슴팍에 묻었다. 그러더니 벌떡 일어나 화를 내기 시작했다.


"야!! 씨.발...내가 안떨어지면 칼로 내아.가.리.를 찢던 찌르던 하래 했잖아!! 왜 그냥 그대로 있었는데?"


"..."


"대답 또 안하지? 맞을.....하..아니다..미안하다.."


그는 나를 부축해서 자신의 방 침대에 눕혀놓고 목쪽 상처도 치료해주었다. 그러곤 그는 나에게 말했다.


"...오늘밤에 쓰레기 버리러 갈껀데...집에...얌전히 있어..알았어??"


그는 뭔가 불안한듯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알았다고 했다. 

그렇게 늦은 밤이 되고 그가 전 처럼 시신을 처리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 그의 차소리가 점점 멀어지고 어느정도 시간이 흘렀다고 생각이 들자

어지러운 몸을 겨우 부여잡고 일어났다. 위험했다...정말 이대로 지나면 죽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이라면...도망칠 수 있을것 같았다. 하지만 어째서 자꾸만 그와 함께 햇던 망할 추억이 생각나기 시작하면서 

그 추억이 나를 옮아매고 있었다. 


'그래도 너를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잖아..?'


'너...어차피 그에게 벗어나도...또 의미없는 인생 의미없이 그렇게 너를 아무도 쳐다보지않는 인생 살아야되는데...그럴거야?'


'솔직히 말해...너 그를 좋아하잖아...그치?'


등등 생각이 들기 시작하며 다시한번 밖을 나서기를 주저했다. 그렇게 나를 옮아매고 있는 생각덕에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다..다..닥쳐!!다..다..닥치라고!!"


혼자 허공에 대고 소리를 지르며 고개를 이리저리 저었다. 정말로 내가 미쳐가기라도 하는 것 마냥 말이다.

다시한번 처음봤던 시신과 방금 죽은 남자...그리고...피를 빨린 그 순간까지 좋지 못한 기억만 한채로 침을 한번 꿀꺽 삼키고 힘겹게 문밖을 나서기 시작했다.

발을 때기가 어려웟지만 이내 밖으로 나왔고 이미 저질렀기 때문에 그가 오기 전에 최선을 다해 달리기 시작했다. 

어디로 가야할지도 모르고 어디로 도망쳐야 할 지도 몰랐다. 그저 미친듯이 달릴 뿐이였다.

그렇게 달리다가 눈에 보인 파출소가있었다. 그렇게 파출소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가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허...허...허.."


"무슨일이시죠?? 왜그렇게 숨을 몰아쉬시고...맨발로 뛰셨어요?? 발에서 피나는데..."


아차 싶어서 발을 보니 피가 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건 상관없었다. 그에게 벗어났다는 생각에 어째서 여러 복합적인 감정이 들었다.


"저..저..저..사..사..사..살려주..세..세.세..요....저...저..죽...죽고 시..시..싶지..아...아..않아요..제...제..제발요..."


"저기 우선 진정하시고...잠깐만요..."


순경은 잠시 구급 상자를 들고 오더니 나에 발에 지혈을 해주기 시작했다. 그러곤 이내 이불을 덮혀주며 벌벌떠는 나를 진정 시키려고 했다.

그간 있던 일들을 전부 말하자 눈빛이 이상하게 변하더니 나를 마치 미친사람보듯 하고 있었다.


"그니까...흡혈귀가 본인을 감금하고...사람들을 버젓이 죽이고...이제는 본인을 죽이려고 한다??"


"네..네..사..사..살려주세요..."


"김순경 잠깐 와봐..."


경찰 두명은 잠시 구석에서 무언가 이야기 하는듯 했다. 들으라는 듯 말하는 소리가 다들렷다.


"야...아무리봐도 정신이상자 같지? 옷 행색도 그렇고...이 밤중에 미친놈처럼 맨발로 뛰어 다니는것도 그렇고..."


"네..아무리 봐도 좀...그렇긴 해요..."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였다. 아무도 내말을 믿지 않는 듯했다. 하긴 흡혈귀니 뭐니 하고 이야기하면 누군들 믿을까 싶었다.

무엇보다 나를 미친놈 취급하는게 정말 슬프고 화가 났다. 그때였다.


"허...허..헉...여기..여기 있었구나..."


재신...그가..숨을 몰아쉬며 파출소의 문을 열고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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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span class="sv_wrap"> <a href="https://ivancity.com/bbs/profile.php?mb_id=bong9886" data-toggle="dropdown" title="나는왕이로소이다 자기소개" target="_blank" rel="nofollow" onclick="return false;"> 나는왕이로소이다</a> <ul class="sv dropdown-menu" role="menu"> <li님의 댓글

  • <spa…
  • 작성일
스토리 전개가 다음편을 기다리게하는 마력을 있읍니다
빨리 다음편이 보고싶어요.
오늘도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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