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릴레이 소설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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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준과 영종
동준은 며칠간 좀 불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하루에도 몇 번이나 전화하던 영종이 최근 며칠 동안 연락이 없는 것이다. 전화를 받아도 바쁘다고 하며 통화를 짧게 하곤 했다. 무엇보다 영종에게서 전해오는 싸~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지난번 마지막 만남에서도 좋게 헤어졌었는데… 무엇 때문에 자신을 피하는 것인지 불안했다. 이 일을 더 이상 미뤘다가는 안 될 것 같아 다시 전화를 걸었다.
- 나~야…(힘없는 동준의 목소리…)
- 어, 무슨 일이야? (약간 사무적인 목소리)
- 친구야, 내가 뭐 잘 못 한 거 있어? 요즘 왜 자꾸 날 피하고 그래...?
- 피하긴 뭘 피한다고 그래… 내가 좀 바빠서 그러지
- 영종아. 내가 잘 못 한 게 있으면 말해줘...! 응, 우리 만나서 이야기하자!
- 내가 요즘 일이 좀 많아서 그래. 바빠서 끊어야 해!
먼저 전화를 끊어 버리는 영종이었다. 동준은 너무나 서운하고 속상했다. 한편으로는 아무런 이유 없이 저러는 영종이 괘씸하기까지 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갑자기 이러는 걸까...? 혹시, 누가 생긴 걸까? 그건 아니야! 동준은 지난 시간을 천천히 되돌려 보았다. 지난 추석 때 선물 받았던 딜도는 같이 섹스 할 때에 요긴하게 잘 사용하고 있었다. 무엇이 문제일까...? 동준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영종은 청래를 만난 후 동준에 대한 믿음에 알 수 없는 균열이 생기고 있었다. 동준이 그렇게 대물을 좋아할 줄은 몰랐었다. 간혹 대물에 대해 말은 했었지만 그렇게 까지 좋아서 저런 청래같은 놈이랑 붙어 만나고 있었다니! 생각할수록 짜증이 밀려왔다. 지금까지 동준이 자신을 기만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자신의 허물은 모르고 남의 허물만 보인다고 했던가! 사실, 영종 자신도 청래의 큰 물건이 좋아서 그동안 만났던 것 아닌가! 그런데 좋아하는 상대의 허물을 덮어줄 생각은 하지 않고 그것을 단점으로 생각하고 멀리하려는 것이다.
박수는 양손으로 쳐야 소리가 난다. 한 손으로 아무리 휘둘러도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는다. 사람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한 사람의 마음이 멀어지면 아무리 가까이 다가가려 해도 둘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동준과 영종은 그렇게 자연스럽게 연락하지 않고 멀어져 가고 있었다.
11월이 시작되었는데도 영종과 동준에게서 연락이 한 번도 없었다. 정구가 바빠 한동안 둘에게 연락을 못 했었다. 그러고 보니 요즘 두 친구에게서 통 소식이 없었다. 둘이 깨가 쏟아 지나보다 생각하며 오랜만에 영종에게 전화를 걸어 보았다.
- 어, 나야...! (정구가 반갑게 말했다)
- 어이, 친구! 오랜만이야… 잘 지냈어...? (영종은 아무렇지 않게 전화를 받았다)
- 그래, 별일 없지? 요즘 왜 이리 조용히 지내고 있어? 둘이 너무 꿀단지에 빠져 있는 건 아니지...?
- 어…... (영종이 말을 못 하고 머뭇거린다…)
- 아니, 왜? 뭔 일 있어...?
- 그…. 그게…
- 역시, 뭔 일 있구먼! 누가 바람을 피운 거야...! 네가 그랬어...?
- 아니야, 그런 게!…
- 이런, 정말 뭔 일이 있구만...! 그렇지! 어쩐지 요즘 둘이 소식이 없다 했다... ㅠㅠ
- 참 아니라니깐...! (약간 짜증을 내며…)
- 일단, 저녁에 봐. 내가 서울로 갈게! 괜찮지?
- 알았어… 그럼 솔라 스토리에서 봐...! 참, 저녁 먹고 와…
- 왜, 같이 안 먹고...?
- 나 일이 있어. 거래처와 밥 먹어야 해서 좀 늦을 것 같으니 밥 먹고 보자구...!
- 알았어! 저녁에 보자고…
정구는 전화를 끊고 속으로 생각했다.
= 도대체 누가 바람을 피운 거야? 아님, 뭔 일인데 둘이 사귄 지 얼마 됐다고 벌써 사랑싸움이야! 나처럼 외로운 사람도 있는데… 다들 배가 불렀어!
그날 저녁, 8시가 다 되어 영종이 솔라 스토리에 나타났다. 1시간 전부터 와서 주인장과 같이 술을 마시며 기다리던 정구는 이미 술이 약간 되어 있었다.
- 뭐 한다고 이제 오는 거야! (정구가 약간 투정을 부리는 듯…)
- 응. 미안! 생각보다 늦었네… 거래처 손님과 이야기가 길어져서… 오래 기다렸어?...
- 오신지 한 시간 쯤 되었습니다. (주인장이 대신…)
- 네. 술은 좀 마셨네... 괜찮아...? (정구가 걱정되는 듯…)
- 아, 괜찮지 그럼...! 그래, 도대체 어찌 된 거야! 둘이 왜 싸우고 그래...?
- 싸우긴 누가 싸웠다고 그래…(영종이 솔라 주인장을 힐끔 보며…)
- 그럼, 싸운 게 아니면 왜 낮에 말투가 그래? 뭔 일 있는 거 아냐...?
- 나도 숨 좀 돌리자! 사장님, 칼스버그 주세요…
- 네…(솔라 주인장)
영종이 와서 분위기가 좀 껄쩍지근 해지자 주인장은 주방 안으로 자리를 피해준다.
- 실은…(영종이 말을 꺼낸다)
- 실은...?
- 우리 셋이 마지막 만난 날… 그날 말이야…. 누가 우리 셋 있는 걸 보았는데, 그 친구가 동준을 아는 거야!
- 누군데 동전을 알아? 또 알면 어떤데...?
- 글쎄... 그게… 내가 그냥 알고 지내는 동생인데 아주 가깝지는 않고… 그냥 만나서 박이나 가끔 타는 사이야… 그 친구가 봤더라고!
- 그래서...? (정구가 재촉하듯이 말을 받는다)
- 그때 만난 후 며칠 있다가 그 동생한테 연락이 온 거야. 좀 보자고… 그래서 나갔더니 동준 이야기를 하는데…
- 그 동생이 동준 얘기를 뭐라고 하던데...?
- 아, 자꾸 재촉하지 말고 좀 기다려...! 말하는데 자꾸 끊고 그러냐...!
- 아... 알았어...! 알았어… 말해…
- 근데, 이런 말 해도 되나 몰라… 동준에게 절대 말하면 안 돼!
- 그래. 약속할게! 나 입 무거운 거 알잖아... 절대 비밀로 할게!…
- 그 동생이랑 동준이랑 몇 개월 사귀었다고 하더라…
- 그래...? 그 동생은 누군데, 몇 살이야...?
- 아직 오십 안 됐는데… 보기에는 훨씬 더 들어 보여... 내가 몇 번 만나 보니 질이 좀 안 좋은 거 같아서 얼마 전에 끝냈어… 그런데, 그 친구가 동준과 오래전에 사귀었다고 하니 내가 기분이 좋을 리 없잖아! 그 동생 하는 말이 동준이 대물을 그렇게 좋아했다네. 사우나에서 처음 만난 날부터 껌딱지처럼 딱 붙어서 떨어지지를 않았데. 처음 만난 날 낮에만 두 번이나 뺐다나… 저녁에 모텔에서 또 빼고… 그런 놈을 좋다고 물고 빤 거 생각하니… 어휴~...
- 그래서, 동준과 어떻게 되었는데?
- 어떻게 되긴… 그냥 일부러 피하고 있어. 안 본 지 달포가 되어 간다.
- 동준도 연락 안 오고...?
- 전화야 여러 번 왔었지. 근데 내가 퉁명스럽게 받고 그랬어. 만나자는 것도 시간 없다고 피하고… 그랬더니 지금까지 조용하네… 아마도 지난 일 때문에 그런 줄은 꿈에도 모르겠지. 무엇 때문에 내가 이러는 줄…
- 에이… 내가 생각하기에 몇 년 전 일로 그러는 건 좀 아닌 거 같다!
- 야!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 네가 네 일 아니라고 함부로 말하지 마!
- 아니… 그게 아니고, 내 말은…
- 됐어! 그냥 술이나 마시자! 아무튼 난 기분이 별로 안 좋아! 나야 그놈과 그냥 몇 번 즐기려고 만났지만 동준은 그게 아니었다잖아! 그런 놈과 좋다고 몇 개월을 물고 빨고 한 걸 생각하니 내가 다 후회가 된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잠시 후에 정구가 말을 꺼냈다.
- 너… 정말 그렇게 생각해...?
- 뭐가...?
- 좀 전에 한 말… 후회가 된다는 말…
- …... (영종은 순간 할 말을 잃어 아무 말도 못 했다)
- 내가 보기에는 네가 동준에게 먼저 대시를 한 거로 아는데… 아냐...?
- 그… 야… 내가 먼저 손을 내밀었지… 그래도 이건…
- (정구가 말을 자르며…) 그렇다면 그냥 넘어가 줘. 다 지난 일이잖아! 내 일이 아니라고 함부로 말하는 게 아니야! 나도 이런저런 사람들 만나봤지만 별 사람 없더라… 그저 나 좋다고 덤벼드는 사람이 제일이더라구...! 우리 나이에 또 새로운 사람 만나기가 어디 쉽냐? 내가 보기에 동준 그 친구 사람은 괜찮잖아! 심성도 곱고… 세상에 흠 없는 사람이 어딨어. 흠이라면 유부라서 그렇지. 네가 그냥 눈 감고 넘어가… 요즘은 들으니 동준이 대물 그런 거 안 따진다며...?
- (듣고만 있는 영종…) ... 사장님, 여기 술 한 병 더 주세요...!
주방에 있던 솔라 주인장이 얼른 칼스버그를 꺼내 준다. 얼핏 둘의 눈치를 살피더니 다시 주방으로 들어 가 버렸다. 영종은 맥주를 따서 벌컥벌컥 반 병을 마셔 버렸다.
- 나도 별 생각을 다 했었어. 너도… 알다시피 내 물건이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잖아! 그런데 동준은 대물을 좋아했다니… 지금까지 나와 관계 하면서 얼마나 나를 비웃었겠어...! 그걸 생각하니 자존심도 상하고… 솔직히 기분이 그래…
정구와 영종은 예전에 솔라 스토리에서 처음 만난 날 같이 술을 마시다가 술 기운에 한번 잔 적이 있었다. 이쪽 사람들이 의례 그런 것처럼 서로가 식은 아니었으나 술김에 그날은 서로를 원했던 것이다. 한마디로 우정 박을 탄 것이다. 어쩌면 그 한 번으로 끝냈기에 지금까지 둘은 친한 친구로 오래 가고 있었는지 몰랐다. 영종은 정구의 페니스를 늘 농담처럼 부러워했었다.
- 영종아! 내가 전에도 말했지만 너 정도면 무난한 사이즈야! 너, 왜 그리 자신이 없냐! 도대체 얼마나 컸으면 좋겠어? 응...? (정구가 농담하면서 영종의 옆구리를 쿡 찌른다)
- 아이참… 아퍼! (영종은 기분이 좀 풀렸는지 살짝 웃는다)
- 내가 남의 부부(?) 일에 콩나라 팥나라 하기는 그렇다 만, 결과적으로 둘을 엮어준 중매쟁이로서 간곡히 부탁한다. 이번 일은 네가 좀 덮어주고 그냥 넘어갔으면 해… 표면적으로 동준이 너에게 불만을 가지지는 않았잖아...!
- 그야 그렇지… 그래도…
- 그래도 는 뭐가 그래도 야! 그만 잊어 버려...! 그나저나 그 동생 나쁜 사람이네! 뭐 좋다고 남의 이야기를, 좋은 얘기도 아닌데 그것도 몇 년 전 이야기를 씨부리나! 사람이 원~
- 내가 그래서 더 속상한 거야! 그런 놈과 몇 개월이나 뒹굴었다고 생각하니… 뭐, 오래전 일이지만… 하긴... 나도 그랬으니 동준 탓할 것도 없다... (그러면서 영종이 고개를 떨군다...)
며칠 후, 영종은 동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동준이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전화를 받았다.
- 어, 영종아...! (동준, 반가움을 애써 참는 듯…)
- 잘… 지냈어...?
- ..…영종아. 전화줘서 고마워...!
- 동준아... 그동안 서운했지...? 미안해...!
영종의 그 말에 동준은 눈물이 나오려 했다. 지금까지의 서운하고 섭섭하고 미웠던 감정이 한순간에 눈 녹는 듯했다.
- 내가 그동안 마음이 좀 그랬다… 미안해...!
- 그래, 그래… 흑흑...! (동준은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결국 울고 말았다...) 괜찮아, 아무려면 어때...! 네가 다시… 다시 연락을 줘서 난 좋아! 고마워...!
- 동준아 울지마...! 내가 잘 못 했어…(영종이 진심으로 다독거렸다)
- 아니야! 뭔 일인지 몰라도 네가 다시 이렇게 돌아와서 난 좋아...!
- 그래, 언제 볼까? 저녁에 봐...? 나도 그동안 너 정말 보고 싶었다...!
- 그래야지! 당장 봐야지...!
전화를 끊고 동준은 왠지 모를 설움과 안도감에 눈물을 왈칵 쏟았다. 지금까지 누군가를 좋아했어도 이렇게 까지 마음을 준 적이 없던 동준이었다. 마침 자신의 차 안에서 전화를 받았기에 편하게 감정을 표출할 수 있었다. 동준은 한참 동안 차 안에서 나오지 않았다.
영종 또한 전화를 끊고 나서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다. 마치 오랜 숙제를 해결한 그런 개운한 기분이었다.동준의 목소리가 감정에 복 받쳐 울컥한 것을 알았을 땐 자신도 울컥했었다.
= 그래, 역시 전화하길 잘했어...!
그동안 지난 과거로 인해 속 좁게 행동한 자신이 후회스러웠다. 저렇게 착한 친구에게 상처를 준 것 같아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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