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사람들 마지막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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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후,
석이와 영우는 미국으로 떠났다. 석이는 늘 미국에 가고 싶어했다. 그곳에선 결혼도 합법적이었고, 잘하면 애도 키울수 있다고 했다. 영우는 석이의 의견을 전적으로 따라주었다.
효진과 현이는 딸아이를 낳았다. 준이 부모는 누구보다 기뻐했다. 드디어 고대하던 손녀를 보게된것이다. 모두들 자신의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 여보세요?"
".. 어.. 형.. 나야 석이... "
현이가 손짓을 한다. 공항에는 많은 인파가 쏟아져 나와서 자기만의 행선지로 향하고 있었다. 석이와 영우는 현이를 바로 알아채고는 전화를 끊었다.
현이가 기쁜 마음으로 다가간곳에는, 석이와 영우만 있는게 아니었다. 조그마한 5섯살짜리 남자애도 있었다.
"..너가 민이구나.."
현이가 민이의 머리를 한껏 흐트려 놓는다. 귀여워서 죽겠다는 표정까지 지으면서.
".. 준이형은?"
".. 어.. 일이 바빠서.. 같이 못오고..
.. 좀 이따 집으로 바로 오기로 했어..."
그 말을 하고, 현이가 영우를 그제서야 발견한다. 꽤 듬직한 표정으로 제법 가장의 티가 나기도 했다.
".. 축하한다! "
짧은 한마디에 진심을 담아서 영우의 어깨를 한번 툭 쳐준다. 영우는 쑥쓰러운 표정으로 자신의 콧잔등을 한번 훔쳤다.
".. 가자!!"
현이가 석이와 영우 가족의 캐리어를 손수 끌어주며, 앞장서고, 그 뒤를 한 가족이 뒤따른다.
".. 근데.. 민이 한국말은 할줄 아나?"
..........
석이의 귀국날 아침, 최사장은 조깅을 하고 땀을 쫙 빼고 집으로 들어왔다. 준이는 때마침 일어나서 가벼운 조식을 차리고 있었다.
"... 아이고.. 부지런도 하셔라.."
같이 조깅을 하자고 해도 준이는 절대 거부였다. 그래서 조금 비아냥을 댔다.
".. 아이 인간아.. 오래 살아야지..
.. 너랑 같이.. 그러면 관리를 해야 될꺼 아니가.."
그러면서 준이의 엉덩이를 손으로 찰싹 때린다. 그러자 준이가 정색을 하며 얼굴을 찡그린다.
".. 아이고.. 안 잡아 먹어..."
최사장이 입을 삐죽인다. 그러고 있는데 최사장의 핸폰이 울렸다. 직원이 두명이나 동시에 급한일로 못나온다는것이었다.
"... 오늘.. 너 못 쉬겠는데...어떡하냐?"
.............
가게에 바쁜시간이 지나가자, 그제서야 최사장이 준이의 눈치를 보면서 말을 꺼낸다.
".. 인간이 .. 마음은 다른데 가있고..
.. 몸만 여기 있노 하루종일? "
최사장의 나무라듯한 물음에, 준이는 톡톡 자신의 감정을 여실히 드러낸다.
"... 오늘 석이 오잖아... 공항에 마중 나가기로 했는데.."
".. 아이.. 누가 모르나?
.. 내가 오늘.. 두명이나 빠질줄 알았냐고?"
".. 그러게.... 어쨌든 매니저가 남아서...
.. 다 커버했잖아요.....쉬는날에도 나와서...
.. 그러니까.. 제 마음까지는 강요하지 말아주실래요?
.. 최영성씨? 왜이래? 쿨하지 못하게?"
".. 저게 가면 갈수록.. 한 마디도 안지지.. 어휴.."
최사장이 웃으면서 대꾸를 해보지만, 이제는 속수무책이다. 준이도 그만큼 약을대로 약아진것이다. 최사장의 식당이 어느정도 마무리가 되어가자, 준이와 최사장은그제서야 나갈 채비를 했다.
최사장이 차를 가져온다. 준이가 익숙한듯 옆자리에 탄다. 그렇게 한참을 가는데, 준이가 선물을 집에다 놔두고 온걸 뒤늦게 깨닫고는, 최사장이 집으로 차를 돌린다.
".. 좋냐?"
".. 그럼 좋지.. 3년만인거 같은데..."
최사장은 영우와 석이가 미국에 있는동안 많은 도움을 주었다. 영우는 늘 못마땅해 했지만, 석이를 많이 아꼈다. 아무래도 준이가 아플때 무슨 얘기들이 오고 갔던게 틀림이 없어 보였다.
".. 민이라고?"
".. 응.. 귀여워 죽겠어..."
준이가 핸드폰을 열어서 민이의 사진을 보면서 흐뭇해한다.
".. 왜? 부럽냐?"
부러웠다. 자신의 핏줄이 아니더라도, 조그마한 생명체를 사랑하는 사람과 키울수있다는게. 그 비현실적인 일이 사실 엄청엄청 부러웠다.
".. 부럽기는... 뭐..."
".. 아이고.. 얼굴에 써있는데.."
".. 어떤 기분이야? 자기 자식을 보고있으면? "
최사장은 잠시 생각에 잠기는지, 뜸을 두고서 대답한다.
".. 좋지.. 인간아.. 당연한걸 물어보노.."
".. 그 소리는 나도 하겠네..."
".. 좋은데... 좋아..
.. 그런데.. 결국에는 인간 대 인간이야..
.. 핏줄로 엮어지기는 했어도..
.. 나는 내 인생이 있는거고..
.. 우리 애들은 자기만의 인생이 있는거고.."
".. 무슨..."
".. 아휴.. 니가 알겠나?
.. 각자 사는거라고... 다만 제일 응원해주는거지.."
대꾸를 하려다, 준이가 무슨말인지 이해라도 한듯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다. 자식도 없는 주제에 잘 알지도 못하면서.
서운하기라도 했을까봐 최사장이 농담을 던져 본다.
".. 왜? 나랑 하나 낳을까?"
".. 미쳤나봐.. 이 아저씨.."
".. 왜? 인간아.. 나 아직 정정해! "
".. 아휴.. 내가 말을 말아야지...
.. 어떻게 말만 하면 다 그런쪽으로 이야기가 새실까?
.. 재주도 좋으셔..."
농담도 주고 받고, 화창한 봄날씨가 창문밖으로 펼쳐진다. 그래서 준이가 창문을 내린다. 봄바람에 벚꽃 내음이 가득하게 두사람의 콧속으로 자신있게 들어간다.
어느새 차는 최사장 집에 도착을 했다. 준이가 급하게 집으로 뛰어 올라간다. 현이 가족에게 줄 선물을 급하게 챙기고는, 최사장이 생일날 사줬던 신발을 굳이 갈아 신는다. 그리고 차로 돌아온 준이에게 최사장이 대번 그걸 알아챘지만, 물어보지는 않는다. 차는 한참을 몰아서 준이네 집에 어느새 도착을 한다.
".. 좋냐?"
".. 어?"
".. 좋냐고.. 너.. 행복하냐고.."
".. 왜그래? 또.. 낯간지럽게.."
".. 혼자서 또 애태우고 있는건 아니지?"
준이가 상큼하게 웃어준다.
".. 좋아... 괜찮고.. 애태우는거 없고..."
최사장도 편안히 웃는다. 하지만 시동을 끄지 않아서, 준이가 물어본다.
".. 가자!! 빨리!!"
그러자 최사장이 고개를 가로 젓는다.
".. 오늘 말고... 난 다음에 따로 보지.. 뭐..
.. 중요한 약속이 있어.."
".. 왜? 또?"
".. 남자 생겼어? 나말고?"
".. 인간이.. 못하는 소리가 없다.."
".. 수상한데.."
".. 남자는 너말고는 싫어.."
".. 그럼 뭐야? 왜? 같이 가지.."
".. 아.. 있어.. 그런게... 뭘 다 알라고 그라노?
.. 너는 나 싫다고 도망갔잖아..."
".. 뭘 또 그렇게 까지 말을..."
".. 장난이야.. 장난.."
".. 그럼..."
그러면서 석이가족의 선물을 쥐어준다. 준이가 아쉬워 하며 문을 닫으려는데, 최사장이 한마디를 더 한다.
".. 오늘까지는 집에 오는거야?"
".. 봐서.. 상황 봐서.."
준이가 차문을 닫자, 최사장의 차가 떠난다. 차가 없어질때까지 준이는 아련하게 그곳을 응시한다. 그리고 그곳을 향해 머리를 허리까지 숙인다.
준이는 집으로 걸어가면서 문자를 한다.
[ 어디십니까? ]
[ 어.. 다와가.. 고속도로에서 차가 좀 막혔어..]
[ 기다릴까?..]
[ 보고싶어서 죽을뻔 했네..]
준이가 핸드폰을 가슴에 품고는 세상 밝은 표정을 짓는다. 몽글한 무언가가 가슴속에 둥둥 떠다녀서였다.
[ 같이 들어가면 의심받으니까..먼저 들어가..
반지 빼는거 잊어 먹지 말고..]
[..ㅇㅇ 쌩유 ]
준이가 손가락에서 반지를 뺀다. 그리고 목걸이를 빼서 그곳에 끼워 놓고는 옷 속으로 집어 넣는다. 미소가 흘러넘친다.
석이와 영우 가족의 환영파티는 성대하게 현이의 주최하에 열렸다. 그때 준이가 제 시간에 왔더라면 똑같이 열렸을 파티랑 비슷하게도 보였다. 웰컴홈이 쓰여있는 풍선들도 모두다 똑같았다. 다만 식구들이 늘었을 뿐이었다. 유부장도 조금 늦게 집에 도착을 했다. 효진의 딸 아이는 자기 외할아버지를 기가 막히게 알아보고는 뒤뚱거리며 달려가서 안기기도 했다.
식사는 푸짐했다. 웃음은 끊이질 않았다. 여느 사람과 다르지 않는 평범한 가족들처럼 보였다. 평범한 식사와, 평범하고 소소하지만 소중한 시간들이 지나고 있었다.
물론 겉으로 봤을때 말이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유부장과 준이는 서로를 힐끔 힐끔 바라봤다. 특히나 음식을 먹을때는 유부장은 한입을 먹고 맛있다는듯 젓가락질로 멀리 떨어져 앉아있는 준이에게 어서 먹어보라고 눈짓을 주기도 했다.
사람들은 알고있는것인지, 모른척을 하는것인지는 알수가 없었다. 다만 인상을 찌푸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새벽시간이 되어서야, 모두들 헤어질 준비를 했다.
늦은 시간에 자고 가라는 준이엄마의 말에, 준이는 핑계를 댔다. 유부장에게는 걱정같은 말을 쏟아 놓는다.
".. 아휴.. 사돈 어른..
.. 지방 출장에서 오늘 오셨다면서요..
.. 피곤 하실텐데.. 와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 아닙니다.. 사돈 부인.."
".. 그나저나, 집 수리는 이제 끝나가나요?"
".. 네.. 윗집 사람이 물을 틀어 놓고 ..
.. 휴가를 가는 바람에..
... 이제 거의 다 마무리 되갑니다.."
현이와 효진은 딸애가 보채서 결국 먼저 집을 떠났고, 석이와 영우는 거기서 자기로 했다. 그래서 준이와 유부장만 배웅을 받았다.
나란히 걸어가는 준이와 유부장을 보고서 석이가 영우에게 물었다.
".. 근데 말이야.. 그래서..
.. 준이형 병원비는 누가낸거야?"
영우가 웃음을 참지 못하고 터트리며 답한다.
".. 내가 궁금해서 물어봤거든..
.. 간호사가.. 세상에 살다살다.. 그런적은 처음이었데..
.. 웬 아저씨 두명이서 서로 내겠다고..
.. 난리를 쳐서.. 결국 반띵하라고 했데.."
".. 우리형은 도대체 무슨 사랑을 하고 있는걸까?"
밖에 나와서 둘이 소근대는데, 두사람이 어느새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나란히 걷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손을 맞잡는 모습이 보인다. 석이와 영우는 순간 입이 벌어진다. 역시나 였다.
".. 아.. 둘이 뭐하고 밖에 서있어? "
준이 엄마가 문을 열고 나오면서 묻자, 석이가 얼른 시선을 가로 막으며 엄마를 데리고 집으로 들어간다.
".. 아니야.. 들어가자.."
두 사람은 차로 곧바로 가지 않고 근처 공원을 걷기로 했다. 계속 서로를 보면서 걸을순 없음으로 걷는중에도 한번씩 눈을 맞춘다. 두사람 다 미소가 지워질 틈이 없어 보인다.
준이가 목걸이에서 반지를 빼서 손가락에 끼운다. 그러자 유부장이 준이의 손을 번뜩 잡는다. 그 손 역시나 똑같은 반지가 끼워져 있다.
사람들이 제법 걸어다닌다. 준이는 민망한지 손을 빼려는데, 유부장은 놔줄 생각이 없어 보인다. 그래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굳이 어색하게 변명을 늘어 놓는다.
"..아빠예요.. 아빠.. 친아빠.. "
사람들은 관심도 없이 지나가지만, 준이는 꿋꿋하게 다시 또 말한다.
"..아이고.. 우리 아버지.. 정이 이렇게 많으실까..
.. 친해서 그러는거예요.. 오해 하지 마세요..
.. 저희들 그런거 아닙니다.."
보다못한 유부장이 한마디를 거든다.
"..언제까지 설명할려고 .. "
"..사람들 앞에선 안그럼 안돼? "
"..내껀데.. 누가 채가면 어떡해? "
"..누가 날 채가.. "
".. 우리집 공사 할동안..
.. 최사장 집에 지내는것도 맘에 안드는데..
.. 겨우 허락해준줄 알아..."
유부장이 입을 삐죽인다.
".. 같이 일하는것도 맘에 안들어 죽겠고만.."
".. 그래서 회사에서 우리 식당까지
.. 매일 점심을 드시러 오셨어?"
".. 그럼 어떡해? 불안한데.. 보고 싶기도 하고.."
준이의 가슴이 따뜻해진다. 보고싶다는 말이 참 좋았다. 격하게 아낀다는 표정은 지금 이사람을 보고 하는 말이리라.
".. 어디가 근데? 우리?"
어느새 유부장에게 반말도 편해졌다.
".. 어디기는? 니가 좋아하는데지.."
".. 아니.. 아저씨들은 왜 그런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거지?"
".. 아저씨들? 니 지금 아저씨들이라고 했나?"
몰랐다. 그때까지는. 항상 표준어만 써서 부산에서 태어난줄은 정말 몰랐다. 하지만 부장님은 긴장하거나 할때는 꼭 부산 사투리를 썼다.
".. 누가 또? 그랬는데?"
준이는 이 사투리가 오히려 더 정겨웠다.
".. 몰라.. 내가 언제?"
".. 방금 아저씨들이라 켔는데..
.. 금마제? 금마가 또 니 꼬드키드나?"
".. 미쳤나봐..
...우리 아버지 아들 사이로 돌아간게 언젠데.."
".. 니 당장 거기 그만두래이.. "
어느새 발걸음이 닿는곳은 모텔이다. 준이가 잠시 머뭇거린다. 그러자 유부장이 손에 깍지까지 끼고서, 앞장선다.
..........
그날밤, 최사장과 거사를 치를뻔한 밤에, 그렇지 못하고 북엇국을 먹는데, 최사장은 먹지도 않고 준이의 먹는 모습만 바라봤다.
"... 미안해..."
밥을 먹다 말고, 준이가 그냥 말을 뱉었다. 최사장은 단번에 무슨 얘길 하는지 알아 들었다.
".. 뭐가 미안하노? 이제 시작인데..."
".. 다 버리고 오셨는데..
.. 내 상태가 이래서.. 미안해..
.. 근데 나도 모르겠어.. 이런적이 처음이라.."
".. 아이.. 울지말고... 이준이!
.. 나는 지금 별로 기분이 나쁘지 않아.."
갑자기 준이가 울음을 멈추고 최사장을 봤다.
"... 내가 너를 많이 기다리게 한건 사실이잖아...
.. 그러니까.. 그럴수 있어..
.. 근데 내가 또 누구냐? 마성의 남자 아니냐.."
그 말에 준이가 웃는다.
".. 기달려.. 내가 니 마음 돌려 놓을테니까..."
최사장은 남자답게 준이를 돌려보냈다. 차마 태워줄수는 없다고 했다. 남자의 자존심이라나 뭐래나. 대신 택시를 태워 주었다.
준이는 택시를 타고 유부장에게 갔다. 새벽시간이라 문자를 보내기가 꺼려지면서도, 설레면서도 이상한 기분을 지울수가 없었다.
택시를 내리고 부장님의 집으로 걸어가는데, 이게 맞는건지 생각에 혼란이 왔다. 어렵사리 용기를 내서 초인종을 누르는데, 기다렸다는 사람처럼 나온다. 한가득 미소도 잊지 않았다.
나는 부장님을 안았다. 정말 술도 마시지 않고 슬퍼하지도 않고 꿋꿋하게 기다리고 있는 그의 모습이 고마워서였다. 나이도 많은데 맘고생 하는게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 우리 서방님..."
".. 우리.. 각시..."
유부장도 준이를 꼭 안아준다.
".. 고맙다..."
그 소리가 나는 참 고마웠다. 누구야 말로 고마운지 알고는 있을런지. 준이는 주머니에서 무선 이어폰을 꺼낸다. 한쪽은 유부장의 귀에 꼽아주고, 나머지는 자신의 귀에 꼽는다.
노래가 흘러나온다. 박자가 딱딱 귀에 꽂힌다.
부장님은 조금 어색한 표정이다.
".. 이거... 내 마음.. 내.. 노래.. 우리 노래..."
그리고 자연스레 우린 마주 보며 섰다. 아주 가깝지는 않았는데, 노래가 흘러나올수록 부장님도 미소를 지었다. 너무 귀여워서 깨물어 주고 싶었지만, 벌써부터 속보이는것 같아서 겨우 참았다.
".. 쪽.."
그런데 부장님이 먼저 내 입술을 귀엽게 훔친다.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것일까.
우리는 진하게 키스를 했다. 오직 이 세상에는 우리 둘뿐인것처럼 느껴졌다. 그러고 우리는 서로를 부둥켜 안았다. 부장님것이 나한테 닿았다. 그래서 나는 더 강렬하게 내안의 욕망을 마음껏 분출하고 싶어졌다. 그러자 부장님의 손으로 내 등을 감싸줬다.
".. 두두둥!!"
그런데 갑자기 때아닌 비가 쏟아졌다. 천둥번개가 닥쳤다. 이제는 밖이 아닌 비를 피해줄 지붕 밑에서 부장님과 안고 있으니 꼭 그때가 떠올랐다.
서러워서 어쩔줄을 모르던 그때 그 시절의 실수 투성이던날에, 그냥 한번 안아주면 안되냐고 떼를 썼던 그때. 그렇게 잘 모르는 남자에게 한없이 모든 서글픔을 다 내뿜었던때. 너무나 따뜻해서, 며칠이라도 너끈하게 버틸수 있을것 같았던 부장님의 품이 너무나 고마웠었다. 지칠때 기댈수 있는 어깨가 왜 우리에겐 너무나 간절한걸까? 이 정도 나이 먹으면 혼자 일어설때도 됐는데.
언제까지 기대는 사랑을 바랄것인가.
이제는 내 모든 사랑을 줄것이다.
더이상 기대지만 하지않고,
나도 기댈수 있는 사람이 되어 줄것이다.
내가 부장님을 더 지켜줄것이다.
그러면서 준이가 결심이라도 한듯, 유부장을 품에서 떼어놓는다. 그리고 눈을 마주친다. 그러자 미소가 자동으로 더 번진다. 마치 전염이나 되듯이 유부장도 똑같은 미소를 짓는다.
음악은 여전히 박자를 타면서 두사람의 귀로 흘러 들어간다. 심장도 어느새 비트를 맞춰서 뛴다.
준이가 갑자기 춤을 춘다. 이상하게 기묘하게 마음대로.
마치 유부장에게 같이 추자고 말하는것 같다. 그러자 유부장도 준이의 동작을 따라 하더니, 이내 자신의만의 움직인을 구축한다.
잘추는것은 없다. 우스꽝스러워도 서로만 같이 있으면 된것이다. 그렇게 한참을 둘은 서로를 보면서 음악에 맞추면서 춤을 춘다.
".. 사랑해..."
이렇게 될줄 알았을까. 부장님을 처음 만난날에. 나는.
사람들에게 꼭 떳떳해야 사랑이겠는가. 이런 사랑도 있는것이다. 한동안은 숨겨야 하겠지만, 나는 그냥 내 마음이 이끄는곳으로 가보려 한다.
그리고 나도 평범한 사람이라고 조금씩 믿어보려고 한다.
.........
저는 개인적으로 많은 씬들이 있었지만,
준이가 가장 힘들때 유부장이 안아줬던 장면이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그렇게 마무리 했습니다.
믿기지 않으시겠지만, 구상만 3개월 했습니다.
이게 뭐라고.. 저같이 재주가 없는 사람에게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네요..
아무튼 끝까지 읽어주신분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부디, 제가 느꼈던 감정들을 고스란히 느끼셨는지..
그랬길 바래봅니다. 회수못한 떡밥도 많았고, 아니면 아주 나중에 회수를해서..헤깔리신분들도 계셨을텐데..
원래는 다른 인물들도 더 자세히 다룰예정이었지만,
하다보니 이렇게 되었습니다. 사실 시즌 2도 생각하고 있었는데..
너무 어두워서.. 힘주고 하니까.. 더 어려운것 같기도하구요... 그래서 앞으로는 좀 밝게 써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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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어디서든, 무탈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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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또 반전이었네요.
그래도 준이가 택한 길이니 행복했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