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친구 녀석과의 동거 -1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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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날 뒤에서 안은 채로, 깍지를 낀 승현이의 손 위에 내 눈물이 '뚝' '뚝' 떨어지자
승현이가 얼른 손을 풀고는 두 손으로 내 어깨를 잡아 내 몸을 휙 하고 강제로 돌려선
"형..."
"아..아무것도 아니야..(고개를 숙이곤)"
"갑자기 왜 그래요..."
"(눈물을 빠르게 훔치곤) 아니야;; 좋아서.. 너무 좋아서...."
좋아서..너무 좋아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말하는데
이번엔 승현이가 날 마주한 채로 그대로 내 가슴을 끌어안아 앞으로 날 꼬옥 안아주었다.
"너무 좋으면 웃어야지, 왜 울고 그래요 형. 울지마요."
(울고 있는 내 등을 토닥이는 승현)
사실 내 눈물을 들키고 싶지 않았는데 승현이가 내 눈물을 완전히 봐버린 탓에 마음이 놓여서 그랬을까.
내 등을 토닥이는 승현을 향해 말은 하지 않았지만 이런 내 맘을 더 알아달라고 호소하는 어떤 외침마냥 승현이의 품에 안겨 소리를 내며 꽤나 큰 울음을 터트리고야 말았다.
그렇게 십 분 정도 둘이서 꼬옥 안고 있었을까.
눈물을 멈추고, 마음을 이내 진정시켜선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승현아."
"아니에요. 가끔은 이렇게 참지말고 울어버려요. 형이 괜찮아 질 수만 있다면. 그걸로 전 괜찮아요."
"형 방에 가서 좀 쉴께. 근데 너도 머리 아프다며, 조금 더 자둬야지. 숙취해소제는 좀 마셨어?"
"전 괜찮으니까 얼른 형 부터 들어가서 쉬어요. 야간근무하느라 피곤했을텐데. 전 형 얼굴 보고 싶어서 잠깐 이렇게 부른거에요 (멋쩍어하며) 그럼 주무세요. 형."
내 방으로 돌아와선 침대에 몸을 누이고는 어젯밤을 꼬박 새우고도 잠이 오질 않았고 두꺼운 이불을 어깨까지 덮었는데도 아까 승현이의 품보다 따뜻하질 않았다.
그렇게 몇 번이고 뒤척거리며 쪽잠을 자다가 열두시 조금 전에 몸을 일으키고는 마트에 가서 즉석조리식품으로 나온 북엇국을 사와선 청양고추, 양파, 콩나물, 고춧가루 등을 넣고 승현을 위한 콩나물 북엇국을 푹 끓이고 있는데
어젯밤 희재와 나누던 대화가 자꾸만 내 머릿속을 괴롭히고 있었다.
희찬이에게 승현이가 게이라고 말을 하겠다니..
'니가 날 그렇게 만들었어. 난 이제 내 맘대로 할꺼야. 나 말리지마.'
'그럼 내......내가 뭘 어떻게 하면 되는건데.. 내가 뭘 하면 되는거냐고!?? 어!?'
'뭐? 그건 나보다 니가 답을 먼저 찾아야하지 않을까. 시간 3일 ..아니다. 이틀 줄게.'
정말 내가 뭘 어떻게 해야..모두가 다시 평온해지고 다시 예전처럼 웃음으로 넘치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걸까.
....
'철컥'
그 때 방 문이 열리곤 승현이가 눈을 비비고 나오더니
"형 좀 더 자지, 불 앞에서 뭘 또 그렇게 만들고 있어요.."
"아! 이거..너랑 같이 먹으려고, 콩나물 북엇국 끓이는 중 이였지"
"와~~ 북엇국~~ 맛있겠다 !! 근데 우리 한 집에서 이러고 있으니 꼭 부부 같다. 그쵸 형!? (웃으며)"
"(웃으며) 대낮에 놀고 먹는 백수들 같은게 아니고??"
"(웃으며) 아 형!!! 형은 야간 근무고, 저는 오늘 수업이랑 일이 없는거잖아요. 헤헤(긁적이며)"
"다 끓였으니 얼른 앉아서 먹자."
그렇게 북엇국을 각자 그릇에 퍼 담고는 식탁에 마주앉아 점심을 먹는데
"형"
"응!?"
"근데, 형은 제가 언제 게이란거 알았어요?"
"어!?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해서)"
"그냥 갑자기 궁금해서요..."
"그냥..너가 희찬이 바라볼 때 너의 그 시선이라던가, 너에게서 나오는 느낌들!? 지켜봤을 때 보통 일반 남자들과는 조금 다르다는 건 느꼈었어. 어쩌면 내가 널 그렇게 생각하고 싶어했는지도..니가 어제 나한테 고백하고 나서야 이윽고 확신이 들었지만."
"절 그렇게 쭈욱 지켜보셨다... 이거군요..? (웃으며) 근데 제가 희찬이 좋아했던거 다 아셨..구나.."
"그럼 알지. 저번에 이야기한 그 10년 넘게 짝사랑 했다는 이야기. 그거 각본 안승현, 주인공 안승현 이잖아!? 맞지!? (웃으며)"
"아! 형!!!!! 그거 진짜 드라마 내용이라니까요; (부끄러운 표정을 짓고는)"
"그럼 넌 내가 언제 게이란 걸 알았어?"
"네? (당황하는 표정을 짓는 승현)"
"언제 내가 게이란 걸 알았냐고~~~~"
"게이더란게 괜히 있나요? 척하면 척이죠"
"거짓말.. !! 어물쩡 넘어가려고 하지 말고~~ 제대로 말 좀 해봐~~웅!?(승현을 보채며)"
"희재라는 그 사람.."
승현이의 입에서 희재가 나오길래 순간 긴장을 했다.
"응? 희재는 또 왜?"
"그러니까..희재라는 사람이 형 예전 애인 이었던..거죠..? 그런거죠?"
"너도 다 알고 있었구나..."
"근데 뭐 그게 중요한가요??? 지금 우리가 같이 이렇게 식탁에 마주 앉아서...밥을 먹고 있는게 중요한거죠. 헤헤 (웃으며)"
"너도 참 많이 능글맞아졌다. 안승현"
"형 우리 그거 한번 더 해요."
"뭘..."
"밥 먹고 나서, 한 시간 후에 이따 현관문 앞에서 다시 만나기. 쉬는 날 집에만 있기 아깝잖아요. 밖에 나가서 형이랑 데이트 하고 싶어요!"
"싫다면?"
"싫으면... 뭐.. 저도 싫어요. 싫다는 사람 안 붙잡음."
"(남은 밥을 싹싹 긁어먹고는) 너 한 시간 후라 했다!! 지금 1시니까 2시에 딱 현관에서 보는거야~~(준비를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는)"
"아 형!!! 저 아직 밥 다 안 먹었는데!! 양아치...세요?"
그렇게 우린 서둘러 각 욕실에서 샤워를 한 후 모든 준비를 마치고
오후 2시가 되기 1분 전,
"십 ~ 구 ~ 팔 ~ 칠~ 육~~"
내가 먼저 준비를 마친 뒤, 현관 앞에서서 큰 목소리로 카운트 다운을 세는데
방 문을 닫고 후다닥 달려나오는 승현이.
"다 됐어요!! 준비 끝!! 안 늦었죠!??"
"아...몇 초만 더 늦었음 소원 들어주기 였는데. 까비~~~"
"그런 내기 안 했는데요 형. (정색하며)"
"표정 풀어라 안승현~~"
그렇게 문을 열고 현관문을 먼저 나서려 하는데
"형"
"어"
내가 반쯤 열었던 현관문을 승현이가 다시 닫고는 현관 앞, 좁은 공간에 둘이 딱 붙게 되었다.
"뭐야;;; 왜그래;;"
"내가 뭘 할 것 같아요 형."
몸을 가까이 마주한 채, 우리의 숨소리가 서로의 얼굴에 부딪혔다.
내가 뭘 할 것 같냐며 날 쳐다보는 승현의 눈망울이 어쩜 저리도 사슴 같던지.
난 승현의 녀석의 입술 위에 내 입술을 가볍게 포개었다.
그리곤 입술을 다시 떼고는
"이거. 맞지?"
"아니요 형. 틀렸어요.."
"그럼 뭔데..?"
내가 그럼 뭔데 라고 이야기 하자마자 내 입술 위에 승현이의 입술이 다시 내려앉았다.
그리곤 승현이의 혀가 내 입술 속을 비집고 들어오더니 입 안 곳곳을 부드럽게 핥고 있었다.
그렇게 부드럽게 시작된 키스..
그러다 점점 깊어져, 음란함을 품은 혀들이 서로 그 안에서 뒤엉키고 있었다.
이 곳이 밀폐된 공간도 아닌데 산소가 점점 부족해지는 것 같은 느낌.
우리의 맞닿은 입술이 짓뭉개질정도로 저돌적으로 다가오는 승현이의 입맞춤과 혀놀림 속에서 내 몸이 점점 뒤로 밀려나 현관 벽에 그대로 닿게 되었다.
분명 키스를 하고 있는데 순간 발끝과 손끝이 찌릿해지면서 동시에 누가 날 마치 간지럽히기라도 하는 것 처럼 오묘한 기분이 들었다.
난 승현이의 등을 감싸 안았고 서로의 입속 안을 거칠게 맴돌던 우리의 혀가 잠시 멈춰선 파르르 떨리는 것을 느꼈다.
날 벽에 밀치고 키스하던 승현이가 이번엔 반대로 몸을 뒤집어 승현이의 등이 벽에 닿은 채로 계속해서 서로의 입술을 살짝 깨물기도 하고, 혀로 입안 곳곳을 핥아주고 있었다.
그러다 한 손으로 내 손을 잡더니 깍지라도 끼려는 건가 싶었는데 날 잡은 손이 이윽고 아래로 떨어졌다.
그리곤 아까 부터 바지 위로 툭 튀어나와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던 그 앞섶으로 내 손을 가져가더니 바지 겉으로 튀어나온 그 녀석의 윤곽을 내 손으로 쓰다듬게 만들었다.
승현이 잠시 내게서 입술을 떼더니 고개를 들어올려 내 귓가에 입술을 가져와서는
"저번에 제가 사우나에서 형꺼 맘대로 만졌으니, 이번엔 형이 내꺼 맘대로 만져요. 이게 형 때문에 아까부터 이렇게나 단단해 졌잖아요. 그러니 책임져요. 형이."
라고 속삭였다.
'하아......................'
'후우.................'
우리의 숨소리, 그리고 열기, 피가 꽉 차들어서 단단해진 물건까지
모든 것들의 이 현관의 좁은 공간 속에서 서로의 몸에 계속 해서 부딪히고 있었다.
난 한 손으로 승현의 바지 단추를 풀곤 지퍼를 천천히 내렸다.
그러자 드러나는 실버 밴드에 새겨진 GUESS 문자에 검은색 드로즈 속옷.
승현이의 물건이 큰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오늘 따라 왜이리 더 커보이는 건지.
무엇보다 엄청 큰 뭉퉁한 무언가가 왼쪽으로 휜 채로 팬티 안에서 껄떡거리며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었다.
난 속옷 끝을 손에 집어 허벅지 까지 내리는데 승현이의 자지가 팬티에서 벗겨지면서
'탁'
하고 배에 한 번 튕겨지고는, 다시 꼿꼿하게 서서 껄떡이는데 크기는 말할 것도 없었고 강직도하며, 발기 각도하며 보통의 남자들보다도 훨씬 더 단단하고 강력해보였다.
승현이의 자지를 밑에서부터 부드럽게 한 손으로 쥐어보는데 현관 앞 거울 속에 비친 승현이의 자지 기둥과 귀두가 물건을 감싼 내 손 위로, 손에 쥔 만큼의 길이 만큼이나 더 남아 있었다.
그렇게 승현이의 단단한 물건을 감싸 쥔 채로 부드럽게 아래 위로 매만지는 데..
그런데 그 때
'뚜 뚜 뚜 뚜 뚜 삐------------------------'
갑자기 현관 밖에서 도어락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가 들렸다.
"아이 씨 뭐야. 제대로 눌렀는데...."
희찬이 목소리였다.
우린 불륜 현장의 주인공들 마냥 후다다닥 바지를 치켜세우곤 급한 마음에 현관에서 가장 가까운 내 방 안으로 둘 다 몸을 숨기듯 들어왔다.
방 안에 들어오자마자 옷 부터 제대로 갖춰 입는데
'뚜 뚜 뚜 뚜 뚜 띠리링~~~~~~~~~~~'
"일단 승현아, 빨리 저기 화장실 안에 가 있어(손으로 빨리 가라고 신호를 주며)"
"꼭 그렇게 까지 해야해요..?"
"일단 들어가 있어봐.."
승현이가 급히 내 방 안 화장실을 들어가자마자 희찬이가 집 안으로 들어와서는 내 방문을 노크도 없이 바로 '휙' 하고 여는데
"(문을 열고는) 형 아직 자냐?"
"야, 아무리 형제라지만, 노크는 좀 해라. 임마"
"나 오늘 반차야. 내가 따로 이야기 안 했었나..? (내 옷차림을 보고는) 근데 형 너 어디 나가냐? 나갈 것 처럼 옷을 차려 입었어?"
"승현이랑 어디 좀 나가려고 했지."
"안씅이랑? 근데 안씅은 어딨는데??"
"아;; 내가 거실 화장실 쓰고 있었는데, 승현이가 급하다고 해서 지금 내 방 화장실 안에 있어. 그치 승현아~~~(화장실 쪽으로 크게 소리치고는)"
"네~~~ 나 여깄어 희찬아~~"
"뭐야;;; 근데 둘이서 어딜 가려고??? 와.....이 배신자들. 혹시 나빼고 둘이서 뭐 맛있는거 먹으러 갈려고 했어 설마?? 아니지??"
"그런거 아니거든;; 밥은 벌써 먹었어. 오늘 승현이 수업도 없다고 해서 같이 영화나 볼 까 했지.. 요새 그 마동석 나온 영화가 그렇게 인기가 많다매. 우리 아직 그거 못 봐서.."
"하.... 대낮부터 남자 둘이 영화를 보러 간다고?? 에혀...(고개를 절레절레 하고는) 제발 연애들을 좀 하세요. 이 연애 고자들아!! 근데 (희찬이 내 얼굴을 빤히 보고는) 형 너 눈이 왜그래?"
"어? 내 눈 뭐? (괜히 얼굴을 피해서 거울을 바라보고는)"
"눈이 좀 부은거 같은데.. 혹시 울었냐???"
"...내가 왜 울어.. 미쳤냐."
"아닌데, 내가 서윤이 몇 번 운 걸 봐서. 이런 눈에 대해서 정확히 아는데. 이거 울어서 부은 눈 맞는데!?"
"뭐래. 아니거든. 잠 많이 자서 부은 눈이거든."
"암튼 나 오늘 반차니까, 나도 같이 나가!! 그리고 마동석 영화 말고 다른거 보면 안돼?? 나 그거 서윤이랑 이미 봤단 말이야 응?? 아직 예매 안한거지?? 나 옷만 좀 갈아입고 바로 나올께~~현관에서 기다려."
희찬이가 내 방을 나가곤
잠시 후 승현이가 화장실에서 나오는데
우린 두 눈을 마주치고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서로 안도하는 눈빛을 보냈다.
"승현아, 근데 나 눈 운 거 티나..?"
"조....조금요"
"하... 희찬이 저거.. 안 그랬는데.. 요새 들어 눈치도 빠르고, 눈썰미도 높아져서....큰일이네.."
"(내 팔을 잡고는) 너무 걱정말아요 형~"
결국 희찬, 승현, 나
이렇게 셋이서 간만에 외출을 했다.
원래는 영화 볼 생각이 없었는데 딱히 둘러 댈 말이 없어서 영화라고 이야기를 했다.
마트나 코인노래방을 가는 차림은 절대 아니였으니..
결국 희찬이의 성원에 못 이겨 다른 영화를 보게 되었고 약 두시간이 넘는 영화를 보고 나오니 어느덧 저녁 시간이 다 돼가고 있었다.
영화관을 나와선, 희찬이가 우리 가운데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양쪽으로 어깨 동무를 하곤
"그나저나 상승 형제들~~ 배고픈데 오늘 저녁 뭐 먹을꺼양??"
"상승형제!? 그게 뭐야.."
"뭐긴 뭐야. 형 너 이름 상찬에 상, 안씅의 승. 상승. 딱 들으면 감이 안오냐?? 어휴.. 나이들더니 감만 떨어져가지곤."
"너무 유치해서 그래..."
"아 뭐래. 에바야."
"우리 모처럼 셋이 이렇게 나온 거 오랜만이니 맛있는거 먹지 뭐. 저녁은 승현이가 먹고 싶은거 골라봐. 형이 살테니까."
"아 뭐야; 또 안씅만 챙기냐."
"....그럼 니가 먹고 싶은거 말해봐. 3초 줄께. 3. 2. 1. 땡 끝!"
"와.... 윤상찬 진짜 양아치냐???? 생각할 시간은 좀 줘야지. 저걸 형이라고."
"뭐 양아치? 이게 형한테 자꾸 까부네."
그 때 생각만 하고 있던 승현이가
"음..에슐리 어때요? 희찬이 너도 뷔페 좋아하잖아. 저도 오랜만에 가고 싶기도 하고~"
"아 에슐리 괜찮네. 그래. 거기로 가자. 난 식사 하고 바로 회사로 가면 될 듯."
저녁 장소를 결정한 후, 에슐리가 있는 매장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마침 버스 정류장이 있는 쪽을 지나고 있었다.
모처럼 만의 외출이라 셋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걸어가고 있는데
"어? 희찬이 아냐?"
이 목소린.... 분명 희재 목소리인데...
"엇!?? (희찬이 희잴 보고는) 희재형 안녕하세요. 왜 이렇게 오랜만이에요~ 형!! 이제 퇴근하세요???"
희재가 희찬이에게 인사를 하고는 나와 승현일 한번 스-윽 쳐다보았다.
저번에 한 번 승현이와 목소리를 높였던 일이 있어서 그런지 승현이는 아무말 없이 희재에게 가벼운 목례만 하고 바로 다른 곳을 쳐다보고 있었다.
"어. 이제 퇴근. 그나저나 이 세 명이 다 모인 조합은 익숙하지가 않아서 설마 아니겠지 싶었는데 아무리 봐도 희찬이 딱 너 같길래. (웃으며)"
"엇!? 희재 형도 우리 안씅 본 적 있어요??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는 희재) 암튼 제가 좀 어디서든 튀어 보이긴 하죠? (웃으며) 근데 왜 요새는 집에 놀러 안오세요 형! (희찬이가 희재에게)"
"아.. 요새 내가 좀 바빠서.. 부산 발령 취소 되고, 서울에서 일이 좀 많아 졌거든. 아 그나저나 내가 희찬이 너한테 할 말이 있는데."
"네?? 저요?? 우리 형 아니고 저 맞아요??"
"어. 너 맞어."
"저한테 할 말이 뭔데요?"
난 저 자식이 혹시나 이상한 소리를 할 까 싶어
"희재야.. 우리 지금 밥 먹으러 가야되거든..!? 희찬이한테 할 말은 좀 나중에 따로 하면 안될까??"
"아 밥 먹으러 가는 길 이였어..?? 나도 아직 저녁 전인데 괜찮으면 나도 좀 같이 껴주면 안될까??"
".. 너 미쳤어?"
느닷없이 식사자리에 껴달라는 희재의 말에 내가 미쳤냐고 정색을 하자, 희찬이가 듣고 놀랬는지
"형! 너 또 왜 그래. 희재 형한테. 난 넷이서 먹는거 나쁘지 않는데;; 희재 형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그래. 희찬이 말대로 내가 너네 모르는 것도 아니고.. 좀 껴주라. 왜케 야박해졌냐. 윤상찬. 대신 밥은 내가 살게. 그럼 괜찮지?"
"우왓!! 아싸 ~~~ 희재형 대박!!! 가요 가요~~~ (희찬이가 희재 팔을 붙잡고는)"
그렇게 희찬이와 희재가 앞으로 걸어가고 있고 나와 승현이가 뒤에서 그들을 천천히 따라가는데
도대체 이 상황은 뭐지.
저 녀석 도대체 무슨 꿍꿍이 인거지.
혹시라도 밥을 먹다가 승현이 녀석이 게이라는 걸 희찬이한테 다 말해버리기라도 하면 어쩌지..
난 걸어가면서도 걱정되는 마음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형~ 이왕 이렇게 된 거 조금 불편하더라도, 같이 식사만 하고 빨리 나오죠. 근데 희찬이가 희재형을 저렇게 잘 따르는 지 몰랐네요."
"희재가 예전에 우리 집 몇 번 왔었는데;; 올 때마다 희찬이 녀석 먹을꺼도 사들고 오고 또 동생이라고 해서 잘 챙겨주고 그랬었거든...."
"아...;;"
매장 안에 들어가기 전, 키오스크에서 주문부터 하는데
희재가 디너 4인을 선택하고는
"맥주 마실 꺼지 다들? 아 상찬인 이따 근무 가려나?? 뭐 이렇게 넷이 식사하는 자리도 처음이고, 인연이라면 인연인데 맥주 한 잔 정도는 괜찮잖아 그치??"
탭비어 무제한 4개 까지 추가 결제를 했다.
그리곤 4인 테이블을 안내 받아 두 명씩 마주 앉았는데
"야 안씅. 맛있는거 존.나 많다. 얼른 푸러 가자~~~~"
희찬이가 승현이를 데리고 일어서자 테이블에 나와 희재 둘만 남게 되었다.
"너 뭐야!?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그게 무슨 소리야? 난 진짜 그냥 너네랑 밥 같이 먹으려고 온거야~ 너 오늘따라 좀 많이 오바한다!?"
"너 혹시라도 다른 생각 품고 있다면.. 당장 멈춰. 그리고 만에 하나 내 입이 아닌 너 입으로 희찬이 귀에 들어가 알게되는 날, 그땐 너랑 나 다 죽는날이야. 이거 명심해."
"아이고.. 무서워라. 근데 생각은 좀 해봤어??? 니가 어떻게 처신을 해야 할지."
"......."
"뭐야; 아직도 생각을 안했어?? 내가 쓸데없이 시간을 너무 많이 줬나. 안 그래도 입이 근질근질~거리는데 이걸 어쩌지... 아.. 근데 왜케 배고프냐?? (웃으며) 일단 밥이나 좀 먹자. 여기가 무슨 카페도 아니고, 우리가 여기에 단 둘이 이야기 하러 온건 아니잖아? (자리에 벌떡 일어나는 희재)"
각자 접시에 먹을 걸 퍼와선 조용히 먹고 있는데
희재 : 많이 좀 퍼오지. 왜 이렇게 조금 퍼왔어. 내가 사는건데.
나 : 미안, 입맛이 좀 없어서.
희재 : 근데 이름이 승현씨라고 했나!?? (승현일 바라보며) 저번에 인사했을 때 분명히 들었는데 내가 이름을 잘 못 외워서.. (웃으며) 승현씨는 여자친구 있어요?
승현 : 아니요. 없어요.
희재 : 어이구.. 희찬이 친구면 나이도 있고, 얼굴도 그 정도면 잘 생겼는데 왜 여자친구가 없을까.
희찬 : 형. 울 형이랑 안씅 임마 둘 다 연애 고자잖아요. 근데 그러고 보니 희재 형은 여친 있어요?
희재 : 형은 얼마 전에 애인이랑 헤어졌어.
희찬 : 아... (먹던 걸 잠시 멈추곤) 죄송해요.
희재 : 아니야; 니가 뭘 죄송할 것 까지.. 근데 보기 좋다. 같이 사는 사람들끼리 이렇게 같이 밥도 먹으러 다니고.. 근데 승현씨는 얼마 동안 그 집에 있는거에요?
승현 : 네? (갑작스런 질문에 살짝 당황해선)
희재 : 아, 그냥 좀 궁금해서요. (웃으며) 동거하는 기간 같은 건 따로 안 정했나봐~~ (웃으며)
희찬 : 아 형! 안씅 다른 집 구할 때 까지만 있는거에요~ 뭐 어차피 안 쓰는 방 하나 남아서 제가 형한테 부탁했거든요. 전 형이 거절 할 줄 알았는데 다행히 안씅을 좋게 봤는지 바로 그 날에 허락해줬지 모에요 (웃으며)
희재 : 그랬구나.. 근데 승현씨는 무슨 일 하세요?
희찬 : 아. 댄서에요~ 공연도 하고, 수업도 가르치고.
희재 : 아 댄서셨구나.. 그럼 수업은 보통 몇 시에 ...?
희찬 : 보통 대부분 오후 3시 이후지??
고개를 끄덕이는 승현
희재 : 근데 니가 승현씨야? (갑자기 정색하며)
희찬 : 네?..
희재 : 난 승현씨 한테 물었는데 왜 자꾸 니가 대답하는건데?
희찬 : 아;; 아무래도 제가 말씀 드리는게 편할 것 같아서; ..(눈치를 보다) 죄송해요. 형.
희재 : ....아냐;; 내가 좀 예민했다. 미안. 그럼 희찬이 넌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회사. 니 형은 저녁 10시부터 다음날 아침 7시까지 회사. 와.. 그럼 상찬이 너랑 승현씨는 아침부터 오후까지 계속 같이 집에 붙어 있겠네!? (희찬일 보고는) 희찬아~ 승현씨 니 친구인데, 이러다 우리 상찬이랑 더 친해지겠다. 그치?? (웃으며)"
희찬 : 이미 둘이 많이 친해졌어..요~~ (분위기가 좀 이상한 걸 느낀건지 고개를 갸우뚱 하며) 근데 형 갑자기 왜 그런 이야길..
희재 : 그냥.. 궁금해서~ 셋이 살면 누가 밥을 하는지, 누가 집에 같이 가장 오래 있는지 그런거 궁금하지 않아?? 난 혼자 살아서 그런가. 둘이나 셋이서 동거하는 사람들 보면 그런게 꼭 궁금하더라 (웃으며)
희찬 :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근데 형 아까 저한테 할 말 이라는게 혹시...?
희재 : 아 그거...??
그런데 갑자기 가만히 듣고만 있던 승현이 녀석이 불쑥 입술을 열더니
"아...안 그래도 희찬이 너랑 상찬이 형에게 오늘이나 내일쯤 말하려고 했는데..다 모였으니 그냥 오늘 이야기 하는게 좋을 것 같아서요..다름이 아니라, 저 이번달 말일까지만 살고 바로 집에서 나가려구요. 사실 말은 말일이라고 말했지만, 다음주 주말에 바로 정리해서 나갈게요. 희찬이 너도 그렇게 알어.."
"어?? 그게 무슨 소리야? 지금 내가 뭘 잘 못 들었어? (당황하는 희찬)"
"아니 제대로 들은 거 맞어."
"아니 지금까지 아무 말 없다가 갑자기 이번 달 말일까지만 산다는게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야? 다음주에 왜 갑자기 나가는건데 어?? 나한테 그런 말 전혀 없었잖아???"
"계속 이렇게 신세만 질 순 없잖아.."
"어차피 우리집 방 하나 남았었고, 너 돈도 안내는 것도 아닌데 무슨 신세..? 혹시 우리 형이 너한테 뭐라고 했어?? 어?? 그런거야?? 아니면 뭐 나한테 불편한 거 있었어? 어? 그런게 아니라면 왜 이렇게 갑자기 나가려고 하는건데 어??? 이해가 안되잖아!!! (승현일 쳐다보다 이내 날 바라보고는) 형 너가 혹시 안씅 한테 진짜 뭐라고 한거야? 어???"
"내가 불편해서 그래. (승현이 목소리를 높이며)"
"뭐라고? (희찬이가 놀래서)"
"내가 불편하다고.."
"니가 뭐가 불편한데? 우리가 그렇게 불편했어???"
"불편한데 무슨 이유가 있겠어.. 그냥 매번 눈치 봐야 하는 상황이 많아진 것도 불편하고, 서른이 넘었는데도 매번 고등학생 때 처럼 장난치듯 날 대하는 희찬이 너 보는 것도, 그리고 내가 희찬이 너 친구라는 이유로 부담스럽게 챙겨주는 상찬이 형도 너무 눈치보이고 그냥 모든게 다 불편해졌어."
"?? 안승현, 너 뭐냐..? 갑자기 왜 그래??"
"내가 뭐.."
"너 그거 진심으로 하는 말이냐??"
"어 진심이야. 희찬이 니 부탁으로 이렇게 좋은 집 들어와서 몇 달 동안 따뜻하게 잘 지내게 해준 거... 정말 진심으로 고마운데..이젠 그냥 그 집에서 내가 나가고 싶어"
"안승현. 너 우리 형이 요새 얼마나 널 챙기는지 그거 모르냐? 아프다고 약 사먹여, 너 얼마전에 집에 안들어왔을 때도 가족인데 좀 챙기라면서 그 늦은시간에 연락해서 날 얼마나 달달 볶았는지 그거 알기나 해??"
"그래서 더 부담스럽다는거야!!! (크게 소리치며) 죄송한데 상찬이 형! 저 어린나이 아니잖아요. 그러니 앞으론 그러지 말아주세요. 저 그런거 정말 부담스럽거든요.!? (정색하며) 물론 제가 나가면 이제 그럴 일도 없겠지만요."
"야 안승현!!! 너 진짜 내가 알던 안씅 맞어? 시발. 너 진짜 갑자기 왜 그래?"
"뭐 시발?? 이 개새키가 누군 욕 할 줄 몰라서 병.신 같이 가만히 있는 줄 알어?? (숨을 격하게 쉬고는)"
왜 윤희찬, 안승현 너네 둘이 지금 싸우고 있는건데... 내 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 너무 답답한 나머지
"제발...그만들 하지 못해???? (둘을 향해 소리치며)"
둘에게 큰 소리를 치는데
"정말 죄송한데 저 먼저 일어나볼께요.."
승현이가 자리에서 죄송하다며 먼저 일어나고 있었다.
"야, 안승현!!!!!!!!!(승현을 뒤따라 나서는 희찬)"
승현이가 먼저 일어나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승현을 뒤따라 나서는 희찬.
그렇게 또 다시 테이블에 남은 우리 둘.
"와... 안승현. 저 새끼. 열 내면서 흥분하는거 보니 생각보다 너 많이 좋아하는것 같다.. 하여튼 눈치 하난 더럽게 빨라요... 오늘 재미난거 구경하나 했는데.. 재미없다~~ (아무렇지 않은 듯, 다시 포크를 집어 앞에 있는 음식을 먹는 희재)"
난 희재의 태도에 너무 화가 나..떨리는 손으로 앞에 놓인 물이 든 컵을 집어 희재의 머리와 얼굴쪽을 향해 쏟아 부었다.
"앗 차거...........야씨.. 뭐야. 윤상찬. 너 미쳤어???"
사람들이 웅성웅성 거리며 우릴 쳐다보고 있었다.
"내 이름 부르지 말아줄래....? (목소리가 떨리며) 내가 알던 변희재는 이런 애 정말 아니였는데... 너 오늘 보니 진짜 최악 중에 최악이다.. 내가 어쩌다 너란 앨 만나서...(사람들의 시선이 신경쓰여 희재 앞으로 다가가 희재 귓가에 대고 작은 목소리로) 그래. 어디 희찬이 한테 가서 싹 다 이야기 해봐. 그런데 그땐!!!! 네 부모님이 우리 아들이 게이라는거, 아들이 애인이랑 어떤 문자들을 나눴는지.. 하나하나 다 낱낱이 직접 두 눈으로 보게 되실꺼야!! 그리고 네 직장 동료들까지도. 그거 단단히 각오하고 나서 입 놀려. 알았어??"
"너 진짜 생각 이상으로 무서운 놈 이였구나? 윤상찬"
"(지갑에서 5만원 짜리 두 장을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는) 내 동생이랑 승현이껀 내가 계산해. 그리고...앞으로 다시는 마주치지 말자. 행여나 마주쳐도 그 땐 아는척 하지 말자. 처음부터 몰랐던 사람처럼 그렇게..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희재를 바라보다 너무 몰아세웠나 싶어서 깊은 한 숨을 내쉬고는) 그리고 제발 맘 잡고 착하게 좀 살어. 너 좋아해 주는 사람도 만나고. 그렇게 사랑 받으면서 살아. 그래도 한 때 내 애인이었던 사람에게 해주는 마지막 충고야. 나 이만 갈게."
깊은 한숨을 내쉬며 앞에 있는 냅킨을 집어 젖은 옷을 조금씩 닦아내는데 동시에 희재의 머리카락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난 그런 희재에게서 등을 돌린 채, 조금은 빠른 걸음으로 그 자릴 걸어나가는데..
순간 저번에 희재가 했던 말이 내 뇌리를 스쳤다.
'너 그 자식 좋아하는 순간부터 너네 셋 관계 절대 좋게 안끝나. 그거 명심해.'
정말이지 희재 말이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고 있었다.
점점 나 때문에, 자꾸만 내 친 동생인 희찬이와, 승현이 사이의 우정이 와장창 깨질 것 처럼 금이 그어지고 있었다.
어쩌면 내가 승현이를 좋아하게 된 그 순간부터, 이미 금이 그어지기 시작되고 있었는건지도..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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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찬아;; 도중에 왜 집에 와 가지고, 거기서 그 좋은 흐름을 끊으면 어떡하니~~~~ㅋ (사실.... 작가의 필력이 부족하여.. 거기서 끊을 수 밖에 없었음을 양해 바랍니다...)
그리고 오늘이 14화인데요.. 지금 탈고를 마무리 중에 있고 아무래도 17화가 이 소설의 마지막화가 될 것 같습니다. 제 소설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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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해결되고 해피엔딩 기대해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