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그가 노리는 그 -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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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그가 노리는 그」



09.



“네. 자간을 더 넓히고, 80 주년 기념 이 부분을 조금 더 강조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이 말씀이시죠. 색은 이 정도면 충분히 쨍한데…. 일단 이렇게 해서 인쇄 견본 보시고 결정하시죠. 네. 알겠습니다. 수정하고 다시 보내 드릴게요.”


클라이언트로부터 전화가 끊어짐과 동시에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안 봐도 미혜일 것이다.


“나 왔어!”


“너 내가 도어락 카드 그만 쓰라고 했지.”


“네가 집에서 해봤자 뭘 더 한다고. 그 사람 집에 갔다 올 때 마다 피골이 상접해서 오더만. 집에서 딸 칠 기력이나 있겠니, 네가?” 미혜가 현관에 앉아 힐을 벗으며 이준을 약 올렸다.


“닥쳐, 서미혜. 네가 젊은 남자의 성욕을 알아?”


“날 보렴. 젊을 땐 남녀 성욕 다 거기서 거기란다. 오늘도 그래서 하고 왔잖니.”


“잘났다 잘났어. 그래서. 어땠어.”


“묻지도 마. 지루여서 나중에 말라서 아파 죽는 줄 알았어. 두 번은 안 보려고.”


근래의 서미혜는 남자와의 사랑을 일시 중단했다. 섹스 중에 세 번이나 전 여친 이름을 불러댄 그 버러지같은 호로 잡놈 새끼–그녀가 그리 말했다-의 여파 탓이라 미혜는 그리 말했었다. 이준이 그 대단한 대하드라마의 막이 드디어 내려지는 거냐, 묻자 그녀는 조금 쉬고 시즌 2로 돌아 올 것이라 하였다. ‘하긴, 안 그러면 네가 서미혜가 아니지.’ 이준의 말에 그녀가 네 드라마는 일일 아침 욕정연속극이라 우상혁 만날 때마다 밥 먹고 섹스만 하다 오냐 되물었다. 이준은 그녀에 답하지 않고 골난 표정으로 벽 앞에 놓은 몬스테라 잎에 분무기로 물만 뿌려댔다.



“힘들면 집에 가 샤워나 하지 왜 우리 집에 왔냐?”


“샤워는 모텔에서 했고. 근데 샴푸 냄새가 맘에 안 들어서 다시 감으려구. 귀찮긴 한데.”


“그니까 그걸 왜 우리 집에서 하려 하냐구!”


“심심해 씹새야! 집에 있으면 외로워서 어플로 연락 오는 아무 남자 만나러 또 나갈 것 같단 말이야!”


“말라서 아파 죽겠다며.”


“젤은 너네만 쓰는 줄 알지?” 미혜의 답에 이준이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마우스를 딸깍거리다,


“지나친 외로움은 병인 거 알지, 서미혜.” 돌아보며 그녀에 말한다.


“인간은 원래 그런 거야. 아무렇지 않다가도 문득 외로워 대충 그럴싸하게 생긴 아무랑 섹스 하고 싶고, 그 사람이랑 아무렇지 않게 섹스하다가도 외로워서 내 손도 못 잡고 우물쭈물 거리는 사람이랑 순수하게 설레고 싶고.” 미혜가 이준에게 맥주를 건네주며 답한다.


이준이 오프너로 맥주를 따려다 멈추었다. 우리는 왜 이렇게 태어났을까. 다 가진 것 같은 설레는 마음으로 상대를 대하다가도 외로워져 우는 슬픈 들짐승같이 허기진 섹스를 하고, 그 사람 밖에 없는 줄 알고 살다가도 결국 그 사람의 손톱 물어뜯는 쌀알 한 톨 같은 사소한 습관 따위가 소름 끼치게 역겨워져 안녕을 고하는. 그럼에도 사람이 고파 사람을 찾는. 무언가든 누구든 원해서 가지고 나면 싫증내고 다른 것에 관심을 쏟는, 그렇게 이기적인 존재.


“그러니까 이 허망한 세상살이에 남는 건 친구다 이 말이야. 그러니 날 조금 더 소중히 대해주렴, 이 히키코모리야.” 미혜가 헤실거리며 침대에 걸터앉아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이준은 어째서인지 미혜의 말에 채욱을 떠올렸다.




“이 대리, 회식 안 가?” 엘리베이터 안에서 박 부장이 로비 층을 누르며 옆에 선 채욱을 본다.


“중요한 선약이 있어서….” 채욱이 머리를 긁적거렸다.


“여자 친구라도 만나나? 그러고 보면 자네는 여자 얘기 하는걸 본 적이 없어.”


“아직 일이 좋아서, 하하. 생기면 말씀드리겠습니다.”


“나 원. 저번 중동 건 성과가 좋아 봐주는 줄 알어.”


“알죠, 헤헤. 감사합니다.”


회사 사옥을 빠져나오자마자 채욱이 미간을 구기며 사원증을 벗어 가방에 집어넣었다. 업무연장 같은 회식이 근절되는 바람이 구태한 자신의 회사만 빼고 불어대는지, 회식 한 번 빠지려고 하면 늘 저런 식이었다.


“어휴, 내가 매번 빠지는 것도 아니구만.” 손목시계를 보며 채욱이 가까운 지하철 역으로 걸어가기 시작하다 걸음을 멈추고 가게에 비친 자신을 흘끔 쳐다보았다.


“옷 갈아입을 시간은커녕 담배 하나 필 시간 없네, 씨'발.” 채욱이 인상을 쓰다 역 방향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자신처럼 퇴근하는 오늘 하루도 수고한 가여운 직장인들 틈에 뒤섞이자 그가 이내 제 모습을 감추었다.





“나랑 있으면 어플 안 할 것 같다고 한 거 아니었니?” 이준이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대충 씌우고 침대에 배를 대고 누워 낄낄거리는 미혜에 말한다.


“야, 이 새끼 말하는 거 들어봐. 오늘 밤에 나랑 놀이 할래? 내가 그래서 무슨 놀이? 하니까 얘가 밤에 하는 왔다갔다 하는 놀이. 이 지랄.”


“진짜 재미없다. 넌 그게 재밌냐?”


“이게 끝이 아니야. 그래서 내가 놀이터 가서 시소 타자고? 이러니까 놀이텔 가서 섹소 타쟤, 푸하하.”


“최악인데. 뭐가 재밌어?”


“응, 별 재미는 없는데 어떻게든 한 번 해보려고 발악하는 용기가 가상해서.” 미혜가 대답하더니 드라이기를 꺼내 머리를 말리기 시작한다.


“머리 말리구 걔 보러 갈 거야?”


“다는 안하고 맛만 보려구.”


“너 진짜 그러다가 큰일 나.” 한심하기도 하고 누군지도 잘 모르는 남자를 벌컥벌컥 아무나 만나고 다니는 용기가 가상하기도 하고, 한편으로 걱정도 돼 이준이 말하자,


“…나 생각보다 전 남친 새끼를 많이 좋아했나봐.” 미혜가 갑자기 눈물이 그렁그렁해져 이준에 대답한다. 감상적인 대답에 이준이 일어서 그녀 뒤로 가 그녀의 등을 껴안았다.


“시간 지나면 다 잊어질 거야, 응?”


“응. 근데 걔만한 고추 가진 애가 없어, 그게 제일 분해… 흑.” 이준은 그녀를 안았던 두 팔을 풀어 팔짱을 끼고 내가 미쳤다고 네 걱정을 했지, 나나 잘하고 살 걸 하며 거울로 보이는 미혜를 노려보았다. 그녀가 울음을 멈추고 아랫입술을 삐죽 내밀며 그에 답을 대신했다.




“제가 형 커피도 시켰어요.”


“아, 고마워.” 채욱이 자리에 앉으며 남자에 대답한다.


“일 끝나고 바로 온 거 예요?”

“응. 너는.”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왔어요.”


“방학 아냐?”


“자격증 하나 따려구요. 이력서에 채워 넣어야하니까.” 남자가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채욱에 대답한다.


“바쁘구나.”


“그래두 형 볼 시간은 있어요. 형은 근데 수트가 진짜 잘 어울린다. 섹시해.” 남자의 대답에 채욱이 피식 웃었다. 이 주 전에 만나 코인 노래방에 끌려가 부르는 노래 몇 곡 듣다가 졸려 하품하자 그가 근처의 모텔로 채욱을 끌고 갔었다. 그다지 욕구 있지 않은 날이었으나 애가 하도 발정 나 채욱의 자지를 물고 놓아주지 않아 응해줬더니 다음 날부터 하루에 몇 통씩 형 뭐해요, 형 점심 뭐 먹었어요 문자를 해댔다. 귀찮아 답장을 미루다가 저번 주 어느 날 밤에 잠이 안와 연락했더니 당장 답장을 해왔다, 지금 형 집에 갈 수 있어요. 그렇게 다시 원초적인 본능을 핑계 대며 섹스 했다. 앳되게 생겨서는 형 자지 커서 깊숙이 찌르는 느낌이 너무 좋아요 같은 말을 잘도 해대는 게 그렇게 싫진 않았다.


“나 연애 할 생각 없는 거 알지.”


“저도 공부 때문에 연애는 안 해요. 근데 형 자지 생각이 나서 공부가 안돼요.” 녀석이 그렇게 말하며 몸을 비비꼬았다. 오늘도 하자고 불러낸 것이 틀림없었다. 그걸 알면서도 어디 해소 할 데가 없어서 온 자신도 참 자신이라 채욱은 그리 생각하며 유리창 너머를 보았다. 맞은편에 식물 가게가 보인다. 채욱은 얼마 전에 식물을 하나 샀다며 미혜와 그와 저의 그룹 채팅방에 사진을 올렸던 한이준 생각이 났다.


“너는 식물 좋아해?” 채욱의 물음에 남자가 고개를 저었다.


“기숙사 사는데 식물 키울 공간이 어딨어요.”


“조그만 식물들도 많잖아.”


“별로예요. 그 돈으로 학교 앞에 수제맥줏집이나 가는 게 낫겠어요.”


“스포츠는 좋아해?”


“구기 종목 다 재미 없어요…. 스포츠 좋아하는 게이 얼마 없지 않아요?” 남자가 자꾸 쓸데없는 걸 물어보냐는 표정으로 채욱에 되물었다.


“난 야구 좋아해. 사회인 야구도 잠깐 했었고. 지금은 안하지만.”


“와, 그럼 야구복 집에 있어요?”


“응.”


“그럼 야구복 입고 해볼래요? 운동선수한테 박히는 거 해 보고 싶었어.”


무슨 얘기를 걸어보든 녀석은 한 가지 주제로 향하였다. 좋게 말하면 목적이 뚜렷해 뭘 하든 목적을 달성할 애였고 나쁘게 말하면 머리에 든 생각이 씹질밖에 없는 애였다. 따분하다 못해 지겨운 대화에 채욱이 한숨을 쉬며 일어섰다.


“…어? 화장실 가시게요?”


“아니. 너 그만 만나려고. 그 얘기 하려고 온 거야. 앞으로 연락하지 마라.”


채욱이 까페를 빠져나오며 골목으로 들어가 담배를 물었다. 사는 게 별로 재미가 없었다.




“우상혁 만나러 나가지 오늘? 토요일이니까.”


“응.”


“재밌게 놀다 와.”


“넌 뭐하려구.”


“저번에 만난 그 시소 섹소가 또 보쟤. 밥 먹고 영화보고 뭐 남들 다 하는 그런 거 하쟤. 나쁘지 않아서 그러려구.”


“일이라는 건 언제 시작 할 참이야?”


“쓸데없는 걸 물어. 왜, 투자 할 의향 있어?”


“참 천하태평이다. 남들은 어떻게든 아등바등 살려구 난린데.”


“아빠가 있잖아. 몰라, 괴롭게 만들지마. 나도 내가 싫어.” 미혜가 전화를 툭 끊었다. 너무 뭐라 했나 싶었지만 대학 졸업 한 후 기껏 들어간 회사를 일 년도 안 돼 때려치우고 쭉 저렇게 사는 걸 몇 년 째 보고만 있자니 친구로서 한 마디 해야겠다 싶었던 그였다.





“어, 미혜야.”


“이준이 지랄병 때문에 우울해서 전화해봤어. 잘 지내냐?”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미혜의 우울한 목소리에 왠지 웃음이 나오는 채욱이었다.


“한이준이 사람 속 긁는 재주가 있긴 하지.”


“그러니까 말야. 너는 뭐해, 토요일인데.”


“집에서 쉬려구. 몸이 별로 안 좋아. 감기 걸린 것 같아.”


“그래? 어쩐지 너 요즘에 딸을 너무 치고 산다 생각했어….”


“지어내지 마, 인마. 본 적도 없으면서, 엉?” 채욱이 쿨럭대며 대답하였다. 미혜가 걱정스러운 말투로 병원 안가도 돼? 묻자 그가 이삼일이면 나을 거라고 짧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하…. 머리 아파.”


채욱이 손을 가져다 이마로 짚었다. 뜨끈했다. 병원이라도 가야하나 싶었지만 몸 일으키기가 죽기보다 더 싫어 그저 눈을 감았다.




“와, 맛있어요.” 이준이 우물대던 것을 삼키며 말하자 상혁이 흡족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주방장이 프랑스 사람이에요.”


“그래요? 어쩐지 되게 맛있다 했어.” 한강이 보이는 호텔들에 비해 주변 경치는 별로 볼 것 없는 호텔이지만 프렌치 요리는 여기만한 곳이 없다 운전하며 말하던 상혁을 이준이 떠올렸다.


“맛있는데, 더 맛있는 게 생각나기도 하고.” 그의 말에 이준이 그를 바라보다 눈을 가늘게 떴다. 상혁이 파스타를 덜며 쿡쿡 웃었다.


“주말 낮에 하는 말 치고는 야해요.” 이준의 말에 상혁이 놀라는 척 표정 지었다.


“여기 오는 차 안에서 내내 주물러대던 사람이 하는 말 치곤 어폐가 있는데.” 빙긋 웃는 얼굴로 그가 말하자 이준의 귓불이 덴 듯 붉어졌다. 근래의 이준은 색정광이라 불리어도 할 말 없을 정도로 상혁을 만날 때 마다 달아오른 사람처럼 굴었다. 미혜가 말하던 ‘세상 고상한 척 하기 좋아하는 한이준’은 어디에도 없는 것처럼. 


파괴적이고 달콤한 타락의 맛은 이가 시릴 정도였다.



지난 주말은 더욱 그랬다. 저녁을 먹고 드라이브를 하던 중 이준이 이미 여러번 본 상혁의 집을 구경하고 싶다는 농 아닌 농을 하자 그러자고 집으로 갔다. 문을 열자마자 이준이 상혁에 달려들어 키스하기 시작했다. 현관에서 신발도 벗지 않은 채 시작 된 야릇한 입맞춤에 흥분한 상혁이 바지와 드로즈를 한꺼번에 내렸다. 불그스름하게 발기한 페니스가 잘 여문 허벅지 사이에서 제 모습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다. 이준이 무릎을 꿇고 앉아 그의 페니스를 손에 쥐어 포피를 내리고 곧 입 안으로 밀어 넣었다. 뜨거운 이준의 혀가 그의 귀두를 감싸고 훑자 상혁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하아, 하, 씨'발….”


상혁이 이준의 머리를 감싸 고정 시킨 채 허리를 놀리며 피스톤질을 시작했다. 괴롭다는 듯  으욱거리면서도 거부 않고 자신의 것을 받아들이며 노려보는 이준의 눈을 보자 상혁이 흥분에 절어 저절로 입이 벌어졌다.


“…하, 씨'발, 솔직히 말해봐. 너 남자한테 하아… 존나 벌리고 다녔지….” 그의 말에 이준이 셔츠 단추를 풀며 그를 더욱 노려봤다.


“그게 아니고서… 씨'발… 하아, 어떻게 이렇게 빨어.” 어느새 나체가 된 이준이 그의 페니스를 입 밖으로 끄집어내고 일어서며 다시 키스했다.


“씨'발… 몰라. 차 안에서 흐읏, 내내 네 자지만 으읏…생각났어, 박히고 싶어서.” 입을 떼고 이준이 답하자 상혁이 탐욕스럽게 그의 목을 혀로 간질이다가, 빨아대기 시작했다.


“…박히고 싶어… 하아… 걸레처럼. 흣….”


“씨'발… 더는 못 참겠다.”


상혁이 이준을 번쩍 들어 침대로 데려가 던지듯 놓자 이준이 기다렸다는 듯 자연스레 제 다리를 벌렸다. 벌어진 두 허벅지를 상혁이 혀로 흠씬 거리다 점점 아래로 미끄러지듯 혀를 놀렸다. 갓 핀 꽃처럼 불긋한 이준의 애널에 이르자 상혁이 혀를 더 내밀어 구멍의 아래에서 위로 부드럽게 핥았다.


“씨'발… 존나 맛있어 네 구멍… 하아, 존나 쫀득해… 씨'발….”


“으읏, 너무 좋아, 흐응….” 애널로 느껴지는 혀의 감촉에 이준이 몸을 움찔거리며 다리를 오므리려하자 상혁이 그의 두 허벅지를 붙잡고 다시 벌리고 애널을 핥더니 이준의 페니스를 잡고 흔들었다. 이준이 양 쪽에서 느껴지는 쾌감에 입술을 깨물며 신음을 참았다.


“참지 마, 신음. 네 신음소리 존나 꼴리니까.” 상혁의 말에 이준이 입을 벌리며 신음을 흘리기 시작했다. 상혁이 혀놀림에 번지르르해 진 애널을 엄지손가락으로 둥글게 굴리다 중지로 조금씩 밀어 넣자 이준의 속살이 그의 손가락을 조금씩 물었다.


“어림도 없겠네. 걸레 되려면 아직 멀었어, 한이준.” 상혁이 웃으며 서랍으로 손을 뻗어 젤을 꺼내어 손에 짜냈다.


“걸레가 어떤 건 줄은 알고 하는 소리야?” 상혁이 이준의 젖꼭지를 애무하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묻자 말간 얼굴의 이준이 고개를 저었다.


“손가락 넣기도 전에 벌써 벌어져 있었어야지, 걸레는.” 상혁이 젤 묻은 손가락을 이준의 애널에 밀어 넣었다 빼었다. 넣을 때 마다 이준의 페니스가 바짝 서 움찔거렸다.


“흐, 흐아, 아아….” 상혁의 손가락이 삽입을 반복하자 이준의 신음이 다시 커졌다.


“그리고.” 상혁이 비릿한 눈으로 입을 열었다.


“겨우 손가락 하나로 신음소리가 나서 되겠어?”


말하며 상혁이 손가락 두 개를 이준의 애널에 넣기 시작했다.


“으흐읏, 자지로 박아줘… 흐응….” 이준이 애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혁이 멈추지 않고 손가락으로 애널을 쑤셨다. 더 애원해보라고, 더 간절히 자신의 것을 원하라고.


“제, 흐응… 제발…!” 그의 신음소리가 간절한 기도가 되자 상혁이 손을 빼내고 자신의 페니스를 이준의 애널에 문지르기 시작했다. 한껏 팽창해 하늘로 치켜 선 그의 페니스에 이준이 흥분해 발가락을 웅크리고 상혁을 바라보며 두 손을 들어 그의 젖꼭지를 간지럽히다 비틀었다.


“자지 존나 커… 씨'발. 박아줘, 흐읏….” 


“하으… 씨'발… 너 내가 존나 박아버릴거야.” 그가 더 이상은 참지 못하겠다는 듯 자신의 페니스를 이준의 애널에 밀어 넣기 시작했다. 통증과 쾌감이 뒤섞여 이준이 말도 못하고 입만 벌린 채 숨을 헐떡였다. 어느새 페니스를 끝까지 밀어 넣고 상혁이 자신의 둔부를 움직이며 이준의 애널에 쑤시기 시작하자 애널에서 젤과 젤에 미끌리는 살에 의해 눅진하고 농밀하게 첩첩대는 소리가 났다. 상혁이 그 소리에 더욱 흥분해 거세게 박아대자 이준이 콧소리 섞인 신음을 질렀다. 그렇게 둘의 야릇한 소음만이 방안을 메우기 시작했다….



상혁이 이준과의 섹스를 회상하며 그를 향해 비릿하게 웃었다. 이준이 샐러드를 덜어 입으로 가져 가다 괜히 민망해 내려놓고 큐브로 잘라진 토마토를 포크로 찔러댔다.


“프랑스어 공부는 할 만 해요?”


“아뇨. 외워야 할 게 너무 많아요.”


“한 문장만 해줘요.”


“됐어요.”


“빨간색은 불어로 뭐예요?” 상혁의 놀림에 이준이 가늘게 눈을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


“그만 하실래요?”


“하하, 다음 주말엔 뭐하고 싶어요. 교외로 나갈래요? 호수도 있고 그런 곳. 아님 영화도 괜찮구. 자동차 극장에서.”


“아, 다음 주는 약속 있어요. 그 말 하려던 걸 깜빡 했네요.”


“그래요? 누구 만나는 지 물어봐도 되나?”


“미혜 기억나시죠. 미혜랑, 채욱이라는 친구요.” 채욱이라는 이름에 상혁이 웃던 입꼬리를 슬며시 내렸다.


“뭐하고 시간 보낼 거예요, 그 분들과?”


“야구장 가기로 했어요.”


“야구 좋아했어요?”


“채욱이가 좋아해요. 걔가 응원하는 팀이 9연승을 했다나 봐요. 회사 다니면서 돈은 그럭저럭 버는 지 굿즈며 기념품이며 안사는 게 없어요, 걔는. 돈 쓰는 거는 하여튼 잘해. 담배도 무지막지하게 피고 술도 허구한 날 마시고. 둘이서 뭔 내기를 했는데 채욱이가 내기에서 져서 다음 주에 미혜 유니폼 사주고 마킹도 할 거래요, 치킨도 사고. 미혜가 자긴 그 팀에 잘 생긴 애 없다고 유니폼 싫다 했는데 채욱이가 얼굴로 야구 하냐고 그랬더니 미혜가 스포츠는 운동선수들 유니폼입고 잘 생기고 자지 클 것 같은 애들이 있어야 보는 맛이 있다고….” 


“…흠.”


장광설이 따로 없었다. 야구 좋아했냐 한 마디 물어봤을 뿐인데 자기는 그냥 그렇다로 끝낼 수 있는 얘기가 거의 채욱의 시시콜콜한 신변잡기 일색이었다. 이준이 상혁의 짧은 한숨에 늘어놓던 말을 멈추었다. 자신이 생각해도 상혁이 좋아할 것 같지 않은 주제라 문득 생각 들어 미안한 표정으로 이마를 매만지며,


“저만 너무 말했죠….” 말한다.


“밥 먹고 방에 가서 섹스 할래요?” 상혁이 굳은 표정으로 창밖을 쳐다보며 무심히 말한다. 이준이 그런 상혁의 물음에 침묵하더니 대답 없이 물만 마셨다. 미혜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눈치 없는 서미혜.’ 애꿎은 미혜에 뭐라 하며 이준이 휴대폰을 가방에 넣었다.




식사를 한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던 중에 이준이 미혜의 전화를 받더니 가봐야 할 것 같다고 상혁에게 말했다. 미혜에게 무슨 일이라도 있냐 묻자 이준은 그녀가 아니고 채욱이가 아프다는 말을 했다 순순히 말해주었다.


“어른인데 자기 아픈 거 자기가 알아서 하겠죠, 이준씨.”


“걔는 아프고 열 끓어도 병원 안 가는 스타일이거든요. 며칠이면 낫는다고, 미련하게. 근처에 약국 있으면 거기 내려줄 수 있어요?”


상혁의 얼굴에 그림자가 졌다. 허나 이준은 알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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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완결을 내려고 합니다. 몇 편 더 남았긴 했는데, 수정하면서 내용이 줄어들 수도 늘어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추천과 평점, 남겨주시는 댓글과 쪽지에 감사드립니다. 10회에서 또 뵐 수 있기를 감히 바라봅니다. :)

-마테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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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class="sv_wrap"> <a href="https://ivancity.com/bbs/profile.php?mb_id=mateoetam" data-toggle="dropdown" title="Matheo 자기소개" target="_blank" rel="nofollow" onclick="return false;"> Matheo</a> <ul class="sv dropdown-menu" role="menu"> <li><a님의 댓글

  • <spa…
  • 작성일
+) 중간에 인물명이 틀려 수정했습니다. 해량해주시길 바라며.. :) -마테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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