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것도 사랑이라고 하신다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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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것도 사랑이라면 2


".. 안자고 뭐해?"

부장님은 말한마디 툭 뱉고는 등을 지고 다시 누웠다. 그 말투가 나는 조금 짜증이 섞여있다고 느꼈지만, 모를일이다. 객관적으로 남들이 들었다면 전혀 그렇지 않을수도. 예민하고 피곤하게 사는건 나니까. 부장님은 그렇지 않으니까.

그럼에도 그는 가끔씩 여전히 따스했다.( 예민한 내가 그렇게 느낄정도니까, 이건 정말 사실이다)언성을 높히는 일도 없었다. 문제라면 우리는 점점 더 격식을 차리고 있다는 정도였다.

나는 단 한번도 바가지를 긁는적이 없었다. 요새 자꾸 좀 늦으시네.. 또 늦게 들어온다고? 이를테면 에둘러서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게 말하는법을 몰라서가 아니었다. 어떤말에도 정확한 본질은 숨어있는법이었다. 그냥 내 마음을 저절로 알아주기를 바랬을지도.

하지만 사람 마음은 간사해서 나는 늘 그와 있을때 언제 말을 해볼까? 타이밍을 늘 재고 있었던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마저도 포기한지 오래되었다.

늘상 하던대로, 아침을 만든다. 청국장을 끓이고 반찬 몇개를 식탁위에 내어놓고, 새우젓을 넣은 계란찜은 가스불위에서 끓고 있다.

이제 일어나면 촉박하게 준비하지 않아도, 그렇다고 너무 일찍 서두를 필요가 없는 적당한 시간에 부장님을 깨웠다. 눈을 비비는 하얀손이 이윽고 주름이진 얼굴에도 부벼진다. 고생했다고 고생한다고, 나는 순간 입을 맞춰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의 늙음은 나에게는 아직까진 매력적이었다.

"... 내가 좋아하는거 했네..."

물기가 축축하게 젖은 머리칼을 수건으로 닦아내면서, 줄무늬 메리야쓰가 배쪽에는 제법 불룩 나와있다. 전체적으로 살집이 있는편은 아니었지만, 나이가 들수록 아랫배는 어쩔수 없나보다.

나의 이런 쓸데없는 감정만 아니면, 지금도 우리는 충분히 행복했고, 앞으로도 그럴것만 같았다. 이미 가지고 있는 남자도 있으면서, 실제로 만나보지 못하고, 영상속에서만 보는 남자를 사모한다는일이 자뭇 나에게도 기이한 일처럼 느껴졌다.

바람? 이런것도 바람일까?
아니 이런것도 사랑이라고 할수있을까?

".. 이번주에 출장있다고 얘기했지?"

나는 건성으로 들었을까? 밥을 먹으면서도,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대답도 안한 모양이다.

".. 들었어? 나 이번 주말에 출장 간다니까.."

".. 어.. 알겠어요..."

유부장은 두번째 물을 때에도, 준이를 쳐다보지 않았다. 무심한듯 무신경하게 어쩌면 누구보다 신경을 쓰고 있는지도.

그때 유부장의 핸드폰에 전화가 울렸다. 유부장은 전화를 확인하면서 사레가 걸렸는지 켁켁 거리자, 준이는 식탁위에 물을 떠놓지 않은걸 확인하고 곧바로 물을 뜨러 갔다.

그사이, 유부장은 얼른 전화를 받았다. 낮은 목소리를 빠르게 깔았다.

"... 집이야 지금... 나중에 전화할게.."

허겁지겁 돌아온 준이는 물을 얼른 건네주며 물었다.

"... 괜찮으셔?"

식사를 마치고 부장님은 출근 준비를 마쳤고, 나는 그 사이에 설거지를 했다. 곧이어 안방을 나오시는데,  캐리어도 같이 끌려나오고 있었기에, 조금 의아해 하면서 문앞까지 배웅하러 갔다.

".. 오늘 퇴근하면.. 바로 출장가니까..
  .. 주말에.. 뭐 집이나 다녀오던가..
  .. 혼자서 적적하면... 쇼핑이나 갔다오던가.."

구두를 신으면서 말이 이어졌는데, 내가 듣기엔 한번에 쫙 시원하게 이어지는게 아니라, 중간중간끊김이 있었다. 다음말을 그때그때 생각해야하는 머뭇거림이랄까. 나는 그 생각에 미쳐서 대답만 겨우 했다.

".. 네..."

맹숭맹숭한 내 대답때문이었는지, 부장님은 갑자기 뒤돌아서더니, 내 눈을 바라봐주었다. 모르긴 몰라도 그때가 오늘 처음으로 눈을 마주봤던것 같다.

반가웠고, 뜻밖이었다. 나를 바라봐주는 눈망울이 참 이뻤다. 그리곤 내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춰주었다. 아 맞다! 이런 느낌이었지.. 예전엔 자주 했었는데. 내가 아침에 입맞춤을 머뭇거렸던것도 어쩌면 우리가 어느새 서로에게 너무 익숙해져서 그런걸지도. 그래서 그런 작은 사랑표현도 어색해져버린걸지도.

".. 왜? "

부장님이 다시 물었다.

".. 아니... 너무 오랜만이라... "

젠장할... 진짜 내 마음속 이야기를 하려던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부장님의 온화한 눈빛에 나도 모르게 무장해제가 된것일까. 아무래도 너무 오랜만이라는 이야기는 너무 속보이는 이야기처럼 들릴것 같았다.

더이상 무슨 대답도 내어 놓을 필요도 없었다. 현관문이 열리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또다시 멈추고서 물었다.

"... 핸드폰 너무 많이 하지마..
  .. 그러니까 밥이 안들어가지..."

그러고서는 현관문이 닫혔다. 내친김에 오늘은엘레베이터까지 쫒아가고 싶었는데.. 오늘은 그냥 그러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데, 꼭 지금 받은 입맞춤때문에 오해할까 싶어서 좀 머뭇거리는데 문이 닫힌것이다.

사실 요새 입맛이 없다. 이제 나이 사십밖에 안되었는데.. 노인들이 종종 입맛이 없다며 말하는걸주워 들은적은 있었는데, 내가 요즘 그렇다. 오늘 아침에도 평상시보다 밥을 조금 덜 펐다. 그마저도 다 먹지 못하고 반은 남겼는데 그걸 용케도 봤었나보다. 그때 말하지 갑자기 출근을 하다말고는..

왜 우리는 늘 나중에 얘기하는걸까? 그냥 그자리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감정을 내뱉으면 더 편하지 않을까라는 생각까지 하고는, 머릿속을 싸매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나부터도 벌써 감정을 숨기며 조심하고 때로는 거짓으로 대했기에, 딱히 할말이 없는 처지였기에..

.......

유부장은  아주 빠르게 엘리베이터를 만나서, 1층에 당도했다. 그리고 자신이 사는 아파트를 몇번 올려보더니, 아주 빠르게 검은색 승용차로 뛰기 시작했다. 준이가 못봐서 그렇지, 이런지 쫌 오래되었다.

승용차에 올라타서는 숨겨왔던 한숨이 섞인 큰숨을 여러번 크게 내뱉는다. 그러다 어느정도 진정이 되자, 짜증섞인 어투로 말했다.

"... 내가 집에 있을때는 전화하지 말랬지?"

".. 죄송해요... 아직 안일어나신줄 알고...
  .. 혹시나 싶어서.. "

김명석의 목소리는 건조했지만, 진짜 걱정하는 말투였다.

사실 오늘 약속시간에 늦은건 처음이긴 했다. 오늘은 그러고 싶었다. 밤에 뒤척이는 내사랑을 봤을땐 마음이 조금 그랬다. 안아주고 싶었지만, 그러질 못했다.

요즘 엉망진창인게 많다. 오래도 되었고 멈춰야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다. 아무튼 오늘은 좀 오래 두고 오래 보고 싶었다. 오랜만에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해줘서도 그랬고, 요즘 제대로 얼굴을 본적이 없어서 그러기도 했다. 그래서 좀 보려는데, 할말은 해야겠고, 중요한건 볼 용기가 생기지 않았다는것이다.

그래서 어떻게든 시간을 좀 끌어서라도, 용기를 최대치라도 끓어 올려서 잠시라도 볼수 있기를 얼마나 바랬던가. 물론 힐끔 힐끔 모르게 보긴 봤다. 내가 말하는 순간은 서로 서로의 눈동자를 보는 일이었다.

그러고 한참후에 이제 막이 끝나려 할때, 갑자기 그런 기회가 생겼고, 나는 아무런 저항없이 나의 마음을 준이에게 주었다.

유부장이 오늘 아침을 머릿속으로 복기하고 있을때, 김명석이 다시 끼어들었다.

"... 죄송해요.. 부장님...
  ....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요..
.. 제가 경솔했습니다..."


........

" 어디보자..."

아울렛몰에서, 남자 셔츠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나온 말이었다. 나이를 먹긴 먹었나보다. 자꾸 혼잣말을 한다. 소름끼치게.

앉을때 그냥 앉으면 되는데...꼭 아야야.. 아이고.. 다리야.. 각자 다양하게 얼마나 혼잣말을 하는지.. 30대 중후반부터는 공감 안할수가 없는데..

혼자서 그런 생각을 하는데, 점원이 물었다.

"... 아버지 선물해드릴려구요? "

정신이 혼미해지는 순간이었다. 누군가에게 크게 한대 맞은 느낌도 들었다.

".. 네? .. 아.. 네..."

부장님 물건을 사면서, 늘 자주 듣던 말이었기에 어느 정도 내성이 생긴 멘트였다. 내가 당황했던 점은 이 선물은 부장님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사실 이분은 부장님보다 어렸다. 그래서 처음엔 그냥 그랬다. 뭐.. 그렇구나.. 정도 랄까?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아주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내가 좋아하는 나이대보다 사실 조금 어렸기에, 외모적으로는 그렇게 관심이 가질 않았다. )

그런데 사람이 말이다. 얼굴은 온데간데 없고, 오직 벌거벗은 그 진실한 마음이 보이기 시작하자,
외모는 뒷전이었다. 이분의 멘탈과 가치관이 나에게 흡수되기 시작하는데, 언제 깊숙히 들어왔는지 정신을 못차릴 정도였다.

구구절절 내 마음을 흔들었고, 그 절절한 위로들이 내 가슴에 진하게 베이더니, 이내 나의 시름을 다 녹여내는것 같았다. 모르겠다 어떤식으로 설명해야 하는지. 이런것도 사랑이라면, 글쎄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이유를 몇마디 문장으로 설명할수 있을까?

그랬다. 이분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던것이다. 그러고 다시 보니까 어느정도 주름도 있었고, 중후해 보이기도 했다. 마음을 뺏기면 그때부턴 뭐든지 다 내가 원하는대로, 좋은대로 보이는 법이지만.

영상을 올린지 자그마치 5년이라 했다. 구독자수는 그래도 처참했다. 그럼에도 그분은 꾸준히 올렸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그만할법도 한데, 전혀 그래 볼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래서 어떤면에서는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수익창출도 일어나지 않은것처럼 보였으니까. 난다고 해도 얼마나 되겠는가..아마도 그쯤이 시작이지 않았을까. 이분에게 무언가 작은 보상이라도 해주고 싶었던 마음이 들었던게.

그 노력의 댓가를 보고도 무시한다면, 세상살이가 그분에게 얼마나 각박하게 느껴질까. 나는 그 무언가를 느꼈고, 도저히 그냥 지나칠수가 없었다.

"... 이거 요즘 잘나가요...
  .. 어른신들이 입으면.. 화사해서.. "

점원의 이어진 설명으로 뜨거운 마음이 조금 부끄러워졌다. 어색하기도 하고. 나와 상관이 없는 사람에게 무언가를 선물하는 일이 내게도 태어나서 처음있는 일이긴 했다.

".. 네.. 이거 M사이즈 있어요?"

스몰을 사야하는데 미디움을 물었다. 오늘 아침 메이야쓰 차림에 볼록 튀어나온 귀여운 배는 아직은 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가 않아서였다.

나는 분명 이분을 위해서 옷을 사드릴려고 아울렛몰에 왔는데, 무의식중에 늘 부장님 옷을 사는곳에 들어 와버렸을까?

얼떨결에 구매한 부장님 셔츠를 들고, 나는 내가 주로 사는 메이커 매장에 들어갔다. 왠지 내가 느낄때 부장님보다는 젊음으로, 나와 비슷한 취향을 보내도 괜찮을것 같았다.

저절로 콧노래가 난다. 이게 어울릴까? 빨간색은 좀 .. 아무래도.. 아니야.. 나이먹으면 좀 밝은색이 어울린다던데... 나는 최대한 혼잣말을 하지않고 마음속으로 여러 자아와 기분좋은 말다툼을 하면서 옷을 고르기 시작했다. 입꼬리는 귀에 본드를 붙인것마냥, 내려올 생각조차 안했다.

".. 이거 사이즈 스몰 있어요? "

".. 아.. 이거는 사이즈 미디움 있나요?"

모르겠다. 내가 그때 어떤 마음이었는지.. 그냥 여러 마음이 존재했던것 같다. 설레는 마음이 부장님에게 미안하기는 했다. 그래서 그 미안함 때문에 부장님 옷도 같이 샀을수도 있다. 조금의 죄책감을 덜어내려는 꼼수라고 봐도 무방했다.

나는 부장님에게 어떤 감정이 남아 있을까? 사랑보다 한단계 뛰어넘는 표현은 없는걸까? 있다면 그게 내가 부장님을 향한 감정일까?

내가 부장님을 애정하는건 틀림이 없는 사실이고, 사랑도 한다. 아직까진 밥 먹는 모습도 귀엽고 좋다. 정겹고 편하다. 물론 요즘엔 내 감정을 숨기는 일이 다반사이긴 하지만. 특별히 어색하지도 않아서 무슨말로 이 적막한 순간을 깨야하나 생각하지 않아서도 좋다.

근데 지금은 내 가슴이 주체하지 못할정도로 너무 심장이 뛴다는것이었다. 나이값 못하고, 자기 주제를 모르는 사람처럼 왜 이러는것일까? 나는 절대 누군가와 친해지기 위해서 내 감정을 소비하는걸 좋아하지 않는편이다. 그래서 스무살 이후에 지금까지 친하게 지내는 사람은 손에 꼽힌다.

그런 내가 지금 생판 모르는 남을 위해서, 힘겹게 번 돈을 쓰는것도 개의치 않아하고, 집에서 30분이나 걸리는곳까지 가서 이토록 애를 쓰다니. 한편으로는 기가 막히는 일이었다. 정말 만날것도 아니고. 가끔은 모르는 사람에게도 친절을 베푸는거도 나름 아름다운 일이니까.

준이는 그쯤에 생각을 정리하고, 집으로 바로 가지 않고 매장을 더 돌았다. 온김에 근처 맛집도 들려서 잃어버린 입맛까지 되찾을 요량이었다.

.......

김명석 대리는 미리 모든게 준비된채로 유부장이 퇴근 하고 나오기를 차에서 기다리는 중이었다. 유부장은 타자마자, 고개를 두리번 거렸다. 경계를 하는 강아지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 모습을 본 김명석대리는 악셀레이터를 오히려 더 천천히 누군가 봐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천천히 밟았다.

잠시후, 김명석은 기차역대신 근처 아울렛몰로 향했다. 행선지가 바뀐것을 알고는 유부장은 완강하게 거부했지만, 김명석의 의지를 꺾어버릴수는 없었다.

"... 애인분이 옷차림 하나도 신경써주지 않나보죠?"

".. 무슨 말같지도 않은 소리를 해?"

유부장은 혼내듯 매섭게 쏘아 부쳤다.

"... 장난입니다... 장난..."

김명석은 실실 웃으면서 유부장의 분위기를 맞추었다. 괜히 안건드려도 되는 부분을 그는 가끔씩 일부러 건들어댔다.

".. 옷 선물좀 해드리고 싶어서요..
  .. 쇼핑좀 같이 가자고 해도 안가신다 그러고..
  .. 아무리 제가 세컨이지만..
  .. 너무 하십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유부장의 얼굴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잔잔한 강물에 분명 큰 돌덩어리가 날아 들었는데 어떤 물결도 치지 않는것 같아 보였다.

죽상을 하고 있는 유부장을 앞세워서 둘은 아울렛에 돌아다녔다. 다 죽은 송아지를 끌고 다니는듯 했다. 송아지와 김명석은 곧 원래 가야될 곳을 향해 기차에 몸을 실었다.

진도라니. 꽤 거리가 먼곳이었다. 우리나라 남쪽 끝부분에 위치한 바닷가 마을이었다. 그곳은 김명석의 고향이기도 했다.

무려 6시간이 걸려서 겨우 도착했을쯤에는, 유부장은 정말 너무 피곤해보였다. 오는 중간중간 김명석이 자꾸 손을 잡으면서 귓속말로 '자기' 라고 하는통에 애를 몇번이나 먹어서 힘에 부친탓도 있었다.

"... 어? 아부지!!"

김명석의 아버지로 보이는 사람이 차를 세워두고 급하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유부장은 너덜너덜해진 정신을 가까스로 가다듬어 보았다.

".. 여기는... 저의...."

김명석이 유부장을 가리키며 소개를 하는데, 유부장은 간이 떨어질것만 같았다. 혹시라도 애인이라고 소개하는 날에는 정말 생각만해도 아찔할것만 같았다.

".. 저희 회사 부장님이세요..."

그래도 양심은 있는 놈이다. 이녀석 특성상 갑자기 돌발행동을 하는 놈이었기에, 혹시나 했었다. 어디부터 어디서부터 말을 해야 할까.

유부장은 거짓된 미소를 장착해본다. 지나가리라 이 악몽같은 주말 금방 지나가리라. 마음속으로 다짐도 해보았다.

어떻게 그의 어머니를 만났는지, 그리고 그 이후에 밥은 무엇과 먹었는지, 그리고 술까지 모두 바닷바람을 맞으며, 그 이후에는 모래사장에서 산책까지 했는데, 무슨 정신으로 그걸 했는지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저 지금 김명석과 한방에서 자야 한다고 생각하니, 그것이 조금 신경이 쓰일 뿐이었다. 예상대로 김명석은 샤워를 마친후에 내 옆으로 턱하니 붙었다. 녀석은 벌써 발기를 마친 모양이었다.

"... 자기야..."

".. 미쳤어? 여기서 지금?
  .. 그리고.. 내가 자기라고 하지 말라고 그랬지?"

순간 분에차서, 어이가 없어서 언성은 낮았지만, 분명 화가난 태도였다.

그 정도의 톤과 분위기의 말투였다면, 분명 누구든 단념해야 하는게 맞았다. 하지만 김명석은 달랐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얼마나 힘들게 그 수모를 겪으면서도 달래고 어루면서 왔는데.

".. 3개월 제해드릴게요.."

그말에 유부장의 얼굴에 탄식이 날아듦과 동시에 머뭇거림이 생긴다. 어쩌자는것이냐. 너를 나를 정말 어찌해야 하는것이냐.

"... 저번에도 엄청 싸셨으면서..."

김명석은 거침없이 유부장이 덮고 있던 이불을 내린다. 그리고 유부장의 비밀스런곳에 입을 가뎌다 데고는 헤헤 히죽거린다.

바지를 벗겨내고, 팬티까지 벗겨낸다. 유부장은 저항을 하려다가 이내 눈을 감아버린다. 약간의 탄식이 섞여있는 소리를 조금 내기도 했다.

".. 갑니다..."

몰랑몰랑 하게 있던 유부장의 물건은 금새 김명석의 입속에서 장난감이 된다. 두손으로는 불알을 이리 만지고 저리도 만지면서 발기를 도왔고, 곧 저항 한번 하지 못하고 딱딱하게 커져버렸다.

늘 이런식이었다. 김명석과의 관계는 늘 거래가 필요했다. 그때 내가 그렇게 쉽게 호락하게 당하지 않았다면.

유부장은 그때 김명석과의 첫 만남을 후회하고 있었다. 그때의 그 더러운 기분. 지금도 똑같은 마음. 하지만 그 더러운 기분도 지금의 쾌락을 이기지는 못하리라.

".. 어... 으...."

유부장도 어느새 신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비집고 나오는 소리를 아무리 틀어 막으려 했지만, 어쩔도리가 없었다.  


.......




뭔가 마음에 안들어서 지우고,

수정하다보니, 조금 더 길게 써졌네요.. 

읽어 주시는 분들 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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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아프지만 오래된 커플이라면 누구나 느낄 감정들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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