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것도 사랑이라면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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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른척하기. 


 알수만 있다면, 내가 왜 이러는지 알고 싶었다. 부장님과 젊은 남자를 아울렛에서 목격하고는, 나는 누구보다 재빨리 몸을 숨겼었다. 앞에 나서서 당당하게 무슨 사이냐고 묻고 싶었지만 바보처럼 그러질 못했다. 때마침 나도 다른 남자 옷을 사온 상황이긴 했으니 피장파장일까.


 몰랐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어느정도 짐작은 했었다. 부장님이 커밍아웃을 한뒤로 많은 남자들이 데쉬를 한다는 사실은 알음알음 내 귀에 들렸다. 아니 그러겠는가! 누구보다 찬란한 부장님이었다. 내눈에 그렇게 보이는데, 남의 눈에는 오죽할까! 


 조바심이 났던것도 사실이다. 비록 내가 젊은축에 속했지만, 나는 늘 부장님보다는 부족한 사람이라 생각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래.. 그러라 하자.. 내가 잡는다고 어디 인연이 잡혀지던가. 그렇게 생각하니 모든게 자연스러워졌다. 계속 생각하지 않아도 되고, 집착하지 않아도 되고, 우리의 관계가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는것 같았다. 


 또 어느 순간부터는 편해지기 마련이다. 이미 못볼것도 다봤고, 다 아니까. 더는 잘 보이려고 애쓰지 않아도 되고.. 그래서 조금 편해진 관계. 그냥 냅다 가슴만 두근두근 대서, 어떻게든 잘 보일려고 노력하는 단계와는 차원이 다른 평안이 거기 있었다. 정말 그런 단계에 왔을때, 문득 너무나 기뻤다. 이제 더 이상 눈치를 보지 않아도 그냥 나를 사랑해주는거 같아서. 진정한 내 모습을 드러내도 괜찮은거 같아서. 


  자다가 말고 갑자기 눈을 떴다. 부장님은 여전히 세상시름 모르고 코를 골며 옆에서 자고 있었다. 나는 그런 부장님을 옆에서 바라보았다. 그가 뿜어내는 체온과 열기를 마음속에 담으면서, 그냥 아무 생각없이 그를 안아보았다. 그가 살아서 움직인다. 큰숨 작은숨을 내쉬면서. 바로 내옆에서.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우리가 맞고있는 현실이 꿈이면 얼마나 좋을까.


 한번 깬 잠은 다시 들지 않았다. 새벽4시에. 나는 거실에 나와 앉아서 멍청하게 그냥 시간과 꼭 붙어서 흘러갔다. 일분 일초를 옆에서. 마음속으로 어쩌면 내가 손해본 시절을 되돌려 달라고 시위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모르겠다. 이렇게 계속 살아도 되는것인지. 마음은 엉망진창인데, 애써 내 마음따윈 무시한채로, 이렇게 빙빙 헛돌아도 괜찮은걸까? 언젠가는 탈이 나겠지. 


 내가 그분의 전화를 받은것은 택배를 보내고 며칠뒤였다. 전화를 할까 말까 엄청 고민을 했다는 것이었다. 이 감격스러움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어떤식으로 보답을 해야하는지, 터져나오는 마음들이 어떻게 주체할수가 없다고 했다. 


 그는 대뜸 만나자고 했다. 늘 내가 궁금했단다. 그런데 이렇게 선물까지 받으니 꼭 술한잔 사드리고 싶다고. 그게 어젯밤의 일이었다. 


 나도 무슨생각으로 그를 만나러 갔는지. 현실도피? 아니면 정말 이사람과 어떻게 해보고 싶은 마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요즘 나는 정말 내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알수가 없었다. 아니면 알고 싶지 않았는지도. 


 그와는 우리 집 근처 술집에서 만났다. 영상에서 보던 사람을 직접 본다고 하니까, 새삼 가슴이 떨리기도 했다. 다만 나의 비정상적인 감정이 부장님에게도, 그분에게도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부장님과의 악화돤 관계 때문에, 한번도 실질적으로 보지 못하는 사람에게 빠져서 하루종일 영상을 보고 댓글을 남기고, 그분의 댓글을 보고 일상을 나누고, 웃고 좋아하며, 하루종일 그 분 생각으로 잠식되어 있던 나는 정말 정상적인 사람에 속하기는 한걸까? 


 어색해서 쭈뼛거리던 나와는 다르게, 그는 정말 살가운 사람이었다. 하얀 얼굴에 조금 처진 쌍꺼풀 없는 눈. 웃으면 숨어있던 주름들이 귀엽게 꼬물거렸다. 그분의 매력에 어색함은 온데간데 없고, 오래동안 알아온 사람처럼 우리는 즐겁게 웃고 떠들었다. 그렇게 시간가는줄 몰랐다. 내가 처한 상황이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다. 이렇게 지구가 망하는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럼 죽을땐 적어도 행복감에 젖어서 죽는거니까. 


 문제는 2차에서 벌어졌다. 1차를 마치고 2차로 우리는 당연한듯 자리를 옮겼다. 술은 점점 바닥나고 채워지고를 반복하고, 어느시점에는 나도 미쳐있었던것도 같다. 자꾸만 심장이 뛰는걸 억지로 참아보려 해도 소용이 없었다. 아주 빠르게 나는 그분에게 달려가고 있었을쯤에, 부장님에게 전화가 왔다. 새벽2시가 넘어가는 시점이었다. 곧 들어가겠다고 했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서 시간가는줄 몰랐다고 나는 뻔뻔하게 거짓말을 했다. 


 밖에서 전화를 받고, 조금은 싸늘해진 내 표정을 읽었는지, 금새 걱정어린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는 그분에게 새삼 미안해지는 감정이 들었다. 


 ".. 제가.. 너무 시간을 뺏었죠?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요..

 ... 나는 우리 와이프한테 전화도 없네.."

  .. 이제 그만 일어날까요?"


 멋쩍어하며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면서, 내 눈치를 보던 그분을 보면서, 애써 숨겨왔던 흑심을 나는 뱉어버렸다. 그것이 부장님에게 전화를 받은탓인지, 아니면 내가 드렸던 정성에 탄복하고있던 그분의 순수한 마음이 불편한탓이었는지 모르겠다. ( 많아야 한개 두개 어떤 영상은 아무런 댓글도 달리지 않았다. 내가 거의 유일했다.)


 ".. 행님.. 죄송합니다.."


 그렇게 말하고, 테이블에 있던 가득 따라져있던 소맥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가정도 있는 일반을 데리고 무슨짓을 벌이고 있는지. 뒤늦게 추잡스러운 내가 혐오스러웠는지도. 


 ".. 저.. 사실.. 남자 좋아하는 사람이예요.."


 차마 그분의 얼굴까지는 볼 여력이 없었다. 아마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으리라. 


 ".. 게이라고 하죠? 호모라고도 하구요.. 

 .. 저.. 그런 사람입니다.. 

  .. 행님이 생각하시는것 만큼 

   ..괜찮은 사람 아니예요.. "


거기까지 했어야 했다. 딱 거기까지 말하고 돌아서면 그뿐이었는데, 나는 그날 무슨 양심선언을 하는 죄인처럼 거침이 없었다. 


 ".. 제가 지금 무슨 생각했는지 아세요? "


 ".. 저.. 행님 옷 벗기고, 행님이 밑에 달고있는거..

 .. 그거 만지고 빨고싶다는 생각했어요.. "


 ".. 그러니까... "


 거기까지 말이 이어지자, 더는 할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죄송하다는 말을 덧붙이고는 그자리에서 얼른 빠져나왔다. 


 하지만 응원하는 마음은 진심이기도 했는데, 꼭 흑심만 있는건 아니었는데, 행복하시라. 그런 남은 잔재의 말들이 머리속을 휘감았다. 아서라 그것도 흑심의 전재일수도 있다. 요즘 나도 내가 누군지 모르는데, 무엇이 진심인지 중요한가.


 벌써 6시다. 장장 2시간을 그 생각에 빠져있었나보다. 부산한 아침이 시작되는지 아파트 밖으로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소리가 들린다. 해도 빼꼼히 고개를 들고, 부장님의 인기척도 들린다. 


 두손으로 마른세수를 하고서, 두뺨을 정신이 나도록 세차게 몇번 때렸다. 잘했어! 마음고생 그만. 그러고 나니, 이제 현실을 마주해야할 용기가 생겼다. 그래. 중요한건 내 자신이야. 어중이 떠중이로 이렇게 살수는 없어. 


 오늘 아침식사는 더 신경을 썼다. 이제 이걸 해줄날도 얼마 남지 않았구나라고 생각하니, 더 잘해주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였다. 


 조기도 굽고, 시원한 콩나물국에, 마른 반찬 몇개를 꺼내고, 시금치와 유채나물을 버무려 식탁에 놓았다. 부장님은 늘 그렇듯 내 눈을 피하면서 이야기를 했고, 시튼둥하면서도 다정하게 밥을 남기지 말고 다 먹으라고 했다. 


 ".. 저녁에.. 우리.. 술 한잔 할까요?"


 그 바람에, 갑자기 부장님이 목에 걸려있던 밥알 몇개가 튀어 나왔다. 


".. 오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진실을 마주해야하는것이 어떤 이유에서건 더이상 두렵지 않아서, 당황해하는 부장님을 또렷이 쳐다보았다. 


 ".. 그래.. 그럼..."


 그날 저녁 퇴근을 하고서, 장을 보았다. 슬픈얘기를 꺼내야 하는데 고기를 굽는건 좀 그런가 싶어서, 그래도 헤어질땐 헤어지더라도, 같이 산 정이 있는데, 깔끔하게 보내주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야심차게 소고기를 골랐다. 한우 뚜쁠러쓰, 마블링이 아주 심한걸로. 


 그때 부장님에게 문자가 왔다. 조금 늦지만 금방 가겠다고. 나는 쿨하게 괜찮다는 이모티콘을 보내주었다. 


 실로 이런 해방감은 오랜만이었다. 실타래처럼 엉겨붙어있던것을 어떻게 하지도 못하고 방치만 해왔는데, 풀수있는 실마리를 찾은 느낌이었다. 전혀 우울하거나, 두렵지 않았다. 


 모든 세팅을 마쳤다. 소주는 주량을 넘길 정도로 냉장고에 꽉 채워 놓았다. 영롱한 빛깔을 내는 한우도 힘내라고 내게 웃어주는것 같았다. 올때가 되었는데 라고 생각을 하면서, 결국 기다리지 못하고, 먼저 빈속에 소주 한잔을 먼저 털어 넣었다. 


 그때, 핸드폰에 알람이 울렸다. 그분이었다. 


 아.. 내가 구독취소를 안했구나.. 하던참에 썸네일을 보는데 내가 사준 옷을 입고 있었다. 언제 찍었는지, 전에 찍었다면 왜 굳이 올렸을까? 내가 그런말까지 했는데, 그 이후에 찍은걸까? 


 많은 생각이 순간 무수히 교차되었던것 같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영상을 클릭했다. 


 ".. 안녕하세요.. 책방아재.. 입니다.."


 그늘이라고는 하나도 찾아볼수 없는 얼굴에, 해맑기까지한 소년의 얼굴까지. 저절로 미소가 솟아나는 순간이었다. 


 ".. 이게 뭔일입니까.. 제 구독자 중에서.. 

저한테 제가 입고 있는 옷을 선물 받았습니다.."


 ".. 보고 계시죠?"


 "..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 초창기부터 항상 댓글도 달아주시고.. 

  .. 항상 응원도 해주시고..

  .. 감사하게 생각했는데... 

 .. 이렇게 옷까지 선물해 주시고.. 

  .. 이거 너무 감동입니다... "


 미소는 숨겨지지 않았다. 너무 잘 어울렸다. 설마 내가 그 참혹한 말을 뱉고 나서 찍은 영상일까? 의구심이 하나도 들지 않을만큼, 때하나 묻지 않은 소년의 미소를 지닌 그분은 침착하게 말을 이어 나갔다. 


 " 어떻게 저같은 사람에게.. 이런걸.. 다.. "


그는 고개를 숙이면서까지, 감사 표시를 했다. 마지막 말에는 살짝 울컥거리는것도 같았다. 


 ".. 사실 이분이랑 제가 어제 술도 한잔 했습니다.."


 그때, 나는 머리통이 깨지는 느낌을 받았는데, 신선하고 쾌적해있던 마음속이 되려 다시 더렵혀지는 기분이었다. 


 ".. 어.. 진심은 통한다고 하잖아요.. 

  .. 뭐.. 느껴졌습니다.. 그 진심!! 

  .. 그래서.. 뭐 .. 괜찮습니다.."


 순간 나는 멍해져서, 그 소리가 무슨 소리인지 어떤 뜻이 깔려있는지 파악하려 애를 쓰는데, 다시 그분의 목소리가 들렸다. 


 ".. 괜찮아.. 뭐.. 어때.. 

  .. 우리 조만간 또 술 한잔 하자!!"


 그 순간 !!!! 아무렇지도 않게, 해맑게 나를 보면서 웃어주던 그분의 미소가 순식간에 내 심장을 깊숙히 찔렀다. 아프면서도 황홀했다. 


 그분의 심리상태는 무엇일까?

 설마 남자를 좋아하는 분일까? 

 아니면, 뭐지? 

 내가 그렇게 까지 말했는데? 

 

 혼돈의 카오스. 그렇게 말했음에도 그분의 예상치 못한 반응에, 무언가 깨끗해졌던 마음이 다시 예전처럼 더럽혀지는 기분이 들었어도, 슬금슬금 피어나는 미소가 나는 사실 반가웠다. 


 영상이 거의 끝날 무렵, 현관문 비밀번호가 누르는 소리에 놀라서 얼른 핸드폰을 치웠다. 


 그리고 내 눈앞에는 나의 10년간의 사랑. 앞으로 죽을때까지 이 사람만 사랑하리라 다짐했던 찬란한 나의 사랑 부장님이 애써 웃어 보이며 문을 열고 들어와서는 나를 보며 씨익 웃어 주겠지. 


 그 모습에 나도 당연히 웃어 주려 할것이다. 하지만 나는 애석하게도, 억지로 웃을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 



 준이를 만나기전에는 지극히 평범한 삶이었다. 크게 나서지도 않았고, 주눅들일도 없었고, 평화로운 삶, 누구나 사는 다 똑같은 삶을 나도 살고 있었다. 


 물론 아들을 잃었으니, 지극히 평범한 삶이라고는 할수는 없긴 하겠다. 그리고 와이프와 헤어졌으니 조금은 남들이 말하는 평범한 삶에서 조금 빗겨 나갔는지도. 


 준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인정하는데까지, 사실 꽤 오랜 시간이 걸린것도 사실이었다. 내가 보기엔 조그맣고 힘없는게 이리저리 안쓰럽게 휘청거리는게 마음에 걸렸고, 그게 아들같아서 안쓰러운 마음이 아니라는걸 참 뒤늦게 깨달았다. 


 내 마음이 그랬으므로, 사실 내가 아는 사람은 적잖이 당황 했으리라. 아들같은 남자를 좋아한다니. 징그럽고 수치스러워했을지도 모를일이다. 그럼에도 나는 준이가 좋았다. 마음을 주니 어쩔줄 몰라하는 모습이 좋았고, 내 마음을 소중하게 여기는 모습이 참으로 좋았다. 


 그래서 너무 기쁜 나날이었는데, 다른것들은 눈에도 들어오지 않은 날들이었는데, 그때 김명석이 나를 약탈하기 시작했다. 


 2차로 김명석을 따라가서는, 한참을 그의 이야기를 들어줘야 했다. 대게는 어린시절 게이로 살면서 힘든 이야기였는데, 내가 준이를 생각했을때 어림 짐작해본바로, 이해가 되었다. 가슴이 아렸고 위로를 보내주고 싶었다. 


 그런데, 화장실을 다녀온후, 갑자기 맥주를 마시고 이야기를 하는데 한없이 잠이 몰려왔다. 아직 주량에 못미치는데.. 이런 생각을 하면서 문득 깨어 있을땐, 불현듯 아침이었고, 나는 모텔에서 나체로 깨어있었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고 냉장고에서 물을 벌컥벌컥 들이킬때쯤에 날아든 동영상과 사진들은 때아닌 남아있는 숙취들을 날려 보낼만큼 강력한것이었다. 


 약에 취했는지, 나는 김명석을 열심을 다해서 박고있었다. 준아.. 준아.. 좋다를 외치면서.. 김명석은 내것을 받으면서 만족한다는듯이 히죽거리며 웃은 모습에 나는 그만 핸드폰을 집어 던지도 말았었다. 


 그게 시작이었다. 이 모든 발단이. 


그는 자기와 2년만 연애를 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자기를 먹어주면 몇개월은 제해주겠다고..했다. 그렇게 2년만 만나주면, 모든 파일은.제우겠다고 약속을 했고, 


 나는 그것이 제발 준이에게 상처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따라준것이였는데, 날이 갈수록 도가 지나쳤고, 거슬렸다. 


 갑자기 드라마틱한 삶을 사는것도 복이면 복이려나. 이제 60을 향해서 달려가는데, 만약, 내가 커밍아웃을 안했더라면, 지금 이상 오묘하고도, 구치스러운 감정을 느낄필요가 있었을까? 하지만 아들뻘 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경험을 할수 있었을까? 


그날의 김명석은 매우 질척거렸다. 되지도 않은 이유로 나를 붙잡았다. 나는 미안하지만, 준이를 무척이나 보고싶었다. 그리고 어떤 이유에서건 더이상 그에게 끌려가는 일은 그만해야겠다고.. 결심이 섰다.


 "...김명석!! 이 개,새끼야!!

 .... 꺼져!! 니가 내 사진을 팔고.. 

  .. 준이한테 알려도 상관없어..!!"


 "... 니 마음대로 해!!  

..... 더 이상 니 마음대로 안 움직여!!"


 그렇게 말하고, 나는 김명석을 두고 나왔다. 오랜 갈등의 시간의 과감히 마침표를 찍어 버린셈이었다. 


그리고 곧장 준이를 생각하면서 집으로 향했다. 중간에 가슴이 터질것 같아서 몇번이고 진정을 해야만 했다. 


 집으로 돌아오자, 준이는 식탁위에 쓰러져 있었다. 가엾게. 몇번 깨워 보아도 일어나지 않아서,.안방으로 옮기려는데, 그쯤에 준이의 핸드폰에 알람소리가 울렸다. 무척이나 크게 들렸는데 그냥 지나칠수도 있었는데, 그게 잘 안되었다. 


 확인을 하려던 찰나,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다.

 모르는 번호였다. 


 ".. 여보세요?"


 수화기로 넘어오는 목소리가 예사롭지 않아서, 

가만히 귀만 기울였다. 


 ".. 정 원하면... 

  .. 내가 가만히 있어줄수도 있지 싶어서..."


이게 무슨 소리인지. 뭘 가만히 있어 준다는건지. 떨리는 중년 남자의 목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누구냐고 물어 보지도 않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리고 전에 온 메세지를 확인하는데, 


 [  뭐 어때요? 괜찮습니다! 

   한번씩 만납시다! 술도 한잔 하고]


 [ 물론 당황스럽긴 하죠..]


 [.. 그런데... 내 마음이 어떤지.. 

  .. 설명할 시간을 줘야지.. .. 그래야 공평하지 않을까요?]


 그 문자를 보고, 유부장은 눈을 계속해서 깜빡 거렸다. 무슨 말인지 다 이해할때까지, 그렇게 자세를 고치지 않고 그대로 멈추어 있었다. 


 [ 준이님!! 내가 만약에 괜찮다면,.어쩔건데요? ㅋㅋㅋ ]


준이를 침대로 옮겨서 눕히는데, 

갑자기 그런 문자가 온다. 불길한 문자와 징조. 

마음이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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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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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a…
  • 작성일
네 남자가 모두 사연이 있네요ㅜㅜㅜ 가슴이 아프면서 다음이야기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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