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다 지쳐 내가 써보는 수치물 - 이성욱 1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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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성욱이 진호를 처음 만난 곳은 군대에서였다. 


스물 일곱이라는 늦은 나이에 입대하긴 했지만 그래도 부사관으로 임관한 덕에 


어린 녀석들이 고참노릇하는 꼴은 보지 않아도 된다고 내심 안도하는 성욱이었다. 


물론 때이른 착각이었지만 말이다. 차라리 후임이어서 당한 것이었으면 나았을지도… 



성욱이 GOP 중대 포반장으로 전입을 왔을 때 진호는 이제 막 포반 분대장을 달고 난 참이었다. 


고등학교때까지 말썽을 많이 부려 대학 진학과 동시에 군대에 ‘보내졌다고’ 자신을 소개하는 진호는 


고참병장답게 여유있는 미소가 일품이었다.  



“충성 찾고 잡자! 병장 성진호입니다. 5중대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키는 성욱보다 조금 작지만 호리호리한 체격에 눈에 타고난 장난기가 보이는 호감형의 사내였다. 



“그래. 나는 새로 포반장으로 부임한 이성욱이다. 분대장, 잘부탁한다.“


”소문대로 피지컬이 엄청나십니다. 앞으로 잘 모시겠습니다.“


실없는 소리 말라며 악수를 청한 성욱의 손을 꽉 잡으며 진호는 의미심장한 웃음을 띄었다. 



사실 애초에 이곳은 성욱이 올 곳이 아니었다. 


나이가 좀 많기는 했지만 교육시절 두루두루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을 감안하면 꼬일대로 꼬인 인사였던 것이다. 


“키도 훤칠하고 어깨도 떡 벌어진 것이 남자답게 잘생겼구만. 

진짜, 병이면 사단 의장대 기수로 데려다 놓으면 딱이겠는데… 쯧쯧. 그러게 임마 군대를 빨리 빨리 와야지.”


안타까운 표정으로 등을 툭툭 두드리던 사단 주임원사 말에 다른 부사관들이 얄밉게 말을 거들었다. 


“이성욱이 목 굵은 것 좀 보십시오. 

야 이거 너 앞섬도 두툼한 것이 사회있을때도 여자들이 가만히 안 뒀겠다. 

주임원사님, 얘는 GOP가 딱입니다. 괜히 사단 같은데 두면 성군기 문란해집니다 ㅋㅋㅋ.“


“야~ 이 자식 허벅지 봐라. 사람 머리통 굵기야! 포판 짊어지고 축선 타기에는 너같은 놈이 딱이다 임마.“



사실 체격에 대한 칭찬은 성욱에게는 씁쓸한 웃음을 짓게 만드는 것이었다


시간 운동선수로서 앞길을 닦아오던 성욱에게 입대는 일종의 백기투항과 같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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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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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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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이시리즈 넘 좋아여. 잎으로 계속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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