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내 페티쉬 범벅 7편(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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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페!!!"


선기는 소리를 지르며 숨은 출구 쪽으로 뛰어 들어갔다.

중간중간에 선기를 막는 몇몇 인물들이 있었지만, 그의 주먹 한방, 발차기 한방에 나가 떨어졌다. 몇 수조차도 주고 받지 않았다. 벽 근처에 있던 놈들은 마치 벽에 붙어 있는 모기를 잡는 듯이 손바닥으로 얼굴을 밀어 그대로 찍어내려, 그 거대한 몸들이 무색하리만치 쓰러져 나갔다. 누군가 봤다면 액션 영화의 장면들이 결코 과장이라고 안느껴질 정도의 압도적인 무력이었다. 

그때, 선기의 눈 앞에 익숙한 형체가 들어왔다.

그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바로 총을 꺼내들어 쏘았다.

총알은 아슬아슬하게 목표를 빗나가 벽에 부딪혔다. 마침 그 형체가 있던 곳이 복도가 꺾이는 곳이어서 그 찰나에 순간에 몸을 피한 것이다.


"ㅆ발!!"


분노의 단발마를 외치고, 선기는 정말로 온 힘을 다해, 아직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몸으로 최대한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선배님!"


현은 평행봉에 묶여 있는 두 사람에게 다가갔다. 두 사람의 구속을 어찌 저찌 풀고, 매달린 상태의 두 사람을 플레이룸 구석에 뉘였다. 그때, 중무장을 한 여러 사람들과 모리스가 플레이룸으로 들어왔다.


"모리스 수사관님!"

"늦어서 미안해요. Jamming이 있었는지 GPS Tracker, 잘 안됐어. 강선기, 어딜 갔죠?"

"쉬페, 라고 외치며 저쪽 통로로..."

"! il est là! 모두, 흩어져요! 수색입니다! 목표는 아까 말했듯이 Lev Schiffe의 확보! 더 많은 지원 병력, 요청합니다!"


모리스는 무장 경찰들과 함께 통로로 들어갔다. 현은 그 자리에서 허둥지둥 어찌할 바를 몰랐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의 곁에 남을 것인가, 아니면 수사과정에 합류를 해야 할 것인가.


"...가."

"선배님...?"

"난 괜찮으니까... 난 아버지를 돌봐야 해... 네 할일을 해."

"...금방 돌아올게요. 여기 계세요."


현은 자신의 외투를 맨몸의 보준에게 덮어준 뒤, 지상으로 나갔다. 바깥은 이미 해가 저물어 어둠 속이었다. 하지만 건물들의 불빛들만으로도 낮인지 헷갈릴 정도로 반짝였다. 마치 이 곳의 모든 이들의 욕구와 욕망이 불빛과도 같다는 것처럼. 경찰차와 밴들이 빼곡히 클럽 앞을 메웠다. 현은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무기를 받아, 다시 비밀 통로로 들어갔다.



클럽 옥상. 다른 건물의 옥상으로 넘어가기에는 상당히 거리가 있었다. 지상을 보니 경찰 관련 차량이 건물 주변을 메꾸고 있었다. 백인 중년 남성은 사지에 몰린 듯 질린 표정을 지었다. 그때, 뒤에서 갑자기 그의 목덜이를 누군가 낚아채서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잡았다, 이 개/새끼야!!"

"You fucking rat...!"

"그 쥐새끼 손에 오늘 넌 죽는 거야.

곱게는 아닐 거다. Not easy, Okay?"


선기는 총을 그대로 남성의 다리를 겨눠 쐈다. 밤 하늘에 총성이 울려퍼졌다.


"아아아악!!"


남성을 큰 소리를 질렀다. 철컥 철컥. 선기는 다시 방아쇠를 당겼지만 총알의 공이는 헛된 회전을 하며 허무한 소리를 내었다. 선기는 총을 바닥에 던져버리곤, 그대로 남자에게 올라타, 팔과 어깨를 잡고는 그대로 빼서 분질렀다.


"으아아아아악!!!"


그리고는 총알에 피격당한 다리를 짓눌렀다. 선기는 급소를 피해서, 계속 양팔과 양다리, 손과 발 모두 하나도 남김 없이 부셔트리는 것을 이어나가 만신창이로 만들었다.


"이젠 누가 바닥을 기는 쥐새끼지? 응?? 한국말 모르지, 너.

진짜 아쉽다... YOU FUCKING L-AT!!"


선기는 뒤이어 발로 그의 복부를 짓밟았다.


"너무너무 아쉽게도... 좀 더 고통을 주고 싶지만... 이제 다른 경찰들도 올라올테고...

끝장을 내주마."

"그만!"


선기가 만신창이가 된 남성의 몸 위에 올라타 목에 손을 대려 했을 때, 모리스가 그에게 총을 겨누면서 나타났다.


"그만. 더 이상 하지 마시오. 그렇지 않으면 난 당신에게 사격해야해.

날 그렇게 만들지 마시오."

"...이 개/새끼가 내 아내를 죽였단 말이다!! 뱃속에 있었던 내 딸도!!!"

"...당신만 고통을 받은 게 아니오.

나 역시 그 때문에 소중한 사람들을 잃었어.

...더 많은 고통을 없애려면 그의 죄가 밝혀지고, 그의 증언이 있어야 해.

나는 나의 경찰로서, 내 할일을 해야 해.

당신 역시 마찬가지야. 당신에게 최소한의 양심이 남았다면.

심판은 우리의 것이 아니야."

"...!"


선기는, 주먹으로 자신의 밑에 깔려 있던 레브의 얼굴을 한 대 내려칠 듯 했다. 그때, 어디선가 전기줄이 날라와 선기에게 꽂혔다. 선기는 단발마를 지르며 쓰러졌다.


"...너무 늦었나요?"


박현이 손에 방금 발사한 테이저건을 들고 중얼거렸다.


"아주 좋은 때였습니다."


모리스는 가볍게 미소지었다. 뒤늦게 중무장 경찰대가 올라왔다. 모리스는 수갑을 꺼내 들어, 정신이 혼비백산한 레브의 팔을 뒤로 꺾어 채우며, 무언가를 길게 말했다. 체포와 관련된 고지를 하는 듯 했다.



그렇게 K구 클럽 마약 사건은 그 공급책을 잡은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언론에서는 글로벌 마약 조직의 핵심부를 처리한 DHMK국의 경찰들이 대단하다는, 국뽕을 들이키는 자화자찬한 기사들이 연이어 쏟아졌다. 그 안의 피해자들이 어떤 일을 당했는지는 전혀 자세히 나오지 않은 채. 그리고 그 담당 경찰서를 비롯해, 경찰 조직 자체가 부패해있었다는 사실을 가리고 있었다. 보준의 아버지는 오랜 기간 다양한 약물에 노출된 부작용을 제어하기 위해 기관에 오랜 기간 입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쉬페의 증언으로 경찰 고위 간부 몇몇 및 검찰 고위 간부들이 경질 및 체포를 당해 수사 및 심판에 들어갔다. 하지만 그것은 누구나 알 수 있다시피 꼬리자르기에 불과했다. 애초에 뿌리부터 썩은 나무를 가지만 쳐냈다고 결코 멀쩡할 수 없듯이... 보준이 그렇게 믿었던, 자신의 양아버지처럼 여겼던 경완 역시 과거 자신의 동료였던 보준의 아버지 천보석을 팔았다는 이유로 체포, 심판을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몸은 좀 어때요?"


모리스가 병원으로 보준을 찾아 왔다. 그의 손에는 수수한 꽃다발이 들려있었다. 그는 수수한 꽃다발을 보준이 누워있는 침대 곁의 간이 책상에 올려놓았다.


"아, 수사관님. 잘 회복하고 있습니다.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저... 그런 추태를 보여서 죄송합니다. 제가 뭐 하나 제대로 한 것도 없네요..."

"난 생각합니다. 모두가 사건 해결, 큰 역할을 해줬다고. 당신이 잘 정리해준 사건 자료를 주지 않았다면, Schiffe에 대한 힌트, 얻지 못했을 겁니다. 무엇보다, 그런 모습, 인간이라면 누구나 다 가질 수 있습니다. FRC국 사람인 나에겐, 음~ Ce n'est rien. 그리고, 그를 체포하면서 약물을 확보했어요. 역시나 예상대로 였습니다. 전에 설명한~대로~ Lavande라고 부르는 특수 약물이었습니다.

...그리고, 당신 몸에서도 그게 검출됐다는 사실도 알았어요."

"그건... 어떻게..."

"당신 파트너, 횬이 알려줬어요. 당신이 약물에 맞았을 때 피를 뽑아서, 보관하고 있었다고. 그렇다면 그 플레이룸에서의 모습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횬 덕분에 그들의 은신처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현이는... 제게 했던 걸..."

"네, 다 말해줬습니다. 그러니까 괜찮습니다. 내가 DHMK국 경찰 쪽에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어쩔 수 없었습니다. 나는 당신이 그를 용서하기를 부디 권고합니다."

"결과가 어찌 됐는지... 들으셨나요? ...결국, 제대로 돌아가는 것은 없었어요..."

"원래, 권력이란 그렇습니다. 옳고 그르다, 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 핵심은, 바로 사람의 수입니다. 많은 이들이 원하는 것이 진실이 되는 것입니다. Schiffe 역시, 자신의 Cartel에서 다수에 밀려 축출됐기에 잡을 수 있었을 뿐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그저 휘둘릴 뿐입니다. 그저, 우리가 가능한 것은, 사람들의 선한 마음을 믿는 것. 그리고 내 안의 정의를 믿는 수 밖에 없습니다. 분명, 당신이 잘 이겨낼 거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은 선하고, 정의로운 사람이니까요. 말했잖아요. 나, 사람 보는 눈이 있습니다."



그로부터 얼마가 지나, 보준은 경찰서로 복귀했다. 그때, 자기 짐을 들고 나가는 선기와 마주쳤다. 정말로 너무나 어이없게도, 정직 3개월과 감봉 18개월, 그리고 타서로의 전출만이 그가 받은 처벌의 전부였다. "클럽"의 내부 정보를 빼왔다는 점, 그리고 국제적 범죄자를 직접 잡았다는 공적을 고려했다는 핑계가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가 가지고 있는 비밀리의 인맥 등, 어떻게든 그를 비호하고 있는 세력이 있음이 틀림 없었다. "클럽" 역시 그 중 하나였겠지만, 그외의 끈도 있었던 것이다.


"영상 원본 내놔."

"있겠냐, 그딴 거."

"뭐...?"

"찍은 거 일부만 잘라내고 다 폐기했다고. 쉬페... 그 새끼를 낚기 위한 떡밥이었지.

난 호모 아니라고, 그런 취미 없다고, 몇번을 말했냐, 엉?

믿거나 말거나 말이야. 더 이상 너랑 엮이고 싶지도 않다."

"...당신이 한 짓이 사라지는 줄 알아...?"

"너도 내 엉덩이 따먹었으니 쌤쌤아니냐? 푸짐하게도 싸줘서 빼느라 아주 힘들었다."

"내 몸에 약물이 들어갔단 증거도 나왔어. 내 의사로 그러지 않았다는 걸-"

"그럼 나중에 정말로 영상이 있어서 풀리면 네가 좋아하는 법리원리원칙에 따라 날 고소하든지. 나한테 뭔가 직접 당했다는 증거가 남았어? 니 깔의 증언? 증언 할 수 있음 해보라고 해. 모두에게 그 놈 취향이나 네 취향을 보여주려고? 결국 남은 증거라고 해봤자 너랑 그 호모랑 한 ㅅㅅ 영상밖에 더 있어?"

"..."

"뭘 바래? 내 사과? 할 생각 없는데. 그 개/새끼들은 나한테 사과를 했나?

법이니 정의니, 윤리니... 결국 진짜 피해자들을 구해주지 않아.

원하는 게 있으면 그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네 자신을 더럽혀가면서까지 구해야 하는 거야.

...그럼, 두번 다신 보는 일 없도록 하자.

...고생했다."


선기는 마지막에 말을 흐리며 등을 돌렸다. 그 등에서 보준은 묘한 동정심이 들었다. 그의 말이 철면피 범죄자의 합리화와 부인보다는, 죄를 고백하며 절규하는 한 상처받은 남자의 방백같다고 느껴졌다.



"그 개/새끼가...!! 당장 고발하세요! 고소도 하시고요! 저는 경찰따위 관둬도 되니까요! 증언할게요! 변호사도 제가, 제 모든 걸 걸고 최고의 변호사로...!"

"...조금 지쳤어. 정말로 고소고발을 해도 얼마나 걸릴지...

나는 금방 괜찮아 질 거라 생각해.

무엇보다, 네가 곤란해지는 것도 싫고."

"선배..."

"쉬면서 생각을 해봤는데, 나는 내 일이 좋은 것 같아. 그래서 관두고 싶지 않아. 

최대한 상처를 받은 사람들을 돕고 싶어. 법의 가장 최전선에서...

...모리스 수사관님의 말도 그렇고, 네가 곁에 있어준 것도 그렇고. 정말로... 많은 도움이 되었어."

"저... 저야말로... 면목이 없어요. 여태까지... 했던 모든 일을 생각하면, 사실 저야말로 당장 깜빵각인데..."

"내가 그렇게 두지 않아."

"......대체 무슨 수로요. 너무 자존감 과잉이신데요..."

"이게 선배한테 못하는 말이 없어."


큭큭, 하고 두 사람은 서로 웃음을 나눠가졌다.


"저기... 만약에, 내가 지금 입맞추면...

그때처럼, 날 덥칠거야?"


현의 안그래도 커다랗고 동그란 눈이 튀어나올 것 같이 커다래졌다.


"아... 아, 당연히...! 안 그러죠!! 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지금 나한테 입맞춰도 된다는 뜻이야."

"....!"


현쪽에서 얼굴을 가까이 대어 두 사람의 입술이 만나고 어느정도 시간이 흘렀다.


"어땠어요...?"

"...아직은 잘 모르겠으니까, 조금 더 시간을 가져보자고. 오래 볼 사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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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ㅅ가 없어...! 

트리비아로 완전 마무리하겠습니다. 여태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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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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