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술 두잔하고도 반....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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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술 두잔하고도 반...그리고..
"잠깐... 화장실에 다녀올게요."
"예 그러세요."
난 반 모금만 입에 대곤, 자리를 일어섰다.
Bar의 주인은 사진 속의 응철을 보며, 대답했다.
"콰르르르..."
볼일을 보고, 담배를 꺼내 물었다. 허무한 조명 속에, 쓸쓸히 불을 붙이는 한 남자를 보았다. 저것이 나일까. 쓴 미소와 굳어버린 눈을 지닌 사람. 그리고.....아무도 곁에 없는.
"후우..."
깊게 묻힌 갑갑함을 뿜어내었다. 그저 기분일지 모르지만. 뿌옇게 흩어지는 연기 속에, 조금이나마 개운해진 느낌이었다. 그러고 보니, 응철은 담배를 좋아했었지. 담배를 싫어했었던 나도, 그 덕에 맛을 들이게 되었고......그러고 보니, 그 때 아마 응철이 처음 담배피는 걸 보았었지. 그 때 참 멋있어 보였었는데...후후..
몇 일이 지났을까. 불행인지 다행인지, 나는 서서히 빛을 보게 되었다. 하얀 천장. 이곳은 우리집은 아니다. 갑갑하고, 매캐한 소독약내음이 코를 찔렀다. 머리를 들자 칼로 후비듯이 아파왔다. 나는 옆집 경실네 아주머니가 쥐어준 노란 봉투를 받았다. 그 속엔, 몇 푼 되지 않은 돈과 더불어, 여러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렇게 바위에 쓰러진 날 응철이 업고 병원까지 왔다고 했다. 하지만, 응철이나 우리 식구나 병원비가 있을 리가 만무했다. 결국......아주머니가 대신 우리집을 팔고, 많지 않지만 병원비를 대고 남은 돈이라며 내민 것이었다.
[아주머니 고맙습니다.]
[아니다 뭐....에그..근데...]
몇 번이고 눈치를 보더니, 그네는 어렵게 말을 꺼냈다.
[저...그..너그 아버지 말이다..]
[예? 아..저희 아버지도 병원에 계시겠죠..그렇게 쓰러지셨으니...어디 계세요? 이 병원에 계신가요?]
[저..그게 말이다...실은.....너그 아부지 돌아가셨다..]
[예?]
허탈했다. 그렇게 고작 죽으려고 이렇게 난리를 피웠던 거란 말인가. 죽으려면 곱게 가실 것이지, 끝까지, 끝까지 무언가 해주기는커녕 빼앗아 버리고 떠나는 것인가. 작은 행복마저....나에게 아버지와 누나라는 가족마저 사치스러운 것이었던가.
[그럼...몸조리 잘혀..글고.....너그 집....살림은 울 집에 있응께, 나중에 와서...알았제?]
[.......]
이불 위에 아무렇게나 구겨진 봉투 사이로, 파란 돈 몇장이 비죽 나왔다. 두려웠다. 이게 내가 가진 전부라니.
내 곁엔.
아무도 없다니.
누울 수도, 생각할 수도 없었다.
병원에서 나가면....
난....어디로....무엇을.
졸지에 생고아가 되어버린 것이다.
의사는 잔인했다. 생각보다 더. 의사는 내가 지불한 금액이 오늘까지라며, 침대마저 빼앗았다. 그리고 마치 더러운 오물이라도 묻은 것인냥, 시트와 배개를 걷어버렸다. 나에겐, 그 며칠동안 환자복 조차 입혀지지 않았다. 피가 얼룩진 교복 그대로였다. 휘청거리며 난 구겨진 운동화를 신었다.
[이건 약이구요, 3일치에요. 약 떨어지면 다시 와요.]
냉랭한 말투의 간호사는, 멍하니 서있는 내 앞에 약을 던져주었다.
나는 걸었다. 병원 밖으로, 거리로, 동네로..더럽혀지고 찢어진 교복에 아무렇게나 신은 운동화 차림은 누구나 한번은 보게끔 했다. 우스웠다. 이런 꼴이라니. 하하. 동네로 들어서니 꼬마들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고 있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눈을 감고 뒤로 돌아서면 아무것도 없다. 나는..눈을 감아보았다. 그리곤 아이들의 목소리.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무궁화 꽃이....피었습...아!]
[퍽!]
작은 돌이 날아왔다.
멈추고 술래의 행동을 기다리던, 빨간 옷의 여자애가, 나를 쳐다보며 소리쳤다.
[야 병신이다 병신!!]
아이들은, 약속이라도 하듯 내 주위로 몰려들었다.
[에~더러운 거지야 이 더러운 거지!]
[얼레 꼴레~얼레꼴레~거지래요~거지래요~]
아팠다. 그 작은 돌들은..
더 깊은 곳을 후벼댔다. 그들의 맑은 얼굴과 무의미한 몸짓이. 날 더욱 괴롭혔다. 그 때였다.
[야 이씨! 니덜 저리 안가!! 확!!]
[와아!! 깡패다 깡패!! 깡패도 왔다!]
[확! 저리 안가!!]
꺄하하하...까르르르...
흩어지는 웃음 속에 그가 서있었다. 슬픈 얼굴로.
[.....왜...그래..하하...]
왜 그렇게 날 보는걸까.
[......]
[웃....기잖아....으..으.....]
[이 새x가 미쳤나! 웃기긴 뭐가....!]
[우악....흑.......흑흑..흐아아...아아..]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참을 수가 없었다. 왜 나만. 난 욕심도 없었는데, 왜 늘 나한테만 이러는데. 왜. 왜. 왜. 슬픔은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누가 보던, 상관없었다. 난 그저 울고만 있었다. 응철은, 아무 말 없이 곁에 털퍽 앉았다. 그리곤, 담배를 물었다.
[으흑....흑..흑흑...컥...쿨럭 켁]
푸후!!!
[..켁켁..뭐..뭐하는 거야!!]
응철은 울고 있는 내 면상에 담배를 뿜었다.
[이제야 좀 조용해졌네. 아 쓰발....]
[뭐...뭐?]
[다 짰냐?]
[.......]
[남자가 말이야, 푸후...]
응철은 깊게 빨아들이곤, 황홀한 표정으로 말했다.
[뭐 쫌 달고 태어났음, 당당해야지. 이거는...무슨...기집년처럼 질질짜기나 하고...너 아버지 돌아가셨다며?]
[...그래]
[아버지 없음 세상을 못사냐?]
[.......]
[너 누나 집 나갔다며? 누나 없음 못사냐?]
[...그건 아니지만...]
그는 내 어깨를 눌러 바닥에 앉히곤 머리를 부볐다.
[후우...난 말야..형제? 없어. 엄마? 없다. 아버지? 깡패야.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 모르지. 아마 또 어디 가게 때려부수고 있겠지. 집에? 안들어와. 돈? 내가 벌어. 난 혼자도 잘 살지.]
그건 너니까 할 수 있지. 나에겐....모든 게 있었단 말이다. 불과 며칠 전까지...그래...바로 3일 전까지. 응철은, 갑자기 목소리를 가다듬더니 말했다.
[어차피, 가족도 다 너보다 먼저 죽는다고. 이왕 이렇게 된거, 좋게 생각하고. 너도 살길을 찾아야지.]
[......그래도...넌 살 집은 있잖아.]
응철은 마지막 남은 불꽃을 비벼끄곤 일어났다. 그리곤 내 손을 잡아 끌었다.
[가자. 재워줄게.]
난.....나도 모르게 또 한번 왈칵거렸다.
[확! 재수없게.. 울면 안데려간다?]
[.....아..알았어..]
그는 한번 히죽 웃곤 손을 꼭 잡아쥐었다. 나 역시...그를 놓칠까봐였는지....따뜻한 손을 꼭 쥐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그는 물을 데웠다. 다행히, 허름해보이는 것과는 달리 바닥은 따뜻했다. 얼마만에 느껴보는 방바닥인지. 나는 방 언저리에 앉아, 둘러보았다. 책상이랑 농 하나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벽에 가지런히 걸어놓은 교복을 보며 피식 웃었다. 뜻밖이었다. 응철이라면...그냥 아무렇게나 벗어두고 빨지도 않을 것 같았는데.
[뭘 실실대. 나와 씻어.]
[아, 어.]
커다란 갈색 다라이에 뜨거운 물을 붓자, 흰 김이 확하고 올라왔다. 응철은 손을 걷고 온도를 재어 보곤, 찬물을 부었다.
[저..나 안씻으면 안돼? 너무 춥고..또......]
[야 너 몸에서 무슨 내 나는지 알어? 확! 그냥..내 쫒아버릴까보다.]
우물쭈물 나는 옷을 벗었다. 그게 아닌데. 난 내 손에 감겨진 붕대를 내려다 보았다. 의사가 오늘까지는 물 들어가면 안된다고 했는데..어떻게 씻어..
[푸하..야. 뭘 뒤돌아 벗고 그래. 이리 봐봐.]
[야...야아!!]
난 얼른 물로 뛰어들었다. 헉...뒤돌아 서니, 어느새 응철도 다 벗고 서 있었다. 넓직한 어깨에, 약간은 그을린 피부. 그리고 조금 짙은 눈썹으로 이죽이죽 웃고 있었다. 그 때 그 생각이 나, 난 서서히 눈을 아래로 돌렸다. 짙은 음모 사이로, 길게 늘어진 그것이 보였다.
[야 좀 앞으로 가봐.]
[어...어..]
나는 앞으로 조금 엉덩이를 내빼었다. 그러자, 응철은 비좁은 다라이로 몸을 들이 밀었다. 그런데, 다라이는 둘이 쓰기엔 너무 비좁았던 것 같았다. 그가 들어오자, 탄탄한 그의 몸이 등에....조금씩 와닿았다. 그는 서서히 나에게 밀착해들어왔다. 탄탄하고 딱딱한 가슴이 등에 와닿았다. 그리고 복근이 꿈틀거리는 것까지도..느껴졌다..그리고 그 아래.......뭐..뭔가가....엉덩이에...난 순간 움찔해서 손을 뒤로 빼서, 엉덩이에 닿은 것을 제지했다. 물컹물컹한 것이....손에 한움큼 와 닿았다. 그는 움찔하더니, 내 손에 대고 비비적 거리며 더 가까이 다가왔다. 출렁거리는 물 속에서 그의 좆은 서서히 뻣뻣해지기 시작했다.
[어...어라..손놀림 좋은데? 막 만지네 아주.]
[으..으앗 미...미안!]
[크하핫 괜찮아 괜찮아. 계속 만져.]
[뭐...뭐야.]
난 당황해서 손을 치웠다. 순간적으로 굵고 막대처럼 뻣뻣하게 선 살덩이의 촉감이, 손에 찌릿찌릿했다. 게다가.....그 살덩이는...
[이건 니가 꼴리게 한거니까, 참아 알간?]
[...아...어..]
그의 커다란 물건이, 수면 밖으로 비죽이 나와, 딱딱하게 등 언저리를 계속 건드렸다. 그의 가슴의 박동은, 등을 타고 나의 심장까지 와 닿았다. 그 고동에 맞추어, 그의 물건도 끄덕거리며 등을 간지럽혔다. 그는......손에 비누를 묻혀 서서히 내 몸에 문질렀다. 목부터 부드럽게...
[너 혼자 못씻지. 그러니까 내가 씻겨준다. 싫지?]
[괘..괜찮은데..뭐.]
[그래 그래. 근데...물이 너무 뜨거운가? 귀까지 빨개. 빨가니까 귀엽다 귓불. 하하..처음 봐.]
[나도 그런 말은..처음들어..]
[하하.]
그러면서 그는 내 귓불을 손가락으로 꼼꼼히 문질러 씻겨주었다.
[팔 번쩍!]
난 무심코 양팔을 다 번쩍 들었다.
[그..그렇게 다 들 꺼 까지야.....]
[팔 들라면서.]
[하하 그래 귀엽다. 털도 안났네 겨드랑이에.]
쪽.
[뭐..뭐야!!]
[그냥 귀여워서.]
그는....겨드랑이에 작게 입을 맞추었다.
[자 다 됐다. 이제 나가. 나 씻게.]
[어...]
난 일어나 출렁이는 물 사이로, 어느새 사그러든 그의 성기의 잔상을 바라보았다. 무언가..뭔가 마지못해 아쉬움은...난 다라이 밖으로 나가 수건으로 몸을 닦았다.
[아참, 내 팬티는 안맞을테니, 그냥 추리닝 입어라.]
[어.]
나는 문을 열고, 후다닥 방으로 뛰어들어갔다. 부엌에서 방으로 가는 짧은 찰나에, 밖이였기 때문이었다. 방을 열고 들어가니, 가지런히 접힌 회색 추리닝이 놓여있었다. 나는 그것을 입곤 방바닥에 얼굴을 대어 보았다. 따뜻했다.
[......으....으...으음...으...]
그 때였다. 문 틈으로, 부엌에서 끙끙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대체..무슨...
..........ing
(업뎃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술 두잔하고도 반...그리고..
"잠깐... 화장실에 다녀올게요."
"예 그러세요."
난 반 모금만 입에 대곤, 자리를 일어섰다.
Bar의 주인은 사진 속의 응철을 보며, 대답했다.
"콰르르르..."
볼일을 보고, 담배를 꺼내 물었다. 허무한 조명 속에, 쓸쓸히 불을 붙이는 한 남자를 보았다. 저것이 나일까. 쓴 미소와 굳어버린 눈을 지닌 사람. 그리고.....아무도 곁에 없는.
"후우..."
깊게 묻힌 갑갑함을 뿜어내었다. 그저 기분일지 모르지만. 뿌옇게 흩어지는 연기 속에, 조금이나마 개운해진 느낌이었다. 그러고 보니, 응철은 담배를 좋아했었지. 담배를 싫어했었던 나도, 그 덕에 맛을 들이게 되었고......그러고 보니, 그 때 아마 응철이 처음 담배피는 걸 보았었지. 그 때 참 멋있어 보였었는데...후후..
몇 일이 지났을까. 불행인지 다행인지, 나는 서서히 빛을 보게 되었다. 하얀 천장. 이곳은 우리집은 아니다. 갑갑하고, 매캐한 소독약내음이 코를 찔렀다. 머리를 들자 칼로 후비듯이 아파왔다. 나는 옆집 경실네 아주머니가 쥐어준 노란 봉투를 받았다. 그 속엔, 몇 푼 되지 않은 돈과 더불어, 여러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렇게 바위에 쓰러진 날 응철이 업고 병원까지 왔다고 했다. 하지만, 응철이나 우리 식구나 병원비가 있을 리가 만무했다. 결국......아주머니가 대신 우리집을 팔고, 많지 않지만 병원비를 대고 남은 돈이라며 내민 것이었다.
[아주머니 고맙습니다.]
[아니다 뭐....에그..근데...]
몇 번이고 눈치를 보더니, 그네는 어렵게 말을 꺼냈다.
[저...그..너그 아버지 말이다..]
[예? 아..저희 아버지도 병원에 계시겠죠..그렇게 쓰러지셨으니...어디 계세요? 이 병원에 계신가요?]
[저..그게 말이다...실은.....너그 아부지 돌아가셨다..]
[예?]
허탈했다. 그렇게 고작 죽으려고 이렇게 난리를 피웠던 거란 말인가. 죽으려면 곱게 가실 것이지, 끝까지, 끝까지 무언가 해주기는커녕 빼앗아 버리고 떠나는 것인가. 작은 행복마저....나에게 아버지와 누나라는 가족마저 사치스러운 것이었던가.
[그럼...몸조리 잘혀..글고.....너그 집....살림은 울 집에 있응께, 나중에 와서...알았제?]
[.......]
이불 위에 아무렇게나 구겨진 봉투 사이로, 파란 돈 몇장이 비죽 나왔다. 두려웠다. 이게 내가 가진 전부라니.
내 곁엔.
아무도 없다니.
누울 수도, 생각할 수도 없었다.
병원에서 나가면....
난....어디로....무엇을.
졸지에 생고아가 되어버린 것이다.
의사는 잔인했다. 생각보다 더. 의사는 내가 지불한 금액이 오늘까지라며, 침대마저 빼앗았다. 그리고 마치 더러운 오물이라도 묻은 것인냥, 시트와 배개를 걷어버렸다. 나에겐, 그 며칠동안 환자복 조차 입혀지지 않았다. 피가 얼룩진 교복 그대로였다. 휘청거리며 난 구겨진 운동화를 신었다.
[이건 약이구요, 3일치에요. 약 떨어지면 다시 와요.]
냉랭한 말투의 간호사는, 멍하니 서있는 내 앞에 약을 던져주었다.
나는 걸었다. 병원 밖으로, 거리로, 동네로..더럽혀지고 찢어진 교복에 아무렇게나 신은 운동화 차림은 누구나 한번은 보게끔 했다. 우스웠다. 이런 꼴이라니. 하하. 동네로 들어서니 꼬마들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고 있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눈을 감고 뒤로 돌아서면 아무것도 없다. 나는..눈을 감아보았다. 그리곤 아이들의 목소리.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무궁화 꽃이....피었습...아!]
[퍽!]
작은 돌이 날아왔다.
멈추고 술래의 행동을 기다리던, 빨간 옷의 여자애가, 나를 쳐다보며 소리쳤다.
[야 병신이다 병신!!]
아이들은, 약속이라도 하듯 내 주위로 몰려들었다.
[에~더러운 거지야 이 더러운 거지!]
[얼레 꼴레~얼레꼴레~거지래요~거지래요~]
아팠다. 그 작은 돌들은..
더 깊은 곳을 후벼댔다. 그들의 맑은 얼굴과 무의미한 몸짓이. 날 더욱 괴롭혔다. 그 때였다.
[야 이씨! 니덜 저리 안가!! 확!!]
[와아!! 깡패다 깡패!! 깡패도 왔다!]
[확! 저리 안가!!]
꺄하하하...까르르르...
흩어지는 웃음 속에 그가 서있었다. 슬픈 얼굴로.
[.....왜...그래..하하...]
왜 그렇게 날 보는걸까.
[......]
[웃....기잖아....으..으.....]
[이 새x가 미쳤나! 웃기긴 뭐가....!]
[우악....흑.......흑흑..흐아아...아아..]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참을 수가 없었다. 왜 나만. 난 욕심도 없었는데, 왜 늘 나한테만 이러는데. 왜. 왜. 왜. 슬픔은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누가 보던, 상관없었다. 난 그저 울고만 있었다. 응철은, 아무 말 없이 곁에 털퍽 앉았다. 그리곤, 담배를 물었다.
[으흑....흑..흑흑...컥...쿨럭 켁]
푸후!!!
[..켁켁..뭐..뭐하는 거야!!]
응철은 울고 있는 내 면상에 담배를 뿜었다.
[이제야 좀 조용해졌네. 아 쓰발....]
[뭐...뭐?]
[다 짰냐?]
[.......]
[남자가 말이야, 푸후...]
응철은 깊게 빨아들이곤, 황홀한 표정으로 말했다.
[뭐 쫌 달고 태어났음, 당당해야지. 이거는...무슨...기집년처럼 질질짜기나 하고...너 아버지 돌아가셨다며?]
[...그래]
[아버지 없음 세상을 못사냐?]
[.......]
[너 누나 집 나갔다며? 누나 없음 못사냐?]
[...그건 아니지만...]
그는 내 어깨를 눌러 바닥에 앉히곤 머리를 부볐다.
[후우...난 말야..형제? 없어. 엄마? 없다. 아버지? 깡패야.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 모르지. 아마 또 어디 가게 때려부수고 있겠지. 집에? 안들어와. 돈? 내가 벌어. 난 혼자도 잘 살지.]
그건 너니까 할 수 있지. 나에겐....모든 게 있었단 말이다. 불과 며칠 전까지...그래...바로 3일 전까지. 응철은, 갑자기 목소리를 가다듬더니 말했다.
[어차피, 가족도 다 너보다 먼저 죽는다고. 이왕 이렇게 된거, 좋게 생각하고. 너도 살길을 찾아야지.]
[......그래도...넌 살 집은 있잖아.]
응철은 마지막 남은 불꽃을 비벼끄곤 일어났다. 그리곤 내 손을 잡아 끌었다.
[가자. 재워줄게.]
난.....나도 모르게 또 한번 왈칵거렸다.
[확! 재수없게.. 울면 안데려간다?]
[.....아..알았어..]
그는 한번 히죽 웃곤 손을 꼭 잡아쥐었다. 나 역시...그를 놓칠까봐였는지....따뜻한 손을 꼭 쥐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그는 물을 데웠다. 다행히, 허름해보이는 것과는 달리 바닥은 따뜻했다. 얼마만에 느껴보는 방바닥인지. 나는 방 언저리에 앉아, 둘러보았다. 책상이랑 농 하나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벽에 가지런히 걸어놓은 교복을 보며 피식 웃었다. 뜻밖이었다. 응철이라면...그냥 아무렇게나 벗어두고 빨지도 않을 것 같았는데.
[뭘 실실대. 나와 씻어.]
[아, 어.]
커다란 갈색 다라이에 뜨거운 물을 붓자, 흰 김이 확하고 올라왔다. 응철은 손을 걷고 온도를 재어 보곤, 찬물을 부었다.
[저..나 안씻으면 안돼? 너무 춥고..또......]
[야 너 몸에서 무슨 내 나는지 알어? 확! 그냥..내 쫒아버릴까보다.]
우물쭈물 나는 옷을 벗었다. 그게 아닌데. 난 내 손에 감겨진 붕대를 내려다 보았다. 의사가 오늘까지는 물 들어가면 안된다고 했는데..어떻게 씻어..
[푸하..야. 뭘 뒤돌아 벗고 그래. 이리 봐봐.]
[야...야아!!]
난 얼른 물로 뛰어들었다. 헉...뒤돌아 서니, 어느새 응철도 다 벗고 서 있었다. 넓직한 어깨에, 약간은 그을린 피부. 그리고 조금 짙은 눈썹으로 이죽이죽 웃고 있었다. 그 때 그 생각이 나, 난 서서히 눈을 아래로 돌렸다. 짙은 음모 사이로, 길게 늘어진 그것이 보였다.
[야 좀 앞으로 가봐.]
[어...어..]
나는 앞으로 조금 엉덩이를 내빼었다. 그러자, 응철은 비좁은 다라이로 몸을 들이 밀었다. 그런데, 다라이는 둘이 쓰기엔 너무 비좁았던 것 같았다. 그가 들어오자, 탄탄한 그의 몸이 등에....조금씩 와닿았다. 그는 서서히 나에게 밀착해들어왔다. 탄탄하고 딱딱한 가슴이 등에 와닿았다. 그리고 복근이 꿈틀거리는 것까지도..느껴졌다..그리고 그 아래.......뭐..뭔가가....엉덩이에...난 순간 움찔해서 손을 뒤로 빼서, 엉덩이에 닿은 것을 제지했다. 물컹물컹한 것이....손에 한움큼 와 닿았다. 그는 움찔하더니, 내 손에 대고 비비적 거리며 더 가까이 다가왔다. 출렁거리는 물 속에서 그의 좆은 서서히 뻣뻣해지기 시작했다.
[어...어라..손놀림 좋은데? 막 만지네 아주.]
[으..으앗 미...미안!]
[크하핫 괜찮아 괜찮아. 계속 만져.]
[뭐...뭐야.]
난 당황해서 손을 치웠다. 순간적으로 굵고 막대처럼 뻣뻣하게 선 살덩이의 촉감이, 손에 찌릿찌릿했다. 게다가.....그 살덩이는...
[이건 니가 꼴리게 한거니까, 참아 알간?]
[...아...어..]
그의 커다란 물건이, 수면 밖으로 비죽이 나와, 딱딱하게 등 언저리를 계속 건드렸다. 그의 가슴의 박동은, 등을 타고 나의 심장까지 와 닿았다. 그 고동에 맞추어, 그의 물건도 끄덕거리며 등을 간지럽혔다. 그는......손에 비누를 묻혀 서서히 내 몸에 문질렀다. 목부터 부드럽게...
[너 혼자 못씻지. 그러니까 내가 씻겨준다. 싫지?]
[괘..괜찮은데..뭐.]
[그래 그래. 근데...물이 너무 뜨거운가? 귀까지 빨개. 빨가니까 귀엽다 귓불. 하하..처음 봐.]
[나도 그런 말은..처음들어..]
[하하.]
그러면서 그는 내 귓불을 손가락으로 꼼꼼히 문질러 씻겨주었다.
[팔 번쩍!]
난 무심코 양팔을 다 번쩍 들었다.
[그..그렇게 다 들 꺼 까지야.....]
[팔 들라면서.]
[하하 그래 귀엽다. 털도 안났네 겨드랑이에.]
쪽.
[뭐..뭐야!!]
[그냥 귀여워서.]
그는....겨드랑이에 작게 입을 맞추었다.
[자 다 됐다. 이제 나가. 나 씻게.]
[어...]
난 일어나 출렁이는 물 사이로, 어느새 사그러든 그의 성기의 잔상을 바라보았다. 무언가..뭔가 마지못해 아쉬움은...난 다라이 밖으로 나가 수건으로 몸을 닦았다.
[아참, 내 팬티는 안맞을테니, 그냥 추리닝 입어라.]
[어.]
나는 문을 열고, 후다닥 방으로 뛰어들어갔다. 부엌에서 방으로 가는 짧은 찰나에, 밖이였기 때문이었다. 방을 열고 들어가니, 가지런히 접힌 회색 추리닝이 놓여있었다. 나는 그것을 입곤 방바닥에 얼굴을 대어 보았다. 따뜻했다.
[......으....으...으음...으...]
그 때였다. 문 틈으로, 부엌에서 끙끙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대체..무슨...
..........ing
(업뎃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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