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어도돼? Main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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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대체 뭐하자는 녀석이야!”

굉장히 크고 화가 난 목소리가 들렸다. 나...난? 어느새 그 큰 그림자는 한손으로 내 목덜미를 거세게 쥐고 있었다. 몸이 허공에 붕 떴다. 숨이 막히고, 괴로움이 느껴졌다. 싫....싫어. 검은 그림자는 내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내 손을 붙잡은 채 내 옷을 벗겨 내었다. 알 수 없는 서늘함과 수치심이 느껴졌다. 발가벗겨진 몸이 그림자의 혀에 유린당하고 있었다. 끈쩍끈적하고 축축함이 온몸에 느껴졌다. 누군가가 도와줘야 했다. 아 제발..... 도와줘. 도와줘.

“그래 걱정 하지 마 네 곁에 있을 테니까.”

아? 갑자기 검은 그림자가 사라졌다. 누군가가 나를 구원해 준 것일까? 어느 새 나는 그의 품에 안겨있었다. 따뜻하고, 포근했다. 넓은 어깨와 강한 팔. 나를 절대 놓아주지 않을 것처럼.....

“그렇게도 죽고 싶어? 그렇게도 죽고 싶은 거냐고!”

나를 포근하게 안아주던 그 강한 팔이 갑자기 나를 조여 오기 시작했다. 나의 양팔을 강하게 눌렀다. 아아. 아파..... 목을 조여 오는 억센 팔에 도저히 저항을 할 수가 없었다. 그 억센 팔은 내 입을 억지로 벌렸다. 이내 물컹거리는 무언가가 입안에 느껴졌다. 그것은 점점 더 깊이 내 입안으로 들어왔다. 물컹거리던 그 물체는 이내 점점 딱딱히 굳어갔다. 그리고 점차 더 커졌다. 점점 더 커진 물체는 목구멍 깊이까지 넘어오려 하고 있었다. 계속해서 헛구역질이 났다. 그러나 그 물체는 계속 더 깊이 들어오려 했다.

“네가 원하는 거잖아!”

아..... 아냐. 난 아냐..... 싫어. 이런 것. 싫어. 누구야..... 누가 내게 이런 짓을 하는 거야. 상대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 순간 입안의 느낌이 빠져나갔다. 상대의 얼굴이 다가왔다.
아..... 그였다. 내 곁을 지켜주겠다던.....평생 내 곁을 떠나지 않을 거라고 말했던.

“형준아.... 남자는 그렇게 자주 우는 게 아냐.”

그가 가볍게 키스를 해 주었다. 울지 않아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눈물이 계속 났다. 가슴이 저리고, 아팠다. 소리 내어 울고 싶을 정도로 괴로웠다. 하지만, 소리를 내어 울 수가 없었다.

“울..... 울지 않을 께. 이제 울지 않을 테니까, 제발. 가면 안돼”

그는 잠시 슬픈 듯한 얼굴을 하고는 돌아섰다. 점점 더 멀어져 가는 뒷모습만이 보였다.  나를 평생 떠나지 않겠다고, 했잖아. 나랑 약속 했잖아. 나를 지켜 줄 거라고 말했잖아. 안돼..... 제발. 가면 안돼.

놓치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도 잡지 못하면 마지막이란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한참동안을 그를 쫓아 달렸다. 하지만 그와의 거리는 조금도 가까워지지 않았다. 그의 뒷모습은 점점 더 멀어질 뿐이었다.

아아..... 여기는? 익숙한 풍경이었다. 정겹고 그리운..... 아 맞다 여기는 그의 방이야. 이 안에는 그가 있을 거야. 그를 찾았다는 생각에 기뻐 문을 열었다. 이제는 절대 놓치지 않을 거야 라고.....

“헉헉..”
“아아”

믿기지 않았다. 그는 내 또래의 아이를 품고 있었다. 처음에는 나 인줄 알았다. 모든 것이 나와 너무 비슷했으므로, 하지만 나는 여기에 있었고, 그러니 그것은 분명히 내가 아니었다. 그는 나를 한번 바라보며 씨익 하고 웃었다. 그리고는 나는 상관없는 성난 짐승처럼 그 아이를 유린했다. 땀으로 범벅이 된 그 아이는 무엇이 그렇게도 좋은지 이상한 괴성을 내질렀다.

“싫.....어...... 싫어! 이런 건!”

갑자기 그가 바로 눈앞에 서있었다. 그는 무척이나 화가 난 사람처럼 말했다.

“그래..... 싫지? 너는 싫은 거야. 그동안 무척이나 싫었겠지. 봐 하지만 이 녀석은 좋아해.
나를..... 너가 싫어하는 것을.“

그가 가리킨 곳에서 그 아이는 계속 그의 것을 맛있는 것을 먹는 듯 계속 쉬지 않고, 입안에 가득 담았다.

“이제 알겠지? 나. 나는 이런 사람이야. 너같이 귀하고 깨끗한 녀석하고는 다르다고 알았어?”

왠지 슬픈 마음이 들었다. 가슴이 저리고, 숨이 막힐 듯. 울음이 목구멍까지 넘어오고 있었다. 하지만 참아야 했다. 약속했으니까. 울지 않을 거라고.

“사..... 사랑해”

순간 그의 표정이, 미묘하게 꿈틀 거렸다. 하지만 그는 돌아 서버렸다. 그의 형체가 눈앞에서 사라져갔다.

“안.....안돼”

한번도 말해준적 없었다. 항상 내 앞에서 웃어주었던 사람이었다. 그런 것을 원한다거나, 하고 싶다거나, 그런 말 한번도 하지 않았었다. 그가 좋아했던 것.....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언제나, 내 기준에서, 언제나 내가 좋아하는 것만을 그도 좋아한다고 말해 주었을 뿐. 그가 좋아하는 것을 먼저 내게 말해주지 않던 그런 사람이었다.

“네가 좋아하는 거면 뭐든 좋아”

바보 같은 그의 웃는 얼굴이 떠올랐다. 괴로운 표정 한번 짓지 않았던, 항상 웃기만 했던, 항상 행복해 보였던 그런 사람이었다.

“나.....나도 할 수 있다고! 그런 것쯤 얼마든지!”

순간. 다시 검은 그림자가 나를 덥쳐 왔다. 아까보다 훨씬 더 커져버린 그림자는 나를 삼킬 듯 노려보고 있었다.

“역시 원하는 거지?”

그림자는 나의 손을 이끌어 단단해지고 커진 그것을 쥐게 하였다. 몸이 움츠라 들면서 그것을 거부했다. 그래, 언제나 그랬구나..... 형이 나를 안을 때나, 내 곁에 있을 때나, 언제나 그것을 두려워했다. 하지만, 그건 형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야.....

그림자는 점차 내 모든 것을 삼켜가기 시작했다. 나는 어떠한 반항도 할 수 없었다. 몸 속에서는 모든 것을 부정하고, 거부하면서도 머릿속에서는 그것을 받아들이려 하고 있었다. 강하게 모든 것이 억눌렸고, 이내, 몸속을 뚫고 무언가가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고통스러웠다. 강한 거부감을 느꼈지만, 머릿속에서는 가만히 있으라고 메아리 치고 있었다. 점점 머릿속이 하얗게 되어져 갔다.

한참동안 그림자의 격렬한 몸짓이 계속 되었다. 등 뒤로는 계속해서 축축한 것이 떨어졌다.
그림자의 행동이 멈추어지고, 몸속으로 축축한 것이 느껴졌다.

눈앞으로 그림자가 누웠다. 어둠 속이어서 형태만 보였지만, 이내 선명한 얼굴이 보이기 시작했다.
익숙한 그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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