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의 영광?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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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정신차려요? 여기서 뭐하는 거야?"

지훈은 자신을 흔들어 깨우는 소리에 눈을 떴다.
자기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어리둥절 해졌다.
새벽녘 어스름한 빛에 보이는 사람들의 얼굴이 낯이 익었다.

"형, 뭐야! 바람쐬러 나간다더니 취해서 이런데나 쓰러져 있고
 쪽팔리지 않아요? ㅎㅎㅎ"

"야, 지훈아! 애들이 너 없어졌다고 해서 한참 찾았었어.
 그런데 짜식 이런데 쓰러져서 자고 있음 어떻게 하냐?"

"야, 야, 이 녀석 얼굴 좀 봐? 완죤 밤새 맨땅에 헤딩했구만!"

과 후배와 동기 녀석들이 한마디씩 퍼부어대는 통에
지훈은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후배 녀석 둘의 부축을 받고서야 간신히 일어설 수 있었다.
거울을 보니 얼굴이 말이 아니었다.
입술이 터지고 입안에 상처도 난 것 같았다.
한쪽 뺨과 턱에는 시퍼렇게 커다란 멍이 나 있었다.
사람들은 한결같이 술이 약하다는 둥, 주사가 심하다는 둥
저마다 지난 밤 지훈이의 사건을 그렇게 해석하고 재밌는
이야기거리로만 생각했다.

엠티에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지훈은 내내 눈을 감고 있었다.
도대체 지난 밤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지훈 스스로도 자기가 기억을 잃기 전에 나왔던 곳 근처에서
정신을 잃은 채 쓰러져 있는 상태로 발견된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과 사람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가 꿈을 꾼 걸까?)
하지만 그의 손목에는 지난 밤의 공포를 떠올리게 하는 짙게
멍이 들어 있었다. 지훈은 자기의 손목을 쓰다듬으며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고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지난 밤의
사건에 대해서 깊은 혼란에 빠졌다.

겨울방학을 앞둔 종강엠티에서 지훈에게 일어난 사건은 별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않았고 지훈도 아무에게도 말할 수가 없었다.
그저 손목과 발목의 멍이 사라져 가는 것과 함께 그래도 자신이
무사했다는 것 하나에 모든 것을 빨리 잊으려고 했다.



감각을 잃어버리거나 아예 포기할까봐 조금만 올립니다.
감질나시는 분이 계시다면 미안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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