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수 손상 환자도 성생활 할 수 있을까

임범석 교수 약물 등 치료하면 가능 편견이 걸림돌 휠체어를 타고 소변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성생활을 하나요 척수 손상 환자들이 흔히 품는 절망적인 생각입니다 그러나 적절한 치료와 교육을 받는다면 대다수의 척수 환자들이 성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2일 서울 강남구 삼성생명빌딩에서 열린 대한성 학회 추계학술대회에 소외되고 억압된 성의 재발견 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임범석 국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남성 척수 환자의 91 가 적절한 치료와 교육을 통해 발기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전 국립재활원 원장으로 1996년 국내 최초로 성 재활 프로그램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성재활 프로그램이 시작된 이후 약 2만8000건이 넘는 환자 상담이 진행됐습니다

임 교수는 레지던트 때 젊은 척수장애 남성 환자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30분간 뜸을 들이다 약속이나 한 듯 똑같은 질문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춘천 삼부르네상스 더테라스 그 질문은 교수님 다시 성행위가 가능할까요 아이를 가질 수 있습니까 였습니다

그만큼 환자들에게 성생활이 중요했다는 뜻입니다 그는 이 경험이 성 재활과 관련된 공부를 시작하고 프로젝트를 시작한 계기라고 말했습니다 임 교수에 따르면 척수 환자의 성 만족도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남성의 발기 능력과 부부간의 파트너십입니다

남성 척수 손상 환자들의 경우 대부분은 발기 기능에 문제가 생긴다 그러나 연구에 따르면 대다분의 환자들은 약물 치료를 통해 정상적인 발기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임 교수가 참여한 척수 손상 환자 177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발기 기능이 아주 약간 남아있는 환자의 경우 비아그라50mg 복용 시 75 가 만족스러운 발기를 경험했습니다

발기 기능이 완전히 소실된 환자도 25 는 효과를 봤다 임 교수는 결과적으로 약 91 에 달하는 남성 환자들이 약물 등의 도움을 받으면 발기 기능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고 설명했습니다 여성 환자는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적다

대부분의 경우 아이도 낳을 수 있습니다 다만 질의 윤활 기능이 줄고 감각이 둔해져 자신도 모르는 사이 상처를 입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는 척수 환자들의 성 치료나 재활에 가장 큰 걸림돌로 사회적 통념을 꼽았습니다 장애를 입고 나서도 성생활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는 것입니다 신독산 솔리힐 뉴포레

환자들은 휠체어를 타고 소변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는 내가 무슨 성생활을 하겠느냐 임신은 말도 안 된다 아이 엄마가 된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다 며 스스로 질문조차 하지 못하게 된다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척수 환자들 대다수는 다친 몸으로 성관계가 가능한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임 교수는 부상을 입은 환자들 중 성 재활 프로그램에 노출되거나 참여하는 비율은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 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임 교수는 척수 환자들과 그 배우자나 파트너들에게 미국 케슬러 재단 이 제작한 섹슈얼리티 리본 이라는 교육 영상을 시청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이라는 말처럼 다른 척수장애인 커플이 실제로 관계를 맺는 5분짜리 교육 영상을 한 번 보는 것만으로도 환자와 배우자의 태도에 극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걸 경험했다는 것입니다 해당 영상에는 다양한 체위가 등장합니다

남성 상위 여성 상위는 물론이고 손까지 마비된 남성이 여성에게 구강성교를 하거나 관계 도중 소변이 마려우면 잠시 멈추고 파트너의 도움을 받아 처리한 뒤 다시 사랑을 나누는 모습이 자연스럽고 친밀하게 담겨있습니다 임 교수는 영상을 본 환자들은 나보다 훨씬 심한 사람도 저렇게 사랑을 나누는데 우리도 할 수 있겠다 는 자신감을 얻는다 며 이는 단순히 성관계를 넘어 파트너와 함께 장애를 극복하고 가족의 미래와 행복을 되찾는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 된다 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