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부 출범 이제 스포츠의학도 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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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원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대한체육회 스포츠의학위원회 위원지난 1일 여성가족부가 성평등가족부로 새롭게 출범했습니다 이 변화는 단순한 명칭 교체가 아니라 성평등을 사회의 주변 가치가 아닌 국가 정책의 근본 원리로 삼겠다는 선언입니다 이제 평등은 구호가 아니라 제도와 행정 그리고 일상 속에서 실질적으로 구현되어야 하는 사회적 기준이 되었습니다

그 변화의 흐름은 스포츠의학에도 반드시 닿아야 합니다 인간의 몸은 사회가 평등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지점이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스포츠의학은 남성의 몸을 기준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훈련 프로그램 재활 과정 부상 예방 지침 대부분이 남성 선수의 데이터를 중심으로 만들어졌고 여성의 몸은 그에 대한 변형된 형태 로만 다뤄졌습니다 힐스테이트 유성

하지만 여성의 신체 구조와 성장 과정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청소년기를 지나면서 여성은 골반이 넓어지고 무릎과 엉덩이의 정렬이 달라지며 엉덩이와 허벅지 뒤쪽 근육의 협응이 약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연산 하늘채 엘센트로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체형의 차이가 아니라 운동 중 체중이 이동하고 방향을 바꿀 때 관절에 걸리는 힘의 분포를 바꾸어 놓는다 결국 무릎 손상 특히 전방십자인대 부상은 이러한 구조적 기능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대표적 사례다 축구 농구 핸드볼 태권도처럼 급격한 방향 전환이 많은 종목에서는 20대 이하 여성 선수들이 이 부상으로 경력이 중단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이는 단순히 근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여성의 신체적 특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훈련 환경의 결과다 다행히도 이러한 부상은 예방이 가능합니다 여성에게 상대적으로 약한 부위를 강화하고 착지나 회전 같은 기본 동작을 교정하는 훈련만으로도 부상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차이 를 약점으로 보지 않고 그 차이를 인정한 과학적 접근으로 바꾸는 일입니다 대한스포츠의학회 여성스포츠위원회는 매년 이러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여성 선수의 부상 기전과 생리적 특성 맞춤형 훈련 전략을 다루는 연구와 발표가 꾸준히 이어지며 스포츠의학은 점차 남성 표준의 의학 에서 다양성을 반영하는 의학 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는 여성의 몸을 특별하게 다루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과학이 보지 못했던 현실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복원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필자에게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연구의 방향 전환이 아니라 세대의 흐름으로 느껴집니다 아버지는 과거 기획예산처에서 성인지 예산 제도의 설계에 참여했고 이후 여성가족부 차관으로 재직하며 성평등 정책의 제도화를 추진했습니다

그 과정을 지켜보며 필자는 성평등이 단순한 이상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라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정책이 사회의 틀을 바꾸듯 의학 또한 그 틀 안에서 새로운 기준을 세워야 합니다 스포츠의학이 진정으로 과학이라면 그 과학은 누구의 몸을 기준으로 설계되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물어야 합니다

성평등가족부의 출범은 행정의 변화가 아니라 사회 인식의 진화다 여성 선수의 부상률과 복귀율 의료 접근성 은퇴 후 근골격계 질환까지 정확히 이해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때 비로소 평등은 현실이 됩니다 성별에 따른 차이를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반영하는 일은 선택이 아니라 책임이며 그 과정에서 스포츠의학은 사회적 평등을 구체화하는 중요한 도구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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